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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학교 경영과 ‘리더십 아카데미’

경기도교육청의 ‘학교장 양성 아카데미’ 계획이 철회됐다. 학교장 양성 아카데미는 지난해 도교육청이 교육경력 20년 이상의 교사에 400시간 연수인 아카데미 과정을 이수하면 공모교장 지원 자격을 부여하겠다는 계획이 골자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10월 교원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공청회를 여는 등 새로운 인사제도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일선의 거센 반발은 당연한 결과


이로 인해 당시 학교 현장에서 거센 반발이 일어났다. 일선 학교 현장의 교장, 교감은 물론 다양한 경력을 가진 승진 직전의 부장교사들을 중심으로 현행 승진 체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아주 편향된 나쁜 정책이라는 비판과 함께 강력한 서명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결국 도교육청은 얼마 전 공모교장 자격을 부여하는 안을 배제한 ‘2019년 미래교육 교원 리더십 아카데미’라는 새로운 계획을 내놓았다. 이는 공모교장 자격 부여 대신 교육경력 20년 이상의 교사와 교감의 리더십 함양에 초점을 맞추고 이 아카데미의 운영 시수를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10월부터 교사와 교감 35명씩 선발해 시범운영에 나서겠다고 한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기존 계획의 변질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학교장에게는 학교경영을 위한 특별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국·공립학교 교원은 국가공무원으로서 경력직 공무원에 속한다. 이중에서 교원은 법관, 검사, 경찰, 군인 등과 같이 특정직 공무원에 속한다. 학교장을 일정한 연수과정을 거친 뒤에 임용하겠다는 발상은 위의 특정직 공무원들에게 일정한 연수를 시켜서 법원장, 검사장, 경찰서장, 사단장 자리에 앉히겠다는 발상과 다르지 않다.


학교 현장에 있는 많은 교원들이 이런 납득할 수 없는 발상에 반발하였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는 학교현장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데서 기인한 것이다. 특수성을 갖고 있는 현장 교원들의 정서를 이해하고 배려해 주어야 교단이 안정될 수 있다. 앞으로 학교나 교원 관련 정책을 시행함에 있어 학교 현장 밀착형 정서에 근거하여 올바르게 착근될 수 있는 정책들이 시행되어야 한다. 


학교장에게는 수십 년의 교사 및 부장교사 경력과 다년간의 교감 경력이 필요하다. 현행 인사제도는 수십 년간 축적되고 보완 개정되어온 객관성과 투명성을 가진 가장 합리적인 제도다. 이런 필요조건의 경력들이 밑받침되기에 학교장에 대한 정서적·전문적인 권위가 확보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학교에서 학교장 역할을 수행하기 매우 어렵다는 것은 학교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면 모두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교육의 질이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듯이 학교경영의 수준은 학교장의 질을 결코 넘어설 수 없다. 학교에서 학교장만큼 학교와 교육 발전을 위해 고심하는 사람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현장 특수성 감안한 정책 나와야


교육당국은 더 이상 학교장들의 권위와 위상을 흔들고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 작금에 학교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불미스런 일들은 학교의 자율적 학교경영과 책임경영 체제가 확립되지 못한 데서 온 결과들이다. 다만, 학교장에게 잘못이 있을 경우 엄중하게 그에 대한 책임을 물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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