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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기업-학교 ‘유기적 협력’ 힘쓰는 선진국

[직업교육 부활 꿈꾼다] <3> 독일·스위스가 주는 교훈

직업교육 정착 및 활성화 통해
유럽에서 청년실업률 가장 낮아
 
우리나라 경우 기업·학교 분리돼
기업 참여 유도 위한 정책 시급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독일과 스위스의 기술발전은 인재들의 공이 컸다. 기업들은 숙련도 높고 인성 좋은 인재 양성에 대해 아낌없이 투자하며 직업학교와 협력하고 있다. 우리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과 학교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이원화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국외연수’를 주도해온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하 직능원) 관계자의 말이다.
 

교육부와 직능원은 2015년부터 독일과 스위스의 우수한 도제식 교육훈련(기업·학교 이원화제도, Dual System)을 배우기 위해 국외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대상은 우리나라의 ‘산학일체형 도제학교’에 참여한 기업·학교 관계자들이다. 4년 간 총 21회에 걸쳐 751명의 관계자(학교 361명, 기업 376명, 협회 5명)들이 참여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학교관계자보다 기업관계자가 더 많다는 것이다. 이는 직능원이 처음 국외연수를 시작할 때부터 고려한 부분이다. 기업의 직업교육 참여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게 급선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독일·스위스의 중등단계 직업교육 방식인 도제식 교육훈련(을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도입한 제도로, 고교 2학년부터 학생이 기업과 학교를 오가며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으로 교육훈련을 받는 현장중심 직업교육훈련 모델이다. 
 

교육부와 고용노동부가 현장중심 직업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특성화고 학생들이 학교와 기업을 오가며 이론과 현장실무를 배우는 도제학교 제도를 도입하고 확대하고 있다. 참여 규모는 2015년 특성화고 9개교에서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2017년부터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대폭 확대해 현재 200개교 정도가 운영되고 있다.
 

독일과 스위스의 도제훈련 과정을 모델로 하고 있는 만큼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관계자의 이해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와 직능원은 도제학교 관계자를 대상으로 국외연수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이 보고 느낀 바에 따르면 독일과 스위스는 진로교육과 직업교육이 정착돼 유럽에서도 청년실업률이 가장 낮다. 유럽 평균은 10%대 중후반이지만 독일은 1% 내외, 스위스는 3% 정도로 유지되고 있다. 이는 국가 발전을 위해 정부·기업·학교가 서로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이루면서 끊임없이 빈틈을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고교단계 직업교육 70% 상회
 

고교단계에서 대학진학을 위한 교육보다 직업교육을 선택하는 비중이 70%를 상회한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중세시대부터 내려오는 ‘전통’이나 다름없다. 사회 전반전으로 직업교육에 대한 가치를 높게 부여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다보니 법부터 다르다. 독일과 스위스는 직업교육에 대한 법부터 다르다. 우리나라는 학교가 주도하도록 명시됐지만, 독일과 스위스는 직업교육의 주체를 ‘기업과 학교’를 동시에 정하고 있다.
 

직업교육에 참여하는 학생 중 절반 이상이 직업학교와 기업을 오가는 도제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일주일을 기준으로 기업에서 3∼4일, 직업학교에서 1∼2일 정도의 이원화 교육훈련을 하는 식이다.
 

독일과 스위스처럼 도제훈련제도가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직업학교와 산업계와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수다. 특히 이들 국가의 경우 기업들이 적극 참여해 활성화되고 있다. 학교와 기업이 독립돼 운영되는 우리나라와 상반되는 부분이다. 
 

실제 독일 상공회의소 상부조직(DIHK)에서 2014년 두 차례 1만2962개 기업을 대상으로 도제훈련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기업들이 도제훈련에 참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숙련근로자 확보’였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기업의 절반 이상은 도제훈련에 참여하는 것을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 외에 도제훈련 참여 자체가 기업의 전통이기 때문에, 그리고 기업 이미지 향상에 대한 부분도 참여 동기로 제시됐다.
 

이처럼 직접 도제훈련을 통해 근로자를 양성하고 배출하고 있는 독일 기업들의 도제제도 운영에 대한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배출한 자격취득자를 정식 고용하는 경우는 업종마다 차이가 있으나 약 60% 정도다. 

 

◇정부·기업·학교 ‘삼위일체’ 협력
 

독일의 직업학교는 교육과정 수립 시 기업의 훈련계획을 적극 참고하고 반영한다. 훈련규정 및 절차, 훈련기간, 교육과정 등의 세부 내용은 지역, 기업, 직업학교 간의 지속적인 협의와 검토를 거쳐 이뤄진다. 스위스도 연방정부, 각 주(칸톤) 및 기업의 공동 노력으로 제도가 정착됐다.
 

기업의 경우 도제훈련 초기에는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만큼 단기적인 효과는 거의 없다. 그러나 기업은 기본적으로 직업훈련에 대한 부분을 투자라 생각하고 자체적으로 재정적인 부분을 해결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비용보다는 편익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인식과 경험이 국가 전반에 퍼져있다. 행정적인 부분은 상공회의소 등 직능단체의 기술지원을 받고 있다.
 

독일 기업인들의 모임인 상공회의소는 기업의 이익을 대변할 뿐 아니라 소기업 지원(해외수출 등의 업무), 정부가 정한 법률 실행 역할을 수행하는데 도제교육은 세 번째 업무에 해당한다.
 

독일의 경우 법적으로 모든 기업이 수공업협회나 상공회의소 등 직능단체에 소속돼야 한다. 소속 기업 중 기준 매출액 이상이면 의무적으로 회비를 지불해야 하며, 기업가들이 의회를 만들어 재정·예산·의사결정 등을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독일과 달리 협회나 공공기관 차원의 도제교육 관련 지원이 부족해 도제 참여기업들이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독일은 오랜 도제교육의 전통과 지속적인 국가 차원의 홍보로 인해 도제훈련 참여 이익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잘 형성된 만큼 ‘한국형 도제’의 안착을 위해 정부의 홍보 강화가 절실하다는 반응이다.
 

이수정 직능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도 도제학교의 성공적인 안착 및 지속적인 확대를 위해 교육훈련목표 설정 및 교육훈련과정 편성 시 기업의 요구를 충실하게 반영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산업계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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