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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점수따기, 억지로 듣기 ‘애물단지’…“결국 교육감 의지에 달려”

부실연수 개선 언제쯤

강의·집합 중심 여전…‘책임량 이수’ 목적 변질
성과급 등 점수따기用…교원 25% “난 안받아”
연수 예산 매년 들쭉날쭉…내년 본예산도 기대 난망


“수업을 혁신하려면 연수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교사 스스로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제대로 된 방법이 아니라면 헛수고이고, 그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연수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연수는 항상 거의 제자리인 것 같아 아쉽습니다.”

수업 정상화를 위해 ‘제자리연수’, ‘부실연수’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예전부터 해오던 수업방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면 교사 스스로의 노력은 물론, 생애주기별 맞춤형 연수가 반드시 병행돼야만 한다. 특히 수업 개선을 위한 직무연수에 대해 ‘개혁’ 수준의 변화가 절실하다는 의견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행 직무연수는 연간 60시간을 이수해야 4학점을 받을 수 있고, 이는 근무평정점수와 개인성과급에 반영된다.

하지만 연수 방식이 천편일률적으로 강의중심 집합연수다 보니 형식적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연수원이 먼 거리에 있다 보면 가기 힘들뿐더러 그나마 흥미가 떨어지는 내용을 억지로 이수해야 하는 형편이다. 수업개선을 위한 연수라기보다 ‘책임량 이수’ 목적으로 변질됐다는 게 현장의 대체적 반응이다.

서울 A고 교사는 “교사 대부분이 편의성만 추구해 원격연수 위주만 받게 되고 집합연수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 B고 교사는 “교육청에서 하는 집합식 연수는 오가기도 불편할뿐더러 일방적 홍보로 진행되기가 다반사고, 원격연수는 중학생이나 볼만한 수준의 것들이 태반”이라고 불평했다.

이 교사는 또 “솔직히 학교평가 때 동료 선생님들께 피해줄까 싶어 억지로 듣지, 승진가산점, 개인성과급은 아무래도 좋으니 쓸데없는 시간 낭비 안했으면 좋겠다는 분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렇다보니 승진 욕심이 없는 경우 아예 참여하지 않는 인원도 4분의 1에 육박한다. 올 국정감사에서 나온 연수관련 통계(2013년 4월2일~2014년 4월1일 1년 간)에 따르면 전체 교원 47만8599 명 중 24.9%에 해당하는 11만9371명이 단 한 차례도 직무연수를 받지 않았다. 그 비율이 63%로 지나치게 높은 유치원 교원을 제외한다 해도 20.7%에 달한다.

강원 C중 교사는 “연간 채워야 하는 연수시간과 점수는 성과급과 승진에 조금 반영될 뿐 다른 혜택이 없어 승진 계획이 없는 대부분의 교사는 신경 쓰지 않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게다가 학교평가에서 1인당 80시간 이상을 채워야 ‘매우우수’를 받을 수 있는 만큼 학교당 평균을 맞추기 위해 저경력교원들이 부족한 시간을 메우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대전 D고 교사는 “선생님 중엔 연수를 아예 무시해버리시는 분들도 적지 않다”며 “이런 분들을 대신해 학교평가에 반영되는 교사 평균 이수시간을 올리려고 억지로 추가 연수를 들을 땐 정말 회의감이 든다”고 푸념했다. 이어 “내년에 학교성과급제가 없어지면 눈치 볼 것도 없기 때문에 연수를 안 받는 교사가 늘어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인식이 이렇다보니 교사들 사이에선 연수에 대한 희한한 정보교환이 이뤄진다.

경기 E초 교사는 “스킵(건너뛰기)되는 원격연수가 교사들 사이에선 일단 최고로 꼽힌다”며 “모 원격연수원의 강좌는 클릭만 계속하면 연달아 스킵이 돼 1학점 듣는데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아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도는 연수비 지원이 되지 않는 탓에 무료 운영되는 교육청연수원 강좌 신청 경쟁이 치열하다”며 “얼마 전에는 교육청에서 9시부터 수강신청을 받겠다는 공문을 내려 ‘수업은 어떡하라는 것’이냐는 교사들의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강원 F초 교사는 “강제로 부여된 시간만 대충 채우려다보니 부끄럽지만 출석고사를 치르는 4학점 연수보다는 인터넷으로 보는 2~3학점짜리 연수를 찾게 된다”고 털어놨다.

이런 부작용의 늪에 빠진 직무연수의 제 기능 찾기를 위해서는 각 시·도교육감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하지만 정작 직선제로 당선된 교육수장들은 정치적 욕심에 대부분의 유권자인 학생, 학부모만을 위한 포퓰리즘 정책에 혈안이 돼 이 같은 교육본질에 등한시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실제 연수관련 예산은 매년 들쭉날쭉하다. 내년 본예산에서 거의 모든 지역은 올해와 거의 비슷한 수준에 그쳤으며 그나마 깎인 곳도 더러 있다.

G교육청 연수 담당자는 “좋은 연수가 되려면 연수 장소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야 하고, 양질의 강사와 강의가 뒷받침돼야 하고 그러려면 연수원 확대, 인원 등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지금은 그 가능성조차 엿보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경기 H초 교감은 “얼마 전 NTTP 연수는 문화체험, 강의 등 배분을 잘해 바람직한 연수로 기억되지만 막대한 예산 때문에 지금은 없어졌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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