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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책 쓰기, 가장 능동적인 독서교육

책 쓰기 교육서 펴낸 ‘책따세’ 교사들

수년간 쌓은 경험, 노하우 바탕으로
학교급·상황별 실천 사례 중심 소개
“결과물보다 과정에 초점 맞추고
천천히’ ‘조금씩’ ‘꾸준히’ 해야”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적지 않은 학생들이 글쓰기를 어려워한다. 정해진 주제와 분량, 형식에 맞춰 글을 풀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완성된 글은 점수를 매기고 평가된다. 자신감을 잃고 글쓰기를 싫어하는 이유다.


책 쓰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관심사에 따라 학생 스스로 주제를 정하고 자료를 모아 자신이 원하는 형식으로 책을 완성한다. 직접 책을 찾아 읽고 글로 표현하다보면 읽기 능력은 물론 쓰기 실력까지 키울 수 있다. 진로교육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학교 현장에서 수년간 책 쓰기 교육을 실천하고 그 효과를 경험한 ‘책으로따뜻한세상만드는교사들(책따세)’ 운영진이 책 쓰기 교육 길잡이를 펴냈다. ‘책따세와 함께하는 책쓰기 교육-현장 교사들의 지도 사례로 본 책쓰기 교육 길잡이’가 그것이다.


이 책은 책쓰기 교육의 개념과 효과, 지도 방법, 상황에 맞는 적용 사례 등을 소개한다. 특히 학교급과 과목에 구애 받지 않고 교육과정에 적용할 수 있게 구성했다. 책쓰기를 지도하면서 느낀 점과 어려운 점, 극복 과정 등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놓은 대담 코너, 진로 관련 책 쓰기 활동에 활용할 수 있는 추천도서 목록, 책 쓰기 활동지 등을 부록으로 담아냈다.


저자들은 “책쓰기 교육은 가장 능동적인 독서교육”이라며 “모든 교사가 한 번쯤은 제자들에게 책 쓸 기회를 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책을 펴냈다”고 설명했다.  


김미경 경기 호평중 교사는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나 주제에 대해 글을 쓰고자 하면 자연스럽게 책을 찾아 읽게 된다”고 말했다.


 “10여 년 전과 비교하면 독서교육이 교육 현장에 자리 잡아 가는 것 같아요. 다양한 책을 교육과정에 접목해 가르치는 게 효과적이라는 인식도 퍼져 있고요. 이제는 책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책을 쓰는,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독서교육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읽어라’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책에 몰두하게 되거든요.” 


조영수 서울 창문여중 교사는 자유학기제를 활용해 그림책 쓰기 수업을 진행했다. 그림책 읽어주기부터 시작했다. 학교 도서관에 가서 책을 찾는 방법을 알려주고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를 지도했다. 나에 대해 돌아보고 나아가 가족, 친구 등 주변으로 눈을 돌려 글을 써보게 했다. 책을 쓰기 전 기획안을 만드는 방법도 가르쳤다. 조 교사는 “광고 콘티를 만들 듯이 페이지 별로 기획안을 만들게 했더니 완성도가 높아졌다”고 했다.


“준비 과정을 거치더라도 아이들은 막연하게 느낄 수 있어요. 아기 돼지 삼형제 이야기를 늑대 입장에서 풀어가거나 삼형제가 아닌 세 자매라면 어땠을지 생각해보게 했죠. 기존 이야기를 비틀거나 흉내 내고 모방해도 된다고 말해줬어요. 그림에 자신 있다면 그림으로 스토리를 표현해보는 방법도 제시했죠.”


유연정 경기 안양초 교사는 초등 4학년을 대상으로 ‘나만의 과학책’ 쓰기를 지도했다. 과학 교과서의 키워드 중에서 관심 있는 것을 주제로 쓰게 했다. 유 교사는 “배운 내용을 정리하면서 학기 말까지 수업에 대한 관심을 끌어가고 싶었다”며 “글을 잘 읽지 못하는 동생들을 위한 책, 긴 글을 읽지 못하는 저학년을 위한 책, 내 친구들을 위한 책 등 독자층을 설정해 책을 쓰게 했다”고 말했다.


“활동을 하다 보니 중요한 내용을 찾아내고 정리하는 능력이 눈에 띠게 향상되는 걸 느꼈어요. 자신의 이름이 쓰인 책을 완성했다는 성취감을 느끼기도 했고요.”


이수정 경기 양일고 교사는 책 쓰기 전 단계인 ‘테마 독서’를 강조한다. ‘나-너-우리’를 주제로 세부적인 테마를 정하고 관련된 책의 내용을 발췌한 활동지를 보면서 학생들의 생각을 끌어낸다. 이 교사는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었다”며 “그 과정을 통해 진로를 고민하고 관심사를 탐색한 후 책 쓰기로 구체화 할 수 있게 지도했다”고 설명했다.


책 쓰기 활동은 ‘따로 또 같이’ 방식을 활용했다. 비슷한 진로의 학생들을 한 모둠으로 배치해 진로를 정한 학생이 정하지 못한 학생을 돕게 유도했다. 그는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각자 책을 완성했다”고 귀띔했다.


책쓰기 교육을 실천할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결과물에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학생들이 스스로 글을 쓰기 시작한 것만으로도 의미 있기 때문이다. 충분한 시간을 주고 따라올 수 있게 끌어줘야 한다. 또 처음 지도할 때는 준비 기간을 두고 다양한 책을 함께 읽으면서 학생들의 성향과 관심사를 파악한 후 책 쓰기 활동을 하는 것도 좋다. 김미경 교사는 “천천히, 조금씩, 꾸준히 지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수정 교사는 “좋다고 무작정 따라할 것이 아니라 ‘왜 해야 하는지’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나와 학생들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998년 교사들이 창립한 책따세는 청소년 읽기·쓰기 문화 시민단체다. 지능정보 시대에 걸 맞는 읽기·쓰기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청소년을 위한 전문도서관 ‘푸른도서관’ 구축, 저작권 기부 운동, 기부 강좌, 전국 독서교육 교사 연수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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