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의 등장과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인간만이 고유하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믿었던 화가, 작가 등의 역할도 대체가 가능해졌다. 법조문을 객관적으로 해석하고 판단하는 AI 판사, 아픈 사람을 진단하고 처방하는 AI 의사도 등장하고 있다. 변화하는 사회에 따라 직업에 대한 패러다임이 뒤바뀌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학생들을 위한 진로교육은 여전히 흥미 위주의 단순한 직업체험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미래에 맞이할 진로에 대한 고민보다는 흥미 위주의 직업체험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급격히 변하는 미래 대비 요구돼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AI와 함께 살아가는 시대다. 2년마다 미래 직업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는 세계경제포럼은 향후 5년간 기업들의 AI 기술이 크게 늘면서 기존 일자리의 25%가 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와 같은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고, AI가 대체할 수 있는 직업들은 사라지게 된다는 점을 고려하며 진로교육을 해야 한다. 진로교육은 단순히 직업교육의 차원에서 보기보다는 개개인의 생애 전체 진로로 보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탐색하며 자기관리 역량을 기르
2024-01-08 09:10직업교육 특히 중등 직업교육은 학령인구의 감소, 급격한 산업구조의 변화, 인터넷 등을 활용한 원격교육의 급속한 성장 등으로 큰 수렁에 빠져 있다. 20년 후에는 입학 자원의 고갈로 수많은 직업학교가 고사할 위기에 놓여 있다. 교육과정의 다양성 준비해야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중등 직업계고가 다시 ‘신고졸 시대’로 부흥을 주도할 방안은 없을까? 학령인구의 급감에 시기적절하게 대응하며 새로운 산업구조의 변화에 발맞춰 지속 가능한 발전으로 이어갈 대안을 찾는 일이 시급하다. 최근 대학 구조조정 차원에서 고려되고 있는 글로컬 대학의 사례를 염두에 두고 중등 직업학교가 시각적, 공간적 개념을 초월한 통합적 관점에서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전제로 직업계 학교에 대한 방책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2008년부터 시작된 산업 수요맞춤형 고등학교(마이스터고)의 육성을 지속하되 글로컬 특성화고를 신설해 중등 직업교육의 우수 인재를 양성하는 높은 수준의 중등 직업학교로 탈바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먼저 고려해야 할 요소는 교육 학제의 유연성과 교육과정의 다양성이다. 지난 1975년부터 시작된 중·고교 평균화 정책과 고착화된 6·3·3·4
2024-01-08 09:10갑진년 새해 교육계에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특히, ‘교육을 교육답게, 학교를 학교답게’라는 말이 실현되도록 어렵게 만들어진 개정 교권4법과 아동학대처벌법, 학교폭력예방법, 생활지도 고시가 현장에 안착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교총이 새해를 맞아 2일 전국 학교와 교원에게 제공한 ‘한눈에 보는 바뀌는 2024년 교권제도 안내’는 매우 의미가 크다. 교권과 관련해 교원이 알아야 할 주요 사항과 교총이 올해 최초로 도입하는 ‘아동학대 신고피해 회원 치유·회복 지원제도’도 포함해 현장의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올해 교권을 더욱 두텁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제를 수행해야 할까. 첫째, 바뀌는 교권제도를 제대로 숙지해야 한다. ‘권리’의 사전적 의미는 법으로 허용된 법적 힘이다. 따라서 교권도 법으로 부여되는 교원의 교육할 권위이자 권리다. 헌법 제31조 제6항 ‘교원의 지위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라는 교원 지위 법정주의에 따라 법령에 근거해 교권은 보호받는다. 하지만 학생 교육과 생활지도 과정에서 툭하면 민원을 제기하거나 아동학대, 직권남용, 직무유기 등으로 고소가 난무하는 현실에서 천수답처럼 법과 제도에만 의지
2024-01-08 09:10‘행복한 무릎(happiness Knee)’라는 말이 있습니다. 집에서 책을 읽어줄 때 ‘아이들이 앉아있는 엄마의 무릎’을 일컫는 말입니다. 엄마의 품에 안겨 그림책이나 이야기책을 보는 그 시간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일 겁니다. 이 순간은 아이에게 사랑을 느끼게 하고, 이야기를 즐기는 힘, 책을 좋아하게 하는 힘을 길러주는 원천이 됩니다. 이런 시간이 중요하다는 걸 알기에 태어나자마자 매일 책을 읽어주고 있는 거겠죠? 이런 용어까지 따로 있는 걸 보면 책 읽어주기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책 읽어주기에 대한 이해나 관심이 큰 걸 알 수 있습니다. 외국의 책 읽어주기 20여 년 전, 조기 유학 열풍이 불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의 학교에서 몇 년간 공부하고 돌아오는 형태입니다. 유학을 다녀온 학생들에게 두 가지를 질문했습니다. ‘학교에서 책을 읽어주었니?’ ‘교실에 책이 많았니?’ 그때가 미동초에서 책 읽어주기를 시작할 때라 외국 학교 모습이 궁금했거든요. 학생들은 한결같이 ‘선생님도 읽어주고, 다른 분들도 교실로 찾아와서 책을 읽어주셨다’, ‘교실 한쪽 벽면에는 책으로 가득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교실에서 매
2024-01-04 14:59지난달 18일 한국교총과 교육부가 54개 조 69개 항의 교섭·협의안에 전격 합의하며 교섭을 타결했다. 2022년 12월 정성국 교총회장과 이주호 교육부장관이 마주해 교섭·협의 개회식을 개최한 지 1년 만이다. 이번 교섭 합의는 각 교섭 과제별 대표성을 지닌 교섭위원과 교육부 소관부서 과장이 직접 참여해 3차례의 소위원회와 10여 차례 공식 실무협의회를 갖는 등 이전 교섭과는 사뭇 다른 치열한 교섭·협의 과정을 거쳐 완성됐다. 주요 합의 내용으로는 담임교사(20만 원) 및 보직교사(15만 원) 수당 인상, 학교 운영과 분리된 별도 늘봄학교 운영체계 마련 및 지자체 참여 적극 유도, 모욕·성희롱 평가로 변질되고 교권 침해 온상으로 전락한 현행 교원평가제 서술형 평가 폐지 및 전면 개편, 교원이 교육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비본질적 행정업무 학교 밖 이관, 교원배상책임보험 대상·내용 확대 및 지역별 차이 개선, 학교 성격을 고려한 유치원 명칭 변경, 교원연구비 학교급별‧직위별‧경력별 차등 지급 폐지 및 상향 지급 등 교권보호와 교원 근무 여건 처우 개선에 관한 의미 있는 성과가 다수 포함됐다. 교육에 전념할 환경 기틀 마련돼 정부가 적극적 이행 자세 보여
2024-01-01 09:10지난해 교직사회는 ‘떠난다’는 단어가 화두였다. 담임도, 부장도, 교장·교감도 너무도 힘들다며 교실과 학교를 떠나고 싶었을 것이며, 심지어 이 세상을 저버리는 안타까운 일까지 벌어졌다. 선배 교사이자 교육행정 학도 입장에서 미안하고 죄스러웠다. 내가 당사자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자괴감마저 들기도 했다. 나를 존중할 여건 마련되길 이제 새해가 밝았다. 우리는 흔적 없는 시간에 금을 그어놓고 해가 넘어갈 때마다 반성과 새 결심을 하게 된다. 새해를 맞아 우리 선생님은 무슨 결심을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세상에 하나뿐인 나를 귀하게 존중해야 한다. 어떤 전문직보다 더 어렵다는 교직을 사랑하고 귀하게 여겨야 한다. 그래서 수업에 철저하고, 학생과 동료를 존중할 결심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선생님으로서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길 바란다.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으로 인해 수업이 어렵게 되면 다른 학생들을 위해 문제 학생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담임 교사에게만 맡겨서는 해결할 수 없다. 제대로 된 매뉴얼에 의해 절차를 밟을 수 있어야 한다. 학교에서 해결할 수 없다면, 경찰이나 학부모에 인계할 수 있는 방안도 속히 마련돼야 한다. 수업
2024-01-01 09:102023년은 그 어느 해보다 가슴 아프고 뜨거웠던 한 해였다. 연일 들리는 선생님들의 안타까운 소식에 가슴이 아파 밤잠을 이루지 못했고, 마치 베르테르효과처럼 교직 전반에 우울함이 퍼졌다. 이에 정부와 교육부는 전례없이 빠른 속도로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를 마련했고, 언론에서는 연일 교권과 학생 인권에 관한 보도를 쏟아냈다. 균형 깨져 대립 관계로 인식돼 며칠 전 한 방송 인터뷰에서 ‘교권과 학생 인권의 대립과 관련해 어떤 청사진을 그리고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교권과 학생 인권을 대립 관계로 바라보는 시각이 반영된 질문이었기에 대답 이전에 안타까운 마음이 앞섰다. 교권과 학생 인권은 대립 관계가 아니다. 학교 현장에서 균형과 조화를 이뤄야 하며,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 실현을 위해반드시 공생해야 하는 상보관계의 개념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여전히 교권과 학생 인권은 대립 관계라고 생각한다. 이는 한쪽이 지나치게 강화됐기 때문이다. 독일 교육자 베른하르트 부엡은 교육의 균형을 잡는 방법을 생각할 때 뱃사공 이미지를 떠올려야 한다고 했다. 작은 배가 왼쪽으로 기울면 몸을 오른쪽으로 기울이면서 배의 균형을 잡는 모습 말이다. 교권과 학생 인권 사
2024-01-01 09:10교육부에서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를 발표하면서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에서 학칙 변경 절차를 진행했다. 일부 시·도교육청에서는 학칙에서 학교생활규정을 별도로 위임하고 있어서 학교생활규정을 변경해야 하는 학교도 있다. 생활지도 고시만으로 학생을 처벌하면 문제의 소지가 있다. 학칙이나 학교생활규정을 개정할 때 살펴보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1. 의견수렴 기간 학교를 구성하는 주체인 학생, 교직원, 보호자 등 3주체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할 때는 내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요약 정리가 필요하다. 신구 대조표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학생, 교직원, 보호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기간이라는 내용을 내부 결제를 거쳐 그 절차와 양식을 가정통신문이나 홈페이지를 활용해 공개한다. 교직원들에게는 메신저로 내용을 안내하고, 학생은 학생자치회 회의를 거치도록 한다. 보호자는 학부모 총회, 교육과정 설명회 등의 행사를 진행하며 안내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요즘에는 유튜브 방송이나 실시간 줌을 활용해 진행하기도 한다. 2. 학교 운영위원회 상정 학교 운영위원회는 학년 초나 처리할 안건이 있거나 추경을 통한 예산 변경, 학사일정의…
2024-01-01 09:00연말이 다가오면서 문제 학생 분리 조치에 대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시·도교육청마다 분리 조치에 대한 처리 지침이 다르다는 것이다. 대구, 울산, 제주는 관리자, 학교장, 교감 등의 역할을 명확하게 규정한 반면, 다른 시·도는 분리 운영 주체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특히 일부 시·도의 경우 관리자(학교장)라는 용어를 슬쩍 빼고 두루뭉술하게 ‘교직원’이라고 정한 곳도 있다. 실제 문제 학생의 경우 대부분 상담실, 교장실 또는 교무실로 이동하는데 수업이 없는 교사가 지도하는 구조가 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수업이 없더라도 교무실에 있는 것을 꺼리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결국 수업 시간에 문제 학생이 있어도 동료 교사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참고 넘어가는 상황도 예상된다. 여기에 제주특별자치도 내 국제학교에서 문제 학생을 처리하는 방식을 참고해보면 어떨까 한다. 모 국제학교의 경우 학생의 교육활동 침해 행위가 발생하면, 사안의 경중을 따져 학년부장-교감-교장 순서로 해당 학생을 지도한다. 심각한 폭언과 폭력이 있으면, 교장실로 이동해 별도 분리되고 이후 학부모를 바로 호출한다. 또 다른 학교에서는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은 즉시 학년부
2023-12-18 09:10두 사람만 모여도 견해가 다르고 가족 간에도 이견이 발생한다. 하물며 전국 방방곡곡에서 학교와 교과목, 직위, 성별이 다른 교원이 불과 한 달여 만에 한마음 한뜻으로 의지를 모았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교총이 11월 1일부터 12월 9일까지 전개한 ‘아동학대 및 학교폭력 관련 법령 개정 촉구 서명운동’에 총 10만2616명이 참여했다. 수많은 서명운동이 있었지만 이처럼 짧은 기간에 응집력 있게 서명에 동참한 전례를 찾기 어렵다. 그렇다면 교직 사회의 이러한 참여 열기의 이유와 의미는 무엇일까? 첫째, 교실 붕괴와 교권 침해 현실을 이제는 참을 수 없다는 결연한 분노의 표현이다. 서이초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을 통해 그간 선생님이라는 이유로 참았던 안타까움과 분노 표출이 광화문과 국회 앞 집회에 이어 서명운동으로 집약된 것이다. 둘째, 실질적인 어려움 해결을 위한 제도 개선 요구다. 정당한 생활지도나 교육활동임에도 툭하면 아동학대로 신고돼 담임 박탈과 직위해제, 경찰·검찰 조사를 받는 처량한 신세로 전락한 교사상을 바꾸지 않으면 교권 보호와 교육이 발전할 수 없다는 마음이 하나로 뭉치게 했다. 결국제도 개선 결과를 만들었다. 한창 서명이 진행되던 지난달…
2023-12-18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