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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이들 학습 돕고 나라도 알리니 기쁨 두배”

송윤정 피지 파견 수학교사

인천 원당중 재직하다 교총 주도로 대폭 확대된 ‘개도국 파견’ 선발
올 1월부터 가스펠고교서 교육봉사…존경심 보이는 학생들이 ‘힘’
“교육한류 전파에 보람…돌아가 우리 아이들에게 더 큰 세상 알릴 것”

"이역만리 대한민국에서 온 수학선생님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아이들이 호기심을 갖고 학습에 흥미를 가져주니 열정이 샘솟네요. 우리나라 문화를 알리는 기쁨에 더욱 보람됩니다."
 
지난해 한국교총 주도로 대폭 확대된 개발도상국 파견교사에 선발, 올해 1월 신학기부터 피지 현지에 투입된 송윤정(34) 수학교사의 말이다. 
 
그는 지난해 국제교육연수원에서 4주간 봉사하는 자세, 현지 문화, 간단한 현지 언어 등 교육을 받은 뒤 올해 1월 신학기부터 피지 수도 수바에 위치한 공립학교 ‘가스펠 하이스쿨(Gospel highschool)에 파견돼 9·10·12학년을 가르치고 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중3·고1·고3에 해당된다.
 
피지는 학기체제가 우리나라와 달라 연 3학기 운영에 신학기는 1월 중순에 시작된다. 이 때문에 그는 지난해 12월 겨울방학을 앞두고 짐을 싸야 했다. 조금의 쉴 틈도 없이 곧바로 교육에 들어가야 했고,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만큼 수업도 새롭게 준비하는 등 바쁜 시간을 보냈다. 교사가 부족하다보니 한 학급에서 50명 내외의 많은 학생들을 상대해야 했다.
 
사랑하는 가족과 떨어진 채 설 명절을 맞고, 우리나라 음식이 그리워 힘들지만 날마다 새롭게 만나는 값진 경험으로 여겨 하루하루가 알차고 뿌듯하다.
 
송 교사는 "겨울방학 연수 대신 곧바로 실전과 적응을 동시에 해야 하니 더욱 바쁜 느낌이었다"며 "한편으로는 새로움에 대한 설렘이 더 컸고 하루빨리 적응해야겠다는 생각에 아쉬워할 틈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우리나라와 판이하게 다른 한교운영 체제에 처음에는 적응이 쉽지 않았다. 
 
학기가 시작된 뒤에도 선생님이 교체되는 일이 생기고 시간표와 담당 학급도 계속 바뀌었다. 교과서조차 제공되지 않고 빌려주면 반납하는 식이다 보니 다양한 수업교구와 시설 구비를 바라는 건 언감생심이었다. 하지만 송 교사는 재촉하지 않고 여유를 중시하는 그들의 문화에 점차 적응하고 존중하게 됐다.
 
그는 "우리나라 같았으면 어이없을 만한 상황이 종종 생기는데 피지에서는 ‘그럴 수도 있는 일, 문제없는 일’ 이라고 웃어넘기는 문화"라면서 "‘만루무 만다’(천천히 서두르지 말라)라는 의미의 현지어가 이해될 즈음이면 피지가 좋아질 것이라는 현지 교포의 조언에 금방 공감했다"고 말했다.
 
그래도 송 교사가 가장 힘을 낼 수 있었던 건 무엇보다 자신들에게 소중한 가르침을 주기 위해 멀리서 온 선생님에게 존경과 함께 관심을 보여준 학생들 덕분이다. 한국어 인사말 등 간단한 표현을 알려주면 무척 좋아하고, 본인의 이름을 한국어로 써달라는 요청도 매일같이 밀려든다. 
 
그러나 수학을 너무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건 큰 고민이다. 기초 연산도 제대로 되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기본 원리를 설명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럴수록 송 교사는 수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와 어느 분야에 응용되는지 등 흥미를 유발하면서 기초 다지기를 위한 수업에 노력하고 있다. 
 
송 교사는 "아이들에게는 내 존재 자체가 신기한 일"이라면서 "틈틈이 한국말, 한국문화를 알려주면 매우 신기해하고 좋아해줘 수업 참여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교육한류’ 전파에 힘쓰는 지금은 물론, 이 경험을 토대로 나중에 우리 아이들에게 더 큰 세상을 알려줄 수 있다는 자부심은 큰 자산이 될 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는 "열정은 가득하지만 서툴렀던 경력을 지나, 노하우를 갖췄지만 조금 나태해질 수 있을 때 쯤 찾아온 소중한 시간"이라면서 "교사로서 한 뼘 더 성장하고 돌아가 우리 아이들에게 더 넓은 시야를 심어주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