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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日 ‘친구환상·독박육아’ 해결에 총력

서울교육연구정보원 마사미 총장 초청 포럼

법·제도 정비, 사회적 분위기 일신해 성과

“하나의 정책 완성 위해 25년간 지속 노력”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왕따 청소년 증가, 저출산 시대라는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5년 간 범정부 차원에서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서울 교육연구정보원(원장 이재근)은 2일 서울중앙우체국 10층 대회의실에서 ‘일본 게센여학원대학교 오히나타 마사미 총장 초청 특별 포럼’을 개최했다. ‘오늘날 청소년 문제의 현황과 과제 - 발달심리적 관점에서의 고찰과 부모, 교사, 사회의 대응방식’이라는 주제로 오히나타 마사미 총장을 초청해 강연과 질의응답 토크쇼를 1·2부로 나눠 펼쳐졌다.

 

 


오히나타 총장은 40여 년간 모친의 육아스트레스, 육아불안 등을 주로 연구해온 발달심리학 전문가이자 NPO(비영리 공익단체)법인 ‘아이 포트 스테이션’ 대표이사다. 다수의 저술과 방송 출연을 통해 일본의 학부모들에게 적잖은 영향력을 미치는 동시에 대중성도 갖춘 학자로 통한다. 
 

이날 1부 강연에서 오히나타 총장은 청소년과 여성육아 문제를 각각 진단하고, 이에 대해 효과를 얻고 있는 지원책에 대해 각각 설명했다. 일본 청소년들은 자기긍정감이 낮은데 비해 사회규범의식이 높은 것이 주요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 사회적으로 공통된 현상을 따르지 않으면 낙오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보니 지나친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어릴 때 친구 100명을 만드는 것을 누구나 해야 하는 일처럼 여겨지다 보니 친구 관계가 원활하지 못하면 스트레스가 된다. 더욱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발달로 관계의 빈익빈 부익부는 더 커져 낙오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학업·가정불화 등 여러 문제로 인해 등교거부 학생들이 20만 명에 달한다고 진단했다. 
 

해결책으로 ‘교육기회확보법’을 만들고 재정도 확보해 교육지원센터, 민간 프리스쿨 등 대안시설을 설립해 등교거부 학생들로 하여금 교육기회를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그는 "대안 의무교육으로 인정받는 부분은 등교거부를 조장할 수 있다는 의견에 따라 축소되긴 했으나, ‘쉬어도 된다’는 것과 ‘학교 이외의 장소’에 대해 중요시 되는 일대 전환점이 됐다"며 "친구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에게 자신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고 여유를 갖게 해준다"고 밝혔다.
 

이런 노력 끝에 일본 청소년 사회에서는 친구에 매몰됐던 그동안의 사회적 분위기를 어느 정도 내려놓는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 비슷한 내용의 ‘친구환상’이란 제목의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의 현상도 이 같은 부분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어 육아여성의 스트레스에 대해 해소한 정책을 소개했다. 일본에서는 엄마가 아이들을 직접 돌봐야 한다는 관념이 굳건해 소위 ‘독박육아’로 인한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있는 사실을 주목했다. 일본 여성들은 몸이 아플 때를 제외하면 자신이 반드시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 이로 인해 경력 단절이란 사회적 피해도 커져 맞춤 처방을 내려야 했다.
 

그 정책이 ‘어린이·육아지원신제도’로  의료·연금·개호에 저출산 대책까지 묶어 지역 돌봄 서비스를 강화한 것이다. 종전 구립유치원, 보육원 시설을 활용해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운영되는 ‘어린이 놀이광장’을 조성해 양질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엄마들이 광장에서 육아 도우미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각종 강좌를 듣거나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이를 ‘일시보육사업’으로 정해 아이를 맡기는 어떠한 이유도 묻지 않고 일정 기간 돌봐주고 있다. 이를 통해 엄마들은 육아 부담에서 잠시 벗어나 경력 단절을 줄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단카이 세대(베이비붐 세대)’ 남성들의 역할도 컸다. 이들은 보육을 직접 지원하거나 오랜 기간 직업현장에서 겪은 일들을 토대로 한 상담, 특히 학업중단 위기 학생들을 상대해 좋은 결과를 끌어내는 등 역할을 충분히 해나가고 있다. 정년퇴임 후 대거 집으로 돌아간 이들의 사회적 역할 문제도 일부 해결할 수 있었다.
 

오히나타 총장은 "보육지원에 나선 장년 남성들은 아이들을 자신의 손자처럼 여기고 잘 돌봐주고, 등교거부 학생들에게 자신도 직장생활에서 인간관계에서 어려웠던 문제를 조언해주고 토닥여주는 등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법적 정비와 제도 마련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최대한 점검해야 함을 강조했다. 일선현장과 행정, 기업이 함께 머리를 모아 장기간 일관된 노력을 기울인 결과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게 오히나타 총장의 분석이다.
 

그는 "25년 간 청소년, 보육, 여성 관련 담당자들이 모두 힘을 합쳐 만든 것"이라며 "정권이 두 차례 바뀌는 동안에도 지속적으로 개발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간의 과정을 담은 연표를 화면에 띄운 뒤 "이 자료를 보면 지금도 울컥한다"고 털어놨다.

 

 

오히나타 “비행청소년은 불행청소년”

 

2부는 서울시교육청 학생생활교육과 윤정옥 상담·대안교육 장학사의 사회로 사전질의를 통해 모아진 내용에 대한 오히나타 총장의 답변을 듣는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됐다. 오히나타 총장은 교육현장에서 도움이 될 만한 상담 기법과 노하우를 일부 공개했다.

 

공통적으로 모아진 사전질의에는 ‘학교 현장에서 학부모나 문제 학생을 대하는 방법’이 눈에 띄었다. 특히 교사들이 문제 학생에 대한 전문상담, 정신과 치료 등을 요구하고 싶어도 학부모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해결점이 요구됐다. 이에 대해 오히나타 총장은 해당 학부모를 상대로 공감대를 충분히 마련한 뒤 수차례 상담 시도를 주문했다.

 

그는 “아이를 변화시키는 것 이상으로 학부모와 의견을 일치시키기는 어렵다”며 “여러 번 만나 친근감을 형성한 뒤 학부모 자신도 어린 시절에 간혹 나쁜 행위를 하면서 성장했다는 사실을 이끌어 내면 동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행청소년 상담’ 노하우에 대해서는 “비행청소년이 아니라 불행청소년으로 봐야 한다”고 인식 개선을 촉구했다. 이어 “상대방을 이해한다는 것은 ‘언더스탠드’란 단어 그대로 아래에서 위를 보는 것”이라며 ‘기다림’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즉시 ‘언더스탠드 상담’을 몸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무릎을 꿇은 뒤 윤 장학사의 얼굴을 쳐다보며 “이처럼 아래에서 위를 보면 평소 안 보이던 많은 부분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 다음 일어선 뒤 윤 장학사 옆에 서서 팔을 잡고 억지로 잡아끈 뒤 “이처럼 옆에서 잡아 끌 때 상대가 버티면 끌고 가기 힘들다”고 했다. 그는 “지도나 설교보다 아래에서 바라보며 이해하는 노력을 기울이다보면 지금 이곳에서 해결하지 않아도 되는 ‘기다림’을 알게 된다”고 전했다.

 

이런 상담을 통해 자살 위험 청소년을 구한 사례를 소개했다. 오히나타 총장은 “아쉽게도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특효약은 없지만, 다만 나를 이해하는 한 사람이 있으면 그 희망으로 살아갈 수 있다”며 “오히려 전화위복으로 작용해 소명의식이라는 새로운 동력으로 변경되기도 한다”고 경청하는 ‘언더스탠드’ 기법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