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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방학, 재충전의 시간으로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가 일제히 여름방학에 들어갔다. 전국의 학교 중 올 여름방학 기간은 짧은 학교가 10일, 긴 학교는 62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방학은 여름 혹서기와 겨울 혹한기에 일정 기간 수업을 휴업하는 것이다. 단, 방학 중 학교가 문을 닫거나 교직원들이 출근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현재 보통교육 기관인 초·중등학교의 매 학년도 수업일수는 초·중등교육법 제24조 제3항 동법 시행령 제45조(수업일수)에 의해 190일 이상으로 규정돼 있다. 따라서 방학 기간은 이 수업일수를 준수하면서 단위 학교의 여건과 실정에 따라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교장이 결정한다.

 

방학이라지만 업무는 더 많아


과거에는 국가교육과정의 상세화(詳細化)가 대세여서 교육부의 지시대로 전국의 초·중·고교가 한결같이 여름·겨울방학 기간이 비슷했다. 대학들의 방학 기간도 엇비슷했다. 하지만 현대 교육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국가교육과정의 대강화(大綱化)가 안착되고, 학교교육과정이 보편화되면서 연간 수업일수를 준수하면서 학교의 여건과 실정에 따라 자율적으로 방학 기간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사실 일부 학부모들은 “교원은 방학 중 근무 안 하고 급여를 받는다”고 폄훼하기도 한다. 하지만 요즘 방학은 학교, 학생, 교원에게 무척 바쁜 기간이다. 방학 중 학교에서는 각종 시설 공사, 캠프 운영, 동아리 활동, 봉사 활동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하다. 교실 신·증·개축, 특별실 개수(리모델링), 석면교체, 운동장 보수 공사 대부분이 방학 중에 시행된다.

 

또한 방학 동안 학생들은 각종 체험활동, 방과후 학교, 동아리 활동, 캠프 활동 참가 등으로 바쁘게 보낸다. 가족 간 협의와 자신의 계획에 따라 평소의 교실 공부를 현장 학습으로 전환하여 소위 ‘배움을 놓고 마냥 놀던 방학(放學)’에서 ‘평소에 가고 깊었던 곳곳을 찾아가는 방학(訪學)’으로 변했다.

 

교원들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방학 중 업무가 태산인 것이 교원들이다. 각종 연수와 출장, 해외 문화 탐방, 캠프 운영, 방과 후 학교 운영 및 관리 등으로 눈코 뜰 사이가 없다. 다가오는 2학기의 학교·학급교육과정 편성도 교원들의 업무다. 교원들은 학교의 모든 행사와 활동, 학생들의 크고 작은 참여 활동 등에 함께 사제동행으로 임장해야 한다.

 

이번 여름방학은 교원들의 치유(healing)와 재충전의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에 따른 ‘연수기관 및 근무 장소 외에서의 연수’를 소중히 활용하여 평소 학생지도와 과중한 학교 업무에 지친 교원들에게 심신의 치유와 회복의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요즘 학교구조와 학교교육과정 체제가 교원들이 소위 ‘짐 벗어놓고 요기’할 수 있는 여유가 없는 현실이다.

 

올 여름방학에는 전국 모든 교원들이 잡다한 일상의 일을 잠시 내려놓고 자연을 벗 삼아 자신만의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평소 학생지도, 학교 업무, 가족 관리 등으로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 놓고 하고 싶은 일’에 소중한 시간을 소비하기를 바란다. 평소 학생과 가족을 위한 헌신적 ‘행복 돌봄이’에서 올 여름방학만큼은 자신을 위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인 ‘소확행’의 주인공이 되기를 소망한다.

 

모처럼 소확행의 주인공 되길

 

장마와 삼복 폭염으로 대지가 작열하고 있지만, 자연의 섭리는 변치 않아 개학 즈음에는 이 여름의 열기도 식고, 시나브로 가을바람이 불어올 것이다. 개학을 맞아 제각각 각종 ‘방학(訪學)’ 활동으로 몸과 마음이 한 뼘쯤 자란 꿈동이인 학생들과 치유와 회복 그리고 재충전으로 심신의 여유를 되찾은 교원들이 학교라는 행복 보금자리에서 다시 만나 교학상장(敎學相長), 존사애제(尊師愛弟)로 사랑, 존경, 신뢰의 하모니로 행복 오케스트라를 함께 연주하길 기대한다.

 

어렵지만 누가 뭐래도 우리는 교육에서 희망과 미래를 찾아야 한다. 스승존경, 제자사랑, 학교신뢰가 여름방학 후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의 행복한 동행 지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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