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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돈 내고 샀어도 맘대로 못해

<저작권, 방심하면 낭패 ②>

자전거는 돈 내고 구입했든 무료로 받았든 간에 권리를 확보하면 자기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다. “내 것인데 지지고 볶든 네가 무슨 상관이야”라는 표현은 이런 소유권의 의미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렇다면 서체 파일이나 그림, 이미지, 음반, 영화 파일 등도 소유권만 확보하면 자전거 소유권자처럼 마음대로 써도 괜찮지 않을까? 내가 돈 주고 구입한 서체는, 집에서 사용하든 내 가게의 간판용 글씨로 활용하든 판매자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게 아닐까?
 

소유권과 저작권 구분 필수

 

답은 그렇지 않다. 우선 소유권과 저작권을 구분해야 한다. 소유권의 대상은 공간의 일부를 차지하고 유형적 존재를 갖는 유체물과 전기·열·빛·원자력·풍력 등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이다. 이와 달리 저작권의 대상은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이다.
 

소설가의 소설이 적혀 있는 원고지는 유체물로 소유권의 대상이지만, 소설 내용은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서 저작권의 대상이다. 따라서 원고지 자체는 소유권자가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그러나 소설 내용은 소유권과 다른 법리 즉, 저작권법이 적용된다.
 

현행 저작권법상 타인의 저작물을 쓰려면 저작권자로부터 저작재산권 자체를 양도받거나 저작물을 이용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는 방법밖에 없다. 저작권자가 저작재산권 자체를 양도하면 더 이상 그 저작물에 대해 아무런 권리를 갖지 못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권리 자체를 양도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 이용허락에는 이용방법 및 조건의 범위가 필연적으로 동반된다. 저작권법 제46조 제2항은 ‘허락을 받은 자는 허락받은 이용 방법 및 조건의 범위 안에서 그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타인의 저작물을 사용할 권리를 확보했어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이를 확인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다보니 위반 사례가 무수히 발생하고, 경고장을 보내 돈을 버는 속칭 ‘저작권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점차 저작권자들은 ‘이용방법 및 조건의 범위’를 다양하게 구분하고 있다. 흔히 사용되는 방식에는 우선 ‘1개 PC’ 정책이라는 것이 있다. 프로그램을 하나의 PC에 설치해 사용하다가 그 PC를 폐기하면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조건이다. 요즘에는 1년 정도의 기간을 정해 사용료를 받는 정기구독 방식이 유행하고 있다.
 

이용 범위 한정 반드시 확인

 

이 밖에도 △타인에게 양도하지 못하게 하는 조건 △가정에서만 사용 가능하고, 기업이나 관공서에서는 쓸 수 없는 조건 △기업에서 사용해도 되지만 간판처럼 일정 크기를 넘어가는 데에는 쓸 수 없는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무수한 조건이 달리곤 한다. 
 

학교를 대상으로 판매되는 라이선스를 살펴보면 학교 내부 문서로 이용 범위가 한정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라이선스를 갖고 시범·연구학교 보고서나 학교 홈페이지 이외의 블로그, SNS 등에 사용하면 이용범위 위반으로 추가 이용료를 요구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