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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야기> 상담의 힘


9월 중순경 미영이 어머니가 갑자기 찾아오셨다.

“미영이는 요즘 나아졌나요?”
“예, 아주 좋아졌어요. 놀라울 정도로 요즘에는 숙제도 잘해오고 공부시간에도 침착하게 앉아서 열심히 공부합니다. 구구단도 다 외워서 나머지 공부도 안하고 받아쓰기도 많이 나아졌어요. 점심시간에 약도 혼자 챙겨 먹어요.”

2학년 담임을 맡아 일주일 동안 아이들을 살펴보니 가장 수업태도가 좋지 않고 말을 듣지 않는 아이가 미영이었다. 종이에 낙서하고 낙서한 종이를 다시 찢어서 책상 밑에 버려두고, 책과 공책이 제대로 있는 것이 하나 없었다. 물어도 대답도 하지 않았고 서로 어울려 얘기하는 친구도 없었다.

야단도 쳐보고 벌을 줘도 별로 효과가 없었다. 답답해서 살펴보니 1학년 때 담임이 '정서장애’로 표시해놓고 있었다. 인터넷에서 여러 사이트를 찾아봤더니 미영이는 '주의력 결핍증’에 해당되는 것 같았다.

용기를 내 미영이 어머니께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관련 내용들을 미리 인쇄해서 꽤 많은 분량을 준비해뒀다. 자녀를 정신과에 가서 치료받으라고 한다면 오히려 반발이 심할 것 같아서 자료를 읽은 후 부모님이 치료방법을 결정하라고 하기 위해서였다.

미영이 어머니께 아이에게 더 많이 관심을 갖고 대화를 많이 하라는 얘기를 해주면서 병원에 가겠다는 약속을 받고 돌려보냈다. 며칠 후 미영이 어머니의 전화가 왔다. 병원에 가서 상담하고 처방에 따라 약을 먹어야 하는데 점심식사 후 약을 먹을 수 있도록 이야기해달라는 것이었다.

한달쯤 지나니 미영이는 달라지고 있었다. 일기도 써오고 숙제도 부족하지만 해왔다. 2학기가 되자 더 이상 내가 신경쓰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부모님과 상담 후 한 아이를 새 사람으로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고 무엇보다 담임을 믿고 치료에 응해준 미영이
어머니가 고마웠다. 미영이가 바르게 자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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