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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AI 디지털교과서는 대학에서 먼저 사용돼야”

[초대석] 이병기 대전보건대학교 총장

“교육연한 다변화, 유연화 측면에서 ‘디지털 시스템’ 구축 시급
초·중등교육 단계부터 평생교육 관점에서 접근해 체험학습 강화
정부 대학 재정지원 사업 영역별로의 지원이 더욱 효과적일 것”

 

“코로나19로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감염병 창궐에 따라 안타까운 일들은 많았으나, 건강과 보건 관련 관심도는 높아졌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산업별로 직업이 줄고 있음에도 보건계열에서는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원격교육도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어떻게 확장하고 확대할지 등 과제들이 눈앞에 있습니다.”
 

이병기 대전보건대 제16대 총장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2020년 8월 취임했다. 3년간 코로나19의 시작 무렵부터 엔데믹까지 지휘하면서 이에 따른 교육계 변화를 누구보다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지난달 27일 대전보건대 총장실에서 만난 이 총장은 이제 앞으로의 계획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그런 그는 고등직업교육 기관에서의 개혁은 그 어느 교육기관보다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시대’의 중심은 고등직업교육기관이 돼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농축산·어업·임업, 중소규모 제조업 등이 몰려 있는 지역 특성을 고려할 때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곳은 고등직업교육기관이라는 것이다. 다만 이에 대한 정부의 예산 확보나 정책적인 지원 면에서는 뒤로 밀렸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타 산업계도 동반 상승해야 한다는 견해도 드러냈다. 젊은 인재가 보건·의료계열로 몰려드는 현 상황은 다소 걱정스럽다. 공과대학도 발전해야 수출이 늘어 건강한 경제 발전의 토대를 이룰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 총장은 “초·중등교육 단계에서부터 평생교육 관점에서 접근해 현장에서의 체험교육을 늘려 어릴 때부터 자신의 진로를 효과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며 “특히 교육연한 완화, 입학 자유화 등을 통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과목을 공부할 수 있는 디지털 평생교육 관점에서의 개혁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보건계열 중심으로 고등직업교육계의 변화를 예상한다면.
 

“우리나라 보건의료기술은 세계적 수준에 올라왔다. 인력, 인프라, 장기적 계획 등 모든 측면에서 그렇다. 그러나 아직 글로벌화에는 미진하다. 이제 ‘K-헬스’의 국제화 시대를 열어야 할 때다. 지난 1970년대 ‘보건’에 대한 의식이 부족하던 시절, 전국에서 5번째 보건대학으로 설립된 우리 학교는 최근까지 한 해 수천 명씩 의료 인력을 배출했다. 이기석 설립자께서 의사만으로는 의료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인력양성에 나선 혜안 덕분이다. 현재 우즈베키스탄의 현실이 우리 학교 설립 때와 비슷하다. 나라에 의사는 어느 정도 있지만 의료 인력이 부족하다. 이래서는 국민들이 의료혜택을 보지 못한다. 우즈벡에 우리의 인력양성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국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물꼬도 트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현재 우리 학교는 우즈벡과 상호 발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황이다.”
 

― 전문기술석사가 도입됐다. 기대되는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실무중심의 석사과정이 도입돼 현직에서 열심히 근무하는 분들이 한 단계 더 올라설 기회가 생겼다. 의료기술의 발전 또한 기대된다. 그동안 병원에 기사장 직급은 있었지만, 그만큼 능력을 끌어올릴 교육이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이제 그에 맞는 교육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추후 박사과정까지 개설돼야 한다. 의사는 물론 행정, 기술 인력까지 능력을 끌어올려야 세계 최고 수준의 병원을 따라잡을 수 있다. 그리고 학부에서 석사까지의 연계 과정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신입생 가운데 석사과정이 있어서 학교를 선택했다는 인원이 어느 정도 되더라. 우리 학교는 임상병리학과와 방사선학과 2개 학과를 모집하고 있다. 학과는 물론 인원을 점차 늘려갈 예정이다.”

 

― 아래로는 중등과의 연계도 고려해야 하지 않겠는가.
 

“대전시교육청이 내년도부터 산하에 체험학습관을 만든다. 교육감에게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했다. 교육청이 행정적 절차와 프로그램만 마련하면 체험은 충분히 하게 해줄 수 있다. 실질적으로 뭔가 직접 해보고, 어떤 계열의 산업이 나와 맞는지도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 학교에는 진학 위주로 고교 2·3학년들이 온다. 더 일찍 와야 한다. 중학생 단계부터 와야 한다. 국가적 차원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 ‘라이즈’, ‘글로컬대학’ 등은 지역을 살린다는 사업이다. 지역에서 긍정적으로 보는지.
 

“긍정, 부정 모두 공존한다. 대학의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려는 시도 자체는 좋다. 그런데 글로컬대학의 경우 5년간 1000억 원을 투자한다는데 너무 부족하다. 실행에 있어 한계가 따를 것이다. 방향 제시 또한 국립대에 치우쳤다. 사립대학은 의기소침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학별 재정지원보다 산업분야 등 영역별 지원이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 세부적 영역으로 재정을 지원해야 대학 간 협력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우리 대학은 보건 위주인데 공업중심 대학과 협력이 될 수 있겠느냐 하면 융합으로 가능하다. 서로 의견의 나누고 합심해서 새로운 분야를 창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정부의 전체적인 고등교육 개혁 방향은 어떻게 보는가.
 

“교육연한부터 다변화, 유연화 해야 한다. 학제가 너무 경직됐다.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전문대학, 평생교육 등 모두 수용해야 한다. 6개월만 배워도 충분한 분야가 있는가 하면 4년을 해야 하고, 모자라면 대학원 가서 더 공부해야 하는 학과도 있다. 그리고 입학은 왜 3월에만 해야 하나. 365일 언제라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수요자가 공부하고 싶으면 어느 때라도 수강신청하고 즉시 배울 수 있어야 한다. 1학기에 2학기 과정은 왜 못 듣나. 2학년 것은 왜 못 듣나. 디지털 원격교육 시스템만 마련되면 가능하다. 사실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는 대학에서 먼저 도입돼야 한다. 유치원 때부터 패드 끼고 사는 시대 아닌가. 디지털에 완벽히 적응된 ‘디지털 네이티브’가 대학에 올라오면 지금 교수들은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 디지털 개혁 등 미래교육으로의 방향을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가.
 

“코로나19가 끝나니 주춤해진 상황이다. 아직 고도화 단계까지는 부족하다. 실무적인 실습은 대면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지만, 실험·실습도 어느 정도는 원격 콘텐츠로 개발할 수 있다고 본다. 결국은 이런 부분의 고도화를 이루는 대학이 살아남지 않겠나. 지금은 원격교육이 일부에 한정됐다. 이론 위주에 실습은 약간 정도다. 전체 교육과정의 10%가 채 안 된다. 이를 5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대학 문턱을 보다 더 낮추고, 더욱 유연해져야 한다. 누구나 배우고 싶을 때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세계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물론 이런 경우에는 인기 높은 학과로 몰리겠지만, 능력이 안 되는 학생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인간은 변화를 싫어하는 속성이 있다. 이를 누가 깨느냐에 따라 발전 속도는 달라질 것이다. 교원정책 역시 직업교육 분야에서는 실무중심 될 수 있도록 문호를 더욱 개방해야 한다. 교육경력만 따지지 말고 예외사항을 둬서 새로운 분야에서 좋은 교원이 양성될 수 있도록 실무중심 교육 체제를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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