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허리 펴고 바르게 앉아라"하시며 유독 바른 자세를 강조하는 선생님이 계셨다. 수업 시작 전, 그리고 수업 중에도 몇 번이고 고쳐 앉기를 주문하셨다. 우리는 귀찮기도 하고 잔소리 같아 그저 하는 척만 하며 흘려들었다. 세월 지나 이해되는 은사님 말씀 그런데 세월이 지나 교단에 서니 은사님의 그 시절 그 말씀이 이해됐다. 자세가 바뀌면 마음가짐도 달라진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이제는 내가 똑같은 주문을 아이들에게 한다. "얘들아 자세 바르게 앉아볼까"하고 말이다. 몸자세와 마음 자세는 밀접히 연결돼있다. 그래서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만으로도 마음가짐이 바뀐다. 가슴을 펴고 허리를 세우면 정신이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다. 자신감과 집중력을 높이고 긍정적 에너지를 뿜어낼 채비를 하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바른 자세를 가져야 하는 이유는 이미 여러 실험으로 증명됐다. 바른 자세의 힘을 연구하던 미국 조지 메이슨 대학(George Mason University) 심리학과 존 리스킨드(John Riskind) 교수는 1980년 하나의 실험을 설계한다. 한 무리의 피실험자들에게는 등을 구부리고 고개를 아래로 향하게 했다. 그리고…
2022-01-09 09:00극단적 선택을 결심한 아이들은 어떠한 생각을 했을까? 메스컴에서 전해오는 비보는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2020년 통계청 통계에 따르면 10세에서 19세 사이 청소년들의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다. 자살이 청소년 사망원인 1위로 자리 잡은 것은 이미 꽤 오래전 일이다. 매해 수백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청소년 자살은 무시할 수 없는 중대한 사회 문제다. 반드시 이해해야 할 ‘충동성’ 청소년 자살의 원인과 특징은 성인 자살과 다르다. 청소년 자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 시기의 충동성을 이해해야 한다. 청소년의 감정 상태는 롤러코스터 같다. 좋아하는 연예인 이야기에 최고의 행복을 느끼다가도, 부모님의 싸움 소리에 최악의 불행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불안정한 감정 속에서 극히 충동적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다. ‘청소년 자살 원인 탐색 및 예방 대책 연구’에서 관련 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면접조사한 결과, 이런 충동성 때문에 전혀 징후가 없던 아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굉장히 복합적인 스트레스 요인이 작용할 때가 많다. 연구 결과 학업 스트레스나 삶의 만족도 등 개인적인 요
2022-01-08 09:0036학급 이상 초·중·고교에 2명 이상의 보건교사를 배치하는 내용의 ‘학교보건법 시행령 개정안’ 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12월 9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가슴 벅찬 변화에 예전에 근무하던 학교풍경이 떠올랐다. 학생 수가 2300명이 넘는 큰 학교였는데 쉬는 시간이면 학생들이 복도를 가득 채워 벽 한쪽으로 비켜 지나가야 할 정도였다. 하루 보건실 방문자는 보통 100여 명, 많을 때는 150명이 넘었다. 학생이 많은 만큼 사고 유형이 다양하고 긴급한 상황도 많았다. 긴장과 스트레스가 계속돼 급기야 응급실 신세를 진 적도 있었다. 환자가 환자 돌보는 학교 지금도 과대 학교에 근무하는 보건교사들은 병을 얻는 경우가 많다. 보건교사가 병가를 내거나 휴직하면 신규교사나 기간제 교사들이 대신해야 하는데, 기간제 교사 지원도 적어 학교보건에 큰 공백이 생기곤 한다. 보건교사는 보건교육과 학생건강관리를 담당하는 학교보건의 핵심 인력이다. 그러나 학교에 한 명밖에 없어 대체가 어렵다. 그렇다 보니 과거 신종플루 유행 시에는 아픈 몸을 이끌고 어쩔 수 없이 출근해 창문을 사이에 두고 환자 관리를 한 보건교사도 있었다. 현 코로나19 상황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학교
2022-01-01 07:46올해부터 전문대학에서 기술석사학위 과정을 운영한다. 교육부는 지난해 9월 ‘2022학년도 전문대학 기술석사과정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지난달 27일에는 ‘2022학년도 전문대학 기술석사과정’ 마이스터대 시범운영 8개교의 13개 과정을 최종 인가했다. 이에 전문대학 기술석사 과정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고숙련 전문가로 성장 기회 마련 일을 하다 보면 누구나 자기 분야를 더 깊게 공부하고픈 열의를 가질 수 있다. 이에 대한 길을 열어주고자 마련된 제도가 '전문기술석사과정'이다. 이 과정에는 학사 학위를 소지한 사람(또는 법령에 따라 이와 같은 수준 이상의 학력이 있다고 인정된 자)이면서 관련 분야 재직 경력 3년 이상인 사람이 입학할 수 있다. 논문 외에도 특허출원이나 산업체와의 연구과제(프로젝트) 결과물 등을 제출하면 전문기술석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한마디로 일반대학에 없는 전공을 배운 학생이 전문대학에서 석사 학위까지 취득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전문 기술과 기능을 보유한 전문직업인이 직업교육을 통해 고숙련 전문가로 성장할 기회가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전문기술석사과정 초기 진행 단계에서는 교수진 확보와 학생 모집 등에 어려움이 있으리
2021-12-31 08:43혹시 일어나지도 않은 사건에 대해 불안해하고 걱정한 적은 없는가? 꼭두새벽에 깨어나서 걱정과 불안으로 괴로워한 적은 없는가? 금세 잠이 달아나고 온갖 근심에 심란해서 다시 잠들지 못한 적은 없는가?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밤을 지새운 이유를 물으면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고 대답한다. 직장, 사업, 시험, 결혼, 자녀, 부모님 건강 등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생각을 결코 떨칠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아주 많은 사람이 불안에 사로잡혀서 파국을 예상한다. 현재 겪고 있는 역경에 몰두하고, 비극적인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는 것을 상상한다. ‘만약에~’란 가정법을 자주 쓰는 사람들도 많다. 이들은 역경이 닥쳤을 때 이를 극복하려 하지 않고 더 크게 부풀리고 더 불행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상상하며 걱정한다. 긍정적 상상이라면 삶의 활력이 될 수 있지만, 미래에 대한 부정적 상상이라면 불안과 두려움, 슬픔과 우울, 분노, 죄책감 등이 뒤따르며, 회복력을 저하시킨다. 한 여성은 십 대 아들과 끝없는 말다툼으로 고통스러워하며 악화된 모자 관계가 초래할 수 있는 끔찍한 모든 일에 골몰했다. “이렇게 매일 싸우니까 제 아들은 집을 나갈 거예요
2021-12-29 10:54에듀테크는 에듀케이션 테크놀로지(Education Technology)의 줄임 말로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교육공학’으로 번역해 사용해왔다. 전통적인 수업 방식에 실용적인 기술과 경험을 추가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쉬울 것이다. 우리가 에듀테크에 주목하는 것은 그것이 가져올 미래 교실의 변화 때문이다. 미래의 교육 환경이나 방식에 대한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곧 미래 교육산업에 대한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최근 에듀테크 시장은 세계적으로 해마다 연 10% 이상의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은 회계, 입시, 성적처리뿐 아니라 개별화 지도와 평가, 상담 등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물론 이런 기대만큼 일자리 변화에 대한 걱정도 크다. 매년 10% 성장하는 교육산업 사실 인공지능은 교육뿐 아니라 우리 생활 전 영역에 스며들고 있다. 언제부터 우리가 평면 TV를 보았는지 기억 못 하는 것처럼, 머지않아 학교와 가정에서 AI가 보조하는 교육 기자재와 플랫폼 그리고 가전기기를 사용할 것이다. 살펴봐야 할 것은 AI 기반의 에듀테크가 학교에서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될 수 있을지 여부다. 최근 카이스트에서 개최한 ‘인공지능과 미
2021-12-19 07:49차기 대선을 앞두고 영유아 교육·보육 단체와 학계의 유아교육·보육 통합 논의가 활발하다. 현재 유치원은 교육법에 따라 교육부가 관할한다. 이와 달리 1991년부터 설립되기 시작한 어린이집은 영유아보육법에 의해 보건복지부가 관장한다. 1997년 유아교육개혁특별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하기 위한 준비를 했으나 부처 간 입장 차로 무산됐다, 이후에도 정부가 바뀔 때마다 유보통합이 거론됐지만 지금까지 20년 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아동권리·교육 중심으로 논의해야 유치원과 어린이집 통합에 관한 논의는 아동 권리 보장과 교육을 중심으로 진행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성인 중심의 정책이나 사회문제 그리고 교육과정, 교사 자격 등 협소한 문제로 접근해 포괄적인 가치와 기능을 간과하는 경우가 잦다. 지금도 포럼이나 토론회에서 유보통합을 반대하는 단체가 있다. 그 이유는 주로 교원 자격 등 협소한 문제인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국민은 누구나 평등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 따라서 영유아 교육도 교육부 유아학교로 통합해 돌봄과 함께 실행해야 한다. 영유아는 미래의 중요한 인적 자원으로서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다. 학부모 입장에서도 유아교육과 보육
2021-12-18 07:47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청소년 강력범죄의 죄질이 심각하다. 알다시피 청소년이 살인, 유괴, 폭력, 성범죄 등 중대한 범죄를 저질러도 만 14세 미만일 때는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소년원으로 이송돼 보호처분을 받으면 아무런 전과기록도 남지 않는다. 최근 5년간 소년부 송치 4만 명 육박 경찰청의 ‘최근 5년간 촉법소년 소년부 송치현황’에 따르면 2016년 6576명, 2017년 7533명, 2018년 7364명, 2019년 8615명, 2020년 9606명으로 5년간 약 4만 명의 촉법소년이 소년부에 송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재범률이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보호관찰 중인 소년범의 재범률은 지난해 13.5%로 같은 기간 성인 재범률(5.0%)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이런 이유로 촉법소년 나이를 낮추자는 의견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외국의 형사처벌 면제 나이는 우리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영국·호주·홍콩·스위스 등은 만 10세 미만, 미국은 주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만 6∼12세 미만, 캐나다·네덜란드·이스라엘 등은 만 12세 미만만 형사처벌 면제 대상이고, 싱가포르는 7세로 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다른 나
2021-12-12 09:50코로나19가 일상을 포함한 많은 것들을 변화시켰다는 데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학교도 예외는 아니다. 가장 혼란스러웠던 것은 단연 비대면 수업이다. 갑작스럽긴 했지만, 작은 수업 방식 변화에도 학생과 학부모, 교사까지 모두 갈피를 잡지 못했다. 미래를 대비 못 한 아쉬움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교육 방법인 블랜디드 러닝은 이미 10년 전인 2000년도 후반에 미국에서 등장했다. 그럼에도 필자는 온라인 수업이 낯설고 부담스러웠다. 결과론이지만 우리가 다가올 미래에 대비해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교육을 운영했다면 코로나19 초기의 혼란을 줄이고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 제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운 생각이 든다. 이미 강조되고 있듯이 학습자 중심의 교육 즉, 피교육자 중심의 교육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의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Z세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가 옅다. Z세대의 이런 특성은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교육의 필요성에 힘을 더한다. 그들의 문화와 눈높이에 부합하는 것은 교육 효율성과 효과성 극대화에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앞으로 5년, 10년 더 나아가 20년 후를 대비해야 한다. 새로운 교육 방법과 교육과정 운영
2021-12-11 09:48“5학년 아이에게 맞았어요. 얼굴을 때리고 도망가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채소연(가명) 선생님이 5학년 아이에게 맞았어요. 수학 시간에 문제를 풀라고 했는데, 학습지를 찢었대요. 그래서 다시 학습지를 줬더니 욕을 하면서 얼굴을 때리고 도망을 갔다고 해요. 맞은 것도 아픈데 ‘씨 XX, 싸이코 XXX’ 욕까지 하면서 말이지요. 이런 일을 겪어본 적이 없는 분들은 ‘설마, 선생님을 때리는 초등학생 아이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요즘 학교를 보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은 아니에요. 요즘 학생 중에는 덩치가 큰 아이들이 많아요.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여자 선생님의 경우에는 덩치 큰 아이와 힘으로는 대적하기 어려운 일도 있지요. 그래서 제대로 판단하기 어려운 아이이거나, 마음속에 분노가 많은 아이의 경우에는 선생님에게 물리적인 힘을 쓰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런 일 때문에 종종 교실에 가서 아이를 말리는 일도 있어요. 그럴 때는 남자 선생님이라고 해도 아이가 때리면 맞을 수밖에 없어요. 힘으로 잘못 제압하려다가 아동 학대 신고를 받는 것보다는 그냥 한 대 맞아주는 것이 편한 길일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손을 잡고 말리다 보면 입
2021-12-09 1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