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부터 지속된 여러 공직자 자녀의 대학입시, 논문 출간 등과 관련된 문제들은 전 국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교육에 있어서 공정성은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이미 대학을 졸업한 일반인들에게까지 매우 민감한 주제이다. 교육의 공정성은 주로 대학입시 문제와 함께 다루어진다. 공직자 자녀들의 대학 입학을 위한 스펙 만들기 역시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의 교과활동과 비교과활동(창의적체험활동)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진다. 이 때문에 고등학교 교육과정 전반이 공정성을 위협하는 각종 요소들로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실 대학입시라는 점을 따로 떼어 놓고 본다면 학교교육과정과 교육의 공정성은 그리 상관있어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1945년 교수요목기 이래 국가 주도로 개발된 교육과정을 학교에서 실천하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1997년 7차 교육과정 이후부터 교육과정에 대한 의사결정의 분권화를 지향하고 있으나 국가교육과정의 영향력을 학교현장에서 무시하기는 어렵다. 또한 교육과정정책(예: 자유학기제, 고교학점제 등 학교교육과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정책) 역시 국가의 주도로 도입되기 때문에 공정성의 문제가 제기될 여지는 별로 없어 보인다. 그
필자는 4학년 담임을 맡고 있다. 4학년 1학기 수학 1단원에서 아이들은 억·조 단위의 큰 수를 배운다. 단원평가에서 ‘1억이 들어간 문장을 만드시오’라는 문제가 있었다. 한 아이가 이렇게 적었다. “1억 가지고 좋은 집 못 사.” 세상에! 이마를 탁 쳤다. ‘무슨 애가 이런 되바라진 말을 써?’가 아니라 ‘이렇게 똑똑할 수가!’하고 감탄했기 때문이다. 아빠와 엄마가 집값에 관해 이야기하는 걸 들은 걸까? “1억 가지고 좋은 집 못 사”라고 아이에게 직접 말하는 부모 모습이 상상됐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 발령받았던 십여 년 전만 해도 이런 문장을 아이가 썼다면 ‘애가 벌써부터’라는 (꼰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었다. 한국경제연구원에서 제공한 ‘전국 평균 아파트값 추이’ 그래프에 따르면 2010년 5억 4천만 원 수준이었던 서울 평균 아파트값이 2021년에는 10억 9천만 원까지 올라갔다. 집값이 5억 원 넘게 오르는 동안 내 월급은? 벼락부자와 벼락거지 벼락부자는 옛날부터 있었다. 벼락거지는 별안간에 생겼다. 벼락거지는 소득에는 변화가 크게 없는데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은 급격히 올라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사람을 말하는 신조어다. 주
수업이 시작하자마자 엎드리는 학생이 있다. 슬쩍 다가가서 등을 쓸어내리며 물었다. “많이 피곤하니?” 쑥스럽게 얼굴을 든다. 깨우는 방식이 기분 나쁘지는 않았는지 다행히 짜증스러운 표정은 아니었다. 쉬는 시간에 따로 불러 물었다. “왜 엎드렸어?” “어젯밤에 늦게 잤어요.” “왜 늦게 잤는데?” “게임하느라….” “그랬구나. 왜 늦게까지 게임을 하게 되었을까?” “기분이 나빠서요. 기분 좀 좋아지라고….” “무슨 일 때문에 기분이 나빴는데?” “혼났거든요.” “왜 혼났는데?” “게임 많이 한다고….” 배움이 느린 학생에 관해 이야기를 할 때마다 종종 꺼내는 일화다. 학생들은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인지하지 못한다. 사실 성인도 때로는 문제의 시작이 무엇인지, 변화를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인지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아직 어린 학생이니 오죽할까. 그래서 이번에는 이렇게 물어봤다. “그럼 네가 수업시간에 엎드릴 때, 선생님이 어떻게 해주면 좋겠어?” “음…. 깨워주셨으면 좋겠어요.” (“깨워달라고? 네가 엎드리지를 말아야지!”) 이 말이 입 밖으로 나오려는 것을 꾹 누르고 다시 물었다. “그래? 왜 깨워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그래도 깨우는 선생님은
열세 살 말 공부 (임영주 지음, 메이트북스, 248쪽, 1만5000원) 최근 학창시절 잘못된 말과 행동으로 영광의 자리에서 한순간에 추락하는 유명인들을 볼 수 있다. 사회는 철없던 어린 시절이라고 마냥 이해하지 않는다. 말이 미래의 성공에 장애물이 되지 않고,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도록 10대 청소년을 위한 소통법을 담았다. 다른 사람의 말을 오해 없이 잘 듣고, 자기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말의 중요성, 청소년들이 자주 겪을 수 있는 상황 속에서의 대화법을 소개하고 있다.
“잘하는 것을 해야 할까요? 아니면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할까요?” 이 오래된 질문만큼 학생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최근 고등학교 현장(교사·학생·학부모 모두)의 뜨거운 감자는 고교학점제2일 것이다. 2015년 진로교육법이 제정되었고, 2016년부터 자유학기제 전면 도입, 진로진학상담교사 1교 1배치 등 짧은 시간 동안 진로교육과 관련된 많은 정책과 제도가 쏟아졌다. 이것에 더해 일반계 고등학교의 경우 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이 확대됨에 따라 자신의 진로 찾기가 강조되고 있다. 생각보다 복잡한 덴마크 교육 블록 장난감 레고와 동화의 아버지 안데르센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덴마크는 늘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높은 세금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대다수가 행복하다는 나라. 그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교육’이라는 렌즈로 세상을 보는 필자에게 덴마크 교육은 그들을 행복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로 보였다. 특히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가는 과정과 성인이 되어서도 배우는 것을 즐긴다는 점에서 덴마크 교육은 주목할 만하다. 본고에서는 자신이 하고 싶은
2015 개정 교육과정 창의적체험활동의 진로활동에서 제시하는 교수·학습방향은 큰 틀에서 다음과 같다. 먼저 학생들이 자신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기회와 자신에게 맞는 진로를 찾아가는 과정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지도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수업시간뿐만 아니라 언제든 학업 및 직업·진로에 대한 활동 계획을 수립하여 흥미·소질·능력에 맞춰 적절한 진로선택 기회를 부여할 수 있도록 교과교사나 진로진학상담교사뿐만 아니라 관련 교원들의 협업으로 학생 개인별·집단별 진로상담이 수행되어야 한다. 1학기에 맡은 수업은 2학년 창의적체험활동 진로수업 4시간이다. 진로수업을 맡게 된 까닭은 시수 배정을 교과별로 나누다 얻게 된 것이다. 사서교사라서 학교도서관에서 수업할 수 있어 진로탐색 기회를 생생하게 얻을 수 있는 수업을 준비했다. 눈에 보이는 대입 성적과는 별개로 학생 개개인의 내적성장을 위한 진로시간과 학교도서관은 그래서 더욱 맞닿아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창체 특성상 시간은 수업시간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교과서나 성취기준이 없어 수업준비에는 늘 애를 먹는다. 학생들에게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직업을 설명해 줄 수 없을뿐더러 바쁘게 변화하는 직업세계에 대해 학생 스
국내 대표적 자율형사립고인 민족사관고등학교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 정부는 오는 2025년 모든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민사고는 일반고로 전환되면 폐교밖에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은 현재 헌법소원이 제기된 상태다. 여기서 정부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꼼짝없이 일반고로 가야 한다. 문제는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 민사고 존립이 위태로워진다는 점이다. 우선 신입생 모집이 어려워진다. 강원도 내에서만 학생을 모집할 경우 정원 채우기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또 막대한 학교운영비를 감당하는 것도 부담이다. 현재 민사고는 학생수 460여 명에 교원은 70여 명. 학생 7명당 교사는 1명 수준이다. 학생 1인당 기숙사비와 수업료 등 학비는 연간 2천8백만 원 정도이며 전액 수익자부담으로 운영된다. 사정이 이러니 일반고의 무상교육 재정지원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민족주체성 교육 등 건학이념도 유지할 수 없다. 사실상 존립의 이유가 없어지는 셈이다. 민사고는 파스퇴르 우유가 젖줄이었다. 최명재(94) 전 파스퇴르유업 회장이 1996년 설립한 민사고는 전북 상산고, 부산 해운대고, 울산 현대청운고, 포항제철고, 광양제철고와 함께 자사고의
「헌법」 제31조 제1항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가진다. ‘능력’, ‘균등’, ‘교육받을 권리’는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조문에 대한 해석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이 조항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대한민국 교육이 지켜나가야 할 근본적인 원칙임을 분명히 한다. 교육에 있어 무엇이 옳은지를 묻는 ‘교육의 공정성’과 관련지어 생각해 볼 때, ‘능력에 따른 균등한 교육받을 권리의 보장’은 공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성이며, 동시에 공교육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교육활동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준거이다. 교육비 배분의 수평적 형평성 한편, 교육재정은 교육의 공정성 실현과 밀접한 교육제도로 볼 수 있다. ‘국가 및 공공단체가 공적인 교육활동을 위해 필요한 재원을 확보·배분·지출·평가하는 일련의 경제활동’인 교육재정은(윤정일, 2000: 55) 교육받을 권리의 균등한 보장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교육재정의 확보 및 배분과 관련한 대표 법령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살펴보면 더욱 그러하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제1조에 따르면, 해당 법령은 지방자치단체가 교육기관 및 교육행정기관을 설치ㆍ경영하는 데 필요한 재
고래가 된 아빠 (안도현 지음, 상상, 116쪽, 1만3000원) 안도현 시인이 경북 동해안 지역에서 전해 내려오는 설화를 요즘 아이들의 눈에 맞춰 새롭게 구성한 동화다.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던 아빠가 폭풍우 치던 밤 돌아오지 않게 되자 주인공 푸른이는 여우의 휴대폰을 들고 아빠를 찾아 나선다. 거미 여인과 여우, 삼신할머니와의 만남을 통해 가족에 대한 사랑을 깨닫고 성장해 가는 푸른이의 하룻밤 동안의 모험을 그려내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지식재산’이라는 이슈를 초·중·고 교육현장과 대중문화 공간에서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지식재산은 전문적인 이슈이기 때문에 대중문화나 초·중·고 교육에서 다뤄지기보다는 특수한 사람들의 전유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사회·경제적 상황은 교육현실과는 다르게 변하고 있다. 수많은 창작자가 유튜브(Youtube) 영상을 만들고 있으며, 아이들은 웹툰 작가를 미래의 유망 직업으로 꼽는다. 이들 창작 작품들은 지식재산권, 그중에서도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예쁘고 귀여운 이모티콘 디자인, 댄스 가수의 독창적인 안무도 물건처럼 사고파는 시대가 되었다. 과학기술에 기초한 발명이나 특허가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 지는 20년이 더 지났다. 이처럼 지식재산이 생활 속에서 중요한 요소가 되어감에 따라서 지식재산을 초·중·고 교육과정에서 다루고 문화콘텐츠로 소비하는 현상이 미국·중국·일본 등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우리와 여건이 비슷한 중국과 일본의 지식재산 교육과 문화콘텐츠 발전사례를 소개하고 몇 가지 제언하고자 한다. 중국, 초·중·고에서 지식재산 교육에 박차 2019년 중국의 대학 입학시험에 지식재산에 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