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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교육은 유행이 아니다

연수나 협의회 등에 참석하면 늘 듣는 이야기가 있다. “바쁘신데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어디서나 비슷한 인사말을 하지만, 으레 하는 말로 듣기에는 선생님들의 표정이 다소 너그럽지 못하다.

 

선생님들은 정말 바쁘다. 타 직군과 비교를 하는 것이 아니라, 본래의 업무를 수행해내기가 무척이나 어렵고, 바쁘다. 학생을 위한 교사 본연의 업무와 그를 잘하기 위한 준비, 뒤따르는 부수적인 행정, 여기에 더해 각종 행사 등의 주객이 결국 전도되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유행 따르다 보면 본질 잃어

 

교사의 기본 업무는 학습지도와 학생과의 교감이다. 이 두 영역이 무엇보다 가장 먼저 이뤄야 할 교사의 소명이다. 그러나 이를 위한 고민의 시간 틈으로 최근 경향에 맞는 수업을 잘하기 위한 각종 모임, 매년 성향이 변하는 학생과 공감하기 위한 기법 연수, 여기에 더해 교육적인 수명이 길지 않아 보이는 행사성 업무까지 비집고 들어 온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학생들에게 자기 주도적 학습을 강조하는 교사 본인은 막상, 자기 주도적 고민의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다. 결국, 학생의 성장이라는 알맹이 없이 시류에 걸맞은 결과물만 양산해내고 본질을 잃어버린 기계적인 시간만 소비하게 된다.

 

학생들도 정말 바쁘다. 학교 교육 방향에 활동형 학습에 대한 요구가 그득해지면서 다양한 수업방식이 도입됐고, 그로 인해 수행평가 비중이 늘고 교과 외 자율활동 등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그리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학생들의 몫이 됐다. 학생도 스스로 학습을 위한 고민의 시간을 뺏긴 채 주어진 과제를 꾸역꾸역해내기 바쁘다. 지나치게 많은 교내·외 행사와 활동도 학생들을 교사 못지않게 본질을 잃어버린 학습의 현장으로 내몬다.

 

처음 교직에 발을 디디고, 각종 연수를 쫓아다니던 신임 교사에게 한 선배 교사 교육정책도 수업방식도 나름의 유행이 있더라며 연수를 통해 배우는 것은 좋지만 지나치게 어느 한 분야에 매몰되지 말고 본인만의 기준으로 교육철학을 수립하라고 했다. 철학 없이 매몰되면, 새로운 교육의 흐름이 왔을 때 자신의 교직관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주의를 주며 뿌리가 깊은 유연함을 견지해야 한다고 했다.

 

앞선 내용과 연결해 ‘교육은 백년대계’라는 말을 생각하면 교육에는 유행이 없어야 한다고 해석하게 된다. 변화를 수용할지언정, 기존의 것을 뒤엎고 새로운 것에만 적응하려 하면 다른 어떤 분야보다 신중을 기해야 하는 교육정책의 수립과 수행에 어려움을 불러올 것이다.

 

교사가 본연의 업무를 효과적으로 해내기 위한 정책적이고 실질적인 뒷받침을 통해, 학생과 교사가 모두 새로운 변화에 잘 적응하며 기존의 가치도 잘 이뤄낼 수 있는 여건 보장을 마련해주었으면 좋겠다.

 

지금도 맞고, 그때도 맞다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의 주인공 함춘수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게 뭐, 대수인가요? 우리는 다 그냥 할 만큼만 하고 사는 거예요. 뭘 더 원해.”

 

지금은 맞고, 그때도 맞다. 그리고 지금이 틀렸으면, 그때도 틀렸다. 지금과 그때를 양분하는 순간, 함춘수처럼 ‘할 만큼만 하는’ 부작용이 만연할지도 모른다. 좀 더 온고지신하는 자세로 교육을 대해야 할 것 같다. 교육은 유행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