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년간 사교육에 들어간 비용이 26조 원에 달해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사교육비는 단순히 경제적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출산율 저하, 지역 불균형, 사회적 불평등 유발 등 다양한 사회적 현상과 관련돼 있다. 우리나라 교육의 고질적인 병폐로 여겨지는 사교육비 문제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증가세가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게 다가온다. 교육부와 통계청 발표에 대해 각 언론은 일제히 사교육비 실태를 보도하고, 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안이 없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공교육 살리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한국교총 논평에 눈길이 간다. 사교육비가 늘어나는 원인은 무엇보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를 신뢰할 수 있다면 사교육은 단지 보조 역할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서는 결국 학교를 개선하는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와 국회가 나서 학생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데 전념해야 한다. 맞춤교육과 개별 상담이 가능하도록 정규교원을 확충해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
2023-03-13 09:10선생님 안녕하세요. 20년 차 교사 김선입니다. 20년 차라니 정말 까마득하게 느껴지시지요? 막상 제 경력이 되어보니 그 시간이 너무나 빠르게 지나온 것만 같습니다. 발령장을 받고 기쁜 마음으로 사진을 찍던 게 엊그제 같거든요. 20년 차인 저는 교직에서 걸어온 경력만큼 시간이 남았습니다. 전체 교직 생활의 딱 중간 지점에 서 있는 셈이지요. 관리자분들과 신규 선생님들 사이에 있는 그 중간이네요. 우리, 신규·저경력 선생님들 어떠신가요? 학교적응 괜찮으신가요? 겉에서 보던 학교는 수업만 하면 되는 곳으로 보였는데 막상 발령받고 나니 챙겨야 할 게 너무 많지요? 행정업무뿐만 아니라 학부모와 학생, 학교 교직원 등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 보니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처음 들어보는 용어들이 가득한 교직원 회의는 받아 적기에도 힘이 들지요. 3월이 되자마자 전달해야 하는 안내장들은 당황스럽게 많다 느끼셨을 거예요. 분명 아이들을 사랑하는데, 개별화 교육을 진행해야 하는데, 아이 한 명 한 명을 파악해야 하는데, 이름을 외우기도 전에 처리해야 할 일들에 지쳐버리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요. 제가 교육실습학교 연구부장으로 근무를 한 작년에 교대 3학년 후배들
2023-03-09 11:41교사 권위가 땅에 떨어지고 최소한의 제재권마저 완전히 박탈돼 교실은 일탈 학생 중심의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살벌한 정글이 됐다. 그래서 이제라도 교권 침해를 무겁게 보고 대책을 세운다고 한다. 소는 예전에 다 도망갔는데 외양간을 고치겠다고 사전답사하는 꼴이다. 그래도 교권 보호를 지금이라도 생각한 것이 다행이기 때문에 거기서 간과하는 부분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위기에 빠진 수업 받을 권리 교사 수업이 몇몇 일탈 학생에 의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할 때 일차적 피해는 교실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수업과 생활지도를 거부하며 부정하고 방해하는 학생들은 당연히 그 순간 교사가 필요 없다. 그러나 일탈 학생을 제외한 대부분 학생들은 교사의 수업이 필요하다. 그런데 일탈 학생으로 수업이 멈추고 훼손돼 수업 받을 권리가 사라져 버린다. 교사를 보호하자는 것도 교권을 세워달라는 것도 아니다. 오직 동료 학생의 학습권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수업을 방해하거나 교권을 침해하는 학생이 발생하면 교사는 그 학생을 제재하면서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제대로 된 수업이 될 리 없다. 교사도 사람인데 일탈 행동을 당하거나 보면서 정상적인 수업을 할 수는 없다. 이미 그런 상
2023-03-06 09:10이주호 장관이 쏘아 올린 ‘교육전문대학원’ 이슈가 교육계의 화두로 등장했다. 다행스럽게도 교육부는 ‘학부-석사 연계형’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학의 자율성도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했다. 이에 전국교원양성대학교 총장협의회는 여러 논의와 연구를 바탕으로 초등교원양성 특화 모델인 ‘학-석 연계 5년제’와 ‘6년제’ 안을 마련해 지난 1월 교원양성대학교 100년 역사상 최초로 개최된 교수총회에서 이를 설명하고 논의했다. 현재 구성원과 교육계의 다양한 주체를 대상으로 후속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교원 전문성 높이는데 초점 맞춰야 왜 교원양성체제를 개편해야 할까? 세계적인 공교육 성공 모델로 평가받는 나라들을 보면 답은 자명하다. 질 높은 교원양성 없이 공교육 개혁은 성공할 수 없다. 예컨대, 핀란드는 우리나라가 2년제로 초등교사를 배출하던 1970년대 후반 이미 석사 수준의 교사를 양성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40년 동안 교원 전문성을 높이는 일관성 있는 정책을 통해 성과를 내고 있다. 핀란드뿐 아니라 교육을 선도하는 많은 나라들이 최소 5년의 수학 기간과 대학과 현장이 밀착해서 지도하는 6개월~1년의 교육실습을 통해 현장 연계 역량과 연구 능력을 지
2023-03-06 09:10최근 서울, 충남의 학생인권조례 폐지 청원 움직임과 ‘전라북도교육청 교육 인권증진 기본 조례(안)’ 입법예고 등으로 조례에 대한 폐지 또는 개선에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인권’은 헌법의 기본권에 관한 근본 규범으로 천부적, 불가침적 권리다. 당연히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해야 한다. 조례 제정 이후 체벌이 사라지고, 학칙 등 학교 운영상에 학생 의견 반영이 확대된 것은 매우 긍정적 변화다. 그러나 순기능 뒤에는 역기능이 존재한다. 조례 시행 이후 ‘수업 방해나 교사의 정당한 지시, 학칙을 어겨도 학교와 교사는 어찌할 수 없는 무력한 존재’라는 왜곡된 인식이 학교 현장에 확산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 외에도 조례의 폐지나 개선이 필요한 이유는 다양하다. ‘무력한 선생님’ 잘못된 인식 확산 첫째, 학생 인권 존중과 보호를 위한 방법은 현행 법령 체제에서 가능하다. 현재 대한민국은 아동·청소년 인권 보호를 위한 많은 법령이 존재한다. 또 학교에서 교원이 학생 인권침해나 아동학대를 한 것이 확인되면 국가공무원법, 교육공무원법, 사립학교법, 교육공무원징계령, 아동복지법 등에 따라 엄중한 처벌도 받는다. 이처럼 학생 인권은 기존의 법률 체계 안에서…
2023-03-06 09:10‘룸카페’ 내에서 청소년의 탈선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심심찮게 보도되고 있다. 룸카페는 주로 대학생 등 성인 커플의 실내 데이트 장소로 중형 모니터와 게임기 등을 구비해 편안히 게임을 즐기면서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으로 애용되었던 곳이다. 룸카페 등 청소년 탈선 장소로 최근에는 침대 매트리스까지 구비해 마치 간이 모텔처럼 활용되기도 한다는 말이 들리곤 했는데 실제로 일부 룸카페에서 청소년들이 음란물을 시청하는 등의 탈선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사실상 청소년들이 암암리에 ‘숙박업소’처럼 이용하는 것이다. 청소년보호법 제2조에 따르면, ‘불특정한 사람 사이의 신체적인 접촉 또는 은밀한 부분의 노출 등 성적 행위가 이루어지거나 이와 유사한 행위가 이루어질 우려가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으로서 청소년보호위원회가 결정하고 여성가족부장관이 고시한’ 장소, 즉 모텔과 같은 숙박업소는 청소년의 출입과 고용이 금지돼 있다. 하지만 룸카페는 숙박업소에 해당하지 않아 업주가 청소년 커플의 출입을 막을 이유가 상대적으로 미약하다고 볼 수 있지만 보건복지부는 ‘룸카페는 자유업, 일반음식점업 등으로 등록돼 있으나 시설·설비 및 운영 형태 등이 사실상 숙박 영업으로
2023-03-02 17:03조지수 작가의 나스타샤를 단순히 캐나다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우정 이야기로 단언하는 것은 성급하고 부주의한 일이다. 나스타샤는 700쪽이 훌쩍 넘는 장편소설인 만큼 우리에겐 낯설고 신기한 캐나다의 문화와 인생과 세상을 통찰하는 아름다운 철학적 문구가 가득하다. 그리고 너무 보고 싶어서 진짜로 죽은 연인의 사랑 이야기가 있다. 캐나다가 눈 앞에 펼쳐진 듯 허먼 멜빌의 모비 딕이 고래에 관한 백과사전식 지식이 가득하다면 나스타샤는 캐나다 사람이 열광하는 플라잉 낚시에 관한 이야기가 마치 볼쇼이 발레단 수석 무용수처럼 우아하게 펼쳐진다. 고국인 한국을 떠나 캐나다에서 교수 생활을 하는 주인공 조지와 캐나다인 친구 그렉이 낚시와 캠핑을 즐기기 위해서 고군분투 끝에 2m 높이의 경사를 건설해 수력발전기를 가동하는 장면을 보고 캐나다에서 캠핑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지 않은 독자는 드물 것이다. 그리고 낚시에 진심인 캐나다 사람을 겨냥한 지렁이 양식 사업 성공 이야기는 또 얼마나 신기하고 재미난 지. 이 소설을 읽어나가다 보면 마치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이 모여있다는 캐나다의 봄, 여름, 가을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리라.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고 무
2023-02-20 11:00공교육의 영역과 학교 밖 영역을 포함해 아동, 청소년을 지원하는 다양한 기관이 존재한다. 아동보호전문기관, 범죄피해자지원기관, 성폭력상담소(해바라기센터), 비행 예방센터, 자살예방센터 등 전문기관들이 지자체와 함께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공교육에서 위기 지원 전문기관이라 할 수 있는 기구는 지역교육청에 설치된 ‘Wee 센터’뿐이다. 이 또한 정규교과 과정 내에서 운영되다 보니 학교 부적응, 학교폭력 등 업무만 해도 벅찬 상황이다. 위기 학생에 대한 정의 재정립부터 지난해 초‧중등교육법이 개정되면서 교원의 생활지도권이 강화됐다. 코로나 세대인 아이들은 기초학력 저하, 교우관계 결핍, 공동체성 부족 등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이는 교육활동 침해로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위기 학생에 대한 정의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위기 학생을 ‘자해, 자살 고위기’ 영역으로 보고 있지만 ‘학교 부적응(비행), 교육활동 침해, 학교폭력, 가정 위기, 아동학대’ 등으로 영역을 넓혀야 한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교육활동 침해 학생의 학습권 보장과 상담 및 치유를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대안이 필요하다. 당장 학교 내에서 나타난 위기 학생을 대안 교실이나 상담
2023-02-20 09:10최근 교육계는 ‘유보통합’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정부가 2025년부터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합치겠다고 발표한 이후 현장에선 찬반 목소리가 높다. 찬성하는 측에서는 영유아의 행복을 중심에 두고 이번엔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교사 자격기준과 교사 양성체계 개편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계획이 없어 졸속 행정이라는 반대도 존재한다. 이 같은 혼란을 부추기는 게 바로 허위 사실의 무분별한 유포다. ‘유보통합을 하면 국공립 유치원 교원의 신분이 지방직으로 바뀐다’, ‘유치원 교사의 근무시간 등 근로 여건이 더 악화된다’, ‘영유아의 발달은 고려하지 않고 0~5세를 통합한다’ 등의 괴담이 떠돈다. 급기야 교육부가 지난 10일 ‘유보통합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라는 설명자료를 배포해 진화에 나섰다. 최근엔 ‘교원을 지방직화하는 유보통합 정부안을 교총이 수용했다’는 허위 사실이 유포돼 교총도 큰 피해를 보기도 했다. SNS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는 가짜 뉴스는 이미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가짜 뉴스를 통해 이익을 취하려는 일부 세력에 의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상대방을 공격하고 핍박하는 행위가
2023-02-20 09:10교직의 꽃은 담임교사라고 한다. 그러나 최근엔 교직 경력이 많은 교사나 신규교사까지 담임 맡기를 모두 꺼리면서 기간제 담임교사가 속출하고 있다. 담임교사의 업무는 많다. 기본적인 조‧종례에서부터 청소지도, 급식지도, 진학지도, 상담지도, 학부모 상담, 학교생활기록부 기록, 생활지도 등 계속해서 업무는 늘어나고 있지만 이에 걸맞은 처우 개선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담임교사 수당은 지난 20년 동안 단지 2만 원 오른 것이 전부다. 교단을 떠나는 비중이 매년 증가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매년 교권 침해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실제로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한다고 대답한 비율(20.1%)이 OECD 국가 중에 1위를 차지한다. 다시 직업을 선택한다면 교사가 되고 싶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도 무려 36.6%에 달한다. 그 결과 교사들이 의욕을 읽으면서 공교육도 크게 위협받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정당한 교육활동에도 불만을 품고 교육청과 심지어 대통령실까지 민원을 넣는 지나친 학부모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요즘은 담임교사로서 소신을 갖고 아이들을 지도하기보다는 혹시 아동학대에 걸리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기도 한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교사의 직업에 대한
2023-02-20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