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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 교육의 희망 꺾은 '교육자 조국'

가끔 편애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학생들과 사적인 교류를 가지는 것을 좋게 보지 않는 선생님들도 계시지만, 저는 학생들에게 아이스크림이나 밥 사주는 것을 좋아합니다. 특히 집안형편이 좋지 않거나 편부모 가정, 조손가정에 있는 아이들을 학교 밖에서 자주 만나고 용돈도 쥐어주고 밥도 평소에 먹고 싶었던 것으로 고르게 해서 먹이고 그럽니다.

 

단순히 용돈 몇 푼 쥐어주는 것이 목적은 아닙니다. 제가 그렇게 돈이 많은 편도 아니고요. 그저 그 아이들과 밥을 먹으면서, 아니면 간단하게 군것질이라도 하면서 제가 유일하게 가진 ‘말의 힘’으로 미력한 도움이나마 주고 싶은 것일 뿐입니다.

 

가장 평등해야 하는 것은 교육의 기회

 

“선생님도 열 살에 아버지께서 돌아가셨거든. 고등학생이 되기 전까진 그게 왜 그렇게 서럽고 부끄러웠는지 모르겠어. 사실 그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는데 말이야.”

 

“선생님은, 학교를 다닐 때 정말 선생님이 되고 싶었어. 적어도 선생님이 아는 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평등한 것은 ‘교육의 기회’거든. 돈이 많고 적고, 아버지가 있고 없고 와는 상관없이 말이야. 선생님에게도 힘내라며 어깨 토닥이고 손 잡아주시던 선생님들이 계셨고, 그분들 덕분에 이렇게 선생님이 될 수 있었어.”

 

“언제쯤이었을까. 어느 날 문득 내가 선생님의 선생님들께 힘을 받았던 것처럼 ‘나도 ○○이 같은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게 선생님이 된 첫 번째 이유였거든. ○○이도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잘하게 되면 좋은 학교, 좋은 직장에 들어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어. 선생님은.”

 

제가 이렇게 학생들에게 말할 수 있는 건, 제 자신이 저 말에 위배되지 않는 삶을 살았고 저 말 속에 거짓이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삶의 결에서 얻은 개인적인 답일 수 있지만, 저는 누구나 용이 될 필요가 없다는 식의 어쭙잖은 위로나 동정보다는 노력을 하면, 그래서 능력을 키우면 계층과 신분이 상승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그 학생들에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현실이 힘든 학생들에게 제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위로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위선과 거짓에 침묵해선 안 돼

 

저는 아직 교육에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신념이 바뀔지,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직까진 제가 아는 한에서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가장 빛나는 방법은 올바른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선생님들께 학창시절에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적어도 한 분씩은 있으실 것입니다. 그리고 그분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힘을 얻고 마음속에 결심이 세워져 선생님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꼭 선생님을 동경하지 않더라도, 학생들에게 선생님이란 그런 존재인 것입니다. 그것이 교육이 가진 힘이고, 교육자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다른 사람의 그것과 무게가 다른 이유입니다.

 

그래서 조국과 같은 교육자는 사라져야합니다. 저는 그의 재산에 관한 검은 이야기보다도 그가 교육자의 이름으로 지껄여온 거짓말과 위선에 화가 납니다. 그에게 분노하지 않는 교육자는 교육자의 타이틀을 내려놔야 합니다. 그의 과거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수많은 사실들을 목도하고도 침묵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아이들에게 기회의 평등과 과정의 공정성, 결과의 정의를 얘기할 수 있겠습니까? 앞으로도 제가 아이들에게 ‘선생님’이란 이름으로 몇 마디 조언을 하며 부끄럽지 않으려면, 조국 같은 거짓된 교육자에게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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