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보석 같은 책이 있다. 바로 이번영 작가의 역사로 남은 조선의 살인과 재판이다. 평소 임상병리사에 관심이 많은 터라 이 책의 발견은 필자에게는 큰 소득이었다. 그 이유로는 임상병리사가 혈액과 체액, 분비물 등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직업으로 범죄현장에서 미량의 혈흔으로도 범인을 찾아내는 활동도 임상병리사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의학이 발달하지 않은 조선시대 나름의 과학적 지식으로 시체를 부검하여 범인을 찾아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먼저 부검(剖檢)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사람이 죽었을 때, 사인을 밝히기 위해 검사하는 것을 말한다. 요즘에는 시체를 해부해 부검을 하지만, 당시에는 죽은 사람의 몸에 칼을 대지 않고도 사인을 잘 가려냈다고 하니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현대의 부검 술식(剖檢術式)은 우선 시신의 상태에 따라 다르고 의사 나름대로의 방법도 있으나, 표준 방식은 흉복부를 양쪽 어깨부터 치골까지 이어서 Y자 형으로 절개하고, 절개부위를 정리한 후 늑연골을 절단하여 흉골을 제거해 내장을 드러낸다. 그 후 장기를 적출하는데, 심장 - 폐 - 간 - 비장 - 위 - 신장 - 췌장 순으로 적출하고, 각 장기의 무게를 잰 뒤 조직을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 아래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초연결·가상현실 등 의 새로운 과학기술이 쏟아지면서 세계는 지금껏 우리가 경험하거나 상상하지 못한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과학의 발전으로 인간이 하던 많은 일을 누군 가 대신할 수 있다면, 과연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무엇을 하고 싶 을까? 과학 교사로서 찾은 뻔한 정답, 학생 참여 수업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에서 정보혁명과 생명공학혁명으로 이어진 변화와 발전 은 유례없는 속도로 현재 진행 중이다. 기술은 그 자체로 방향성이나 목적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유전공학·인공지능·나노기술을 이용해 천국을 건설할 수도 있고, 지옥을 만들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가진 기술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 인가. 이 시대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대한 교육이 아 니라, 앞으로 나아가야 할 과학기술의 ‘방향’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과학과 교육과정에서는 핵심 개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과학에 대한 학문 적 호기심과 흥미를 느끼고, 기초 소양을 함양하며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기른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지만, 입시를 눈앞에 둔 수많은 수험생은 여전히 ‘좋은’ 대학에 가기
“음악수업이요? 보기엔 쉽죠. 노래 부르고, 악기 두드리고, 하지만 막상 해보면 얼마나 어려운지 몰라요. 한때 음악교사가 된 걸 후회할 만큼 힘든 적도 있었어요.” 초등학교 음악교사인 이민아 씨(세종 금남초)는 수년 전 초임 발령을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교대에서 음악을 전공한 탓에 누구보다도 ‘음악수업’만큼은 자신 있었는데, 교실에서 만난 아이들과의 음악수업은 미로에 갇힌 기분이었다. 열심히 가르치면 가르칠수록 아이들은 멀어져 갔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수록 자괴감은 깊어갔다. ‘이게 아닌가?’라는 불안감이 스며들었지만, 마땅히 물어 볼 데도 없었고 용기도 선뜻 나지 않았다. ▲ 세종음악수업탐구공동체 교사들. 왼쪽부터 길다혜, 정서희, 이민아, 오승민, 김혜원 교사 올해 교직생활 4년 차인 정서희 교사(세종 도담초)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대학 시절 꿈꿨던 음악수업은 발령 첫날 여지없이 깨졌다. 수업 전 나눠준 악기엔 관심도 없고, 반주에 맞춰 춤도 춰 봤지만 아이들은 노래조차 잘 따라 부르지 않았다. 정확한 음정과 박자, 피아노 연주까지 못 하는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들 가르치는 것은 대학에서 배운 것과 전혀 달랐다.
교육공무원의 승진 관련된 제도에 대하여는 관련 규정을 잘 숙지하신 선생님들께서도 해석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2018년 4월 1일 자로 승진후보자명부 작성 시 근무성적 평정점의 합산 점수 비중이 조정되어 시행됩니다. 이번 호에서는 교육부에서 2016년 5월 발행한 ‘교육공무원 인사실무’ 등을 참고하고 최신 법령 개정사항을 반영하여 교육공무원의 승진평정에 관련된 점수 산정의 개요와 경력평정에 대하여 안내해드리고 다음 호에서는 세부적으로 근무성적평정, 연수성적평정 등에 대하여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교육공무원 승진 관련 법령 ◦ 법률 : 교육공무원법 제13조, 제14조 ◦ 대통령령 : 교육공무원임용령,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교원 등의 연수에 관한 규정 ◦ 시행규칙, 훈령 : 교원 등의 연수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 교육공무원 인사관리 규정, 연구대회 관리에 관한 훈령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적용대상 ◦ 각급학교의 교감(원감)으로서 동등급학교 교장(원장) 자격증을 받은 자 ◦ 각급학교 교사로서 동등급학교 교감 자격증을 받은 자 ◦ 장학사 또는 교육연구사로서 장학관 또는 교육연구관의 자격기준에 달한 자 ◦ 상위 자격증을 받지 않은 교감․ 교사․ 장학사 및 교
조선시대의 ‘유산가(遊山歌)’처럼 산천경개 구경하기 딱 좋은 시절. 그것이 4월이다! 남녘에 상륙한 현란한 융단은 하루가 다르게 북상한다. 진달래·벚꽃·유채꽃·개나리·튤립 등 온갖 화초들이 폭죽을 쏘듯 각개약진을 한다. 절기로도 5일이 청명(淸明), 20일이 곡우(穀雨)이다. 무지개 핀 하늘에서 종달새가 노래하고 산비둘기가 뽕나무 가지에서 깃을 터는 시기이다. 그런데 영국의 시인 T.S. 엘리엇은 황무지에서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한 줌의 먼지 속에서 공포를 보여주리라’는 시 구절은 무슨 상징일까. 예언처럼 4월은 만우절과 부활절이 겹치면서 아이러니하게 시작한다. 절대 잊지 못할 수많은 4월의 역사 먼저 4월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제주 4·3사건이 발생한 달이다. 중국에서는 천안문 사건이 일어났고, 인혁당 사건의 피고인들이 억울하게 사형을 당한 것도 4월이며, 1919년에는 제암리 학살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타이타닉호가 침몰하였으며,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대지진으로 1,000명 넘게 사망했다. 그리고 우리나라 대한항공이 러시아 영공 근처에서 격추당한 사건이 있다. 러시아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한 것도 4
학교 학예회나 축제를 준비할 때에 많은 교사는 부담감으로 힘들어한다. 특히 행사가 가까워지고 공연 준비 막바지에 이르면 교육과정을 파행적으로 운영하거나, 수업 외의 시간까지 열을 올려 집중한 나머지 교사와 아이들 모두 탈진해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선생님! 저 다시는 공연 안 할래요” 교육 경력 3년 차에 아이들과 연극 작품을 준비하면서 가능한 모든 열정을 다 쏟아 부었다. 공연 2주 전부터는 아침활동시간부터 방과후시간 할 것 없이 활용 가능한 모든 시간에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팔의 각도 하나까지도 세세히 지적해 가면서 목에 핏대를 올려가며 지도한 끝에 장면들이 만족할 만큼 완성되어 갔다. 공연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아이들과 학부모, 동료 교사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그런데 한 아이가 다가와 나에게 벼락같은 말을 던지고는 눈물을 보이며 뒤돌아섰다. “선생님! 저 다시는 공연 안 할래요!” 속에 가지고 있는 끼가 준비 과정에서 밖으로 표현되지 않아 유독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아이였다. 다른 아이들보다 더 애정을 가지고 더 엄하게, 집중적으로 가르쳤 던 아이였다. 배움의 주인이어야 했을 아이에게 들은 초라한 한 줄 평. 마치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 같은 둔탁
루돌프 아른하임(Rudolph Arnheim)은 감각·지각·사고는 절대 분리될 수 없으며 ‘보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시각적 사고와 통합하여 일어나는 인지 활동이라고 했다. 토마스 웨스트(Thomas G. West) 역시 그의 책 글자로만 생각하는 사람, 이미지로 창조하는 사람(In the Mind’s Eye)에서 “글자를 읽으면 지식이 확장되고 이미지를 읽으면 지식이 창조된다”고 주장하면서 글자에 갇혀버린 창조력의 한계를 뛰어넘으라고 우리에게 권한다(이유나, 2015). 지난호에서 강조했듯이 우리 아이들은 ‘이미지의 시대’에 살고 있다. 교사들이 비주얼싱킹이나 웹툰으로 수업방법을 변화시켜야 하는 이유이다. 모든 교육활동이 그렇듯 인스턴트 같은 수업방법과 교육자료 제작은 한계가 있다. 꾸준히 그리고 조금씩 이미지 활용과 그림을 연습하며 자신의 수업에 차츰 적용한다면 분명 가치 있고 효과적인 수업이 될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웹툰을 수업에 활용하는 방법을 살펴보도록 하자. ▶ 웹툰의 수업 활용 방법 웹툰을 수업에 활용하는 방법은 다음 세 가지 정도가 있다. 활용 ❶ _ 학습지 등에 넣어 수업 활동자료로 활용 첫 번째 방법은 웹툰을 학습지 형태로 제작하여 수업자
김유정의 단편 ‘동백꽃’을 읽다 보면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노란 동백꽃’이 나오는 것이다. 거지반 집에 다 내려와서 나는 호드기 소리를 듣고 발이 딱 멈추었다. 산기슭에 널려 있는 굵은 바윗돌 틈에 노란 동백꽃이 소보록하니 깔리었다. 그 틈에 끼어 앉아서 점순이가 청승맞게시리 호드기를 불고 있는 것이다. 그보다도 더 놀란 것은 고 앞에서 또 푸드득 푸드득 하고 들리는 닭의 횃소리다. 필연코 요년이 나의 약을 올리느라고 또 닭을 집어내다가 내가 내려올 길목에다 쌈을 시켜 놓고…. 그리고 뭣에 떠다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 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첫 번째는 남자 주인공이 산에서 나무를 해 내려오는데 점순이가 호드기(버들피리) 를 불면서 닭쌈을 붙이는 것을 목격하는 장면이고, 두 번째는 마지막 부분으로 점순 이가 남자 주인공을 떠밀어 동백꽃 속으로 쓰러지는 장면이다. 동백꽃은 붉은색이 대 부분이고 어쩌다 흰색이 있는 정도다. 그런데 김유정은 왜 노란 동백꽃이라고 했을까. 김
통상적으로 우리에게 교육이란 ‘많은 지식을 머리에 채워서 평가 점수를 잘 받는 것’이라고만 생각해왔다. 하지만 핀란드와 독일 교육은 달랐다. 일단 교육의 주체가 타인이 아니라 ‘자신’이었고,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심이었다. 즉, 교육이란 학생 스스로 좋아하는 것, 행복한 순간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성찰의 예는 과학의 역사에서도 잘 찾아볼 수 있다. 창조적 파괴, 과학의 영역을 무한대로 넓히다 16세 소년 아인슈타인은 ‘우리가 빛을 같은 속도로 따라가면 빛은 어떻게 보일까? 당연히 빛도 정지하여 보일까?’라는 의문을 품었다. 그러나 뉴턴 역학으로는 가능한 ‘멈춤 빛’은 진동하지 않는 전자기파를 의미하기 때문에, 명백하게 전자기학(電磁氣學)과는 충돌한다. 그는 평범한 일상생활이 아닌 극한 상황까 지 설정하여 두 이론 간의 대칭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한 것이다. 1905년, 26세가 된 아인슈타인은 수많은 실패와 고뇌 속에서 소년 시절에 품었던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게 된다. ‘관측자의 운동과는 관계없이 모든 관찰자 에게 빛의 속도가 일정하게 관찰된다’는 대담한 가정이다. 관찰자의 운동과 관계없이 일정한 값으로 빛의 속도가
1. 들어가는 말 다문화가정 자녀가 성장 과정에서 부적응 상태가 누적되면 정체성 혼란은 물론 대인관계 형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소외계층으로 전락하여 많은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2005년 프랑스에서 발생한 이민자 폭동처럼 이민 2세는 이민 1세와는 달리 태어나면서 국적을 취득하기 때문에 차별에 대한 분노를 참지 못하고 폭발하기 쉽다. 다문화교육은 차별 없는 세상에서 청소년들이 자신의 진로를 찾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미국에서의 다문화교육은 다양한 사회계층·인종·민족·성 배경을 지닌 모든 학생이 평등한 교육 기회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과 교육제도를 개선하는 교육개혁운동(Banks, 모경환 외, 2008)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다문화교육은 다문화가정 학생을 위한 교육, 혹은 다문화가정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으로 이해되고 있으며(구정화 외, 2010), 외국 문화의 다양성을 가르치는 국제이해교육에 가깝다. 또한 한국어교육은 동화주의적 교육에 가까워 다문화교육이라고 보기 어렵다. 결국 우리나라 다문화교육은 지난 10년간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개념상 혼동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철학의 부재·동화주의적 성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