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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AI 융합교육, ‘또’ 실패한 정책 안 되려면

2016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둑 대국이 있었다. 이세돌과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의 대국으로, 결과는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다. 그 이후 인간은 인공지능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상을 급변시키는 인공지능의 활약과 발전이 기대보다는 두려움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준비된 자에게는 두려움이 기회가 된다. 교육부에서도 인공지능 기초 원리를 가르치며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거점형 일반고 34개교를 선정해 운영하기로 했다.

 

보여주기식 장비 구매 안 돼

 

거점형 일반고로 선정되면 첫해 학교당 1억 원의 예산지원과 향후 3년 동안 매년 5000만 원씩 지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왜 인공지능 관련 내용을 전체 교과 수업의 15% 내외까지 확대하면서 시행하려는 것인가? 예산 지원이 끝났을 때 현장의 모습은 상상해 봤는가?

 

우선, 현재의 대한민국 교육과정에는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교육이 급증하고 있다. 일반교과 시수보다 창의적 체험활동 시수가 증가하는 것이 나쁘다고만 할 수 없지만, 성적으로 진학하는 현실 속에서 지나친 이상주의에 빠지지는 않는지 걱정이 앞선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게다가 교육과정을 바꿔가면서까지 창의적이고 다양한 인재를 육성한다면서 입시는 시험에 의존하는 정책으로 운영하는 것은 모순이다.

 

다음으로 예산 지원을 보여주기식으로 소모해서는 절대 안 된다. ICT 활용 교육, 교단 선진화 등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은 정책들이 현재 어떤 모습인지 살펴봐야 한다. 비싼 장비들은 손때가 묻기도 전에 창고에 들어가 있거나 폐기된 실정이다. 예산 투입은 필요하지만, 인공지능 교육에 필요한 기초, 기본 소양 교육에 집중해서 인공지능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뿌리를 내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질을 생각하며 정책을 추진해야지 당장 보여주기식으로 장비, 물품, 공간을 구성하는 일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미래교육의 발목을 잡는 각종 규제 해소와 인프라 구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나친 규제로 현장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면서 미래 기술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무분별한 규제는 새장 속의 새를 만들 뿐 세상 밖으로 나와 넓은 세상을 자유롭게 날아가게 할 수 없다. 아직 무선 인터넷도 맘껏 사용 못 하는 환경이라니 IT 강국이라는 말이 옛말 같다.

 

보텀업으로 접근해야 안착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책의 구상과 집행에서 현장과 활발한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향식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고 정책을 구현할 현장에서 반감만 생길 수 있다. 활발하고 치열한 논의 과정 없이 만들어 놓고 시행하라는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하는 인공지능 교육은 반쪽짜리 정책이 될 수 있다.

 

시대를 거스를 수 없는 꼭 필요한 정책임은 틀림없다. 조금 늦더라도 현장과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보텀업 방식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자연스럽게 현장에 안착할 수 있다. 

 

교육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정책결정자들의 실적 만들기가 아닌 현장을 분석하고 이해하고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 미래 세대를 양성하는 데 방점을 찍어야 한다. 섣부른 정책 결정과 시행이 아니라 교육의 본질을 생각하면서 나아가야 한다. 100년이 걸리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