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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네덜란드> 고교 졸업시험이 입시 당락 결정

졸업시험 합격증=대입 자격증
대학 입학 쉬워도 졸업 어려워

경쟁률 치열 학과는 추첨선발
합격학생 기초학력 인정 논리


네덜란드는 고3 학생이 치르는 졸업시험(Eindexamen)에 통과하면 그 합격증이 곧 대학 입학으로 이어진다. 일단 졸업시험에 합격하면 시험점수1-2점은 대입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네덜란드 졸업시험은 6월에 학기가 끝나기 전 5월에 치러진다. 졸업시험 합격증은 대학에 들어가는 자격증을 의미한다. 인문계(VWO) 고3 학생들뿐 아니라 보통중·고교(Havo), 중하위직업학교(Vmbo)학생들까지 모두 동시에 이 시험을 본다.

졸업시험 합격 기준은 평균 점수 6.0이다. 평균 점수는 단순히 고3 때 치르는 시험 결과만으로 산정하지 않고 고교 3년 동안의 내신점수를 합산해 최종점수를 산출한다.

네덜란드에서도 일부 인기학과에 학생들이 몰린다. 의·치대 계열이나 법학 계열 그리고 물리치료학과 등이다 이들 학과에 학생들이 몰리게 되면 우리나라는 점수에 따라 학생들의 당락이 결정되지만 네덜란드는 30년이 넘게 추첨(loting)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이런 추첨제도가 모두에게 달갑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10년 전부터 꾸준히 문제제기가 일고 있다. 점수가 높은 학생들이 탈락하기 때문이다. 물론 추첨선발에도 성적에 따른 차이는 있다. 점수별 등급에 따라 추첨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등급이 높을수록 입학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각 등급별로 추첨을 하기 때문에 졸업시험에서 평균 7.5를 받아도 떨어질 수 있고 6.0을 받은 학생이 합격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네덜란드 국회에서 추첨 선발제도를 안건으로 놓고 오랫동안 토론을 벌이기도 했지만 매번 법 개정은 이뤄지지 않고 제도가 유지되고 있다.

졸업시험에서 6.0 이상을 받아 합격증을 가진 모든 학생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학과에 갈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논리 때문이다. 졸업시험에 합격하면 누구나 대학에 들어서 의학이든 법학이든 모든 공부를 할 수 있는 기초적인 실력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추첨이라는 제도를 고집스럽게 붙들고 있는 것이다.

추첨제도가 유지되는 한 졸업시험에 6. 0이상으로 합격하면 그 점수가 6.1이든 7.2든 점수 차이가 대학합격을 좌우할 만큼 큰 의미가 없다. 물론 일부 인기학과의 경우 추첨할 때 점수 분포를 고려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유리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당락을 절대적으로 좌우하는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

이와 함께 네덜란드는 졸업시험에 탈락한 5% 미만의 학생들에게는 다시 시험을 준비할 수 있도록 1년 동안 정부가 구제방안까지 마련해준다. 보통 학생들은 졸업시험에서 8~10과목을 본다. 이 중 탈락한 과목이 4과목 이하일 경우는 탈락한 과목만 따로 공부할 수 있는 탈락자 구제학교에 가서 공부를 할 수 있다. 5과목 이상 탈락하게 되면 고3을 1년 더 다녀 시험을 다시 볼 수 있다.

네덜란드의 이런 고교 졸업시험제도는 대학 입학의 문은 넓게 열어놓은 반면 대학졸업은 ‘하늘에서 별 따기’ 만큼 어렵게 해 놓은 고등교육제도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1학년부터 피나는 공부를 하지 않으면 2학년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의·치대나 법대는 1학년에서 떨어지면 3년 간 같은 전공을 공부할 수 없도록 막아버릴 만큼 냉엄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수능시험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잘못 출제된 문제로 수능점수 1~2점에 학생들의 당락이 좌우된다는 것은 네덜란드 졸업시험 체계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네덜란드의 졸업시험에서 과열된 수능시험 문제를 다소 해소할 수 있는 단서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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