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장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졌다. 지금까지도 사회 곳곳에서는 장애인 지원을 위한 많은 노력이 있었다. 필자는 얼마 전까지 광주교대에서 장애학생지원센터를 맡아 운영했다. 장애학생지원센터는 2007년 제정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 명시된 법정기구다. 광주교대 장애학생지원센터는 2020년 장애대학생 교육복지지원 실태평가 우수대학과 2021년 장애대학생을 위한 원격수업 수강 지원 사업에 선정돼 장애학생의 교육지원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강화되는 지원 정책 장애 학생 지원 정책에는 앞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이후 장애 학생의 교육권 보장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교육기관은 무엇보다 모든 법규를 잘 숙지하고 준수해야 한다. 정보접근·편의시설 제공, 교내 외 활동 참여 제한 및 배제, 차별 및 모욕 금지, 개인정보 보호 등을 위반할 경우 형벌은 물론, 입학생 정원 감축 등의 제재와 국가인권위원회 권고, 법무부 장관의 시정명령 등을 받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장애학생의 개인정보가 당사자를 제외한 교원이나 다른 학생들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실습, 상담, 평가 시 주의해야 한다.…
2022-08-20 08:02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1.1명으로 3년 연속 세계 꼴찌를 기록했다. 저출생·고령화 현상이 지속되면서 우리나라의 0~14세 인구 구성 비율이 12%로 세계평균(2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65세 인구 비율은 17%로 세계 평균(10%)보다 높다. 문제는 출산이 아니라 보육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내놓은 많은 처방에도 출산율이 높아지지 않는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어느 하나 시원하게 답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원인 파악이 제대로 안 되니 처방이 제각각일 수밖에 없고, 안타까운 시간만 흘러 우리나라는 결국 세계 최저의 합계출산율을 기록했다. 얼마 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갈 일이 있었다. 병원 정문에서 멀지 않은 곳에 ○○대학교○○병원 어린이집이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대학병원 어린이집의 존재는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젊은 여교사들의 비율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육아시간의 활용도가 높은 편이고, 육아휴직 중이거나 앞둔 경우도 있다. 이 여교사들은 저출산의 원인은 보육 문제라는 데 대부분이 공감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나름의 진단을 통해 출산 인센티브와 다양한 복지혜택 등을…
2022-08-19 13:02학교전담경찰관(이하 spo)이 매일 아침 출근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간밤에 일어난 학교폭력 사건들을 챙기는 것이다 최근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A, B 두 중학교 학생들 사이에 일어난 학교폭력 사건이다. A중학교 2학년 ‘기훈이(가명)’는 아파트 복도에 몰려온 16명의 아이들(B중학교)이 현관문을 발로 차며 위협하는 소리에 공포감을 느꼈다. 기훈이는 직접 경찰에 신고할 용기를 내지 못하고 다급히 친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이를 알렸고 친구가 대신 112로 신고했다. 출동 경찰이 작성한 신고 처리표의 사건 개요란에는 “친구 집 앞에 10명 이상이 찾아와 벨을 계속 누른다. 친구를 대신해 신고한다”라고 간단히 적혀 있었다. 먼저 기훈이 학교의 학교폭력 담당 선생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업 중이라 받지 않아 문자로 자초지종을 보내 놓고 학생부장 교사에게 전화를 건다. 역시 받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교감 선생님에게 전화하니 받으셨다. 신고 내용에 대해 알리고 학생과 면담이 가능한지 학부모와 학생에게 의사를 물어달라고 요청한다. 수업으로 바쁜 담당 선생님들을 대신해 교감 선생님께서 면담 준비를 하는 동안 나는 제복을 챙겨 들고 학교로 출발했다. 기훈이를 기
2022-08-18 11:12안나 도스토옙스카야 지음|엑스북스 펴냄 교사는 두 번 태어난다. 처음 발령을 받고 교사가 되었을 때 처음 태어나고 자식이 생기면 두 번째 태어난다. 자식을 키우다 보면 부모 뜻대로 성장하지 않는 것을 실감하고 엄격하기만 했던 학생에 대한 지도 기준이 누그러뜨려지기 마련이다. 내 딸아이는 비교적 순탄하고 자랐고 입시도 무난하게 치렀고 본인이 원하는 공부를 하고 있다. 그런데도 나는 딸아이와 의견 충돌이 많았고 심지어는 버릇이 없으며 제멋대로 행동한다고 느꼈던 적도 간혹 있었다. 오죽했으면 다른 집은 어떻게 자식을 훈육하는지 궁금한 나머지 홈스쿨링을 성공적으로 한 부모를 인터뷰하는 책을 내려는 생각도 했었다. 사람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자기 생각에 대한 확증편향을 갖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본인의 기준과 가치관으로 자식을 바라보기 마련이다. 그럴수록 자식의 행동이 눈에 거슬리고 성에 안 차서 화가 나고 자괴감에 빠져들 수 있다. 우리 부부는 자식이 하는 일에 비교적 간섭하지 않고 공부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대학 진학을 할 때만은 딸아이에게 교육대학에 지원하도록 권했다. 그러나 딸아이는 우리들의 제안을 거절하고 본인이 원하는 전공을 쫓아
2022-08-18 11:06초등학교 3학년, 나는 항상 나머지 공부를 하는 열등생이었다. 읽기도 셈도 잘 안 되었던 나는 늘 선생님에겐 무거운 과제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잘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이 그늘 속에 그저 그림자처럼 웅크리고 있는 아이. 괜히 주눅 들고 위축되어 남의 눈치만 살피면서 무언갈 끄적이다 보면 일과가 끝나 있었다. 그렇다고 예체능에 소질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소심하고 조용했던 나는 친구를 사귀는 데에도 재능이 없어서 늘 조용히 주변부에 머물렀다. "다음은 지민이가 읽어 보자." 국어 시간, 선생님이 조용히 나를 지명하셨다. 그래도 내가 아무런 반응이 없자. 다시 내 이름을 지그시 부르셨다. 읽기에 서툴던 나는 떨리고 긴장된 마음에 주춤할 뿐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그때였다. 선생님이 성큼 다가오셨다. 나는 이제야말로 불호령이 떨어지려나 보다, 흠칫 놀라며 벼락이 떨어지기만을 참담한 기분으로 기다릴 뿐이었다. "그럼 같이 읽자. 네가 한 자 읽으면 내가 한 자 따라 읽으마. 해 볼까?" 그러고도 한참 입을 떼지 않았던 나. 시간은 덧없이 흘렀다. 여러 번의 망설임과 숱한 주저함을 선생님은 참 끈질기게 기다려주셨다. 결코 채근하거나 다그치지 않고…
2022-08-16 10:27지난 8일, 박순애 교육부장관이 취임 35일만에 사퇴했다. 취임 전부터 음주운전 경력 등의 논란에 흔들린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을 위한 소위 ‘한 방 카드’가 자충수가 됐다. 만 5세 취학연령 하향이 그것이다. 교육거버넌스의 총체적 부실이 주된 원인이다. 교육 비전문가 일변도로 주도되고 있는 교육거버넌스 구조를 바로잡지 않고서는 제2, 제3의 취학 연량 하향 같은 메가톤급 이슈에 대한민국이 흔들리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비전문가 외부 수혈의 한계 돌이켜 보면, 새 정부 초기 인수위 시절부터 ‘교육’은 ‘과학’과 ‘기술’보다 후순위에 놓인 과학기술교육분과위에서 명맥만 유지했다. 그 가운데 논의된 정책마저도 교육부 폐지, 대학 관련 업무의 과학기술부 이관 등 교육을 등한시하는 것들이었다. 강물에 빠질 뻔한 교육부를 겨우 건져내긴 했지만, 김인철 교육부총리 후보자의 자진 낙마로 휘청했다. 이어, 국회 청문회를 생략한 채 박순애 부총리 임명을 강행했지만, 두 번의 ‘실격 처리’는 결국 정권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하는 악수가 됐다. 더욱이 교육부 차관과 차관보 역시 교육 관료가 아닌 국무총리실과 기획재정부에서 수혈해 온 외부인사다. 지난 노무현·이명박 정부에서 만
2022-08-15 09:48우리는 자유와 권리, 성과를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타인을 경쟁의 대상으로 여기며 개인 발전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개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다. 그 과정에서는 다른 사람의 이익이나 복지보다는 오로지 자신의 이해관계만 우선하는 태도를 보인다. 능력주의 강조…유대감 시들 개인의 능력을 강조하며 타인과의 경쟁을 중시하면 상호 협조와 유대관계에는 무심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만성적으로 외로움에 젖어 있으면서도 이웃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경우는 별로 없고, 주변의 관여를 오히려 부담스러워하면서 혼자서 자유롭게 지내려고 한다. 그러나 혼자 살기 편한 생활구조와 1인 가구의 증가는 외로움을 유발하는 경향을 보인다. 2020년 한 기관 조사에 의하면 성인의 60%가 외로움을 느끼며, 특히 20~30대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의 외로움은 우리의 사회성을 차단하고 사회적 접촉을 점점 주저하게 만든다. 10여 년 전에 수행된 미국 브리검 영 대학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개인주의로 인한 지나친 외로움은 조기 사망률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우리는 사생활 보호를 중시하며 철저히 구획화된 아파트에서 생활하면서 이웃에 누가 사는지 알지 못하고 알려고 하지 않는다.…
2022-08-15 08:47초등학교 ‘만5세 입학’ 정책이 많은 학부모와 학생, 교원단체 등 국민적 반대에 부딪혀 사실상 철회되는 분위기다. 이 시점에서 단순히 취학 연령을 낮추는 게 아닌 다른 방식의 접근은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한국, 일본, 호주를 제외한 거의 전 세계가 가을학기제다. 국외 유학을 가려 하는 한국 학생들이 선호하는 북미와 유럽은 거의 가을학기제다. 동남아시아 영어권 국가인 필리핀과 싱가포르도 마찬가지다. 세계 흐름과 엇박자 이 때문에 우리 학생들은 해외 학교 편입, 국내 복학 과정에서 학기가 맞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다. 글로벌 시대임에도 한국 학생들은 1년 유급을 감수하면서 외국으로 유학가는 현실이다. 외국 학생들이 한국으로 유학을 올 때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다. 학기제를 변경하면 유급하지 않고도 자기 나이에 맞는 학년·학기에 편입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1~12월에 태어난 학생이 2025년 3월 2일에 초등학교 1학년이 된다. 미국의 경우에 주별로 입학 연령에 약간 차이가 있지만, 1월부터 12월까지의 만 5세를 1학년으로 입학시키는 게 아니라 8월~9월 이전 출생자를 가을에 입학시킨다. 한국도 이제 가을학기제로 변경하는 안을 고민해 볼…
2022-08-13 15:44교육부가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취학연령을 만6세에서 만5세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아동의 발달이 빨라졌고,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대응해 입직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논리지만 사회적 반발이 거세다. 교총을 비롯한 교육계는 즉각 정책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고, 시민단체와 학부모들은 피켓을 들고 거리에 나섰다. 교육이 실종된 교육개혁 이번 초등 취학연령 하향을 둘러싼 논란을 보면 교육정책은 국가백년대계라는 말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로 촉발된 논란은 불과 나흘만에 무수한 수정과 번복, 대통령실과 장관, 차관의 엇박자 발언으로 심각한 정책 불신만 남겼다. 이는 유아교육이 초등교육과 매우 다른 형태로 운영되는 특성을 정확히 알지 못해 발생한 실책으로 평가된다. 만5세 누리과정은 유아들의 발달 단계를 고려해 놀이 중심으로 운영된다.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을 명확히 나누지 않고, 교실 환경도 정형화하지 않는다. 이는 ‘교과교육’과 ‘창의적체험활동’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학습과 쉬는 시간을 명확히 구분하며, 정해진 자리에 앉아 공부하는 초등 교육과정과는 분명히 다른 지점이다. 이처럼 누리과정과 초등 교육과정은 아동 발달 단계에
2022-08-08 08:55유엔 인구기금(UNFPA)의 ‘2022년 세계 인구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1명으로 조사 대상 198국 중 최하위다. 저출산은 학령인구 감소로 이어져 폐교가 속출하고 기존 학교도 소규모 학교로 전락해 정상적인 학교 기능에 여러 문제가 생긴다. 인구감소에 대한 대응 시급 경기도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7월 기준 경기도 내 인구소멸 위험지역은 가평, 연천, 양평, 여주, 포천으로 관내 93개의 폐교가 있다. 이뿐 아니라 지역 내 초·중·고 192개교 중 학생 수 60명 이하 소규모 학교가 58개교(30.2%)에 이른다. 인구 감소에 따른 폐교 활용과 소규모 학교 통폐합은 임태희 교육감의 공약으로 거시적인 안목의 학교 재구조화 사업이다. 폐교와 소규모 학교를 매각한 재원으로 교육청, 지자체, LH공사 등이 거버넌스를 구축해 교육·문화·복지·주거 복합시설을 조성하고, 소규모 학교를 재구조화해 지자체로의 인구 유입을 유도함으로써 지역 상생을 도모한다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우선 거점형, 통합형 등 지역 여건과 특수성을 고려한 유연한 학교 체제를 선택케 한다. 예를 들면 초·중학교 통합, 자유학구제를 도입해 자유롭게 전·입학할 수…
2022-08-07 0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