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명절 때가 되면 졸업한 제자들로부터 안부전화나 문자메시지를 많이 받는다. 아이들과 통화를 하면서 그리고 답장을 해주면서 느끼는바, ‘그래도 선생님으로서 아이들을 잘못 가르치진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주제넘게 하곤 한다. 한편 아이들과 함께 한 날을 떠올리며 추억에 젖곤 한다. 그런데 재학 중인 아이들로부터 많은 전화나 메시지를 받기란 여간 어렵지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아마도 그건, 사제 간의 정이 갈수록 퇴색해져 가는 것 때문이 아닌가 싶다. 선생님과의 이별을 아쉬워하기보다 그 굴레에서 벗어난다는 생각에 좋아하는 요즘 아이들. 선생님 또한 아이들과의 이별을 불편한 혹을 떼어내듯 속 시원하게 생각한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에게는 조금 미안한 이야기일지는 모르겠으나 사실 지난 한 해는 내게 악몽이었는지도 모른다. 일부 아이들의 연일 끊이지 않는 사고와 무단 지각과 결석을 밥 먹듯 하는 아이들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러다 보니, 그렇지 않은 아이들마저 미워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이들과 마주치기 싫어 수업 시간 외 교실에 들어가지 않은 적도 있었다. 무엇보다 다른 어느 해보다 잔소리가 유난히 많았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서일까?
설날이 오면 생각나는 것들 8-- 세배할 때마다 떡죽먹기 세배를 하면 당연히 세뱃돈을 바든 것으로 알고 있는 요즘 아이들과는 달리 우리가 어린 시절에는 세뱃돈이라는 것을 몰랐다. 또 요즘처럼 자기 집에서 집안 어른들에게만 세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온 동네를 돌면서 동네 어른들께 모두 세배를 하고 다녔다. 그런데 이런 어린이들에게 세뱃돈이 아니라 집집마다 세배를 온 사람에게 내오는 상이 있었으니, 어른들께는 술이 나오고, 함께 온 어린이들에게는 떡국이 나오는 것이다. 온 종일 3~40 집안을 돌아다니면서 세배를 하고나면 집집마다 떡국을 얻어먹어야 하는 아이들에게는 이제 먹는 것이 큰 부담이 되는 것이었다. 동네에 살다보면 어느 집에서는 어떤 음식이 맛이 있고, 어떤 집에 가면 무엇이 나오는지 이제는 대부분 잘 알게 되었다. ‘영수네 집에 가면 곶감만 먹어야지’ '경민이네 집에서는 유과가 맛이 있는데…‘ ‘부잣집 철이네에 가서는 맛있는 조청에 인절미를 찍어 먹으면 맛이 있겠지.’ 등등으로 세배를 다니면서 온 동네를 다 알게 되어 버린 아이들이었다. 그래서 아이들은 집안 어른들을 따라 다니면서 함께 세배를 하다가, 틈만 나면 한바탕 뛰어 놀다가 다시 세배를 가면
설날이 오면 생각나는 것들 7-- 쑥떡 만들기 시골에서 가난하던 시절에 설날이 돌아오면 떡을 만들기 위해서 쓸 쌀이 상당한 부담이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떡의 양을 늘리기 위해서는 봄철에 산이나 들에서 캐서 말려두었던 나물들을 이용하여 떡을 만드는 것이 보통이었다. 이런 나물로 대표적인 것이 쑥과 번취라는 취나물이었다. 쑥이야 다 아는 것이지만, 번취라는 것은 취나물의 일종인데, 나물 잎의 뒷면이 아주 밝은 흰빛을 띠고 있는 나물로 이것을 삶아서 말려 두었다가, 떡을 만드는데 이용하는 나물이다. 이 번취는 떡을 만들면 색깔이 아주 엷은 쑥색을 띠게 되는데, 번취 특유의 맛이 쑥보다 약간 부드러우면서 향긋한 것이 특징이다. 가난한 집안사람들은 봄철에 산에 가서 나물을 뜯으면서도 이 번취를 더 많이 뜯으려고 애를 쓰고, 좀 형편이 나은 집에서는 번취보다는 취나물을 더 좋아하여서 서로 뜯는 것이 다를 정도로 이 번취에 대한 기호가 달랐던 것을 보았다. 이 무렵에는 봄철이면 산에 가서 온 종일 산나물을 뜯어 오는데 보통 이불 호창이불 싸개용으로 쓰는 큰 천을 가지고 가서 마치 산더미 같은 큰 나물덩이를 만들어가지고 돌아오곤 하였다. 물론 쑥을 캐는 것도 다르지 않았
설날이 오면 생각나는 것들 6-- 떡국용 장조림 떡국에 쓰는 양념장을 무엇을 쓰느냐는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지방에 따라 달라지곤 한다. 산골에서는 옛날에는 꿩고기를 장조림을 해두고 떡국을 끓일 때마다 조금씩 넣어서 간도 맞추고 약간의 고기 냄새와 맛이 나도록 하곤 하였다. 귀한 꿩고기를 많이 넣어서 충분하게 먹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물론 바닷가나 평야지대에서는 꿩이 흔하지 않으니 어림도 없는 일이다. 그래서 평야지대에서는 닭을 꿩 대신으로 썼으니, ‘꿩 대신 닭’이 된 셈이다. 그렇지만 바닷가에서는 꿩이나 닭보다는 바다에서 나는 굴을 대신 썼다. 그래서 굴을 넣어서 떡국을 써야 하였다. 이렇게 떡국을 끓일 장국의 재료를 준비하는 것은 남자들의 일이었다. 닭을 잡아야하고 그것을 씻어서 잘라주는 것까지가 남자들의 할일이다. 닭 중에서 가장 통통하게 살이 찌고, 크게 자란 놈을 택하여 잡아야 한다. 대부분 미리 잡을 것을 정해두고, 다른 일이 생겨도 이것을 절대로 잡거나 하는 일은 없다. 설날을 2,3일 남겨두고서 닭을 잡는다. 잡은 닭은 반드시 짚불로 그을어서 잔털이 남아 있는 것을 깨끗하게 제거하고, 또한 피하 지방을 피부로 스며들게 하여 줄이는
설날이 오면 생각나는 것들 5-- 떡국대 만들기, 썰기 요즘은 떡국대도 시장이나 떡집에서 그냥 사오면 되지만, 옛날에는 그렇게 만들어 주는 곳이 없었기 때문에 각자 자기 집에서 만들어야 했다. 내가 어린 시절에 직접 떡국 대를 만드는 과정을 보고 자라다가, 중학교 시절부터 방앗간에서 떡국 대를 뽑아주는 곳이 생겼다. 그런데 우리 집에서 아버님께서 방앗간을 운영하고 계셨기 때문에 떡국 대를 뽑는 일을 도와야 하였다. 중 2,3 때인 1958,9년의 설날이 다가올 때는 방학 동안이 되어서 이일을 도와드리곤 하였다. 집에서 직접 만들기는 떡쌀을 담가서 그냥 쌀로 고두밥을 지어서 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게 하면 곱지 않다고 가루로 빻아서 익혀서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익힌 밥이나 익힌 가루를 절구에 넣고 곱게 찧어서 잘 찧어진 것을 큰 도마 위에 놓고 길게 늘이면서 비벼서 요즘 기계로 뽑은 떡국 대처럼 만들어서 말려 둔다. 만 하루가 지날 무렵에 썰어야 하는데, 만약이 너무 시간이 이르면 칼에 달라붙어서 썰기가 쉽지 않고, 너무 마르면 손바닥에 멍이 들도록 썰어야 하였다. 이렇게 써는 일이 힘들다 보니 어떤 집에서는 동전모양으로 떡국 대와 직각이 되게 썰어서
설날이 오면 생각나는 것들 4-- 유과 만들기 설날 차례상에 빠져서는 안 되는 것 중의 하나가 유과 유밀과 또는 산자라고 부른다.옛날부터 명절 때나 제사 때 만들어 먹던 우리나라 고유의 과자로서 특히 전남지방 특유한 조리법이 전래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만드는 법을 보면 찹쌀과 콩은 5일 정도 물에 불려 곱게 빻는다. 찹쌀가루와 콩가루를 골고루 섞어 따뜻한 물과 술(막걸리, 소주, 청주)을 넣어 반죽한다. 찜통에 면포를 깔고 반죽을 뒤적여 주면서 1시간 정도 찐 다음에 함지나 절구에서 서로 섞이도록 나무방망이로 20여분 간 치댄다. 도마 위에 밀가루를 깔고 반죽을 탁구공보다 좀 크게 떼어 밀가루를 묻혀가며 밀대로 두께 0.3㎝ 정도로 밀어 네모나게 만든다. 따뜻한 방바닥에 네모나게 만든 반죽을 한지 위에 놓고 골고루 건조되도록 뒤집어 주는데, 이때 톡 소리가 나면서 부서질 때까지 3일정도 충분히 건조시킨다. 이때는 아이들은 방안에 얼씬도 해서는 안 된다. 망가뜨리기도 할 염려가 있지만, 먼지나 머릿카락이 날린다고 그 방에는 들어가지도 못하게 하였기 때문이다. 이것을 반대기라하고 이 반대기를 밀가루를 완전히 털어내고 식물기름(들기름 혹은 콩기름 사용)에 튀겨
최근 세계 경제지도의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그러나 이는 이미 예정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 보도에 의하면 지난 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교역국이 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1978년 개혁·개방을 실시한 이후 34년 만이다. 철강과 자동차 생산에 있어서도 중국은 세계 최고 자리를 지켰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무역기구(WTO)가 지난 달 21일 발표한 지난해 중국의 교역액은 3조8900억 달러(약 4100조원)로 미국의 3조8700억 달러보다 200억 달러 많았다. 개방 4년째에 접어든 81년 중국의 수입·수출 규모는 미국의 8%에 불과했었다. 중국 경제는 전 세계의 11%를 차지했다. 지난 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8조3000억 달러로 미국(15조6000억 달러)의 절반을 넘었다. 1인당 GDP는 6200달러였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중국 경제 규모가 2000년대 들어 매년 9000억~1조4000억 달러씩 커지고 있어 이 같은 추세라면 이르면 2018년, 늦어도 2020년에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현실 속에서 한국의 경제는 중국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임을 직감하게 된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의
잡초를 없애는 법 한 철학자가 오랫동안 가르쳐 온 제자들을 떠나보내며 마지막 수업을 하기로 했다. 그는 제자들을 데리고 들판으로 나가 빙 둘러앉았다. 철학자는 제자들에게 물었다. “우리가 앉아 있는 이 들판에 잡초가 가득하다. 어떻게 하면 잡초를 모두 없앨 수 있느냐?” 제자들은 학식이 뛰어났지만 한 번도 이런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건성으로 대답했다. “삽으로 땅을 갈아엎으면 됩니다.” “불로 태워 버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뿌리째 뽑아 버리면 됩니다.” 철학자는 제자들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이것은 마지막 수업이다. 모두 집으로 돌아가서 자신이 말한 대로 마음속의 잡초를 없애 보거라. 만약 잡초를 없애지 못했다면, 일 년 뒤에 다시 이 자리에서 만나기로 하자.” 일 년 뒤, 제자들은 무성하게 자란 마음속 잡초 때문에 고민하다 다시 그곳으로 모였다. 그런데 예전에 잡초로 가득했던 들판은 곡식이 가득한 밭으로 바뀌어 있었다. 스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이런 글귀가 적힌 팻말 하나만 꽂혀 있었다. “들판의 잡초를 없애는 방법은 딱 한 가지뿐이다. 바로 그 자리에 곡식을 심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마음속에
시행착오 우려, 교육 인프라 구축 시급 지적 새 정부의 핵심 교육정책을 진단하는 현장 점검 토론회가 2월 7일(목) 오후 2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200여명의 교육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강기수 동아대 교수의 ‘새 정부 핵심 교육정책 진단’이라는 발제를 통해 자유학기제, 온종일 돌봄학교, 공교육정상화촉진특별법의 문제점 및 대안을 모색하는 목적으로 마련됐다. 토론은 김미정 대전 금동초 교사, 구교정 인천 영종중 교사, 나일수 인천 초은고 수석교사, 이영관 경기 율전중 교장, 이지연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 최상덕 한국교육개발원 미래교육연구실장의 지정토론이 있었다. 강기수 교수는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에게 진로를 생각하고, 공부의 목적을 갖게 하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그러나 악용되어 자칫 ‘사교육학기제’로 변질될 우려가 있고, 아직 학교현장의 진로교육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음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영관 교장(경기 율전중)은 “직업 체험장소가 없는 현재의 상태에서 자유학기제 운영은 인프라 구축이 우선이다”며 지자체와 기업, 관공서, 문화센터 등이 동참하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각 학교에 배치된 진로진학상담교사를 활용해
설날이 오면 생각나는 것들 3-- 조청 단지 설날이 돌아오면 주부들이 하는 큰 일 중의 하나가 조청을 곱는 일이다. 설탕이 귀하던 시절에 시골에서는 설날에 조청을 고우면 이것이 일 년 내내 가족들에게 줄 수 있는 단 것의 재료를 만드는 일이 되었다. 혹시라도 단 ㅈ것을 먹을 일이 생기거나 어르신들을 모시고 사는 사람들은 설에 만든 조청을 단지에 모셔두고 일 년 내내 꿀 대신으로 새ㅣ용하곤 하였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이 조청을 곱는 일이 보통 큰 일이 아니었다. 가을에 보리씨를 뿌리고 남겨주었던 보리를 물에 불려서 시루에 담아서 놓아두고 하루에도 몇 번씩 물을 주곤 하면 보리가 싹을 틔우기 시작한다. 이렇게 보리 싹이 나오기 시작하면 2,3일 동안 더 싹을 키워서 싹의 길이가 1~3cm정도가 되면 멍석에 널어서 말린다. 이것을 엿기름이라고 하는 식혜의 원료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잘 말린 엿기름을 맷돌에 갈면 엿기름가루가 되는 것이다. 조청을 만들려면 우선 식혜를 만들어야 한다. 엿기름을 물에 불리도록 충분히 물을 붓고 담가두고 나서 고두밥을 한다. 고두밥은 술을 빚을 때 하는 밥을 일컫는데 보통 먹는 밥보다 더 되고 고슬 하게 짓는다. 엿기름을 담가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