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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려인 학생 품고 정착 도와야

올해는 고려인 강제이주 80주년이 되는 해다. 고려인 동포들은 구한말부터 경제적 이유나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위해 구소련지역으로 이주한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 재외동포 역사상 유래 없는  강제 이주의 폭압 속에서도 중앙아시아에서 우리 민족의 혼과 정신을 꿋꿋히 지켜내는 등 민족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구소련 해체 이후 거주국의 심각한 경제문제로 인근 국가나 국내에서 이주노동자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국내에는 5만여 명 되는 고려인 동포들이 체류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에는 가족과 함께 이주하는 양상이 뚜렷해지면서 중도입국고려인 자녀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하지만 국내 고려인의 법적·사회적 위치는 외국인 노동자로 체류비자만 동포로서 인정해주고, 4세 자녀들은 성년이 되면 떠나야만 하는 상황이다. 

고려인 동포 자녀들은 대부분 부모의 이주 노동 환경 탓에 장기간 별거에 따른 심리적 상처를 갖고 있고, 가정이 해체돼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는 경우도 허다하다. 특히 중도 입국 자녀들은 언어소통의 문제로 학습지체 현상이 누적되고 있다. 부모 역시 언어소통이 안돼 학습조력자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고 장시간 노동과 늦은 귀가로 아이들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고려인 자녀들에 대한 정책도 정부의 다문화 학생 지원과 동일하게 적용해 보육, 교육, 문화, 의료 복지에서 소외와 차별됨이 없도록 해야 한다. 또한 재학 중인 중등 이상의 고려인 청소년들에게 전문 기술교육, 청소년 멘토링 등 차세대 직업 능력 향상을 위한 적극적인 진로 정보 제공과 상담 지원이 필요하다. 3세 이후도 재외동포로 인정될 수 있게 법을 개정하거나 영주권 기준을 완화해 고려인 4세들이 체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내 중도 입국 고려인 자녀들은 성장기에 거주국과 모국에서 이방인 취급을 받으며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 이제는 고려인 차세대가 조국인 대한민국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법·제도적인 정비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