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재정은 국가의 책무를 규정한 헌법적 가치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117조6000억 원 규모의 내년도 교육부 예산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방안은 이러한 가치를 훼손했다. 무엇보다 교육 예산의 주요 근거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정안에 대한 국회 통과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그대로 적용했기 때문이다. 국회를 통과하지도 않은 법을 전제로, 근거조차 불투명한 산식을 들이미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신설된 미래대응기금도 실질적인 재정 돌려막기에 불과하다. 특히 초·중등을 배제한 기금 설계로 짜인 예산안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더욱이 이러한 중차대한 개편을 교육계와의 소통이나 사전 합의 없이 비민주적 절차로 강행한 정부와 교육부의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교육계를 비롯한 36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이번 정부 발표 내용에 반발하고, 원점부터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는 이유다. 정부와 교육부에 분명히 요구한다. 교육재정을 구조적으로 파탄내는 시도를 중단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립된 교육부 예산안 편성은 원점에서 다시 이뤄져야 한다. 교육부는 예산 축소가 아니라고 강변하지만, 인건비와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학교 현장이 체감할 재정 압박은 불 보듯 뻔하다.
2학기 시작부터 마음이 무겁다. 교육재정 축소, 수능 서·논술형 등 대입 개편, 초등 저학년 3시 하교 등 정부와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의 정책 추진 탓이다. 가뜩이나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등 교권 침해로 힘든 교직 사회에서 볼멘소리가 나온다. 해도 너무한다는 비판도 거세다. 반발과 불만의 이유는 두 가지다. 사전 협의 없는 던지기식 정책 양산과 예상되는 부작용 때문이다. 기획예산처와 교육부는 밀실야합으로 반세기 넘게 안정되게 유지된 교부금 연동제 폐지 방안을 발표했다. 사전 협의나 설명도 없이 결과만 통보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내년에는 교육예산 총액을 2조5000억을 더 주니 돈이 줄지 않는다 한다. 또 바뀐 산식으로 생긴 여윳돈은 미래 기금이라는 거창한 주머니에 넣어 잘 쓰겠다고 하지만 교직원 호봉 자연 인상분, 물가 인상을 생각하면 교육 살림살이 걱정이 앞선다. 여기에 2023년 말 발표된 고교학점제, 내신 5등급제, 통합사회·통합과학으로 대표되는 2028 대입제도 개편안이 시행도 되기 전이지만 국교위는 2033년 대입 개편에 시동을 걸고 있다.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서·논술형 문제 도입을 염두에 두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 10월 중장기 대입제
일반 국가공무원과 교육공무원 사이에 육아휴직을 둘러싼 불합리한 제도적 격차가 생겼다. 지난 6월 ‘국가공무원법’ 개정으로 일반직 공무원의 육아휴직 대상 자녀가 12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하로 확대됐지만, 교원은 기존 범위(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에 머물러 있다. 서로 다른 돌봄 기준이 적용되는 것이다. 육아휴직 대상을 확대한 취지는 분명하다. 고학년 자녀에게도 부모 역할이 필요한 현실을 제도에 반영한 것이다. 이런 필요가 교원에게는 인정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일·가정 양립과 저출생 대응을 강조하면서 직종에 따라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입법도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월 교육공무원의 육아휴직 대상을 확대하는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지만 아직 국회에 계류돼 있다. 이미 시행 중인 제도를 모든 국가공무원에게 적용하자는 내용인 만큼 처리를 늦출 이유가 없다. 법 개정이 늦어지면 불이익은 현장 교원에게 돌아간다. 육아와 교육 활동을 병행해야 하는 교원에게 일·가정 양립을 보장하는 것은 개인의 편의를 넘어 안정적인 교직 생활과 교육 활동을 뒷받침하는 일이기도 하다.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와 교육적 훈육마저 ‘아동학대’라는 무분별한 의심 앞에 무력화되는 비극이 계속되고 있다.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제지하거나, 다른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훈육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교사의 정상적인 교육활동조차 정서적 학대로 고소당하는 현실 속에서, 교사들은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여 있다. 이처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는 교사의 교육적 열정을 꺾을 뿐만 아니라, 교실을 방임 상태로 몰고 가 대다수 선량한 학생들의 학습권과 안전까지 침해하는 심각한 교육적 재앙을 낳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을 타파하고자 교총 등 교원단체가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법령 개정을 요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아이들을 위해 교사들이 또다시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선 것이다. 본래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처벌법은 현장 맥락을 무시한 채 교사를 억압하는 무기로 악용되는 실정이다. 단 한 건의 의심 신고만으로도 교사는 즉시 직위해제 처분의 기로에 서거나 수사 기관의 조사를 받으며 범죄자 취급을 당한다. 무너진 교실에서 교사는 제대로 된 교육과 생활지도를 할 수 없다. 국회와 정부에 강력히 요구한다.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과
경기교육청이 교권보호전담관 300명을 최종 선발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이들은 교권 침해와 악성민원 등으로 피해를 입은 교원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충남도 다음 달 1일 ‘교권보호관’을 공식 출범하고, 충북은 교육활동 침해 교원에게 심리상담·조언비 최대 200만 원과 신체 상해 치료비 최대 100만 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해 교육청이 앞다퉈 대책을 세우고 실행에 들어가고 있다. 민선 8기 교육감들이 교육 정상화의 첫 번째 과제로 교권 보호를 앞세우고 있다는 사실은 환영할만하다. 하지만 이러한 교육감들의 의지가 제대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2019년 교육활동 침해행위에 대한 교육감 고발제도가 도입됐지만, 실질적인 대리고발 건수는 2022년 이후 50여 건에 그쳤다. 또 교원지위법 개정으로 시행된 교권보호조치 미이행 보호자 과태료 부과 사례도 지난해 1건, 올해 4건에 불과하다. 이는 ‘법 따로, 집행 따로’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제 정부와 국회가 교권 보호 실천을 위한 관련 법률 개정을 위한 행동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이 무고성 신고와 악성민원에
교총의 학교파업피해방지법 처리 촉구 연서명에 1만 명 넘는 인원이 참여했다. 일주일 만이다. 학생 피해를 막을 제도적 장치가 더 이상 미뤄져선 안 된다는 교육 현장의 절박함이 반영된 것이다. 핵심은 노사 갈등의 부담을 학교에 떠넘기는 구조를 바꾸는 데 있다. 학교 급식·돌봄·보건은 학생 일상과 안전에 직결되지만 현행법상 필수공익사업이 아니다. 파업이 발생해도 학교가 대체인력을 활용할 길이 막혀 있다.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은 학교 급식 등을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해 일정 범위에서 대체인력 투입을 허용하자는 것이다. 노동자의 단체행동권과 학생의 기본적인 교육·생활권도 함께 보호하자는 취지다. 둔산여고 사태가 남긴 교훈도 분명하다. 급식 파행이라는 비상 상황에서 학생 식사를 지키기 위해 대응했지만 결국 학교장의 형사 책임과 징계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위기 때마다 학교는 학생 보호와 법적 책임 사이에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현장 관리자와 교직원의 판단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국가가 명확한 기준과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학생은 노사 교섭의 당사자도 아니고 갈등을 해결할 권한도 없다. 하지만 파업 때마다 급식과 돌봄 차질을
정부는 인구감소로 소멸 위기에 빠진 지방을 살리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정부 정책이 성공한다면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교육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교육재정 축소를 적극 추진하며 교원 수 마저줄이고 있다. 재정 자립도가 낮은 지방의 소규모 학교는 교부금 의존도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방 교육재정이 축소된다면 교육 격차의 심화와 지방 소멸이 가속화될 수 있다. 교육 예산 삭감은 정부 정책에도 역행한다. 여기에 최교진 장관은 5일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5대 핵심과제를 집중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격차는 해소하고, 기본은 국가가 채우겠다고 하면서도 예산을 줄이겠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학교 운영을 위한 예산 책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 수가 아니다. 학생 수와 무관한 필수 고정비가 존재하고, 기초학력 보장, 학생 맞춤형 교육, 정서·위기학생 지원, 특수교육 확대, 다문화교육 지원, 고교학점제, AI·디지털 교육 도입은 물론 학교안전과 교육복지 영역까지 학교 안으로 들어오면서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같은 현실을 도외시한 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이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