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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경영

[이달의 포인트] 설렘과 긴장 속에서 준비하는 한 해

길고 추운 방학도 끝나고 어느덧 3월이다. 일선 학교에서는 신입생 입학식을 하고 새로운 교과서를 배부하며, 학생과 교실, 교무실 좌석 배치까지 끝내고 신학기 업무에 바쁜 시즌이다. 늘 그렇듯 한 해의 시작은 설렘으로 다가오지만, 동시에 일거리로 정신이 없다.

그런 가운데 학생 못지않게 학부모는 신학기에 거는 기대가 크다. 특히 어떤 교사가 아이의 담임이 됐는지 관심을 갖는다. 그래서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담임교사에 대해 묻는다. 물음은 뻔하다. 교사가 아이들을 사랑하는지, 아니면 윽박지르는지, 그것도 아니면 방관하는지 일주일이 채 지나기 전에 입소문을 듣는다. 요즘 아이들은 영민해서 5분이면 교사가 자신들을 정말 아끼고 존중하는지 말과 태도, 옷차림에서 알아챈다고 한다.

학급운영의 틀을 잡자

이는 평소 교사의 교육철학과 관련 깊다. 초반에 엄하게 지도해서 기선을 잡아 지도하려는 스타일이 있고, 부모처럼 온화하게 다가가는 온정형도 있고, 투명인간처럼 있는지 없는지 무관심한 타입도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요즘 청소년 문제가 빈발하는 시대에 처음부터 유순하게 다가가는 것도 조심스럽고 매섭게 길들이려는 것도 섣부를 수 있다. 그러니 담임은 연극배우와 같이 전반적인 것에 대해서는 엄하게, 개별적인 것은 자애롭게 할 수밖에 없다.

학교마다 분위기는 다르겠지만 요즘은 담임도 안 맡으려 하고 힘든 업무도 피하려 한다. 하지만 담임이야말로 인간의 인격을 빚어내는 고귀한 역할임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한 인격체를 가르친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운명적인 임무에 기반을 둔다. 이를 위해 담임은 학급운영에 대한 연간계획의 틀을 갖고 있어야 한다. 계획성 있는 학급관리 그리고 수업준비 및 업무처리 등을 미리 점검한다면 여유로울 것이다. 그렇지 못한 채 학급을 운영하다보면 아이들조차 우왕좌왕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또 수업준비를 소홀히 하거나 업무처리에 민첩하지 못하면 학생들의 불만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동료의 빈축까지 사게
 된다.

아이들의 이름도 최대한 빨리 기억해야 한다. 교무실에 찾아온 아이의 이름을 몰라서 쩔쩔맨다거나 교실에서 아이를 호명할 때 “야, 너!”라고 한다면 학생의 실망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름을 불러줘야만 존재감 이상의 ‘존중’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학급 아이의 사진을 ‘모아보기’로 출력하거나 컴퓨터 화면 보호기에 ‘슬라이드 쇼’를 이용해 사진을 보며 아이의 이름을 외워도 좋겠다. 미소 띤 얼굴로 이름을 불러준다면 아이의 심장에서 쿵쾅쿵쾅 교사의 사랑이 자랄 것 아니겠는가. 진심어린 사랑이 통해야 진정한 존경도 우러나고 잊지 못할 교사가 되는 것이다.

학급의 환경을 어떻게 꾸밀까도 고민해야 한다. 게시판 꾸미기, 비품 확인, 책걸상 실명제, 화분 관리, 실내청소, 주간청소담당 배정까지 포함된다. 낡은 교실도 책상이나 벽의 지저분한 것은 하루 날짜를 잡아 학생과 함께 대청소를 해도 좋다. 수세미에 세제를 묻혀 학생 몇몇과 함께 낙서도 지우고 쓰레기도 치우면 사제 간의 정이 풀풀 날 것이다. 끝난 후에 자장면이라도 먹으면 얼마나 행복하랴.
아울러 커튼 고리가 빠진 데가 없는지, 형광등은 조도가 적당한지, 책걸상은 삐걱거리지 않은지 일일이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최소한으로 벽에 부착할 것을 갖춰놔야 한다. 교실 앞쪽에는 학급부서 조직표, 학급규정, 주간청소담당 조직, 교실 옆면에는 학사달력과 명언, 뒷면 게시판엔 소식과 알림, 진로의 세계 또는 이달의 역사나 국내외 이슈 등 을 게시하면 좋다. 덧붙여 아이들의 좌우명이나 꿈을 부착해도 좋다. 예쁜 화분 몇 개와 우량도서 몇 권을 비치하면 얼마나 예쁜 금상첨화이랴.

급훈은 교사가, 자치규약은 학생이

급훈 역시 담임교사가 고민할 내용이다. 어떤 교사는 자유분방하게 또는 익살스럽게 정하지만 급훈은 담임교사의 철학과 경영의지가 담겨야 한다. 아이들이 학급회의를 통해 결정하는 건 아니다. 아버지가 가훈을 정하듯 전적으로 담임이 결정할 일이다. 급훈을 걸고 난 뒤에도 취지를 구성원에게 설명해 그 참된 가치를 알도록 하면 좋다.

반장과 임원, 청소담당을 정할 때에도 공정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더러 인기에 영합해 부적절한 아이가 선출되기도 하는데 이런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아이들에게 공정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조언을 해야 한다. 그리고 반장선거에서 차순위의 아이를 부반장으로 시켜서는 안 된다. 부반장 역시 별도의 투표과정을 거쳐야 자긍심을 가진다. 아울러 소수의 득표로 반장이 되는 일이 없게끔 과반수 득표가 나올 때까지 후보자를 압축하는 절차와 규칙을 정해 둘 필요가 있다. 그렇게 반장이 돼야 구성원과 함께 책임을 질 수 있다.

요즘은 ‘주번’, ‘당번’이라는 말이 일제의 잔재라고 아예 주번이 없는 학급도 많은데, 아쉬운 일이다. 주번이란 말은 없어도 청소와 도우미 역할을 할 사람은 있어야 하지 않은가. 낱말이 마땅치 않으면 ‘주 청소담당’이라든가 ‘환경도우미’라고 해서라도 자기 학급은 스스로 쾌적하게 책임 지우는 것이 교육이다. 더러 청소담당을 지각한 아이에게 시키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비교육적이다. 청소는 징벌적 개념이 아니라 봉사의 개념이기 때문이다. 교사는 학생보다 먼저 나와 교실 환기도 하고 쓰레기도 치우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 등 자주 교실에 들러 아이들의 평소 모습을 살펴야 한다. 이것이 부모 같은 교사다.

그리고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학급자치규약을 만들어야 한다. 규약은 학급회의를 통해 만들어도 되고 임원들에게 맡겨도 좋다. 예를 들어 ‘욕설을 하지 않는다’,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다’, ‘복장을 단정히 한다’, ‘교실에서 큰소리로 떠들지 않는다’, ‘수업시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다’ 등 자율적으로 정하게 하면 상당한 효과가 있다. 규약을 어긴 학생은 주별 단위로 담임이 상담을 해 바르게 성장하도록 돕는다.

선생님께만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

여기에 더해 학생에 대한 이해를 위해 ‘자기소개서’를 만들도록 한다. 가족에 대한 소개, 친구 소개, 성장과정과 건강상태, 장래 희망을 비롯해 ‘선생님께만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를 적게 하면 도움이 크다. 이것을 바탕으로 학생과 면담을 하는 데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상담 공간의 선택인데 공개된 교무실에서는 면담이 불가능하다. 내면까지 이야기를 나누겠다면 별도의 공간을 이용해야 한다. 날이 덜 춥다면 황혼 무렵 교정의 벤치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것도 알콩달콩하다.

마지막으로, 학부모에게 편지를 쓰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아이를 맡은 담임으로서 인사말과 함께 자신의 교직관과 원칙, 열정을 펼치고 휴대폰 번호를 남겨 놓는다면 학부모는 그 편지 한 통으로 봄의 향훈을 만끽할 것이다. 3월, 청춘을 불사르기에 얼마나 좋은 계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