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학생들의 운동장 사용을 금지한 초등학교가 전국에 312곳에 이른다고 한다. 안전사고 우려, 학생 소외 민원, 놀이 소음에 따른 민원 때문에 아이들이 뛰노는 공간 자체를 폐쇄한 것이다. 심지어 일부 학교는 운동장 자리에 건물을 증축하며 체육 공간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금지 아닌 안전 담보 필요 ‘시끄럽다’는 민원 앞에서 학교는 운동장을 닫고, 아이들은 교실과 스마트폰 속으로 밀려났다. 이것은 단순한 학교 운영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세대의 건강과 공동체성을 포기하는 사회적 퇴행이다. 과거엔 ‘체력은 국력이다’는 말이 한동안 흐름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학생들의 비만율과 스마트폰 의존도는 급증하지만 정작 뛰어놀 공간은 줄고 있다. 운동 부족은 단순히 체력 저하에 그치지 않는다. 우울감, 집중력 저하, 사회성 결핍으로 이어진다. 결국 학력마저 무너진다. 공부와 체육을 분리하는 왜곡과 오류가 이제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어른들의 극단적 모순과 이기주의다. 학군을 위해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를 선호하면서도 정작 운동회 소음에는 민원을 넣는다. 아이들 웃음소리를 ‘생활 소음’으로 규정하는 사회는 결국 미래를 잃게
2026-05-25 09:10
대학입시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이공계열과 의과대학 일부 모집단위에서 사회탐구(사탐) 영역을 반영하거나 응시를 허용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자연계열 수험생들의 과목 선택 구조가 달라지고 있다. 이른바 ‘사탐런’으로 불리는 선택 이동 현상은 더 이상 일부의 전략이 아니라, 입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일시적 현상 아닌 구조적 변화 2027학년도 대입 요강을 보면 이러한 변화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에 가깝다. 일부 주요 대학은 자연계열에서도 탐구 영역 선택의 유연성을 확대하고 있으며, 의예과를 포함한 모집단위에서도 과목 제한을 완화하는 추세다. 수험생의 선택권을 넓힌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문제는 공교육의 대응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이미 균열이 감지된다. 자연계열 학생들의 사탐 선택은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상응하는 교과 지도와 학습 지원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의예과를 목표로 하는 학생부교과전형에서는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가 당락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임에도, 이를 체계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학교 지원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이로 인
2026-05-25 09:10이달 중으로 교육부의 현장체험학습 지원방안이 발표될 예정이라고 한다. 지난달 28일 이재명 대통령이 현장체험학습 축소·기피에 대한 우려 발언 이후 한 달 만이다. 대통령 발언 이후 사회적 후폭풍이 거셌다. 지난 한 달간 교총 등 교원단체는 현장체험학습에 따른 현장 어려움을 강하게 설파했다. 특히 교총은 19일 제도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21일에는 교육부 장관과 교원단체장 간간담이 있었다. 이제 관심은 교육부가 내놓을 내용에 쏠리고 있다. 얼마나 실질적인 면책 방안이 마련되는지, 또 국가소송책임제와 같은 안전망이 어떻게 구축되느냐에 따라 현장의 평가가 갈리게 될 것이다. 교사가 체험학습을 꺼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민·형사 책임, 행정과 민원부담 때문이다. 막아주고 덜어내야 한다. 선언적 면책이 아니라 교직 사회가 환영할만한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소송에 휘말리면 국가가 시작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현장체험학습이 아니라 행정체험학습이다’라는 한탄이 나오는 것처럼 준비부터 평가까지 교사에게 쏠리는 행정부담 해소도 중요 과제다. 행정·민원체험으로 전락 기피 대상 교육부 발표 선언에 그쳐선 안 돼 실제 막아주고 덜어내는…
2026-05-25 09:10
학부모에게서 갑작스러운 연락이 오는 날이 있습니다. "선생님, 오늘 우리 아이가 집에 와서 그러는데요”하고 운을 떼는 순간 교사는 이미 직감합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집에서 자기 입장으로 풀어 놓았고, 그 이야기를 들은 학부모가 사실 관계를 확인하려 전화를 걸어왔다는 것을요. 교실에서는 분명히 두 아이의 말을 똑같이 들어 주었는데도 "선생님이 제 말은 안 들어 주셨어요”라는 한마디가 가정에 전해지면 상황은 전혀 다른 모양으로 변합니다. 이런 일은 교실 풍경을 직접 볼 수 없다는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됩니다. 학부모는 아이의 입을 통해 한 단계 건너서 듣습니다. 그러니 교사의 말이나 행동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를 막연하게 추측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가 전한 짧은 한 문장이 학부모의 머릿속에서는 한 편의 장면으로 부풀려지기도 합니다. 더구나 아이는 자기에게 불편했던 부분을 더 또렷이 기억하기 마련이어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한쪽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대화는 들어주기에서 시작 이때 교사는 곧바로 사실을 바로잡고 싶은 마음이 들지요. "아니에요, 저는 두 아이 말을 똑같이 들어 주었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을 겁니다. 교사로서는 어떤 아이의 편도 들지…
2026-05-22 13:53
학생 건강은 교육의 출발점이다. 아무리 좋은 교육과정과 수업이 마련돼도 학생이 건강하게 성장하지 못한다면 교육 본질은 실현되기 어렵다. 특히 학교급식은 한 끼 식사를 넘어 성장기 학생의 건강한 성장과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책임지는 교육활동이며, 그 중심에는 영양교사가 있다. 학교급식법 개정으로 토대 마련 최근 학생 건강 지표는 영양·식생활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하게 한다. 2025년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 결과에 따르면, 과체중과 비만을 포함한 비만군 학생 비율은 29.7%, 일주일 동안 채소와 과일을 매일 섭취하는 비율은 약 23% 이하에 불과했다. 반면 주 1회 이상 음료수, 라면, 패스트푸드를 섭취하는 학생 비율은 약 84% 이상으로 나타나 영양 관리와 식생활 지도가 필요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학생 건강 문제는 식습관, 생활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학교 현장에서의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영양·식생활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양교사는 학생을 대상으로 영양·식생활 교육을 실시하고, 저체중 및 성장부진, 빈혈, 과체중 및 비만 학생 등을 대상으로 영양상담과 필요한 지도를 한다. 동시에 학생의 성장 단계뿐만 아니라 지역, 환경, 문화를 종
2026-05-18 09:10
인공지능(AI)은 이제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산업·교육·행정 전반의 질서를 재편하는 문명사적 전환의 중심에 서 있다. 과거 산업혁명이 기계를 통해 인간의 육체노동을 확장했다면, 오늘날 AI 혁명은 인간의 사고와 의사결정 체계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추진되는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AI for All)’ 정책은 단순한 기술 보급을 넘어, 모든 국민이 AI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핵심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국가적 교육 혁신이라는 점에서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세종대왕 정신 이어야할 정책 이러한 흐름은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 조선시대 한문은 소수 지배계층만이 활용할 수 있는 지식과 권력의 도구였다. 문자 해독 능력의 차이는 곧 정보 접근의 차이였고, 이는 사회적 불평등으로 이어졌다. 세종대왕은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제 뜻을 능히 펴지 못한다”는 현실을 안타깝게 여겨 누구나 쉽게 배우고 사용할 수 있는 훈민정음을 창제했다. 이는 단순한 문자 창조를 넘어 지식의 민주화와 국민 역량 강화라는 국가적 비전의 실현이었다. 오늘날 AI 역시 특정 전문가와 거대 자본의 전유물이 된다면 심각한 ‘AI 디바이드(AI D
2026-05-18 09:10지난 1982년 부활한 스승의 날이 올해로 45회를 맞이했다. 교권 존중과 스승 공경의 사회적 풍토 조성으로 교원의 사기진작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만들어진 법정기념일이다. 하지만 현장 교원들은 제자로부터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받는다는 즐거움보다 무력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먼저 느끼는 것이 현실이다. 교총이 발표한 전국 교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절반(49.2%)에 가까운 교원들은 최근 1~2년 새 직업적 자부심이 위축됐다고 답했다. 또 67.9%는 학생·학부모로부터 신뢰받지 못하고 교권이 침해될 때 가장 무력감을 느낀다고 했다. 교직을 떠나고 싶은 이유도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및 학부모 민원 노출, 낮은 보수 등 처우, 생활지도 무력화 및 보호장치 부재 등을 들었다. 여기에 비본질적 행정업무 비중도 40% 이상이라는 답변이 90%를 넘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런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무엇보다 교원이 교육전문가로서 두려움 없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의 부재 탓이다. 그리고 그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현장 의견을 반영하지 못하는 정부와 국회도 문제다. 그나마 최근 현장체험학습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으로 공론
2026-05-18 09:10한국교총이 6월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9대 방향, 31개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단순한 선거 대응 차원의 요구가 아니다. 교권 추락, 과도한 행정업무, 학력격차 심화, 생활지도 부담, 다문화·특수교육 수요 증가 등 학교 현장에서 누적돼 온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 교육감 선거 때마다 다양한 공약이 제시되지만, 정작 학교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된 문제들은 충분히 해결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학폭과 민원 대응, 체험학습 안전 문제, 학맞통 지원 업무, 기초학력 지도 부담까지 교사에게 집중되고 있지만 정책 지원은 부족하다. 그런 점에서 교총이 제시한 과제는 단순한 이해집단 요구로만 보기 어렵다. 교권 보호 국가책임제, 교육청 단위 통합 민원 대응센터 설치, 행정업무 학교 밖 이관, 학급당 학생 수 감축, 기초학력 전담 교사 확충 등은 모두 현장에서 요구하는 사안이다. 특히 ‘선생님을 지키는 것이 학교를 살리는 길’이라는 문제의식은 최근 교육 현장의 현실을 반영한다. 지금 학교는 교사 헌신에만 크게 의존하는 구조다. 행정업무 비중이 커지고, 악성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 부담 속에서 생활지도는 위축되고 있다. 학생 맞춤형 교육과…
2026-05-18 09:10초등학교 4학년 교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중도입국한지 1년 정도 된 학생이 사회 수업마다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담임교사도, 학생 자신도 '학습 부진'이라 여겼다. 그런데 한국어 학급에서 우연히 사회 교과 수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부진의 원인이 전혀 다른 곳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촌락', '도시', '공공기관'과 같은 교과 핵심 어휘를 이해하지 못해 수업을 따라갈 수 없었던 것이다. 이후 학생 수준에 맞춘 한국어 수업이 병행되자, 불과 몇 달 만에 사회 교과 성취도가 점차 향상되었다. 부족했던 것은 학습 능력이 아니라, 그 능력을 드러낼 수 있게 해 주는 한국어 교육이 절실했던 것이다. 이 사례가 예외적이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서울의 이주배경학생은 2021년 1만9368명에서 2025년 2만2002명으로 13.6% 증가했다. 반면 서울 전체 학생 수는 2021년 82만8546명에서 74만6503명으로 9.9% 줄었다. 학생은 빠르게 줄고 있는데, 이주배경학생은 빠르게 늘고 있다. 일부 초등학교는 전체 학생 가운데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70%를 넘어선 곳도 있다. 전국에서 이주배경학생 밀집학교는 2020년 47곳에서 2
2026-05-14 10:50
“선생님, 제가 좋아하는 유튜버가 직접 써보고 강력 추천한 건데 가짜에요?” 한 학생이 억울하다는 듯 입을 삐죽 내민다. 지금의 교실은 거대한 실험실처럼 되어 버렸다. 몇 초짜리 동영상 하나가 한 사람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꾼다. 유명 정치인이 말한 것처럼 보이게 만들고, 학생의 얼굴을 다른 영상에 합성해 놀림거리로 만들기도 한다. 또 한편에선 유튜브나 틱톡 속 광고 아닌 척하는 광고가 자연스럽게 청소년의 소비와 정체성에 영향을 준다. 딥페이크와 스텔스 광고는 단순한 기술적 발명이나 마케팅 수단을 넘어, 청소년의 정서, 판단력, 사회적 인식에 깊이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교사들이 미디어 위험 요소를 고민해야 할 때다. 기술이 만든 가짜의 위협 딥페이크(deepfake)는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실제 사람의 얼굴, 목소리, 동작을 다른 영상에 합성하는 기술이다. 기술적으로는 놀랍지만, 정보 왜곡, 사생활 침해, 명예훼손 등 날카로운 칼날이 숨겨져 있어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동반한다. 이제부터는 ‘무엇을 보았는가? 내가 본 것을 믿는다’라는 생각보다는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바꿔 접근해야 한다. 이 영상은 누가 어떤
2026-05-14 1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