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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네덜란드> 문·이과 분리해 대학교육 준비

교육부가 23일 2015, 2016학년도 대입제도를 확정·발표함에 따라 이제는 2017학년도 대입제도가 10월 중에 발표되면 박근혜정부의 대입제도 운영방향이 결정된다. 그 중에서도 ‘대입정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에서 3가지 안을 놓고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발표된 문·이과 융합안이 어떻게 결정될 지에 교육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에서 답을 찾지 못한 문제에 대해 다른 나라에서는 어떤 답을 내렸을까. 세계 주요국의 문·이과 융합 실태를 조명해본다.



계열별 프로필 따라
졸업시험 과목 결정
지원 학과도 제한돼

네덜란드는 문·이과 분리 교육이 계열별 프로필에 따라 확실히 이뤄지고 있다. 계열 분리로 대학교육의 기초를 다진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고교과정 중 어떤 프로필을 이수했는지가 진학과 학과선택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중3 2학기에 문·이과 계열별 프로필 선택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가는데 먼저 어떤 분야에 관심이 많은지 등 학생의 적성을 파악하는 설문조사를 한다. 이 설문 내용과 중학교 3년 동안 공부해온 결과를 종합해 학생 상담과 학부모 면담을 마친 후 문·이과 선택을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이렇게 선택한 프로필에 따라 고교 3년 동안 대학에서 공부할 분야에 대한 기초를 쌓는다.

문·이과 계열별 프로필은 크게 4종류로 나뉜다. 문과의 경우 문화와 사회(C&M), 경제와 사회(E&M)이고, 이과는 자연과 건강(N&G), 자연과 기술(N&T)이다. C&M은 언어, 예술, 철학 등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선택하는데 역사, 예술, 철학, 고전어, 사회, 수학C가 필수교과다. E&M은 경제, 경영, 법학 등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선택하고 경제, 역사, 사회, 지리, 경영과 조직, 고전어, 수학A가 필수교과다. N&G는 의료, 건강, 자연과학 계열로 진학할 학생들이 선택하고 생물, 화학, 자연, 삶과 기술, 지리, 자연과학, 수학 A를 배운다. N&T는 기술, 건축 분야 지망생들이 선택하며 자연과학, 화학, 자연, 삶과 기술, 정보학, 생물학, 수학B를 공부한다.

모든 프로필 공통으로 배우는 교과는 영어, 네덜란드어, 사회, 기초자연과학, 체육, 수학이지만 수학은 프로필별로 수준에 따른 A·B·C 영역이 나뉘어져 있어 배우는 내용이 다르다. 공통교과와 프로필 필수교과 외에는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적으로 수강할 수 있다. 선택과목은 졸업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돼 부담 없이 수강 가능하다.

입시는 공통 교과와 프로필 필수교과 위주로 시험을 치르는 졸업시험이 중심이 된다. 졸업시험 성적과 고교 3년 동안의 시험성적의 평균을 계산해 과목 당 평균점수가 6.0이 되면 합격이다. 설사 졸업시험에서 탈락한다 해도 과목별로 6.0이 안 되는 과목만 다음해 다시 시험을 치른다.

물론 이수한 프로필에 따라 지원학과가 제한된다. 의대의 경우, 반드시 N&G 프로필을 공부한 학생만이 지원가능하다. 공대도 N&T 프로필을 이수한 학생들만이 갈 수 있도록 제한돼 있다. 예술대나 어문계열, 경영대의 경우도 대학과 학과에 따라 C&M, E&M 프로필을 이수한 학생들로 제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 입시정책 변화의 쟁점이 된 문·이과 융합은 네덜란드 교육의 관점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다. 고교 교육은 대학 전공 공부와 장래 직업 선택의 기초를 쌓는 과정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도 학생들에게 문·이과에서 자신의 적성에 맞는 다양한 분야를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스스로 그 길을 선택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수능성적에 따라 학과를 뒤늦게 정하다 보니 대학 전공에 대한 기초지식이 부족해 적성이 맞지 않다며 휴학하거나 학과를 옮기는 학생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처럼 다양한 프로필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이나 분야를 미리 3년 동안 공부하게 해 자신의 진로를 실질적으로 준비하는 제도가 도입됐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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