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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쏠 미레 스텔라 리쿠스 블루 청호 청호~.” 인천 청라지구에 위치한 청호초중학교 학생들은 매일 아침 태양과 바다, 별, 푸른 호수라는 뜻이 담긴 라틴어 교호(校號)를 외치고 하루를 시작한다. 아이들의 찬란한 미래를 열어가는 청호가족의 다짐인 셈이다. 지난 2021년 개교한 청호초중학교는 이름에서 보듯 통합운영학교다.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대책으로, 학교의 적정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서로 다른 학교급간 교육과정을 연계하는 새로운 모델의 학교형태이다. 두 학교가 통합되면 교장이 1명으로 줄고, 행정실·학교운영위원회·학부모회·학생회 등 각종 위원회를 하나로 운영한다. 통합운영학교는 창의적체험활동이나 동아리활동과 같은 비교과 교육활동을 같이 운영할 수 있다. 또 초·중 연계교육이 이뤄지고 학교 행사를 공동으로 실시하는 등 다양한 교육활동이 전개된다. 올해 현재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총 123곳의 통합운영학교가 운영 중이다 청호초중학교도 마찬가지. 교육과정 연계부터 진로교육·방과후학교·동아리활동은 물론 학교시설과 교구까지 함께 사용한다. 교사와 학부모들도 하나가 돼 각종 현안에 머리를 맞댄다. 개교 3년 만에 통합운영학교 성공모델로 평가받으며, 전국에서 벤치마킹하려는 교육관계자들이 찾는 청호초중학교. 하지만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설립 인가를 받고 개교를 준비할 즈음부터 인천지역은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통합운영학교 개교를 반대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학교폭력의 진원지가 될 것이라는 유언비어와 함께 중학생들에게 자녀가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초등학생 학부모들이 많았다. 통합운영학교 배정을 기피하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접수된 것만 총 2만 8,901건. 무려 3만 건에 육박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학부모들의 반대 집회와 교육청 점거 등으로 이어지면서 관할 인천교육청은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결국 교육청이 두 손을 들었다. 통합운영학교 출범을 포기하고, 초·중학교로 각각 분리해 개교를 했다. 설계 당시부터 통합운영학교를 염두에 두고 지어진 탓에 시설 등 공간분리 작업이 다시 진행됐다. 운동장을 반으로 잘라 가운데 통학로를 내고 양편에 철책을 설치해 접근 자체를 불가능하게 했다. 하나의 복도로 이어진 실내에는 두꺼운 유리문을 세워 학생들 왕래를 차단했다. 심지어 교정에 심어진 소나무까지 개수를 딱 반으로 가를 정도였다. 물론 등하교 시 출입문도 달리했다. 초대 교장으로 부임한 권영민 교장은 난감했다. 물리적 분리보다 갈라선 마음이 더 아팠다. 고심을 거듭하던 중 화합의 실마리는 뜻밖의 상황에서 찾아왔다. 문화예술교육의 일환으로 학생 오케스트라를 만들기로 하고, 단원 모집에 들어간 것이 계기였다. 악기를 다뤄본 학생들을 중심으로 구성하려 했는데 신설학교다 보니 인원을 채우기 힘들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모두 단독으로는 오케스트라를 만들 수 없는 실정이었다. 하느냐 마느냐 갈림길에서 선택은 하나. 초·중학교 학생들을 한데 묶어 연합오케스트라를 구성하는 것이 해법으로 떠올랐다. 그로부터 얼마 뒤 청호초중학교 오케스트라가 탄생했다. 그래도 걱정은 남았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섞인 상황이다 보니 혹여 다툼은 없을까 신경이 쓰였다. 기우였다. 중학생들은 동생처럼 돌봐줬고, 초등학생들은 형처럼 따랐다. 어른들의 우려와는 달리 한 울타리에 있기 때문에 갈등을 해결하고 회복하는 속도가 더 빨랐다. 갈등에서 화합으로, 분리에서 통합으로 그즈음 한편에선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치어리딩 동아리가 결성돼 바람을 일으켰다. 학생들이 의기투합, 자발적으로 만든 최초의 동아리다. 치어리딩 동아리는 지난해 인천시 대회에 출전 1위를 차지, 금메달을 목에 걸 정도로 높은 기량을 자랑한다. 이후 초·중 연계 프로그램은 순풍을 타듯 방과후학교와 창의적체험활동을 거쳐, 정규교육과정으로 영역을 넓혀갔다. 학생들은 창체활동시간을 이용, 초·중 연계 공동자치회를 구성하고 탄소중립 캠페인, 학교폭력예방 캠페인, 학교축제와 바자회 등을 열었다. 아침 독서시간에는 중학생들이 초등학교 교실에 들어가 동생들에게 책 읽어 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방과후학교는 영어·수학·과학·체육과목을 중심으로 초·중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정규교육과정도 예외는 아니어서 생태환경교육·세계시민교육·디지털 미래교육 등을 주제로 한 주제중심 통합교육과정을 운영했다. 예컨대 ‘초등 도덕’과 ‘중등 음악’이 함께한 생태환경 연계 수업에서는 생명과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를 음악으로 구성해 작품을 만드는 수업이 진행됐다. 권 교장은 “통합운영학교이기 때문에 가능한 과정”이라며 “학생들이 정해진 급별 교원이 아닌 다양한 교원에게 알차고 풍성한 수업을 듣고 배울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밝혔다. 원활한 초중학교 교육과정 연계를 위해 수업시간도 섬세하게 조정했다. 대개 초등은 40분, 중학교 45분 수업이지만 청호초중학교 수업시간은 초등 42분, 중학교 43분이다. 쉬는 시간은 초등 8분, 중학교 7분이다. 2학기에는 초등과 중학교 수업시간을 43분, 42분으로 각각 맞바꿔 운영할 예정이다. 초·중연계 교육과정의 핵심은 뭐니 뭐니해도 교사의 역량이 관건. 청호초중은 수준 높은 교육과정 연계 활동을 위해 통합운영학교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예상되는 문제들을 조율해 나갔다. 전문적학습공동체 역시 초·중학교 교사들이 함께 섞여 수시로 활동하면서 전문성을 높였다. 학교운영위원회·급식소위원회·도서관운영위원회·교권보호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도 초·중 연계를 위해 하나로 통합했다. 갈등에서 화합으로, 분리에서 통합으로 새롭게 변신한 청호초중학교. 베를린 장벽처럼가로막던 철책이 허물어진 지금, 초등학교 운동장에선 중학생들이 달리기를 하고 중학교 운동장에선 초등학생들이 축구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장담그기 행사에는 초·중학교 학부모들이 모두 모여 하나 된 모습을 보여줬다. 3년이 지난 지금, 학교가 달라졌다. 3만여 건의 민원이 말해주듯 한때 대표적 기피학교였던 청호초중학교. 하지만 지금은 학생들이 가장 오고 싶어 하는 선호학교로 탈바꿈했다. 영재학교나 특목고로 진학하는 학생이 부쩍 늘었다. 게다가 학교폭력은 찾아볼 수 없는 학교라는 입소문이 퍼졌다. 그래서일까.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계가 학생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 학교는 신입생이 늘었다. 중학교는 경쟁률이 2대 1을 넘을 정도로 치열하다는 전언이다. 학교 측은 “더 이상 학생을 받을 수 없을 정도로 꽉 찼다. 유휴교실이 단 한 칸도 없다”고 털어놨다. 얼마 전 통합운영학교 성공모델을 보기 위해 학교를 찾은 제주도 교육계관계자들은 “감동적이다”는 말로 지난 3년 학교 측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인생의 가장 큰 보람이라는 권 교장, 그는 “아이들이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이것이 바로 청호교육이 추구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권영민 교장은… 초등교사 출신으로 인하대에서 교육학박사를 취득했다. 교육부 동북아역사대책팀장, 교육과정정책과장, 중앙교육연수원 교원능력개발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대입제도 개편과 함께 가장 어렵다는 교육과정개정(2009)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인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때 임시학교를 세워 학생들의 수업결손을 막았고, 포항 지진으로 수능이 연기됐을 당시에는 대입업무를 맡을 정도로 위기관리능력이 탁월하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오는 11월 16일 시행 예정인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와 관련해 “EBS 수능교재 및 강의와의 연계 체감도를 높일 것”이라고 2일 밝혔다. 이날 평가원은 ‘2024학년도 수능 시행 세부 계획문’을 공고하면서 “올해 수능은 학생들이 학교교육을 충실히 받고 EBS 연계 교재와 강의로 보완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를 갖춘 문항을 출제한다”며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출제하고, 수능이 끝난 후 문항별 성취기준 등 교육과정 근거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BS 수능 교재 및 강의와 수능 출제의 연계는 간접 방식으로 이뤄지고 연계 교재에 포함된 도표‧그림‧지문 등 자료 활용을 통해 연계 체감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연계율은 영역‧과목별 문항 수 기준으로 50% 수준을 유지한다. 필수로 지정된 한국사 영역는 변별이 아닌 고교 졸업자가 갖춰야 할 우리 역사에 대한 기본 소양을 위주로 평이하게 출제될 계획이다. 필수화 취지에 따라 한국사 영역 미응시자의 경우 수능 응시 자체가 무효 처리되고 성적 전체가 제공되지 않는다. 2022학년도 수능부터 도입된 시험 체제에 따라 국어・수학・직업탐구 영역은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가 적용되고,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사회・과학 구분 없이 17개 선택과목 중에서 최대 2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올해도 작년과 같이 영어와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절대평가로 치러진다. 한국사‧탐구 영역 시험에서는 수험생에게 한국사와 탐구 영역 답안지를 분리해 별도 제공한다. 수능 응시원서 접수기간은 8월 24일부터 9월 8일까지 12일간으로, 이 기간 내에는 접수 내역을 변경할 수 있다. 성적통지표는 12월 8일까지 수험생에게 배부될 예정이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 법정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지원법’에 따른 지원대상자 포함) 수험생은 응시수수료를 면제한다.
교육부가 사교육 경감 차원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 시 ‘킬러문항’을 배제하고 적정 난이도와 변별력 유지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학생들이 공교육 안에서 대학 입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학교와 교원지원을 확대한다. 유아 사교육에 대해 체계적 대응을 위해 관련 조사를 신설한다. 교육부는 지난달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교육 경감 대책'을 발표했다. 2022년 초‧중‧고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1만 원으로 2007년 조사 시작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과도한 사교육으로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 어려움을 겪는 와중 학원만 이익을 취하는 상황을 근절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날 교육부는 최근 3년간의 수능 시험과 이번 6월 모의평가에서 제출된 총 22개의 킬러문항 사례를 공개한 뒤“공교육 과정을 벗어난 초고난도 문항”이라고 소개했다. 이는 사교육을 통해 문제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만 유리하기 때문에 핀셋으로 제거한다는 계획이다. 공교육 과정 내에서 변별력을 갖춰 ‘공정 수능’을 확립하겠다는 것이다. 출제단계에서부터집중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현장교사들을 중심으로 가칭 ‘공정수능평가 자문위원회’를 운영하고, 독립성이 보장되는 ‘공정수능 출제 점검위원회’을 신설한다. 학생‧학부모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허위‧과장 광고 등 부조리 신고를 접수‧처리하기 위해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를 설치해 2주간 집중신고 기간을 운영한다. 한국인터넷광고재단과 협력해 부당 광고에 대한 모니터링도 진행한다. 논술·구술 등 대학별고사,학교 수행·지필평가 등도교육과정 내에서 이뤄지도록 점검한다. 선행학습 영향평가도 강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EBS 유료 강좌인 ‘중학 프리미엄’을 무료로 전환하기로 했다. 수준별 학습 콘텐츠 확대도 나선다. 최근 증가하는유아 사교육에 대해서도체계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안도 드러냈다. 초등 입학 대비 유-초 연계 이음학기 운영, 영어·예체능 등 수요가 높은 방과 후 과정 운영 등에 대한 재정 지원을 늘린다. 숲‧생태‧아토피 치유 등 다양한 테마형 유치원도 지정한다. 유아 사교육비 조사를 신설하고, 일부 유아 영어학원 등의 편법 운영에 대해 교육청 차원에서의 소통을 통해 정상화를 유도한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은 “강력한 사교육 경감 대책은 시의적절”하다며 “학교 여건을 반영해 내실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획기적인 행‧재정 ‘지원’과 교원 업무 경감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사교육 대책에 대한 풍선효과는 없는지 촘촘히 살피고 계속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벌주의 타파 등 근본적인 대책도 요구했다. 교총은 “사교육비 문제는 수능뿐만 아니라 복합적인 요인이 얽혀있는 데다 근본적으로는 학벌주의가 견고하고 좋은 직장은 ‘좁은 문’인 사회 취업‧노동환경에 원인이 있다”며 “교육정책과 함께 사회‧노동정책이라는 틀에서 멀리 보고 종합적인 정책을 펼 때 경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차제에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통해 종합적인 비전, 방안 수립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2022 개정 교육과정 도입을 앞두고 학교 현장이 분주하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주요 내용과 2015 교육과정과 비교해 달라지는 점은 무엇인지, 교과별 수업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를 살펴 발 빠르게 준비하려는 움직임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디지털 소양을 기르기 위해 정보교육을 강화하고, 초6·중3·고3 2학기 등 학교급이 바뀌는 시기에 진로연계학기를 신설하는 등의 내용이 골자다. 고등학교는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국어·영어·수학 수업 시간 105시간 감소, 중학교는 자유학기제 1학기로 축소, 초등학교는 3~6학년 선택교과목 도입 등이 달라지는 점이다. 초등학교는 2024년 1·2학년부터 적용되고, 중·고교는 2025년 1학기부터 적용된다. 한국교총 원격연수원 ‘사제동행’도 이런 교사들의 노력에 힘을 보태기 위해 ‘2022 개정 교육과정’을 주제로 한 직무연수를 선보였다. ‘미래 변화에 대응하는 개정 교육과정’은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을 중심으로 한 주요 사항과 교과별 학습지도법, 학교급별 주요 특징 등을 알고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연수다. 초등 교사를 대상으로 한 연수에서는 국어·수학·영어·사회·과학 등 교육과정을 총론부터 과목별 개정안까지 살필 수 있게 구성했다. 특히 현행 교육과정과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점, 교육과정을 수업에 담은 실제 수업 설계 사례를 소개해 실무 적용 능력을 높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현직 초등 교사 6인이 교사들의 고민 해결사로 나선다. 고교 교사 대상 연수에서는 놓치지 말아야 할 고교학점제의 핵심을 짚어준다. 학사제도 운영, 최소 학업 보장 기준 지도 등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디지털 리터러시, 창의적 체험 활동, 민주시민교육 등 미래 세대의 핵심 역량 함양을 위한 수업을 설계하고 구성하는 방법도 안내한다. 문해력 저하 문제를 해결할 강의도 마련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가 익숙한 요즘 세대에게서 발견되는 문해력 저하 문제는 단순히 글을 읽지 못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현장 교사들은 문해력은 학습 능력과 직결된다고 입을 모은다. 문해력이 부족하면 수업과 교과서를 이해하기 어려워 학습 결손으로 이어지고, 학력 격차로까지 나타나기 때문이다. ‘개정교육과 함께하는 초기 문해력 수업 지원’ 연수는 문해력 전문가인 최선일 세경대 교수가 함께한다. 문해력 저하의 원인을 살펴보고, 문해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교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교수·학습 사례를 소개해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게 돕는다. 초등과 중등으로 나눠 연수를 진행한다. 사제동행은 신규 과정 오픈 이벤트도 마련했다. 오는 7월까지 신규 직무연수 신청자에게 파리바게뜨 상품권(8000원 상당)을 제공한다. 연수 신청은 사제동행 홈페이지(www.education.or.kr)에서 할 수 있다. 문의 02-570-5700
교육부가 인공지능(AI)을 포함한 차세대 디지털교과서 제작을 추진한다. 서책 형태의 디지털교과서를 넘어 AI를 포함한 디지털교과서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맞춤형 교육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지만, 누구도 가지 않는 길이기에 위험 부담도 존재한다는 지적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교총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한 사안"이라고 논평했다. 교육부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AI 디지털교과서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AI 디지털교과서는 3대 교육개혁 과제인 디지털 교육혁신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AI 디지털교과서는 2025년 수학·영어·정보·국어(특수교육) 교과에 우선 도입하고, 2028년까지 국어·사회·역사·과학·기술·가정 등으로 확대된다. 학생 데이터 기반의 맞춤 학습콘텐츠를 제공, 특수교육대상 학생과 장애교원을 위한 화면해설과 자막, 다문화 학생을 위한 다국어 번역 기능이 지원된다.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한 양질의 AI 디지털교과서가 개발될 수 있도록 서책 발행사와 에듀테크 기업이 협업할 수 있도록 조정하고 있다. 심사에 합격한 AI 디지털교과서는 6개월간 안정성, 신뢰성, 적합성을 검토한 후 현장에 보급할 예정이다. 성공적인 현장 안착을 위해 수학·영어·정보·국어(특수교육) 과목 교사 연수, 맞춤형 교수·학습방법 개발 등도 함께 추진한다. 원활한 현장 안착을 위해 사용자 의견수렴 절차를 별도로 마련해 현장의 요구를 수렴한 뒤 설계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학생들이 디지털교과서를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교육부는 우선 발행사 및 에듀테크 기업은 개발 시 유해콘텐츠 차단 등 윤리 원칙을 준수하도록 한다. 학교에서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디지털 소양 교육, 정보 평가, 정보통신윤리, 과몰입 예방 등 디지털 문해력 향상을 위한 교육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이주호 교육부장관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으로 학생은 학습 수준·속도에 맞는 배움으로 학습에 자신감을 갖게 되고, 학부모는 학습정보를 바탕으로 자녀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며 "교사는 학생의 인간적 성장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돼 교실은 학생 참여 중심의 맞춤교육이 이뤄지는 학습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총은 "이 같은 새로운 도전은 속도보다 방향성과 현장 적합성, 무엇보다 교육적 활용 가능성에 방점을 둬야 한다"며 "AI디지털 교과서는 교사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학생 개개인을 피드백해야 한다는 점에서 교사가 더 필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최미애 한국교육학술정보원 AI교육기획부장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AI 디지털 교과서 추진방안 발표'에 앞서 인공지능 활용 초등수학수업 지원시스템 똑똑수학탐험대를 시연하고 있다. 고범석 EBS 창의융합교육부 부장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AI 디지털 교과서 추진방안 발표'에 앞서 AI 영어말하기 시스템 및 AI 펭톡을시연하고 있다. 이지영 EBS 에듀테크부 대리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통한1:1 맞춤 학습 지원 서비스 '단추'를 시연 하고 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AI(인공지능)디지털교과서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어릴 적 고향 고모네 집 뒤뜰에는 제법 큰 석류나무가 있었다. 여름에 붉은색과 노란색이 묘하게 섞인 석류꽃이 피고, 석류꽃이 진 다음에는 석류 열매가 커지기 시작했다. 주먹만 해져서 붉은색을 띠기 시작하면 신 석류 맛이 생각나 따고 싶은 마음도 덩달아 커졌다. 하지만 꾹 참았다. 추석 즈음 석류가 다 익어 벌이지면 고모가 한 개씩은 줄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소설 토지에서 봉순네가 김 서방댁과 나누는 대화에 석류꽃이 나와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다. “그런데 니 석류꽃은 머할라꼬 줏노?” “아까바서 줏소.” “아깝다니 그기이 어디 쓰이나?” “멍도 안 들고, 시들지도 않고 우찌나 이쁜지.” “미쳤다. 할 일도 없는갑다.” “해가 들믄 시들 것 아니요.” “사십이 넘은 제집이 그래 그 꽃 가지고 사깜(소꿉장난의 방언) 살 것까?” “애기씨 줄라꼬요. 바구니에 수북이 담아놓으니께 볼만 안 하요? 이런 빛깔 다홍치마가 있다믄 한 분 입어보고 싶소.” 토지 3권 석류꽃이 떨어졌으니 6월쯤일 것 같다. 봉순네는 시들지도 않고 떨어진 석류꽃을 줍고 있다. 벌써 바구니에 수북한 모양이다. 그걸 보고 김 서방댁은 나이 들어 소꿉놀이하려고 그러느냐고 놀리고, 봉순네는 애기씨(서희) 주려고 한다고 답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석류빛 다홍치마가 있다면 입어보고 싶다는 봉순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할 때 그 다홍치마다. 봉순네는 봉순이의 어머니로, 젊은 시절 남편을 잃고 최참판댁 침모로 살고 있다. 서희에게는 자신을 버리고 떠난 별당아씨 대신 어머니 같은 역할을 하는 존재다. 하녀 귀녀가 최참판댁 당주 최치수 살인에 관여했음을 가장 먼저 눈치챌 정도로 사려 깊은 여성이기도 하다. 악인 조준구가 말년에 재산을 다 털어먹고 통영 서문고개 너머에 사는 아들 조병수를 찾아갈 때에도 석류꽃이 나오고 있다. ‘돌다리를 지나고 석류꽃이 핀 울타리를 따라 꽤 넓었던 골목길’을 지나 병수 집으로 향하는 것이다. 이처럼 석류나무는 하동이나 통영 등 남부지방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나무다. 하지만 추위에 약해서 서울 등 중부지방에서는 보기 어렵다. 석류나무는 이란·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과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인 도입 식물이다. 우리나라에는 고려 초기에 중국을 통해 들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5~7월 꽃이 피는데 꽃받침이 통 모양이고 육질이며 꽃잎은 6장이다. 9~10월이면 붉은 과육이 터지면서 투명 구슬 같은 씨를 드러낸다. 홍보석 같기도 한 열매는 신맛이 강하다.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 여성과 관련 깊은 석류 석류는 여러모로 여성과 관련이 깊다. 우선 석류꽃은 6장의 꽃잎이 진한 붉은색이다. 송나라 왕안석(王安石)은 이런 꽃 모양을 보고 ‘짙푸른 잎사귀 사이에 피어난 한 송이 붉은 꽃(萬綠叢中紅一點)’이라고 노래했다. 오늘날 흔히 뭇 남성 속의 한 여인을 가리키는 ‘홍일점’의 어원이다. 또 석류 열매에는 갱년기 장애에 좋은 천연식물성 에스트로겐이 들어 있다. 그래서 석류로 만든 여성음료가 많고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같은 마케팅 문구가 있는 것이다. 석류를 소개하면서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에 있는 도시 그라나다(Granada)를 빠뜨릴 수 없겠다. 스페인 여행을 가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들르는 알람브라 궁전이 있는 곳이다. 그라나다라는 지명 자체가 석류에서 유래한 것이다. 올해 초 그라나다에 갈 기회가 있었는데 도시 곳곳에서 석류모양 장식물과 무늬를 볼 수 있었다. 석류를 의미하는 영어 ‘파머그레니트(Pomegranate)’는 그라나다 앞에 사과를 의미하는 ‘파머(Pome)’를 붙인 것이다. 봉순네는 서희가 열 살, 봉순이가 열두 살 때 평사리를 휩쓴 호열자(콜레라)로 윤 씨 부인과 김 서방, 강청댁 등과 함께 허망하게 죽는다. 그 와중에 살아남은 조준구 일가는 최참판댁을 차지하고 마음껏 전횡을 일삼는다. 소설을 읽으면서 봉순네라도 살아남았으면 조준구 일가의 전횡을 어느 정도는 막았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드는 것은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또 유일한 혈육인 봉순이가 기생 길로 가는 것도 분명히 막았을 것이다. 연을 쫓는 아이(할레드 호세이니 작)는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적 근대사를 그린 소설이다. 이 소설에서는 석류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카불의 부잣집 소년 아미르와 그의 하인 하산은 어릴 적부터 친구처럼 지내며 컸다. 그러나 하산은 목숨을 걸고 아미르를 지켜준 반면 아미르는 하산이 위기에 처했을 때 외면했다. 아미르는 1980년 아프간 공산화를 계기로 카불을 탈출해 미국에 정착했다. 20년 후인 2001년 어느 날 아미르는 하산이 죽고 그 아들이 고아원에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번에는 아미르가 용기를 내 하산의 아들을 데려오기 위해 탈레반 치하의 카불에 들어가는 내용이다. 아미르와 하산이 좋은 관계를 유지한 시절, 석류나무가 있는 언덕에 올라가곤 했다. 어느 날 아미르는 부엌칼로 나무에 ‘카불의 술탄인 아미르와 하산’이라고 새긴다. 두 아이는 피처럼 붉은 석류를 따 먹곤 했다. 아미르가 하산을 배신한 다음 죄책감에 시달리며 하산과 갈등을 겪는 대목에도 석류가 나오고 있다. 하산을 향해 석류 한 개를 휙 던졌다. 석류가 하산의 가슴에 맞고 터지자 빨간 과육이 튀었다. 하산이 놀라서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 “너도 던져봐!” 내가 날카롭게 소리쳤다. …(중략)… 몇 번이나 그에게 석류를 던졌는지 모른다. 지쳐서 숨을 헐떡이며 멈추자 하산이 총살 집행 군인들에게 총을 맞은 것처럼 온통 빨간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지치고 절망해서 털썩 주저앉았다. 아미르가 하산의 아들을 구하러 카불을 방문했을 때 늙은 석류나무도 찾아보았다. 희미해졌지만 여전히 ‘카불의 술탄인 아미르와 하산’이라는 글씨가 남아 있었다. 하지만 잎이 다 떨어진 시든 나무는 과연 열매를 맺을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아프가니스탄은 인접한 이란·파키스탄과 함께 석류나무가 많은 곳이다. 시든 석류나무는 탈레반에 신음하는 아프가니스탄 현실을 드러내는 것 같았다. 석류나무는 아미르와 하산의 우정과 함께 카불에서 벌어진 탈레반의 만행도 지켜보았을 것이다. 토지의 작가 박경리는 생전 생명운동을 얘기하면서 “인류적 차원에 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작가가 살아 있었으면 아프간에서 벌어지는 탈레반의 만행에 대해 분명히 따끔한 말을 했을 것이다.
미국에서 팬데믹으로 중단됐던 대면 수업이 재개된 후 학생에게 맞는 교사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위험관리 서비스 업체 ‘갤러거 바셋’ 자료를 분석해 작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한 학년 동안 미국 내 학교 2000곳에서 폭행 관련 산재 보상 청구 건수는 1350건으로 5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산재 청구액도 평균 6700달러(약 880만원)로 2018~2019학년도보다 26% 증가했다. 지난 1월 버지니아주 뉴포트뉴스에서는 수업 중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쏜 총에 맞아 교사가 다치는 일이 있었다. 총을 쏜 학생의 어머니는 아동 방치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지난 3월에는 콜로라도주 덴버의 이스트 고교에서 행정직원 두 명이 17세가 쏜 총에 맞아 다쳤다. 네바다주 워쇼 카운티의 딜워스 중학교에서는 작년 12월 한 영어 교사가 비상구 문을 통해 몰래 들어오는 학생 3명에게 돌아가라고 했다가 폭행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학생들은 욕설과 함께 비키라며 밀쳤고 교사는 얼굴을 사물함에 부딪혀 바닥에 피를 흘리며 쓰러진 것이다. 이 학교의 다른 교사는 이번 학년 들어 지난달 중순까지 20건 이상의 싸움을 말렸다. 이 지역 학교 경찰에 따르면 이번 학년 동안 학생들이 교직원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한 사례가 30건이 넘었다. 미국심리학회(APA)가 2020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 교직원 1만5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교사의 14%가 학생에게서 물리적 폭행을 당했다고 답했고, 학교를 그만두거나 옮기고 싶다는 교사는 49%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대면 수업 재개 이후 학생의 교사 폭행이 증가한 이유로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과 정신 건강 등을 꼽았다. 전통적인 처벌 방법에 대한 경시 풍조도 한 몫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학생들 사이에서 잘못된 행동에 대해 처벌받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져 폭력적 행동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워쇼 교육구의 수전 엔필드 교육감은 “최근의 학생들은 이전보다 물리적인 힘에 더 의지하고 빠르게 반응하는 편”이라며 “예전에는 상대 이름을 부르면서 밀치던 정도의 일이 요즘에는 얼굴에 주먹을 날리는 것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말했다.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치유와 회복을 위한 국가수준의 전문기관 설치가 추진된다. 또 디지털교과서 도입과 관련해 교사 연수를 강화하기로 했다. 교육부와 국회 교육위원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교육위 당정협의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협의했다. 당정은 이날 학령인구 감소와 디지털 대전환 시대 진입에 따라 학생 한 명 한 명을 인재로 양성할 수 있는 모두를 위한 맞춤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학생의 학습 활동을 분석하여 맞춤형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교과서인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으로교실에 첨단 기술(High-Tech)을 활용해 수준별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높이고, 교사는 단순 지식전달자 역할에서 벗어나 학습, 토론, 프로젝트 학습 등을 통해 학생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고 사회적‧정서적 역량 함양을 촉진하는 인간적 감성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2025년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앞두고 영어, 수학, 정보 과목 등 적용 과목 교사를 대상으로 AI 디지털교과서 이해‧활용, 수업 혁신 등 연수를 실시해 원활한 현장 도입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그동안 학교폭력에 대한관용적 정책으로 책임 있게 대응하지 못해 피해자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국가가 책무성을 가지고 학교폭력 피해자를 보다 체계적으로 보호․지원하기 위해 피해 학생의 치유·회복에 관한 연구, 프로그램 보급, 교육·연수, 치유·지원을 할 수 있도록 국가수준의 전문기관 설치 방안을 마련하여 6월말에 발표하기로 했다. 한편 당정은 지난해 12월 개정된 초·중등교육법의 시행령, 규칙 등 후속 입법 과정에도 긴밀히 소통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부모가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에게 “오늘 학교에서 뭐 배웠니?”하고 물을 때, 아이가 “나 오늘 행복한 수업 했어요”라고 대답한다면? 대한민국의 부모는 그게 무슨 말이냐고 의아해할 것이다. 그런데 적지 않은 부모들이 이런 엉뚱한 대답에 익숙한 국가가 있다. 왜냐면 학교 수업에 ‘행복’이라는 과목이 있기 때문이다. 즉, 아이가 “오늘 행복했어요”라고 대답하는 날은 ‘행복’ 수업을 한 날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잠시 생각에 빠져본다. 행복을 배운다니? 이런 학교가 있나? 그렇다면 이 수업 시간에는 도대체 무엇을 할까? 의문은 꼬리를 문다. 그렇다면 어느 나라 이야기인가? 바로 독일의 ‘행복’ 교육이다. 언뜻 들으면 위 사례는 최근 우리나라의 고등학교에서 실시하는 학생 중심의 교과 선택제인 고교학점제를 떠오르게 한다. 왜냐면 특별한 교양 선택 수업 시간이라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만큼 우리에겐 전통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사실이기도 하다. 그런데 독일은 이미 2007년부터 초등학교 과정에서부터 이런 교과를 운영하고 있다. 독일은 이미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모범적인 환경교육 못지않게 인간의 행복을 교과로 직접 가르치는 강대국이자 교육 선진국이다. 우리는 이를 단지 남의 나라 이야기라고 무시하거나 마냥 부러워만 할 것인가? 그렇다면 독일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복’ 교과 시간을 운영하는가? 개괄적으로 말해서 수업 시간에 아이는 교실 밖으로 나와 한 시간 내내 풀밭에 드러누워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과연 행복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를 사색하거나, 혹은 커다란 강당에서 원하는 대로 뛰어다니며 행복을 찾는다. 마음껏 뛰어놀고 쉬고 행복할 것, 이것이 행복 수업의 전부다. 우리에게도 결코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처럼 독일의 행복 수업은 과거에 학생들의 평소 바람을 고려하여 만들어낸 새로운 프로그램이다. 이 과목은 ‘인간은 왜 교육받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데에서 출발했다. 15년 전인 2007년 10월, 하이델베르크 빌리헬파흐 김나지움에서 처음 시도된 행복 수업은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와 자존감을 높이고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도록 돕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 그러면서 점차 독일 전국의 학교로 유행처럼 번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독일의 행복 수업은 학교 교사의 인솔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연극배우나 심리치료사, 의사, 스포츠 교사, 생물 교사, 윤리 교사 등과 이 과정을 위해 특별 연수 과정을 거친 수많은 학교 밖 전문가들이 조화를 이룬다. 수업의 주요 내용으로는 첫 번째 과정에서는 삶에서 기쁨을 발견하는 방법, 행복한 식생활과 신체적인 만족감, 건전한 활동, 신체적인 자기표현 등에 대해 연극이나 현장실습 등으로 공부한다. 두 번째 과정은 정신적 만족감과 행복의 순간, 일상생활 속에서의 모험, 사회인을 위한 문명과 문화, 자아와 사회적 책임 등에 대해 실험과 체험학습, 강연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배운다.(박성숙, 『독일 교육 이야기』, 2016) 청소년에게 행복을 찾고 즐기는 방법과 그 행복을 스스로 유지하는 길을 알려주는 이 수업의 콘셉트(concept)는 하이델베르크대학 체육교육학과의 볼프강 크뇌르처 교수 연구팀에 의해 충분히 학문적으로 검증·평가되었다. 크뇌르처 교수는 “정서적, 심리적인 영역을 강조하는 행복 수업은 대학 진학과 취업을 위해서만 한정된 현재 학교 교육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이상적인 프로그램”이라며 “특히 이 교육은 단순히 학교 수업으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기술과 의학, 경제 분야 등 모든 영역에서 정신적 근간이 되어 함께 성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독일의 행복 수업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우리도 초·중등학교 수업에 ‘행복’ 과목이 있다면 어떨까? 학교에 개설된 과목이 온통 상급학교 입시를 위한 국어, 영어, 수학 중심으로 돌아가고 거기에 사회, 과학, 예체능 과목이 양념 역할을 하듯 운영되는 교육에 익숙한 우리의 교육과정에서는 고교학점제의 학생 교과 선택, 자유학기제와 같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거의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아마도 어떤 학부모들은 “무슨 쓸데없는 과목으로 학생들의 에너지를 낭비하느냐? 좋은 고등학교나 대학에 들어가면 저절로 행복해지는 거 아니냐?”라며 강력하게 항의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미 수차례 현실에서 목격해 왔다. 자기가 사는 지역에 특수학교나 혁신학교가 설립된다고 하면 집값 하락, 학력 저하의 이유로 발 벗고 나서 취소하거나 포기할 때까지 반대하고 저항하는 것이 우리네 부모들의 익숙한 행태이지 않은가. 이는 독일과는 정반대로 자녀들의 불행을 약속이나 한 듯이 기꺼이 경쟁하여 승자가 되려고만 혈안이 되어 있는 꼴이다. 그 결과는 어떤가? 불명예스럽게도 청소년 자살률은 매년 세계 최고권 국가에 해당하지 않는가. 청소년들은 이번 생은 망했다고 ‘이생망’을 외쳐 댄다. 여기엔 학업에 대한 부담감이 압도적인 이유다. 오래전부터 한국의 공교육 위기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우리는 어떻게 대처했는가? 이제는 성적에만 치중하여 줄을 세우는 교육으로 남과 싸워 이기는 전사를 길러내는 데에만 급급한 나머지 미래의 꿈을 꾸지도 못하고 청춘의 낭만을 만끽하지 못하는 한국의 학생들에게 행복 수업은 정말로 꼭 필요한 수업이다.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해하는지를 학교에서 가르쳐주고 함께 연습한다면 우리 아이들도 훨씬 더 긍정적이고 진취적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믿는다. “행복도 연습하기에 달려 있다”는 말이 그저 공허한 구호가 아님을 우리는 가르치고 구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어려서 행복을 경험해 본 사람이 어른이 되어서도 행복하기 쉽다“는 말에 기성세대가 보다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자세를 보여주어야 한다. 부디 우리에게도 교육개혁을 3대 국정 핵심 중의 하나로 추구하려는 현 정부가 가까운 시일 내에 행복 교과를 초·중등 교육에 반영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챗GPT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인공지능 기술이 교육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맞춰 우리나라에서도 디지털교과서가 2025년 도입된다. 영어·수학·정보교과부터 시작이다. 과목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서 학생들에게 개인의 역량, 학생들의 배움 속도에 맞는 맞춤 교육을 제공한다는 게 디지털교과서 도입의 가장 큰 목적이다. 학생 한 명 한 명을 소중한 인재로 키우고, 교사들은 학생과의 인간적 연결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인성·창의성·비판적사고력 같은 이런 디지털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도록 하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시작됐다. 영국의 경우에는 학교에서 교원의 업무경감, 학생의 학습성과 향상, 학교의 효율적 경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독일도 2019년부터 전국에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디지털팍트(DigitalPakt Schule)’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확산 속도가 우리보다 한참 앞서 있다. 현재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교과서의 경우, 수학은 AI 튜터링이라는 맞춤형 학습 제공 기능으로 학생들의 맞춤 학습을 지원한다. 영어는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서 듣기 뿐만 아니라 말하기 교육을 강화한다. 또한 정보과목에서는 학부모들이 부담을 많이 느끼는 코딩 교육을 교육과정 내에서 실습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하지만 과제도 만만치 않다. 먼저 일선 학교들이 제대로 준비가 돼 있느냐 하는 점이다. 무엇보다 학교 유무선 통신망 등 인프라와 교사들의 역량이다. 교사들이 능숙하게 다루고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도록 연수를 한다고 하지만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 의문이다. 기술만 있고 철학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속도보다 방향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AI 교육시대,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다. 교사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가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다. AI를 활용한 학생 개별지도는 물론 학생들이 유해 사이트나 앱에 접근할 수 없도록 차단하는 안전장치 구축과 인공지능 윤리에 대한 교육도 교사 몫이다. 이번 호는 윤석열 정부 교육정책의 핵심으로 꼽히는 디지털교과서를 다룬다. 새롭게 선보일 디지털교과서는 어떤 모습이며, 어떤 방식으로 수업에 활용되는지 알아본다. 디지털교과서에 담기는 AI 기술 수준도 함께 다룬다. 이어 우리보다 앞선 일본의 사례와 함께 미국·영국·호주 등 각국의 디지털교과서 개발 및 보급 현황을 살펴본다. 아울러 디지털교과서 등장과 함께 교사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교사들은 어떤 역량을 준비해야 하는지, 그리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모아 본다. AI가 가져오는 변화 챗GPT와 같은 AI 기능을 가진 디지털교과서가 교실에 들어오게 되면 우리 교육은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교사는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것일까? SF 영화에서 보았을 법한 AI가 도입된다면 교육에는 분명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AI 기술 수준이 아직 거기까지는 미치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면 2025년에 도입된다는 AI 디지털교과서는 어느 정도 수준이 될 수 있을까? 이를 가늠해 보기 위해서는 현재 적용 가능한 AI 기술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AI를 교과서라는 체제 속에 어느 정도 담을 수 있는지 파악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AI 코칭의 원리와 교과서 AI, 즉 인공지능은 사람을 모델로 문제해결방법을 찾아내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따라서 최근에는 사람처럼 판단하고자 사람의 신경구조를 본떠서 판단하고 추론하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딥러닝 알고리즘은 사람의 신경망을 그대로 흉내 낸 인공신경망을 활용하여 판단과 추론을 수행한다. 그리고 이러한 딥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해 학습코칭을 해주는 방법의 하나가 DKT(Deep Knowledge Tracing)이다. DKT는 학생의 학습능력을 예측한다. 그래서 학생이 알 수 있는 내용과 모를 수 있는 내용을 판단할 수 있다. DKT를 통해 학생의 학습능력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은 학생의 학습이력을 분석함으로써 가능하다. 최근 토플이나 토익시험을 보지 않고도 학습자의 점수를 예측해 틀릴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영어학습을 집중시켜 주는 AI 영어서비스에서 그 예를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서비스는 한 가지 전제 조건이 있다. 학습자가 실제 토익이나 토플시험을 치르지 않았지만, 학습능력을 판단하기 위한 사전평가나 학습과정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학습자의 학습능력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그와 관련된 데이터 분석이 필요한데 그런 데이터는 사전평가나 학습과정을 통해 모아지기 때문이다. 결국은 실제 토익이나 토플시험 점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관련 데이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다음과 같은 수학 시험지가 있다고 가정하자. 1번은 자연수 개념에 관한 문제이고, 2번은 사칙연산에 관한 문제이며, 3번은 분수의 개념에 관한 문제, 4번은 분수의 덧셈에 관한 문제이다. A라는 학생이 4번 문제를 맞힐 수 있는지 DKT를 통해 예측할 수 있다. DKT를 통해 예측하는 방법은 학생 A가 1번·2번·3번 문제를 먼저 풀어야만 가능하다. 분수의 덧셈은 자연수 개념과 사칙연산 그리고 분수의 개념을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중 하나라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학생 A가 4번 분수의 덧셈 문제를 맞힐 확률은 낮아지게 된다. 즉 ‘1번·2번·3번 각각의 문제들이 4번 문제와 어느 정도의 연관성을 가지는가?’에 따라 4번 문제의 정답률을 예측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각 1번·2번·3번 문제들의 정·오답률에 기반해 4번 문제의 정·오답률이 계산되는 것이다. 아주 쉽게 단순화하여 한 가지 예를 더 들어보자. 분수의 덧셈 문제를 풀기 전에 학생 A가 사전에 학습한 1번 자연수 개념, 2번 사칙연산, 3번 분수 개념의 정답률이 80%, 50%, 60%라고 각각 가정해 보면 이때 학생 A가 4번 분수의 덧셈 문제를 맞힐 수 있는 정답률은 0.8×0.5×0.6=0.24, 즉 24%가 되는 것으로 계산할 수 있다(물론 DKT는 이보다 훨씬 더 복잡한 알고리즘을 통해 정답률을 계산한다). 그리고 여기에 1번·2번·3번 각각의 문제 개념과 4번 문제의 개념 간 연관성이 고려된다. 즉 1번 자연수의 개념이 4번 분수의 덧셈과 어느 정도의 연관성이 있는지 수치가 결정되면, 1번 문제의 정답률에 따라 4번 문제의 정답률을 예측하는 정확도가 더 높아지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두 문제 간의 연관성은 이론적으로 명확히 정의된 것들이 거의 없어 처음부터 완벽하게 설정할 수 없다. 따라서 처음에는 임의의 값으로 설정한 후 학생들이 문제를 푼 경험치를 적용해 두 문제의 개념 간 연관성을 수정해 가게 된다. 결국 새로운 학생들이 문제를 풀 때마다 정확도는 조금씩 높아지도록 조정되므로 문제를 푸는 학생들이 많아질수록 연관성의 정확도는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상의 복잡한 설명을 결론적으로 요약한다면 A 학생의 4번 문제 정답률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1번·2번·3번 문제와 4번 문제 간의 연관성을 분석할 수 있는 방대한 데이터와 A 학생의 1번·2번·3번 문제의 정답률을 계산할 수 있는 학습이력 데이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1번·2번·3번 문제와 관련된 A 학생의 학습이력 데이터가 많을수록 4번 문제의 정답률 예측은 정확해진다. 또한 이러한 DKT 방법을 통한 학습능력 예측은 개인뿐만 아니라 집단 단위로도 가능하다. 특정 학급뿐만 아니라 특정 학교, 특정 지역의 학생들에 대한 학습능력도 예측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단순 예측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학습패턴을 모델링하고, 이 모델을 근거로 가장 효과적인 학습방법을 찾아낼 수도 있으며, 찾아낸 학습방법을 통해 교육효과를 높일 수 있다. 결국 DKT는 사전학습 데이터가 충분히 쌓여 있다면 이 데이터 분석을 기초로 학생들에게 매우 효과적인 학습방법을 안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DKT가 디지털교과서에 접목되기 위해서는 사전학습 데이터가 충분히 쌓여 있어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학습을 코칭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전학습 데이터는 짧은 시간 내에 충분히 축적하기는 매우 어렵다. 교과서는 신뢰성이 높아야 하기 때문에 많은 학생이 오랜 기간 사용을 통해 쌓은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도입 초기에는 사전 데이터가 부족하여 코칭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해명은 교과서로써 용인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건에 비추어본다면 2025년에 도입될 수 있는 AI 디지털교과서는 충분한 사전학습 데이터가 갖추어진 교과목만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으며, 이런 교과목은 민간 교육기업에서 지난 몇 년 동안 AI 서비스가 이루어진 수학과 영어에 불과하다. 그리고 프로그램 개발자 양성과 평가과정에서 AI 코칭이 적용되고 있는 코딩교육 분야를 추가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지난 2월에 교육부가 2025년에 도입될 AI 디지털교과서의 교과로 수학·영어·정보를 발표한 것은 매우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교과들은 2025년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이 불가능한 것일까? 하지만 교과 나름대로의 특성을 찾아 수학·영어·정보와 같은 학습능력의 예측에 의한 코칭이 아닌 다른 기술들의 적용을 검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챗GPT와 같은 생성 AI를 교과내용만으로 한정지어 학생의 질의에 대한 응답을 생성해 코칭하는 방법도 가능하고, 학습활동 과정별로 학생의 학습이력 데이터가 수집되어 학습과정을 분석하여 코칭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예들도 모두 사전에 충분한 시범 적용을 통해 충분한 데이터가 확보되어야 더 의미 있는 AI 코칭이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마무리 2025년에 도입될 AI 디지털교과서의 모습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현재의 기술 및 시장 상황과 교과서의 특성을 고려할 때 모든 교과에 적용하기는 어려움이 있고 지금까지 민간이 주도해 온 교육시장에서 어느 정도 경험치와 데이터가 확보된 분야만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어떤 과목은 학습내용 전체에 AI 코칭을 적용할 수 있겠지만, 어떤 과목은 일부의 학습내용에만 AI 코칭이 적용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2025년 도입 초기에는 AI 코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실망을 느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AI 코칭은 학습이력 데이터가 많이 쌓여갈수록 의미 있는 다양한 분석이 가능해지므로 점점 효과성이 높아질 것은 분명하다.
챗GPT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인공지능 기술이 교육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맞춰 우리나라에서도 디지털교과서가 2025년 도입된다. 영어·수학·정보교과부터 시작이다. 과목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서 학생들에게 개인의 역량, 학생들의 배움 속도에 맞는 맞춤 교육을 제공한다는 게 디지털교과서 도입의 가장 큰 목적이다. 학생 한 명 한 명을 소중한 인재로 키우고, 교사들은 학생과의 인간적 연결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인성·창의성·비판적사고력 같은 이런 디지털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도록 하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시작됐다. 영국의 경우에는 학교에서 교원의 업무경감, 학생의 학습성과 향상, 학교의 효율적 경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독일도 2019년부터 전국에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디지털팍트(DigitalPakt Schule)’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확산 속도가 우리보다 한참 앞서 있다. 현재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교과서의 경우, 수학은 AI 튜터링이라는 맞춤형 학습 제공 기능으로 학생들의 맞춤 학습을 지원한다. 영어는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서 듣기 뿐만 아니라 말하기 교육을 강화한다. 또한 정보과목에서는 학부모들이 부담을 많이 느끼는 코딩 교육을 교육과정 내에서 실습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하지만 과제도 만만치 않다. 먼저 일선 학교들이 제대로 준비가 돼 있느냐 하는 점이다. 무엇보다 학교 유무선 통신망 등 인프라와 교사들의 역량이다. 교사들이 능숙하게 다루고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도록 연수를 한다고 하지만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 의문이다. 기술만 있고 철학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속도보다 방향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AI 교육시대,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다. 교사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가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다. AI를 활용한 학생 개별지도는 물론 학생들이 유해 사이트나 앱에 접근할 수 없도록 차단하는 안전장치 구축과 인공지능 윤리에 대한 교육도 교사 몫이다. 이번 호는 윤석열 정부 교육정책의 핵심으로 꼽히는 디지털교과서를 다룬다. 새롭게 선보일 디지털교과서는 어떤 모습이며, 어떤 방식으로 수업에 활용되는지 알아본다. 디지털교과서에 담기는 AI 기술 수준도 함께 다룬다. 이어 우리보다 앞선 일본의 사례와 함께 미국·영국·호주 등 각국의 디지털교과서 개발 및 보급 현황을 살펴본다. 아울러 디지털교과서 등장과 함께 교사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교사들은 어떤 역량을 준비해야 하는지, 그리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모아 본다. 해외 여러 국가의 교육부에서도 디지털교과서와 이를 아우르는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물론 모든 국가가 다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디지털교과서보다 학생진단과 학습분석 등의 성능이 더 우수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줌(Zoom)으로 대표되는 화상회의기능을 대부분의 교사와 학생이 배워 온·오프라인에서 사용하게 되었듯이 GPT로 대표되는 생성 AI 확산으로 인해서 AI 디지털교과서도 학교에서 서책형교과서와 함께 일상적으로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인공지능을 어떻게 교무와 수업 등에 접목하여 사용할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이러한 배경 아래 해외의 디지털교과서 플랫폼을 살펴보고 우리나라와 어떤 유사한 점과 다른 점이 있는지 비교해 보고자 한다. 먼저 다른 점 세 가지를 꼽아보면 아래와 같다. 우리나라는 교과서, 해외에선 보조교재 첫째, ‘디지털교과서’의 의미가 다르다. ‘교과서’ 자체의 의미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교과서는 국가교육과정을 바탕으로 발행사에서 교과전문가들과 함께 제작한 후, 교육부가 정한 심사기준을 통과하면(검인정) 교육청 혹은 학교의 선택을 거쳐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등 서구 대부분의 국가는 이러한 국가교육과정과 검인정제도 등이 아예 없거나 자유롭다. 그 선택도 개별 교사의 재량에 맡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우리나라는 국가주도형에 가깝고, 미국과 유럽 등은 민간주도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서구 대부분 국가에서의 디지털교과서는 우리들의 관점으로는 ‘교사가 수업을 위해 주로 사용하는 디지털교재’와 같은 개념이다. 둘째, ‘디지털교과서 플랫폼’의 주요 콘텐츠가 다르다. 우리나라는 디지털교과서 플랫폼에 교과서 외에도 일부 문제와 참고자료가 포함된다. 교과서(디지털교과서)가 핵심의 주요 콘텐츠가 되지만 해외는 반드시 그렇지 않다. 디지털교과서는 여러 콘텐츠 중에 한 개다. 심지어 교사가 플랫폼 안의 콘텐츠를 재구조화해서 별도의 교재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1학기 수업의 코스웨어를 만들기도 한다(그림 1 참고). 셋째, 교재와 학생들이 산출하는 다양한 교수·학습기록을 수합 처리하여 일부는 인공지능의 텍스트 마이닝 기술 등을 활용하여 그 결과를 교사와 학생에게 제시하거나 평가(CBT, 대학입학시험 포함)에 연결한다. 또 그 플랫폼은 전체적으로 웹페이지 방식을 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우는 별도의 뷰어를 통해서 교과서의 틀과 내용 배치를 그대로 유지하지만(그림 2 참조), 그렇지 않은 국가들이 더 많다. 웹기반의 경우 별도의 다운로드 등이 필요 없이 바로 보고, 그 안의 텍스트 등을 복사하기가 용이한 특징이 있다(그림 3·4 참조). 디지털교과서 개발은 국가주도가 대세 반면에 우리나라와 공통적인 부분도 있다. 첫째, 교육부에서 직접 개발하거나 주관 및 지원하는 점이다. 민간주도형의 교과서 제도를 가지는 대부분의 서구 국가에서도 국가(교육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형세다. 코로나19와 인공지능 발전이 그 배경이 되었다고 판단되지만, 해외 교육부가 자세를 전환한 이유로 세 가지를 더 지적하고 싶다. 즉 가르치는 내용(교과서·교재 등)과 교수·학습(수업)을 통해 산출되는 콘텐츠들이 수합되어 통합적으로 관리 및 분석되어 재활용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기준(표준)이 필요한 점, 대학입시로도 연계되어 활용될 수 있는 점, 일부 발행사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많은 비용과 기술이 들어가는 점이다(이외에도 교육평등과 교원양성 그리고 디지털 격차 완화 등의 목적도 생각할 수 있겠다). 둘째, 포함하는 기능들의 유사성이다. 사전진단과 사후평가 기능과 원로그인(SSO), 교사의 저작도구, 학생들이 산출하는 학습텍스트 분석, 일정관리, 콘텐츠 공유 등이다(표 1 참조). 이러한 기능들을 통해 교사의 학생 맞춤형 교수(Teaching)와 학생의 자기 수준과 적성 등에 맞는 학습을 지원하는 점이다. 다만 이러한 기능 각각에는 기술과 정도의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학습텍스트 분석에는 밑줄이나 마커펜으로 표시된 텍스트를 수합하고 분류 및 요약해서 교사에게 전달하는 기능이 구현된 경우도 있고, 진단 및 평가기능에는 학습진척도와 성취도 및 질문 등의 기록을 통해 학생의 학습유형을 자동으로 분류해 주는 기능도 있다. 또한 일정관리기능에는 학교와 교사 및 학생의 일정을 통합적으로 관리 및 공유하면서 학생이 보다 자기주도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디자인도 있다. 셋째, 국가교육과정이 있는 국가에서는 플랫폼 안의 교수·학습내용에 대한 표준을 국가교육과정의 성취기준에서 접근하는 점이다. 디지털교과서 플랫폼 개발에 필요한표준에는 기술 표준과 내용 표준 등이 있는데 그 중 내용 표준은 여러 디지털교과서와 교재의 내용을 통일된 기준으로 분류함으로써 설령 발행사가 다르더라도 통합적으로 처리 및 분석하기 위한 것이다. 이처럼 내용 표준을 위해 교과서 내용을 세밀하게 분류하는 기준(학습요소 혹은 기본단위)을 가진 국가들은 국가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활용하고 있는데, 싱가폴과 호주 그리고 일본에서도 이러한 특성을 볼 수 있다. 디지털교과서를 위해 고려할 점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디지털교과서를 위해 고려할 점 세 가지를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개별맞춤형 학습촉진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단점 극복이다. AI 디지털교과서를 통해 개별맞춤형 교수·학습이 촉진됨에 따라 교사에게는 보조교사로서, 학생에게는 튜터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반면에 학생이 수업에서 고립될 우려도 있다. 같은 교실 공간에 여러 명이 함께 협력하면서 끈기와 공감 등의 비인지능력을 높일 수 있는 교수·학습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 둘째, 챗GPT로 대표되는 초거대 인공지능이 가지는 대화형과 질문 중심 및 텍스트기반이 주는 장점 뒤에 발생할 수 있는 단점 극복이다. 가장 먼저 과의존이 될 수 있고, 정보 편향성 및 반복적 질의응답으로 천천히 음미하고 고민하는 과정이 소홀해 질 수도 있다. 일상이 되어가고 있는 챗GPT에 대한 교육적 가능성과 위험성을 고려한 수업 모색뿐만 아니라 교원연수 및 교원양성과정에서의 정책적 고민도 요구된다. 셋째, 디지털교과서는 교사와 학생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교사와 학생 및 보호자(학부모)뿐만 아니라 학교관리자(교장·교감·교육청 등)와 정책입안자(교육부) 및 연구자(대학교수) 등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즉 디지털교과서 플랫폼을 통해 교수·학습 데이터와 콘텐츠가 선순환하면서 여러 분야에서 재가공 및 활용할 수 있다. 에듀테크의 기술 개발 및 해외수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표 2 참조). 물론 이를 위해서는 개인정보와 저작권 등에 대한 주의와 관련 법제도 정비 등이 수반되어져야 할 것이다.
챗GPT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인공지능 기술이 교육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맞춰 우리나라에서도 디지털교과서가 2025년 도입된다. 영어·수학·정보교과부터 시작이다. 과목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서 학생들에게 개인의 역량, 학생들의 배움 속도에 맞는 맞춤 교육을 제공한다는 게 디지털교과서 도입의 가장 큰 목적이다. 학생 한 명 한 명을 소중한 인재로 키우고, 교사들은 학생과의 인간적 연결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인성·창의성·비판적사고력 같은 이런 디지털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도록 하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시작됐다. 영국의 경우에는 학교에서 교원의 업무경감, 학생의 학습성과 향상, 학교의 효율적 경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독일도 2019년부터 전국에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디지털팍트(DigitalPakt Schule)’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확산 속도가 우리보다 한참 앞서 있다. 현재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교과서의 경우, 수학은 AI 튜터링이라는 맞춤형 학습 제공 기능으로 학생들의 맞춤 학습을 지원한다. 영어는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서 듣기 뿐만 아니라 말하기 교육을 강화한다. 또한 정보과목에서는 학부모들이 부담을 많이 느끼는 코딩 교육을 교육과정 내에서 실습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하지만 과제도 만만치 않다. 먼저 일선 학교들이 제대로 준비가 돼 있느냐 하는 점이다. 무엇보다 학교 유무선 통신망 등 인프라와 교사들의 역량이다. 교사들이 능숙하게 다루고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도록 연수를 한다고 하지만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 의문이다. 기술만 있고 철학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속도보다 방향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AI 교육시대,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다. 교사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가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다. AI를 활용한 학생 개별지도는 물론 학생들이 유해 사이트나 앱에 접근할 수 없도록 차단하는 안전장치 구축과 인공지능 윤리에 대한 교육도 교사 몫이다. 이번 호는 윤석열 정부 교육정책의 핵심으로 꼽히는 디지털교과서를 다룬다. 새롭게 선보일 디지털교과서는 어떤 모습이며, 어떤 방식으로 수업에 활용되는지 알아본다. 디지털교과서에 담기는 AI 기술 수준도 함께 다룬다. 이어 우리보다 앞선 일본의 사례와 함께 미국·영국·호주 등 각국의 디지털교과서 개발 및 보급 현황을 살펴본다. 아울러 디지털교과서 등장과 함께 교사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교사들은 어떤 역량을 준비해야 하는지, 그리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모아 본다. 코로나19 이후 학교에서 디지털 융합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분필과 흑칠판 대신 전자칠판을 사용하여 수업을 진행하고, 학습지와 비닐파일 대신 온라인 플랫폼에 학생들의 포트폴리오가 쌓여간다. 2025년부터는 전통적인 종이교과서 대신 디지털교과서가 전면 도입되어 학생들은 모니터를 보며 교과내용을 접하고, AI 튜터가 학생들의 학습을 지원하는 상황이 일상화될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누구보다도 밀접하게 엮인 집단은 바로 이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하여 직접 수업을 이끌고 나갈 교사들이다. 교육변화에 따라 교사의 역할도 주도적인 변화를 거쳐야 한다. 디지털교과서 시대, 교사의 역할은 학습동기 디자이너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되면 교사는 수업준비, 수업진행, 피드백 제공의 측면에서 기존과는 상이한 방식을 채택해야 할 것이다. 교과서의 내용에 부연 설명을 덧붙여 PPT 파일 또는 학습지를 제작했던 기존의 지식전달형 수업준비 방식과 달리, 디지털교과서의 등장과 함께 교사는 풍부한 상호작용형 멀티미디어 자료를 탐색하며 숙지하게 될 것이다. 자료의 바닷속에서 교사는 ‘학습동기 디자이너’의 역할을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수업자료를 제작하는 시간이 단축되므로 교사는 학생들에게 최선의 동기부여 방안을 고민하여 자료 제시의 순서 및 중요도를 충분히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다음으로 실제 수업을 진행할 때는 AI 튜터가 개별 학생들의 특징에 적합한 자료를 추천하며 학생들에게 하나의 내용을 다각도로 학습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AI 튜터의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하여 교사는 ‘퍼스널 데이터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 학생들의 개별적인 특성을 수집하고 선별하여 해당 데이터를 AI 튜터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교사는 유의미한 데이터 항목을 수집하여야 한다. 예컨대 다중지능검사 결과, 성격유형검사 결과, 진로 희망사항, 관심사 등이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피드백 제공 단계에서는 AI 튜터가 학생들의 학습속도 및 정확도 등에 대한 정량적인 피드백을 제공해줄 것이다. 이때 교사는 학생들이 피드백을 잘 이해했는지 점검하고 정성적인 피드백을 추가로 제공해 학생들의 정의적인 측면을 자극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학생들의 ‘감정 디자이너’ 역할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학생들의 학습에 대한 감정이 긍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하여 다음 학습에 대한 열의를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다. 교사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지식전달자가 아닌 디지털시대의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일까? 그것은 창의성이라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의 발전은 마치 인류에게 불의 발견과 같다. 불이라는 것이 처음에는 인류에게 굉장히 두려운 존재였겠지만, 불의 다양한 용도를 알고 활용하는 사람이 결국 힘을 얻게 됐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 ‘고기를 익히기 위해’, ‘맹수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해’와 같은 불의 다양한 용도를 직접 시도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인공지능도 마찬가지이다. ‘AI will not replace you. A person using AI will(인공지능은 당신을 대체하지 않을 것이다.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사람이 대신할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창의적인 교사는 도전적으로 새로운 도구의 범위를 확장해 나가야 한다. 교사는 인공지능이 어디에 사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한계를 정해놓지 않고 확산적으로 사고할 수 있어야 한다. 유연하고 도전적으로 새로운 도구를 기존의 수업에 융합할 수 있는 교사야말로 미래교육이 필요로 하는 교사상일 것이다. 디지털시대를 앞둔 교육의 현실 …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필요 하지만 디지털시대를 앞둔 시점에서 우리나라의 학교현장에서는 여전히 어려움이 존재한다. 지난 수십 년간 교육경력을 거치며 교사들이 축적해온 노하우의 대부분은 디지털 기반이라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같은 학교 및 같은 교과 내에서도 디지털기기를 환영하는 의견과 디지털기기를 낯설어하는 의견이 맞부딪히는 경우가 있다. 디지털기기를 활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교육의 질을 섣불리 판단할 수 없으며, 디지털 네이티브인 학생들의 배경을 반영한 교육이라고 해서 꼭 좋은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대전환과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앞두고 교육현장에서 크고 작은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러한 교육현장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 첫째, 장기적으로 계획을 수립하여 교사들이 자연스럽게 디지털교과서 및 인공지능교육의 장점을 체화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는 다양한 주제의 교사연수, AI 융합교육 사례집 배포, 학교별 선도교사 시스템 운영 등을 통해 이룰 수 있다. 디지털교육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교사의 역량을 강화하며 개별 교사들이 자신의 교육관에 맞게 디지털교과서의 이점을 점진적으로 적용해나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 둘째, 모든 교사가 전문가 수준으로 기술적인 부분을 해결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 수업시간에 기술적 문제가 생겼을 때 즉각적인 대처가 어렵다는 이유로 디지털교육에 대한 거부감을 갖는 있는 교사들도 있다. 에러 발생 시 조치를 하더라도 해당 시간 동안 수업진행에는 공백이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정된 무선 네트워크망 및 충분한 교육용 기기를 확보하고, 일과 시간 내에 기술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을 경우 이를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학교별로 배치해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셋째, 디지털교과서의 가능성과 한계를 충분히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교육현장에서는 종이교과서로 학습하는 것을 선호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며, 과도한 디지털기기 사용으로 인해 성장기 학생들의 눈과 척추 건강에 우려를 나타내는 학부모도 있다.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따른 장점 및 활용방안을 논의하는 것과 더불어 현실적인 부작용에 관해서도 토론하여 문제점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미래교육의 방향성은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가 영어수업시간에 챗GPT를 체험해본 학생들이 질문했다. ‘선생님 어차피 챗GPT가 다 번역해주는데 영어는 왜 배워요?’ 이 질문에 아이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명쾌한 대답을 하기에는 아직 교육의 새로운 방향성이 수업과 평가에 충분히 녹아들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수업시간에는 문법 개념을 설명한 후 예제 문제를 푸는 수업, 그리고 본문과 단어를 가장 잘 암기한 학생이 가장 좋은 점수를 받는 평가가 존재한다. 아이들의 이러한 질문은 그들이 앞으로의 미래자원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의 삶에는 인공지능이라는 도구가 항상 존재할 것이고, 학생들 입장에서는 ‘배워야 한다는 정당성이 부여되지 않은 학습방법과 내용을 고수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품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식 조각들을 암기하는 방식보다는 해당 교과의 기본원리를 파악하여 인공지능에게 질문하는 방식을 학생들이 연습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이 접근할 수 있는 지식을 비판적으로 처리하고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을 가르쳐야 한다. 더 이상 우리는 디지털교육이라는 파도를 막을 수 없다. 결국 우리는 파도를 타고 그 흐름을 느끼며 함께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인공지능과 융합하여 인공지능이 교육과 학생들의 발달에 줄 수 있는 강점을 취하고,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5월 스승의 날을 맞아 우리 시대에 바람직한 스승상은 어떤 것일까 생각해 본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대의 말이 되어 버렸다. 요즘 교실에서 선생님을 폭행하고, 선생님을 희롱하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선생님을 고발하는 일이 뉴스에서 전해질 때마다 걱정과 안타까운 마음을 억제할 수 없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일찍 교직을 떠나는 주변 지인들의 이야기마저 종종 듣는다. 과연 우리 시대에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왜 이렇게 되었고 디지털시대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은 없는지 고민하게 된다. 20세기 산업화시대의 교육은 정형화된 전문지식의 습득이 제일 중요했다. 전문지식을 습득하여 좋은 직장에 취직하는 것을 인생의 목표처럼 생각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심화되어 공부 잘하는 것이 인생 최고의 목적이 되었고, 학부모들은 유치원부터 선행학습 등으로 경쟁에서 뒤떨어지지 않고 다른 친구들에게 지지 않는 것을 자식교육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도 지식을 더 잘 전수받기 위한 계약관계처럼 되어버린 것이다. 보다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한 교육으로 신언서판(身言書判)이나 지덕체(智德體)의 교육은 사라졌다. 도덕이나 가치, 팀 스포츠 등과 같은 신체발달, 미술·음악 등 예술교육보다도 지식만이 최고의 가치로 우뚝 서게 된 것이다. 이런 현상으로 공교육에서 스승의 위치는 설자리를 잃고 사교육에서 지식전수만을 효율적으로 잘하는 일타강사 같은 사람들이 존경받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중학교 1학년 때 일이다. 새로 생긴 중학교라서 다른 여러 중학교에서 선생님들을 모셔왔다. 우리 반 담임선생님은 영어선생님이셨는데 기독교인으로서 인품이 뛰어나신 분이었다. 영어도 잘 가르쳐 주셨지만, 아이들의 품성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시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다. 어느 날 감기로 몸이 아파 책상에 엎드려 있는 나를 보건실로 직접 데리고 가셔서 보건선생님에게 “우리 아들인데 많이 아프네요. 잘 돌봐주세요”하시며 친히 부탁하셨다. 선생님은 돌아가셨지만,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우리 중학교는 미션스쿨이었고 새로 생긴 학교라서 교목실이 있었다. 교장선생님 다음에 교감선생님이 아니고 교목선생님이 학교를 지도하던 시스템을 갖고 있었다. 처음 생긴 학교라서 말썽꾸러기도 많았다. 주말에 영화관에 가거나 담배를 길에서 피우다가 적발되면 무조건 퇴학시키거나 전학시키는 엄격한 교칙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교목선생님은 이런 방침에 크게 반발하셨다. 졸업한 다음에 들은 이야기인데 교목선생님은 퇴학시키려는 학생부장선생님이나 교감선생님께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고 한다. “조금 잘못했다고 퇴학이나 전학을 시키는 것은 반대입니다. 교육이 그처럼 쉬운 것이면 누군들 교육자가 되지 못하겠습니까?” 사실 스승과 제자 사이에는 인격적 만남이 있어야 하고 선생님은 인생의 롤 모델이 되어야 하는 데 그런 관계가 무너지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아마 가정에서 학부모들이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 없어지고 지식 전달자로서만 대접하는 책임이 클 것이다. 이처럼 선생과 학생 사이에 신뢰가 깨지게 되면 어린 시절 인생의 푯대를 상실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제 지식 전달은 인터넷강의나 비디오를 통해 더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디지털시대에는 원격교육이나 인터넷강의가 공부하는데 더 잘 맞을 수 있다. 학교현장에서만 인성교육이나 지덕체를 골고루 갖추는 전인교육이 더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선생님과 같은 반 친구, 그리고 선·후배들을 통해서만 직접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곳이 바로 학교현장인 것이다. 노르웨이에 가면 난센학교(Nansen School)라는 곳이 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가는 학교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더 배운다고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재수학원을 떠올리겠지만, 노르웨이의 난센학교는 삶의 목적과 자신의 가치, 그리고 자신의 장단점을 알아가는 갭이어(gap year)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학교이다. 노르웨이의 유명한 탐험가 난센이 설립한 학교인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발견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미술·철학·역사·연극·음악 등 다양한 체험을 일 년간 선생님과 함께 기숙하며, 스스로 찾아가며 배우는 학교이다. 처음에는 한두 군데에서 시작되었는데 이제는 노르웨이 고등학교 졸업생의 20%가 졸업 후 대학을 직접 가는 것이 아니라 일 년간 난센학교에 진학한다고 한다. 정부도 이런 취지에 공감해서 난센학교를 지원하기 시작해서 이제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보편적으로 진학하는 학교가 되었다. 이곳을 졸업한 학생들은 유럽의 명문대학에 더 많이 진학한다고 한다. 교육은 지식만이 아니라 삶의 가치를 배우는 것이다. 이제 디지털시대의 선생님은 지식전수는 디지털화된 다양한 매체를 통해 배우도록 하고, 디지털이 할 수 없는 인간적인 교육을 해야 한다. 백세시대를 맞아 고등학교까지 배우는 얄팍한 지식의 공부가 평생의 삶을 좌우하지 않는다. 21세기 디지털시대에 정말 필요한 선생님은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어 삶의 롤 모델이 되는 참 스승일 것이다.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붉은 해가 앙코르와트의 첨탑 위로 떠오를 무렵, 앙크로와트를 찾은 여행자들은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탄성을 쏟아냈다. 앙코르 예술의 극치와 만나다 우리가 앙코르와트라고 부르는 유적은 거대한 앙코르 유적군을 대표하는 하나의 사원일 뿐이다. 흔히 ‘앙코르와트’로 통칭되는 이곳의 원래 명칭은 ‘앙코르’다. 8~13세기에 걸쳐 시엠립을 중심으로 반경 64km에 수도를 세웠던 앙코르제국은 당시 인구 1백만 명이 살았을 정도로 강대한 왕조였다. 앙코르 유적군은 앙코르와트를 비롯해 앙코르톰·타프롬·톰마논·스랑스랑 등 앙코르왕조의 사원·왕궁·무덤 등을 통틀어 일컫는다. 오랫동안 밀림에 뒤덮여 있던 이 유적군은 1860년 프랑스인 식물학자 앙리 무오에 의해 다시 세상에 알려졌으며, 중국의 만리장성과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 등과 함께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앙코르와트는 수르야바르만 2세에 의해 1113~1150년에 건설됐다. 연인원 3만 명이 동원됐다. 폭 200m 해자와 5.5km 성벽으로 둘러싸인 직사각형 터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사원 내부로 들어서면 본전 높이가 65m나 되는 중앙사당을 중심으로 5개의 원뿔 탑이 서 있다. 앙코르와트는 섬세한 앙코르 예술의 극치를 여과 없이 드러낸다. 앙코르와트로 들어서는 순간 가장 먼저 눈길을 붙잡는 것은 회랑 벽면을 가득 채운 끝없이 이어지는 정교한 부조들이다. 권선징악의 메시지를 비롯해 비슈누 신과 아수라의 싸움, 고대 서사시 마하바라타 등 힌두교 신화를 전한다. 또한 외벽에 정교하게 조각된 천상의 무희 ‘압사라’의 다양한 모습은 시간이 멈춰진 듯한 사원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앙코르와트에 온 이들은 누구나 3층으로 간다. 이곳은 승려계급 외에는 왕만이 오를 수 있는 신성한 장소로 사원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신에 대한 경외심을 표현한 듯 오르는 길은 험난하기 그지없다. 겨우 발 하나를 디딜 수 있는 계단을 거의 기다시피 올라가야 성소에 다다를 수 있다. 앙코르 유적군에는 앙코르와트 외에도 가볼 만한 곳이 많다. 앙코르와트 북쪽에 자리한 앙코르톰 역시 앙코르와트 유적군을 대표하는 곳 중 하나다. 앙코르톰은 12세기 자야바르만 7세가 축조한 거대한 도성이다. 폭 100m 해자와 두꺼운 성벽으로 둘러쳐진 앙코르톰은 성벽 한 면이 높이 8m, 길이가 무려 3km에 달한다. 도성은 거대한 규모만큼이나 볼거리도 많다. 바이욘사원을 비롯해 바푸욘사원, 왕궁터, 코끼리 테라스, 라이 왕의 테라스 등이 이어진다. 자야바르만 7세는 왕위에 오른 첫 불교 신자인데, 불법에 의한 국가 통치를 목표로 했기 때문에 앙코르와트 사원과 전혀 다른 색채를 띤다. 자야바르만 7세가 어머니를 기리기 위해 1186년 세운 타프롬사원은 앙코르 중앙에 있다. 영화 툼 레이더에 등장했던 그곳이다. 타프롬에 들어선 순간 시간은 앙코르 왕조가 사라진 그 순간으로 되돌려진 것 같다. 스펑나무의 뿌리에 휘감긴 사원은 발견됐을 당시의 무너진 모습 그대로 서 있다. 폐허의 한가운데 발을 디딘 여행자는 알 수 없는 신비로움과 기이함 그리고 낯섦에 소름이 돋곤 한다. 안젤리나 졸리가 한 소녀의 웃음소리에 이끌려 다른 세계로 들어갔듯이, 나무뿌리 속으로 들어가면 어딘가 전혀 다른 세상으로 갈 수 있을 것만 같다. 프놈 바켕은 최고의 해넘이 포인트로 꼽히는 곳이다. 67m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는데, 해질녘이면 앙코르 유적을 찾은 거의 모든 관광객이 이곳으로 몰려든다고 보면 된다. 언덕을 오르는 흙길은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가파르다. 앙코르 유적지 북쪽에 위치한 반테이 스레이 사원은 앙코르와트 유적 중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사원으로 손꼽힌다. 화려하고 정교한 부조로 정평이 나 있다. 반테이 스레이라는 이름은 ‘여자의 성채’라는 뜻. 붉은색 사암으로 지어진 사원은 이름에 걸맞게 사시사철 붉은빛을 띤다. 돌 조각품이 나무를 깎아 만든 듯 섬세하고 아름답다. 프랑스 소설가 앙드레 말로가 이 사원의 여신상에 반한 나머지 조각품 하나를 떼어내 몰래 반출하려다 발각된 일화가 전해진다. 돌에 새긴 캄보디아의 미소 앙코르와트 유적 가운데 가장 감동적인 곳을 꼽으라면 단연 바이욘사원이다. 사원 안에는 원뿔 모양의 탑이 49개 있고 그 탑에는 동서남북을 향하고 있는 관세음보살의 얼굴 196개가 조각되어 있다. 새벽 5시 15분의 바이욘사원은 이 세상의 풍경이 아닌 듯했다. 우윳빛 안개가 사원을 감싸 안고 흐르고 있었다. 울창한 열대 숲은 바람에 천천히 흔들렸고 멀리 원숭이들이 나무를 건너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바람이 불 때마다 수천 마리 새들의 울음소리가 사원을 뒤덮었다. 사원에는 아무도 없었다. 천천히 사원의 계단을 올라 석상으로 다가갔다. 때마침 이른 아침 햇살이 석상을 비추기 시작했다. 가만히 석상의 눈을 쳐다보았다. 한 없이 평화로운 눈, 그리고 더없이 자비로운 미소였다. 심장이 뛰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마음 한쪽에서 새 한 마리가 천천히 날개를 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2시간 정도를 뭐에 홀린 듯 바이욘사원에서 보내고 민박집으로 돌아왔다. 나이 지긋한 민박집 여주인은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듯이 말했다. “앙코르와트를 제대로 봤군. 대부분의 여행자는 앙코르와트 일출을 본다고 부산을 떨지. 하지만 앙코르와트의 일출이 아무리 멋지다고 해도 새벽의 바이욘만큼 감동적이진 않아. 새벽의 바이욘에서는 영혼을 느낄 수 있거든.” 동남아시아 최대의 호수 톤레삽 동남아시아를 여행할 때 메콩강을 빼놓기는 불가능하다. 동남아시아 6개국을 적시며 장대히 흐르는 메콩강은 동남아의 문화 그 자체 또는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티베트고원에서 발원한 메콩강은 중국의 윈난성과 미얀마·태국·라오스·캄보디아·베트남을 관통해 흐르는, 길이만 장장 4,400km에 달하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긴 강이다. 라오스를 지나 약 1,500km를 달려 온 메콩강은 캄보디아에서 폭이 좁아지고 깊어지다가 라오스와의 국경에서 콩 폭포를 이루는데, 이 부근부터 캄보디아의 수도인 프놈펜까지는 상당히 큰 선박의 항행도 가능할 정도로 수량이 풍부하고 흐름도 완만해진다. 메콩강은 캄보디아에 이르러 숨을 고른다. 그러면서 커다란 선물을 안겨 준다. 바로 톤레삽 호수(Tonle Sap)다. 말이 호수지 파도처럼 일렁이는 거친 물살과 아득히 펼쳐지는 수평선을 보고 있노라면 바다와 다름없다. 톤레삽 호수의 면적은 무려 3,000㎢. 제주도(1,848㎢) 면적의 1.5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넓이다. 톤레삽이라는 이름은 크메르어로 ‘거대한 호수’라는 뜻이다. 톤레삽 호수가 캄보디아를 먹여 살린다고 해도 모자라는 말이 아니다. 톤레삽 호수에서 잡히는 물고기가 연간 100만 톤에 달한다. 우리나라 연간 어획고가 약 40만 톤이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톤레삽이 쏟아내는 물고기가 어느 정도 양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톤레삽이 위대한 이유는 그 크기 때문이 아니라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때문이기도 하다. 호수에는 무려 3만 명의 사람들이 수상마을을 이루어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모두 이 호수에서 태어난 이들이다. 물 위에서 태어나 학교를 다니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마침내 물 위에서 생을 마친다. 태어나서 육지를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이들에게 물은 곧 육지다. 수상마을에는 육지의 마을에 있는 모든 것이 있다. 학교와 슈퍼마켓을 비롯해 음식점·잡화점·교회, 고장 난 배를 수리해주는 정비소, 기름을 넣을 수 있는 주유소, 철물점이 물 위에 떠 있다. 관공서도, 영어학교도 물 위에 떠 있다. 톤레삽 사람들은 카페에 차를 마시기 위해 배를 타고 가고, 친구들과 당구를 치기 위해 당구장에도 배를 타고 간다. 이른 아침이면 골목골목을 누비며 두부 장수가 다니듯, 톤레삽 호수에서도 바나나·얼음·생선·과일·음료수 등을 실은 식료품 배가 집과 집 사이를 누비며 다닌다. 교통안전을 위한 표지판도 있고 집집마다 주소가 있는 까닭에 우편물도 받아 볼 수가 있다. 이들이 사는 모습 역시 뭍과 크게 다르지 않다. 창가에는 형형색색의 꽃들이 심어진 화분이 놓여 있고, 빨랫줄에는 갖가지 빨래들이 뜨거운 햇빛에 말라가고 있다. 저녁이면 곳곳에서 밥 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수영하며 놀던 아이들은 하나둘 집으로 헤엄쳐 돌아간다. 자동차 배터리로 불을 밝히고 마루에 앉아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모습도 너무나 자연스럽다.
세계는 지금 Digitalization(디지털화)에서 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 전환)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Digitalization이란 디지털 기술과 디지털화된 데이터를 활용해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활성화하거나 개선 및 변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프로세스의 자동화를 통해 업무의 생산성을 높이고 원활한 의사소통 지원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해 가는 것이다. Digital Transformation은 Digitalization에서 한발 더 나아가 기업이 디지털 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나 서비스를 개발함으로써 고객 및 시장의 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적응하고 변환을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단순히 업무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나 디지털 환경에 맞는 새로운 구조로 전환함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교육에서의 Digital Transformation은 어떤 의미일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3 BETT SHOW로 향했다. 코로나19가 앞당겨버린 디지털 세상 BETT(British Educational Training and Technology) SHOW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에듀테크 박람회로 1985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는 글로벌 행사이다. 올해는 ‘재연결(Reconnect), 재구성(Reimagine), 재탄생(Renew)’이라는 핵심 키워드를 내걸고 세계 150여 개국 600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3월 29~31일까지 열렸다. 필자는 코로나19가 시작되기 바로 전인 2019년 1월에 BETT SHOW에 참석한 경험이 있다. 코로나19가 앞당겨버린 디지털 세상이 올해 BETT SHOW에는 어떤 영향을 끼쳤을지 사뭇 궁금했다. Keynote 현장에는 세계 유명 인사들의 강연이 이어졌다. 필자가 도착했을 때는 영국의 유명 방송인인 아요 소칼레(Ayo Sokale)의 ‘Neurodiverse Minds: The key to the future and the UN SDGs(신경다양성 마인드: 미래와 UN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의 열쇠)’라는 주제로 열정적인 강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지속가능한 지구와 미래사회를 위한 핵심 키워드로 신경다양성 마인드를 제안하는 그녀의 강연은 뒤에 이어진 크리에이터이자 영화감독인 앨리슨 벨우드(Alison Bellwood)의 Making ‘sustainability’ real in schools(학교에서 ‘지속가능성’ 실천하기)의 주제와도 맞닿아있었다. 세상의 변화에 따라 기술 발전을 쫓아가면서도 지구의 미래를 위해 지속가능한 교육이 학교에서 꾸준히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한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경제·사회·문화·예술·교육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Digital Transformation 시대에 필요한 통찰을 보여주는 강연은 BETT SHOW에서 놓칠 수 없는 귀한 경험이 아닌가 싶다.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좌석을 빽빽하게 채운 관중들, 그리고 발표자와 상호작용하며 끊임없이 질문을 쏟아내고 호응하는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경건하고 다소 딱딱한 행사 문화와는 상반된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AI 튜터링 서비스 Practice Sets BETT SHOW 현장을 둘러보면서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AI 기반의 디지털화(Digitalization)였다. 국내 교과서 출판사의 AI 기반 디지털교과서 및 AR 활용 교육도서와 학생들의 독서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영국의 대시보드 플랫폼, 구글의 AI 튜터링 시스템인 Practice Sets 등 수업·평가, LMS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교육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는 세계적인 흐름이자 우리나라에서도 진행되고 있는 부분이다. 지난 2월 교육부는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에서 2025년부터 수학·영어·정보교과에 AI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한다고 발표하였다. AI 등의 첨단기술을 활용해 학생 개개인의 배움 속도에 맞게 맞춤교육을 제공하여 미래사회의 디지털 인재로 키우겠다는 의지라 볼 수 있겠다. 또 구글의 AI 튜터링 시스템인 Practice Sets은 기존의 온라인 학급인 구글 Classroom에서 학생들이 치르는 시험을 AI가 이를 자동 채점해 주고, 잘했을 때 칭찬해 주는 정적강화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력 향상에 큰 도움을 주고 있었다. 학교교육에서 수업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평가’이다. 순위를 내고, 성공자와 실패자를 가르기 위한 결과로서의 평가가 아니라 학생의 현재 수준을 진단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 위한 과정으로서 평가는 수업을 보다 완성시켜 줄 뿐 아니라 학생의 성장에 기여한다. 이러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AI 보조교사, 즉 AI 튜터링 시스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학생들의 학습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하고, 분석하여 어떤 부분에서 부족한지 진단한 결과를 정리하여 교사에게 알려줌으로써 보다 객관적인 데이터 기반의 학습자 분석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학습자 분석결과는 교사의 손에 의해 맞춤형 수업설계로 이어질 수 있고, 결과적으로 학생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학습의 제일 마지막에 이루어지는 결과로서의 평가가 아닌 학습활동 진행 중에 이루어지는 과정으로서의 평가, 성장을 돕는 평가를 위해 Practice Sets와 같은 AI 튜터링 서비스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영국에 이어 한국에도 서비스가 론칭된다고 한다. AI를 접목한 SW·AI 교육도구의 등장 다음으로 다양한 SW·AI 교육도구들을 살펴보았다. 예전의 BETT SHOW에서는 코딩교육과 피지컬 컴퓨팅의 연계가 눈에 띄었다면 올해의 BETT SHOW에서는 한 단계 진화해 AI를 접목한 코딩교육과 피지컬 컴퓨팅의 연계, 나아가 데이터 기반의 시각화 교육에 대한 연구와 도구들이 부쩍 늘어난 모습이었다. 얼굴인식 기술을 접목해 카메라에 비친 사람의 나이와 감정을 예측해 알려주는 교육체험에서부터 최근 핫한 챗GPT를 접목해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 내에서 챗GPT에 연결하여 질문하고, 대답을 얻어내 그 결과를 프로그램에서 활용하게 하는 등 새로운 시도와 활동은 학습자의 학습동기를 끌어냄과 동시에 최신 정보기술을 활용한 문제해결로의 접근을 가능하게 하였다. 특히 기계학습의 방법으로 쓰레기 종류를 학습하고, 쓰레기 종류를 분류하여 자동으로 분리수거하는 체험활동이나 실시간 센서 데이터를 수집해 물리적인 환경상태를 시각적으로 파악한 패턴에 따라 코드를 작성함으로써 최적화된 스마트홈을 구현하는 체험활동은 학습자들의 일상생활과 연계된 학습활동으로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학생들이 키우고자 하는 문제해결력은 글로서 배우는 것이 아닌 일상생활 속에서 부딪히는 문제와 결부되었을 때 그 효과성이 배가 된다. 따라서 학생들이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문제를 직접 경험하고, 이를 해결해보는 경험이 교육에서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이때 세상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AI·SW 등을 포함한 디지털 기술들을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Digital Competence를 지닌 인재로서 부족함 없이 키울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교육의 주도권을 학생에게 넘기자 결국 교육에서의 Digital Transformation은 기존 교육에서 탈피해 새로운 교육과정 방법을 가능하게 하는데 최신 정보기술이 사용되는 변화의 과정이 아닐까 싶다. 교사 중심의 페다고지에서 학생 자기주도의 안드라고지로, 이제는 자기결정적 학습에 이르는 휴타고지로 나아가는데 디지털 대전환 사회가 이를 도울 수 있을 것이다. BETT SHOW 관람에 앞서 방문한 핀란드와 스페인의 초등학교 아이들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들의 수업은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 우리처럼 다양한 피지컬 컴퓨팅 도구와 스크래치, 파이썬 등을 활용한 코딩교육을 하고 있었고, 각 교과시간에 크롬북 등의 디바이스를 활용해 디지털역량을 키우는 수업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또한 달랐다. 수업시간 중에도 자유롭게 여러 개의 그룹으로 나눠지고, 한 교실 내에서도 여러 개로 나눠진 방에 필요에 따라 이동하며 유연하게 수업이 이루어졌다. 쉬는 시간에도 복도 곳곳에서는 프로젝트 활동으로 아이들 손에는 크롬북이 쥐어져 있었고, 하교 시 집으로 가져가 학교에서 못다 한 과제를 마무리하였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통제 하에 필요할 때만 잠시 꺼냈다 다시 충전함으로 들어가 버리고 마는, 이마저도 ‘관리’라는 명목 아래 필요한 때에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우리네 수업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교육에서의 Digital Transformation은 결국 기존의 교육방식에서 벗어나는 것, 정형화된 수업문화에서 탈피해 보다 자율적이고, 유연한 모습으로 자기결정적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육의 주도권을 학생들에게 넘기는 것이 아닐까 한다. BETT SHOW에서 보았던 전 세계의 에듀테크 기업과 교육기관들이 추구하고 있고, 또 추구해야 할 교육의 모습이란 결국 학생들의 성장을 돕고, 그들에게 주도권을 넘기기 위한 교육에서의 Digital Transformation인 것이다.
모든 학교에서 학생들의 ‘행복’과 ‘성공’을 비전으로 제시하지만 정작 행복과 성공 마인드에 대한 교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아이들이 더 행복하고 성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책이 출간됐다. 김복현 광주 월곡초 교감은 최근 출간한 ‘선택’(더로드 출판)에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반드시 가르쳐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성공 마인드’”라고 강조한다. 행복과 성공에 대한 마인드 교육이 험난한 사회생활에서 자신을 보호해 줄 튼튼한 갑옷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하는 것이다. 김 교감은 이를 위해 ‘행복은 선택이다’, ‘성공은 집중이다’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저자는 초등영어교육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삶의 주인으로 성장하는 학교 공간’이라는 주제로 많은 강의를 했다. 또 ‘교육은 마음이다’는 주제로 마음공부에 대한 ‘왜 아이에게 마음공부를 가르치지 않는가’(박영스토리 출판) 등을 출간한 바 있다.
한국교육방송공사(EBS)는 국내 최초의 3D 기반 교육용 메타버스 플랫폼 ‘위캔버스(WeCanVerse)’ 베타 서비스를 17일부터 선보인다. EBS가 한화시스템과 손잡고 개발한 ‘위캔버스’는 공교육 교육과정을 연계한 체험형 학습 콘텐츠와 학습관리시스템(LMS) 등을 제공한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적용한 울릉도·독도 체험학습 ▲인공지능(AI) 음성인식이 탑재된 영어 학습 ▲디버깅 활용 블록코딩학습 등 문제중심학습(PBL) 기반 3D 콘텐츠를 활용한 몰입도 높은 학습환경이 특징이다. EBS는 자사가 보유한 8만 개 이상의 IP 콘텐츠와 교육 서비스 인프라를 활용해 교육 현장의 수요를 적시에 활용하고, 양질의 콘텐츠를 계속 도입할 예정이다. 또 교사가 학급 운영에 활용할 수 있는 실시간 화상 수업, 출결 및 과제 관리, 모둠 수업 등 학습관리 기능과 실감형 콘텐츠로 수업 자료 제작, 공유하는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위캔버스’는 개인용 컴퓨터(PC)나 스마트폰, 태블릿피시 등 다양한 기기 환경에서 접속할 수 있다. 웹사이트(wecanverse.co.kr) 또는 앱스토어에서 설치 후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강원도에는 아침마다 등교하는 학생들의 옷차림을 살피는 교사가 있다. 그의 시선은 체육복을 입고 온 학생에게 유난히, 오래 머문다. 표정과 걸음걸이도 살핀다. 아이들의 마음이 안녕한지를 ‘읽어내는’ 그만의 학생 맞이 의식이다. 왜 체육복일까. “교복을 입고 학교에 온다는 건 대개 누군가의 돌봄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그 돌봄을 받을 여건이 되지 않아 교복 대신 체육복을 입고 오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것이 교사이면서 학생부장인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으로부터 이 책은 출발했다.” 특성화고에서 두 번, 인문계고에서 두 번. 학교 네 곳에 근무하면서 교사로서, 어른으로서 성장한 이야기를 담았다. ‘각종 범죄에 연루된, 배달 일을 하다 세상을 등진, 영어는커녕 한글도 제대로 잘 못 쓰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아무런 계획도 희망도 갖지 않은’ 아이들 덕분에 교사로서의 정체성과 학교의 역할,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어른의 모습이 무엇인지 알아갔던 과정을 오롯이 기록했다. 저자는 ‘부표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그래서 아이들을 향해 끊임없이 ‘선생님이 여기 있다!’ 외친다. 힘들고 막막할 때 자신을 붙잡고 잠시 숨을 고르라고. 전교생의 이름을 외워서 불러주고 아침 등굣길에 직접 준비한 호떡과 어묵, 코코아, 핫도그를 건네고 개인 SNS에 급식 먹방을 올리면서 언제든 곁을 내어줄 준비가 돼 있다고 손을 흔든다. 갈수록 삭막해지는 학교 현장. 교사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많아지고 경쟁 속에서절망을 경험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대한 이야기다. 울다가 웃다가 반복하다 보면, 잠시 잊었던 단어, ‘희망’을 떠올리게 한다. 이원재 지음, 정미소 펴냄.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개발을 위해 교과서 발행사와 에듀테크 기업이 만났다. 교과서 발행사들과 AI 기술을 보유한 에듀테크 업체 간 시너지를 내는 데 초점이 맞춰진 행사다. 교육부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과 함께 12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보코호텔에서 ‘AI 디지털교과서 매칭데이’를 개최했다. 한국검인정교과서협회, 에듀테크산업협회, 한국디지털교육협회가 후원했다. 이번 행사는 교과서 발행사와 에듀테크 기업 간 충분히 만남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19일과 26일 두 차례 더 열린다. 교육부는 교과서 개발 경험을 보유한 발행사와 AI 학습 분석 기술 등 효과적 학습 솔루션을 보유한 에듀테크 기업 간 협력을 통해 AI 디지털교과서 개발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마련했다. 발행사는 AI 등 에듀테크 기술 개발에 대한 부담을 덜고, 에듀테크 기업은 발행사와의 협력을 통해 교과서 관련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2월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2025년부터 수학, 영어, 정보 교과에 AI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발표 이후 발행사 등의 의견을 청취한 교육부는 서둘러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래 다음 달 예정된 기본계획 발표에 맞춰 만남을 준비하려 했지만, 그때까지는 너무 늦는다는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행사는 날짜별 각 회차당 분야를 나눠 진행되고 있다. 1차는 학습분석 등을 위한 AI 분야, 2차는 클라우드 서비스 등 플랫폼 분야, 3차는 교과서 연계 학습지원 분야다. 이번 행사에는 발행사와 에듀테크 기업 등 60여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교육부는 매칭데이 이후에도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누리집 등을 통해 발행사와 에듀테크 기업이 상시로 교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발행사와 에듀테크 기업의 협력적 동반관계에 기반한 AI 디지털교과서 개발 생태계가 구축되길 기대한다. 앞으로도 좋은 AI 교과서 개발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