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어느새 우리 삶 전반에 스며들며 친숙한 존재로 자리 잡고 있다. 필요한 정보를 찾아보는 데 그치지 않고, 글과 그림, 영상을 만들거나 여러 정보를 정리하는 데까지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능숙하게 다루는 능력은 앞으로 청소년에게 필요한 중요한 역량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능숙한 사용과 판단·활용 달라 그러나 ‘기술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것’과 ‘기술이 제공하는 정보를 제대로 판단하고 활용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AI가 생성한 답변이 언제나 정확한 것은 아니며, 온라인에는 사실에 근거한 정보와 허위 정보가 뒤섞여 있다. 이제는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것 못지않게 정보를 스스로 확인하고 판단해 책임 있게 활용하는 힘이 필요하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는 2025년부터 AI 네이티브인 알파(α) 세대와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을 반영해 ‘디지털 시민성’을 새롭게 조사하고 있다. 디지털 시민성은 온라인 정보의 안전한 이용과 판단, 개인정보 보호, 타인의 자료를 올바르게 이용하는 태도 등을 살펴본다. 여기에는 디지털 기술을 다루는 능력뿐 아니라 온라인 공간에서 필요한 책임과 윤리의식도 포함된다. 이 가
2026-09-21 09:10
교육공무원은 일반직 공무원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독특한 인사 체계를 적용받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단일호봉제’다. 교사는 입직과 동시에 호봉에 따라 일반직 6~7급 상당의 대우를 받으며 교단에 선다. 교육이라는 막중한 과업을 수행하는 교원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승진 체계 또한 단순해, 수석교사를 제외하면 교사, 교감, 교장이라는 3단계의 구조다. 행정 편의주의적 낡은 관행 존재 그러나 학교 현장의 조직 구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실적인 모순과 마주한다. 전체 교원 중 평교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94.9%인 반면, 교감은 2.6%, 교장은 2.5%에 불과하다. 경기교육청 소속 일반직 공무원의 3~5급 선발 비율이 약 6.5%인 것과 비교해도, 교육공무원 내 관리자 직위의 비율은 극소수다. 그만큼 도달하기 어렵고 무거운 책임이 따르는 자리다. 하지만 좁은 문을 통과해 책임을 맡은 관리자와 단위 학교의 위상이 제대로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단위 학교는 철저히 교육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독립된 행정 기관이다. 아울러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학교의 전반적인 업무인 교무(校務)를 관리하는 교감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특히 경기도립학교 설치조례 등에…
2026-09-21 09:10교권 침해사건은 현장에서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월 교총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장 교원들의 교권 침해 직·간접 경험률은 86.0%에 달한다. 그렇다면 피해 교원을 위한 지원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한국교총은 교권 침해사건으로 고통받는 교원을 지원하기 위해 1975년 전액을 부담해 교권옹호기금을 조성했다. 교권 보호를 목적으로 기금을 마련하고 피해 교원을 지원하는 제도는 거의 유일하다. 매년 증가하는 교권 침해사건으로 사법적 공방을 벌이는 교원들을 위한 방패막이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에만 2억 2000여만 원 지원을 결정했으며, 지난 50여 년간 총금액만 약 27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정작 국가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교원은 국가 백년대계를 현장에서 실천하는 공적 주체다. 정당한 교육활동에도 불구하고 직위해제의 공포에 떨고, 거액의 선임료를 걱정하며 외롭게 법정 다툼을 이어가는 현실을 지금처럼 방기한다면 공교육 회복은 불가능하다. 또공무를 수행하던 교원이 소송을 당했을 때 국가가 아닌 민간 기금에 매달려 각자도생해야 하는 시스템은 정상이라 할 수 없다.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총은 악성민원 맞고소제 의무화 등을 강하
2026-09-21 09:10아동복지법의 모호한 정서적 학대 기준은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와 훈육조차 학대로 몰아가는 근거로 악용되고 있고, 이로 인해 다수의 교사는 정당한 교육활동마저 주저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함 속에서 한국교총, 교사노조, 전교조가 뜻을 모아 오는 10월 9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교육활동 보장 법 개정 촉구 전국 교원 집회’를 개최한다. 이번 집회가 요구하는 내용은 결코 교원들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아동학대·교육활동보호 관련 법 개정, 교원의 정치기본권 보장, 교육재정 개악 반대, 교육 주체를 배제한 유보통합 논의 중단, 초등 저학년 3시 하교, 대책 없는 서·논술형 평가 확대 중단 등은 모두 교실 정상화와 공교육 미래를 위한 최소한의 요구다. 교사가 흔들리면 교육이 흔들리고, 교육이 흔들리면 그 피해는 결국 아이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해서 학부모와 아이가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를 하는 현실에서 아동복지법 및 아동학대 처벌법 개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교육활동 소송 국가책임제’ 도입을 통해 법적 책임과 비용을 교사 개인이…
2026-09-21 09:10“괜찮아요.” 교사가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묻자 한 학생이 짧게 대답한다. 그러나 학생은 수업시간에 제시되는 과제를 수행하지 못하고, 점심시간에는 밥을 먹지 않고 사람이 드문 운동장 구석 벤치에 혼자 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 시끌벅적한 교실에서도 잘 웃지 않는다. 교사의 걱정 어린 질문에 괜찮다고 대답하지만, 아이의 표정은 다른 이야기를 한다.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주배경학생은 더욱 세심하게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낯선 문화와 익숙하지 않은 생활 규칙에 적응하면서 또래 관계의 긴장도 함께 경험한다. 한국어 능력이 충분하지 않아 교과학습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자신의 감정이나 어려움을 정확히 표현하기 어렵고, 관계에서 오해가 생겨도 설명하거나 도움을 요청하기 쉽지 않다. 보호자의 한국어 능력이나 문화적 배경에 따라 가정과 학교의 소통에도 장벽이 생긴다. 특히 사춘기에 접어든 학생은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해 가는 과정에서 ‘나는 어디에 속하는가’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외모·언어·가족의 문화적 배경 등이 또래와 다르다는 사실을 의식하면서 위축되거나 자신감을 잃을 수도 있다. 국내에서 태어났거나 한국에서 오래 생활해 친구와
2026-09-18 13:24
현대 학생들의 여가 활동에서 게임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다양한 플랫폼과 장르가 존재하는 가운데, 게임이 주는 즐거움과 교육적 가치 역시 점차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게임이 지나친 몰입이나 부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지기도 하기에, 교사가 학생들의 게임 이용 행태를 면밀히 점검하고 지도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게임 패턴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무조건 ‘게임은 나쁘다’고 규정하면 학생들과의 소통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 교사는 게임의 종류, 게임 내 규칙, 플레이 방식, 게임에서 요구하는 인지·사회적 활동 등을 이해하고 학생 개개인의 게임 이용 습관을 파악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긍정적 측면을 강화하고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는 교육적 개입을 시도할 수 있다. 부작용 줄이는 방법 고려 ‘게임 패턴 점검 프로젝트’를 통해 교사는 학생들에게 평소 즐겨 하는 게임의 장르와 플레이 시간을 스스로 기록하게 한 뒤, 그 내용을 바탕으로 토론을 진행한다. 게임의 종류가 무엇인지, 그 안에 작동하는 규칙은 어떠한지, 그리고 학생들이 상호작용하는 플레이 방식이 무엇인지 발표하게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들이 즐기는 게임 유형과 이유를 자연스럽게 공유하며, 게임이 주
2026-09-18 13:23
영화 오디세이 열풍이 뜨겁다. 누적 관객수 1000만을 넘어 올해 개봉한 영화 가운데 왕과 사는 남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관객이 찾았다. 넷플릭스 등 OTT에서는 오디세이 인기를 등에 업고 관련 영화와 드라마가 재소환돼 역주행 중이다. 서점가에서는 호메르스의 저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번역서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왜 많은 사람이 오디세이에 열광하는 것일까? 많은 관객과 평론가들은 3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 전체를 아이맥스(IMAX) 필름 카메라로 촬영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오디세이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설명하기 어렵다. 그 배경에는 인공지능(AI) 시대의 급속한 발전에 비례해서 급증하고 있는 인간의 ‘불안’이 있다. 불안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고 조마조마함"이다. 의학 및 정신의학에서 불안은 "미래의 불확실한 위험이나 잠재적인 위협에 대비해 우리 몸과 마음이 나타내는 광범위하고 모호한 방어적 정서 반응"으로 제시된다. 책과 영화에서 오디세이는 도시국가의 문명을 파괴하고 신의 운명을 거스른 인간으로 그려졌다. 그리스의 신들은 동양의 신들과 달리 착하거나 존경스럽지 않으며, 도덕적으로 살라고 가르치지도 않는다. 신에
2026-09-15 10:34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수능에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고력과 표현력을 평가하고 정답 고르기 중심의 시험에서 벗어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평가 방식이라고 해서 수십만 명의 진학을 결정하는 국가 선발시험에도 적합한 것은 아니다. 서·논술형 수능 추진 혼란 불러 수업에서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활동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학생의 성장을 돕는 교육적 평가와 한정된 대학 입학자를 가려내는 선발평가는 목적과 책임이 다르다. 1점 차이가 대학과 학과를 가르는 수능에서는 창의성뿐 아니라 모든 수험생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학교내 평가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답안을 어디까지 인정할지, 같은 내용을 다르게 표현한 답안에 같은 점수를 줄지 판단하기 어렵다. 한 학급의 답안에도 채점 기준을 일관되게 적용하기 어려운데 수십만 명이 응시하는 수능에서는 어떻겠는가. 채점자 간 편차, 복수 채점, 이의신청과 재심사 절차에 대한 해답 없이 도입부터 논의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국교위는 채점 부담과 공정성 문제를 AI 활용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AI는 보조 수단일 수는
2026-09-14 09:10
아동복지법은 청소년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보장하고, 아동학대로부터 선제적으로 보호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법상 정서적 학대 행위의 개념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아 교사와 학생 모두 피해를 입는 부작용이 드러난 것이 사실이다. 자의적해석으로 갈등 빚어 아동복지법 제17조는 금지행위 중 하나로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를 꼽는데 이 규정이 너무 포괄적이다. 예를 들어 법적으로 결론되는 정서학대는 대부분 무죄가 되는 것이 현실이지만, 자의적 해석이 가능한 정서학대 개념은 교사에 대한 악성 민원과 보복성 신고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법적 판단을 받으려면 몇 년의 시간이 소요돼 교사도 청소년도 모두 상처받는 결과를 내기도 한다. 최근 이러한 문제에 대한 법적 개선이 공론화된 만큼 올 하반기에 법률이 개정된다면 정서적 학대의 제도적 흠결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다면 법제도 개선 외에 현장에서 교사의 정당한 훈육과 정서학대 간의 오해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정서적 학대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정립하고, 보다 실증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아동학대 중에서 신체학대는
2026-09-14 09:10국회미래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교육 관련 연구들을 바라보는 교육계의 시선이 곱지 않다. 개별 정책의 찬반을 넘어 교육을 바라보는 출발점에 의문이 생기기 때문이다. 저출생과 학령인구 감소를 앞세워 학교와 교원, 교육 시간을 문제 해결의 자원처럼 다루는 접근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초등 저학년 수업시간 확대가 대표적이다. 연구원은 초1~2학년 수업 시간이 OECD와 비교해 평균보다 적고 돌봄 수요와 사교육 참여가 높다는 점 등을 근거로 삼았다. 학령인구 감소로 확보되는 ‘교원 여력’으로 돌봄 공백까지 해소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순서가 뒤바뀌었다. 돌봄이 목적이라면 돌봄 체계를 강화하면 된다. 교육이 목적이라면 무엇을 왜 더 가르칠지부터 답해야 한다. 돌봄을 위해 수업을 늘리는 것은 교육을 수단으로 삼는 일이다. 학령인구 감소를 바라보는 시각도 우려스럽다. 학생이 줄었다고 교원이 곧 ‘남는 인력’이 되는가. 학교에는 새로운 교육 수요가 쌓인다. 학생 감소는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개별화 교육을 강화할 기회다. 이를 감축하거나 다른 정책에 투입할 ‘여력’으로 먼저 계산해서는 안 된다. ‘학생이 줄면 교원이 남고, 남는 교원은 다른 데 쓰면 된다’
2026-09-14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