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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자랑스러운 우리의 한글

한글은 과학적인 문자라는 점에서 우수성을 입증할 수 있다. 세계 여타 문자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기 힘들다. 한글은 발음하는 원리에 따라 문자를 만들었다. 예를 들어 ‘ㄱ’은 기본자로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는 모양을 본떴다. ‘그’를 발음할 때의 혀의 모양을 옆에서 보면 혀의 뒷부분, 즉 뿌리 부분이 입천장에 살짝 닿으면서 ‘ㄱ’ 자 모양이 된다. ‘ㅅ, ㅇ’ 등은 발음기관을 그대로 상형한 문자다. 다른 문자도 상형을 했지만, 무엇을 상형했느냐에 따라서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세계가 인정한 과학적인 문자

 

기본자에 획을 더하여 글자들을 만들었다는 것도 다른 문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징이다. ‘ㄴ, ㄷ, ㅌ’에서 보듯 관련된 문자를 규칙적으로 확장했다. 같은 위치에서 나는 소리를 나타내는 글자는 모두 같은 글자에서 변형된 것으로, 모양이 비슷하다. 우리말을 적을 때에는 반드시 초·중·종성 글자를 한데 모아 적는다. 또한 한글은 소리 나는 것을 적는 언어이기 때문에 발음할 수 있는 모든 말을 글로 적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능적으로 뛰어나다. 문자가 직선과 단순화된 도형으로 만들어졌다는 점도 자랑할 만하다.
 

이런 것은 모두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면서 만들어놓은 책 훈민정음 해례본을 통해서 알 수 있다. 한때 훈민정음 해례본을 발견하지 못 했을 때는 한글의 제자 원리에 추측이 난무했다. 우리는 훈민정음 해례본을 보고 비로소 한글의 과학적인 제자 원리를 알았다.
 

세계의 어느 나라도 우리처럼 문자를 만들면서 훈민정음 해례본 같은 서적을 펴낸 일은 없다. 그러므로 이 책은 문화사적인 면에서도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국보로 지정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리고 1997년 1월 유네스코에 세계기록유산으로도 선정됐다.
 

세계에서도 인정했지만 우리는 이를 천대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 책이 학교 교육 시간에 다뤄지지 않고 있다. 2015 교육과정을 살펴봐도 훈민정음 해례본을 가르치는 과정은 볼 수가 없다. 한글 맞춤법의 기본 원리와 내용을 이해하고, 국어를 사랑하고 국어 발전에 참여하는 태도를 지닌다는 추상적인 성취기준만 제시하고 있다. 간송 전형필 선생이 훈민정음 해례본을 찾은 이야기, 그리고 한국전쟁 때 피란길에 훈민정음 해례본을 지킨 사연은 단군 신화에 버금가는 스토리다. 이런 것이 잊히지 않게 교육과정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교육부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국어영역 출제범위로 선택과목 가운데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는 선택으로 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은 문법 분야인 ‘언어와 매체’는 선택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언어와 매체’에는 우리 민족 문화의 꽃인 한글의 창제 원리나 민족의 언어문화에 대한 교육 내용을 담고 있는데 안타깝다. 

 

훈민정음 ‘해례본’을 가르쳐야
 

이제 우리 청소년들은 한글의 우수성이나 우리 문화의 특성을 제대로 배울 수가 없다.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는 당시의 철학, 음악, 음성학, 문자학의 융합체이다. 우리가 익혀서 자긍심을 가질 만한 학문의 완성체이다. 교육과정이 아니라도 권장 도서 목록 등에 넣어서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읽는 독서 운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