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3학년 부장을 맡으면서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은 가뜩이나 학력이 떨어진다는 소리를 듣던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일이었다. 고심을 거듭하던 중 묘안이 떠올랐다. 과목별로 공교육과 사교육을 막론하고 학생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선생님을 초청해서 아이들에게 자극을 주자는 것이었다. 그렇게라도 해서 아이들이 자신감을 갖고 성적을 올릴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을 듯했다. 국어는 다행스럽게도 공교육에 계신 분이라 섭외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지만 수학은 사교육에 계신 분이었기에 전화 연결조차 쉽지 않았다. 수학도 가능하면 공교육에 계신 분을 모시고 싶었지만 학생들의 선호도가 워낙 높다 보니 달리 대안이 없었다. 몇 차례 시도한 끝에 간신히 전화 연결이 되었으나 이미 꽉 채워진 일정을 들어 난색을 표했다. 그래도 학생들이 직접 강의를 듣고 싶어 한다는 간청을 뿌리치지는 못했다. 필자는 국어를 가르치고는 있지만 수학 분야에서 그분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국내 최고 수학 강사로 자리 잡으며 상상을 초월할 연봉에 온라인 강의나 교재 판매 수익 등 웬만한 중소기업을 능가할 정도의 수입을 올리는, 말 그대로 학생들에게는 가히 수학의 신으로 불릴
2011-04-07 11:19정부는 2011년 3월 22일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현행보다 취득세율을 50% 감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부는 취득세 인하에 따른 지방세수 감소분을 전액 보전하겠다고 말했지만 정부가 정한 지자체의 2011년 세수 추계 내역을 기준으로 해서는 보전이 불가능하다. 보전 기준뿐 아니라 보전 방안도 문제다. 지방세수 감소분을 직접적인 지방교부세 인상이나 부가가치세의 지방세율 인상을 통해 보전하는 안에 대해서 기재부에서 반대하고 있다. 지자체와 정치권에서도 반대 및 보완의 목소리가 높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논의 어디에서도 교육재정의 감소에 대한 대안은 없다는 것이다. 직접적으로는 현재 취득세액의 19.6%에 해당하는 지방교육세가 감소될 것이고, 간접적으로는 시․도세 전입금도 감소될 것이다. 즉, 서울시의 경우 직접적으로 216억 원, 간접적으로 110억 원 정도의 교육재정이 감소되고, 경기도의 경우 직접적으로 1018억 원, 간접적으로 260억 원 정도의 교육재정이 감소될 것이다. 이러한 취득세 인하는 지방교육재정의 건전성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2007년 대비 2010년 내국세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3조 8308억 원이 감소했고,
2011-04-07 11:102011년도에 중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은 1998년에 태어난 ‘IMF 둥이’들이다. 경제 한파 속에 출생한 IMF 둥이가 중학교에 입학해 처음 느끼는 것은 개정 교육과정으로 인한 혼란이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은 중앙정부나 시·도 교육청의 기준 및 지침에 의거해 운영되던 경직성을 탈피해 단위학교 차원에서 탄력적으로 운영하도록 했다. 특히 2009 개정 교육과정은 교과군과 학년군, 집중이수제 등을 도입해 운영하는 것을 큰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학교현장에서 교과(군)별 수업시수 증감을 허용해 교과 이수시기와 수업시수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단위 학교에 부여한 것은 획기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단위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 확대와 더불어 학생의 학습 부담을 덜어 줌과 동시에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한 학습 강화 등도 이번 개정 교육과정의 주요 특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처음 적용된 학교현장은 어떤가? 학교현장에서 혼란이 있는 부분은 교과군에서 학기당 8개 교과 이내로 제한함으로써 단위학교에서 가르치고 싶어도 가르칠 수 없고,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없게 한 강제 규정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가장 큰
2011-04-04 14:51본교는 매년 4월의 첫 주 24명의 교생 선생님들을 맞아 교생 실습을 시작한다. 올해도 교생 선생님들을 맞이했는데, 전원 여자 교생들이다. 필자는 이 점과 연관해 기회 있을 때마다 학교 당국에 건의하곤 했다. 남자들도 교생 실습 등록을 받자는 것이다. 학교의 대답은 간결하다. 안 될 일이야 전혀 없지만 관례상 여자 교생을 받아 온 데다, 관례를 바꾸려 해도 요즘 남자 교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참 무색해진다. 일이 이리 되면 논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왜 이런 교직의 강한 여초(女超) 현상이 일어났을까. 갈수록 여성들에게 교직은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가 싶다. 직업에 있어서 성적 차별이 없고(사실상 심심찮게 남교사가 역차별을 당하기도 한다), 안정적 느낌을 주기 때문인가 한다. 근 4년여 간 본교도 남교사를 거의 선발하지 못했다. 남성의 경우 여성에 비해 응시율도 저조하며, 전형 과정의 비교 경쟁력 측면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한다. 사범대학의 여초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는 데다, 비사범대의 경우에도 남성들은 여성에 밀려 교직 이수 조건을 갖출 기회조차도 요원하단다. 게다가 군 입대니 제대 후 복학이니 하며 덤벙대다 보면, 집중력 측면에서 여성들의 상대
2011-04-04 14:49간접체벌을 허용하는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이 3월 18일 개정·공포되었음에도 일부 시·도 진보교육감들이 학생인권조례에 반한다며 간접체벌을 반영하는 학칙 개정을 인가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혀 학교의 혼란이 초래되고 있다. 교과부가 학생 신체에 직접 손을 대는 직접체벌은 금지하되, 손들고 서 있기, 운동장 돌기, 팔굽혀 펴기 등의 간접체벌을 허용한 것은 학교현장의 교실붕괴와 교권추락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최근 한국교총에서 전국 초·중·고 교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효과적인 학생지도를 위한 교육벌 아이디어 공모에 참신한 제안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그중에는 선생님에게 사인받아오기, 사랑의 화초 가꾸기, 몸으로 나무 만들기, 생각하는 책상, 만보기를 이용한 체력단련, 축구·배구·탁구의 기초 동작연습, 학생건강 체력평가를 적용한 체력 향상, 요가를 이용한 바른 자세 지도 등 정규교육과정 중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과 우수 독후감 펜글씨 쓰기, 좋은 글귀 쓰면서 마음 다스리기, 자기주도적 학습력 향상벌과 같은 방과후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었다. 또한 자신이 정하는 외부 봉사활동, 상점제를 통한 생활지도, 교사·학생·학부모의 나
2011-04-04 14:43최근 좀 독특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한국 청소년들이 시민의식 관련 ‘지식’은 38개국 중 3위인데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관계를 맺는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 즉 더불어 살기 능력은 35위라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2010 한국 청소년 핵심역량 진단조사’ 보고서가 그것이다. 더불어 살기와 관련된 지식은 많이 가지고 있는데 실행 능력은 최하위라는 것이다. 머리로는 알지만 몸으로는 그리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핵심 이유 중의 하나는 더불어 살기라는 것이 체험을 통해 몸으로 익히고, 그 역량을 기름으로써 몸에 배야 하는 능력이지 지식을 배운다고 해서 저절로 발휘되는 능력은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능력 중의 하나가 바로 더불어 사는 능력임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학교나 학부모 모두 아이들에게 이러한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도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데, 과거 아이들에 비해 어울리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보면 뭔가 놓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혹시 길러준다고 하면서 그러한 능력이 성장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 인간
2011-04-04 14:40지난해에는 천안함 격침과 연평도 포격이라는 북한 도발로 우리 사회가 뒤흔들렸다. 2006년과 2009년의 연이은 북한 핵실험은 한국의 안보역량에 근본적 도전장을 던졌다. 그러면서 북한은 제2차 세계대전 후 66년간 계속되어온 개인 숭배적 전체주의를 봉건적 3대 세습체제로 완성 짓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북한에 있지 않았다. 우리 자신의 문제였다. 누가 보더라도 북한의 소행이 뻔한 것이고 모든 조사결과를 보더라도 북한의 군사공격이었던 천안함 격침에 대해 국민 상당수가 그 사실을 부정했다. 작년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가 1200명을 면접 조사한 결과 36%의 우리 국민은 천안함 격침사건에 대한 정부 조사결과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북한산 어뢰까지 발견되고 전 세계가 나서서 북한을 규탄했지만 정작 우리 국민 상당수는 여전히 그 사실을 믿지 않는 상황에 있다. 지금도 지도층이고 엘리트라는 상당수가 북한이 한 짓이 아니라며 국제사회에 떠벌리고 다니고 한국정부의 자작극이거나 오폭이라 강변하고 있다. 문제의 본질은 북한과 대한민국에 대한 기본 인식의 부재와 왜곡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그것은 북한이 지난 66년간 만들어온 가혹한 문명 파괴적 체제에…
2011-04-04 14:38동북부 지역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일본의 엄청난 피해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진심어린 걱정과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발표된 일본의 교과서 검정 결과에 대해서는 모처럼 고조되고 있는 한일 간의 우호에 찬물을 끼얹는 것으로서 실망 또한 그만큼 크다. 자연재해로 인해 일본열도가 입은 피해와 상처는 가슴 아픈 일이지만, 교과서 논쟁은 별개의 사안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발표에 주목해야 하는 것은 '애국심 교육'을 강화한다는 취지 아래 2008년 일본 정부가 마련한 '중학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가 적용되는 첫 케이스라는 점이다. 도쿄서적을 비롯한 제국서원, 일본문교출판, 교육출판, 일본서적신사 등 5개 민간 출판사의 12종 교과서 모두 이 방침에 입각하여 ‘독도를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다’는 등 독도 영유권 주장을 적시한 교과서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가 우려하는 바는 이로 인해 한일 간의 독도 갈등이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각도에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독도는 지리적 역사적 권원을 바탕으로 국제법적으로 한국이 관리하는 고유영토이다. 일본이 역사를 넘어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즉 지리와 공민에서도 독도 교육을 강
2011-03-31 11:52아침 일찍 나서는 길에 마주한 하늘은 온통 붉은 잔치 놀음이다. 구름 사이로 고개를 든 해는 빨갛다 못 해 짙은 자주 빛이다. 그 아래 하얀 물살을 가르고 달려오는 파도를 바라보며 길게 굽어 있는 해안 길을 걷는 게 요즘 필자의 새로운 일과 시작이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뜻밖의 임지(臨地)는 설렘보다는 알 수 없는 두려움과 새로운 환경의 적응력에 대한 긴장의 연속이다. 이래저래 어지러이 떠오르는 상념을 하얗게 부서지는 물결 속에 묻어두고, 송림(松林)이 잘 정돈되어 있는 도립대학 통학로로 접어들면 햇빛이 흐르는 솔잎 사이로 새어나오는 감미로운 음악이 출근길의 무게를 덜어준다. 교원인사의 한 종류인 전보는 희망지역을 제1, 제2, 기타 순으로 선택해야 한다. 보통 제1은 생활근거지에 신청 하나, 자리가 없으면 제2, 기타로 임지가 정해지는데, 이미 전 순위에 밀리면 후순위는 큰 의미가 없다. 이 때문에 가는 놈 붙잡지 않고 오는 이 살갑지 않은 것이 인사전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같은 학교에 근무하다 우연히도 옆 학교로 오게 된 동료교사가 있어 인사차 갔더니 객지에서 고향 친구 만나듯 반긴다. 거쳐는 정했으되 뒤늦은 나이에 조석을 에우는 일이 만만치 않
2011-03-31 1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