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초봄 야생화를 두 개만 고르라면? 필자는 얼레지와 처녀치마를 꼽겠다. 일찍 피는 것으로 치면 복수초·변산바람꽃·노루귀 등도 있다. 그렇지만 개성 있는 모양과 색깔, 진한 여운까지 감안하면 얼레지와 처녀치마에 가장 마음이 간다. 김훈 소설 내 젊은 날의 숲은 민통선 안 국립수목원에서 계약직 공무원으로 식물을 그리는 세밀화가가 주인공이다. 당연히 이 소설에는 꽃 이름과 꽃을 그리는 과정이 많이 나온다. 그중에는 얼레지도 있다. 꽃은 식물의 성기라는데, 눈을 뚫고 올라온 얼레지 꽃은 진분홍빛 꽃잎을 뒤로 활짝 젖히고 암술이 늘어진 성기의 안쪽을 당돌하게도 열어 보였다. 눈 위에서 얼레지 꽃의 안쪽은 뜨거워 보였고, 거기에서도 쟁쟁쟁 소리가 들리는 듯싶었다. 소설에서 묘사도 심상치 않지만, 얼레지는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꽃이다. 이름도 특이한 데다 꽃 생김새도 꽃잎을 뒤로 확 젖힌 것이 파격적이기 때문이다. 얼레지가 꽃잎을 확 젖히는 이유는 곤충들에게 먹을 것이 많다고 광고하기 위한 것이다. 얼레지가 꽃잎을 젖혔을 때 보이는 진한 보라색 삐죽삐죽한 무늬가 바로 꿀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안내판이다. 세련된 아가씨 같은 꽃, 얼레지 얼레지는 보는 사람에…
2018-05-02 09:00
대한민국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는 MBC ‘무한도전’이 지난 3월 31일 막을 내렸다. 10년 넘게 이어져 온 ‘토요일 저녁의 전설’ 치고는 담백한 마무리였다. 대대적인 특집 방송을 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 겠지만 ‘무한도전’의 마무리는 무척이나 담담했다. 그래서 더욱 허전한 느낌을 자아냈다. 유튜브로 대표되는 인터넷 예능 전성기는 ‘엔터테인먼트’라는 단어의 의미 그 자체를 바꾸고 있다.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TV나 유튜브 채널에서 인 기를 얻은 진행자들은 이미 10~20대 사이에서는 지상파 TV를 압도하는 영향 력을 갖고 있다. 시대가 바뀌면서 기존의 일인자들이 서서히 후배에게 자리를 내주는 모양새다. 유독 장수 프로그램이 많은 옆 나라 일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마침 ‘무한도 전’이 종영한 바로 그 날, 일본 후지TV의 ‘메챠메챠이케테루(めちゃ×2イケてる ッ!)’ 역시 방송 시작 22년 만에 마지막 방송을 했다. 역시 토요일 저녁에 방송되 던 일본의 대표적인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이밖에도 일본 문화계는 방송 32년의 예능 ‘모리타 카즈요시 아워 와랏테 이이토모(もりたかずよしアワー わらっ て いいとも)’ 종영(2014), 결성 28년의 5인조…
2018-05-02 09:00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전 세계적으로 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교육 기관 역할의 질적인 향상에 대한 요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로 인하여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교육기관에 대한 평가 및 진단에 대해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등 주요국에서도 교육목적에 맞는 기관평가와 더 나아가 교육개선 방법을 찾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국제미래학회·한국교육학술정보원, 2017). 중국의 학교평가정책과 제도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이다. 국가 수준의 학교평가제도는 학교의 큰 테두리 안에서 학생·교사 등 구성원을 점검하여 그 책무성을 강조하는 데 필요하다. 한국과 중국도 마찬가지로 학교 및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학교평가를 실시하며 이를 강조하고 있다. 중국은 ‘개혁개방(改革开放) 정책’을 시행한 90년대 초반부터 경제가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고, 이는 기초·기본교육이 이루어지는 초·중등학교 평가에 대한 새로운 수요를 제기하였다. 1997년에 중국 국가교육위원회(현 중국교육부)는 ‘보통 초·중등학교 지도 감독 업무 개요(普通中小学督导评估工作指导纲要)’(中华人民共和国教育部 , 1991a)를 재수정하여 전인
2018-05-02 09:00
남편에게는 제2의 고향이라고도 할 수 있는 뉴욕. 군대 제대 후 졸업 한 학기를 남겨둔 채 달랑 100만 원을 손에 쥐고 뉴욕으로 떠나 3년을 버틴 이야기. 난 이걸 백번도 넘게 들었다. 돈이 없어 하루 한 끼로 때우고, 정기승차권 한 장으로 여러 명의 친구와 돌려써야 했던 궁핍했던 유학시절의 얘기 말이다. 미국 올랜도에서 뉴욕으로 향하는 18시간짜리 버스 안에서 그의 회고담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 어쩌면 반발심 때문이었을지도. 조금씩 함께 그려나가고 싶은 우리의 하얀 도화지에 먼저 완성된 그림이 그려져 있어 샘이 났는지도 모르겠다. 화려한 브로드웨이 42번가를 그려 넣으려 무지개색 펜을 딱 들었는데, ‘아! 그건 여기 이미 다 그려져 있어!’하며 날 안내하는 남편···. 그는 오래간만에 만난 뉴욕 친구들과 회포를 푸느라 뉴욕 관광은 거의 혼자 다니던 참이었다. 여행에서 느끼는 나의 즐거움에는 호기심 어린 남편의 눈을 보는 것과 열정적으로 누르는 그의 셔터 소리를 듣는 것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게 빠져버린 뉴욕 여행은 왠지 싱겁게만 느껴지던 즈음···. 뉴욕 여행 재미 없다고 투덜대는 내게 남편이 너스레를 떨며 외쳤다. “오늘 하루는 내게
2018-05-02 09:00‘불안감’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출근길 막히는 도로 위에서 ‘아, 지각하면 어쩌지?’라는 불안감에서부터, ‘올해 우리 반이 된 ○○가 큰 사고를 치면 안 되는데’하는 근심, ‘연로하신 부모님께서 환절기에 건강은 괜찮으시려나’하는 염려까지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불안감을 느낀다.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특히 새로운 환경, 새로운 시도,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거나, 뭔가 잘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할수록 불안감은 높아진다. 하지만 ‘왜 저렇게까지’라며 쉽게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과도한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학교에서도 중간고사 기간이 되면 유난히 불안감으로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는 학생들을 많이 본다. 또한 신학기 파악이 거의 끝나갈 무렵, 친구관계의 이상기류로 불안해하는 경우도 종종 눈에 띈다. 불안감은 ‘멘탈’이 약해서 생기는 것일까? 불안감은 누구나 다 경험하는 감정이기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이해받기 더 어렵다. ‘친구관계를 맺기가 두려워요’, ‘새로운 교실에 가는 것이 무서워요’, ‘제가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요’… 학생들의 이런 호소에 대부분의 부모와 교사는 ‘누구나 다 그렇단다. 처음에는 다 그래. 네가 조금만 더…
2018-05-02 09:00
옛날에 이 정승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에게는 매우 충직한 하인이 있 었는데 어느 날 죽음을 앞두고 그 하인을 부른다. 그리고는 자신이 죽으면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잘 보살펴달라고 부탁하면서 모든 방을 다 보여주 되 작은 다락방 하나는 절대 열어주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를 한다. 그리고 이 정승은 죽음을 맞는다. 그가 죽고 난 후 하인은 정승의 유언대로 정승의 외동아들에게 모든 방을 하나하나 열어 보여주는데 그 다락방만은 열지 않고 꼭꼭 숨겨둔다. 그러나 이내 그 사실을 알아챈 정승의 아들은 그 마지막 방을 열어달라고 조르게 되고, 죽음을 불사한다는 협박 아닌 협박에 결국 다락방의 문을 열어준다. 문을 열자 놀랍게도 그 방에는 금은보화가 아닌 그림 한 점이 걸려있었다. 그림의 주인공은 너무도 아름다운 아가씨. 달빛이 스며든 아가씨의 그림을 보자 정승의 아들은 그 아름다움에 그만 정신을 잃게 된다. 이후 정신을 차린 아들은 그 아가씨가 바다 건너 섬에 사는 ‘황 정승의 아가씨’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는 이내 아가씨를 만나러 가기 위해 채비를 한다. 하는 수 없이 하인은 수많은 놋그릇을 모아 놋그릇 장수로 꾸미고, 다른 두 명의 하인과 정승의 아들을 데리고
2018-05-02 09:001. 머리말 지난 호에서는 교원의 임용에 대한 인사실무 내용들을 살펴봤다. 유·초·중·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교원이다. 교원이 국·공립학교에 소속되어 있는 경우 해당 교원은 경력직 공무원 중 특정직 공무원에 속한다. 국·공립학교의 교원들은 교육공무원의 신분으로서 첫 임용 후 공직자로서의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이에 공직자로서의 지켜야 할 복무 자세와 행동 규범이 있다. 이에 대해서는 교육기본법·국가공무원법·교육공무원법 등 제 법령에 준수 규범들이 명시되어 있다. 교원은 이를 준수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이를테면 교원은 공직 자로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근무해야 할 복무 의무가 있다. 물론 교원이 아닌 일반 공무원이라면 오후 6시까지 근무해야 하지만(1일 8시간 근무), 교원은 그 직무의 특수성을 감안(점심시간 1시간을 교원의 학생지도 근무시간으로 인정)하여 오후 5시까지 근무 시간으로 인정하고 있다. 각급 학교 교장의 경우 교무를 통할(統轄)하고, 소속 교직원을 지도·감독하며, 학생을 교육해야 할 임무를 부여받고 있다. 교감은 교장을 보좌하여 교무를 관리하고 학생을 교육하며, 교장의 직무를 대행해야 한다. 일반교사
2018-04-24 10:33계절의 여왕 오월이다. 스승의 날·어린이날·어버이날이 들어있는 가정의 달이자, 청소년의 달이다. 오월의 향연 속에 겨우내 움츠렸던 삼라만상이 잠에서 깨어나 기지 개를 켜고 삶을 뽐내고 있다. 온 누리의 산천초목들이 잎과 꽃을 만발하고 신록을 더해 가는 봄날이다. 세상의 모든 사람에게 행복과 희망이 충만한 참 좋은 계절이다. 교육의 전당인 각급 학교에서도 새 학년을 맞은 지 두 달이 지났다. 단위 학교에서는 새 구성원들이 소통과 배려로 알찬 학교 교육과정 기획·운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즈음이다. 신규 교사를 맞은 교장의 초임교사 시절 자화상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 올해 3월 1일 자 신규 발령으로 P 교사가 부임했다. 올해 2 월에 교대를 갓 졸업한 만 23세의 새내기 교사다. 청년 백수시대, 대학 졸업과 동시에 고향 인근인 본교에 초임 발령을 받은 자·타칭 효자 교사이다. 현역 장교의 아들로 절 도가 몸에 밴 바른 생활 태도도 믿음직스럽다. P 교사의 부임으로 새 학년도 초부터 학교에 활기가 넘친다. 학생·동료들과의 소통도 활발하다. 교직원 중 막내로 동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으며, 학생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려 사제동행·동고동락하는 모습도 아름답다.…
2018-04-23 13:35
“어려운 여건에서도 꿈을 이룬 사람들 뒷면에는 시간과 정성을 들여 사랑과 열정으로 가르침을 주신 아름다운 스승이 있습니다.” “스승으로서 열정과 사명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꿈꾸며 성장하는 제자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노력하여 꿈을 이 룬 제자는 스승의 보람이자 큰 자랑 입니다.” 스승의 날 발원지로 알려진 충남 논산 강경고등학교 ‘스승기념관’에 적힌 글귀다. 사제 간의 정이 살아 숨 쉬는 이 곳, 교문에 들어서자 우뚝 솟은 스승의 날 기념탑과 반듯하게 쓰인 尊師愛弟(존사애제) 현판이 봄 햇살에 반짝인다. 갈수록 스승의 그림자가 퇴색되어지는 지금, 스승을 존경하고 제자를 아끼는 고귀한 사랑이 그 어느 때보다 숭고하게 여겨진다. 오는 5월 15일은 37번째 맞는 스승의 날. 알다시피 이날은 1963년 강경고에 재학 중이던 윤석란 JRC(RCY의 옛 명칭·청소년 적십자단) 회장이 병석에 누워 계신 선생님을 방문하자고 JRC 회원들에게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에 따라 1965년 4월 23일 열린 JRC 중앙학생협의회에서는 매년 5월 15일 (세종대왕 탄신일)을 ‘스승의 날’로 정하기에 이르렀다. ‘스승의 날 만든 학교’ 긍지와 자부심 … 학생들도 ‘반듯’ 이
2018-04-23 13:35나의 유년시절에는 ‘군사부일체’라는 말이 당연시됐고, 스승의 그림자를 밟아서도 안 되는 것으로 배웠다. 이 말은 전통적인 유교 사상에서 나온 것이다. 조선시대 유학자 율곡 이이는 ‘임금과 스승과 부모는 일체이니 정성껏 받들어야 하며, 자기 생각대로 스승을 비 난하는 것과 같은 행동은 좋지 못하다’고 했다. ‘군사부일체’까지는 아니더라도… 하지만 급격한 산업화와 서구적 개인주의 심화, 과중한 사교육비 부담, 저출산에 따른 아동 인구 감소로 인해 가정마다 자녀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상대적으로 교권은 점진적으로 또 심각하게 침해되기 시작했다. 교원에 대한 예우 및 처우를 개선하고 신분보장을 향상시키며, 교육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제정된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이 1991년 5월 제정 된 것도 도덕적·윤리적 잣대만으로 교원의 지위가 보장될 수 없을 정도로 교권 침해가 심화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특별법까지 만들어 교원이 긍지와 사명감을 가지고 교육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학생에 대한 교육과 지도에 있어서 교원의 권위가 존중되도록 배려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한 이유도 여 기에 있다. 「교원지위법」의 주요 내용은 ‘교원의 보수 우대,…
2018-04-17 1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