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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국회 예결위에 바란다


최근 국회교육위가 농어촌 교단의 현실을 감안 교총의 요구를 반영해 농어촌 교원 대학생 자녀 학비보조 지원비로 283억원을 신규 증액했다. 이 예산안이 통과되면 읍면 및 도서벽지 근무 교원 상당수가 수혜를 받게 되고, 이에 따라 농어촌 지역 학교에 우수 교원 확보가 용이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농어촌 지역에 우수교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되고 이러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국회교육위의 결정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예산안이 예결위를 통과하기를 기대하며 이 예산이 갖는 의의와 이 예산이 원하는 효과를 가져오도록 하기 위해 마련되어야 할 보완책을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이 예산은 잘 운영할 경우 장기적으로 우수교원이 농어촌에 근무하도록 하는 강한 유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어촌 우수교원 확보는 단순히 농어촌 교육 발전에만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 교육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며, 나아가 지역 균형 발전 그리고 한정적 국토 자원의 효율적 활용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효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몇 가지 보완책이 병행되어야 한다.

대도시 과밀학급에서 가르칠 때보다 시골의 소규모 학교에서 가르칠 때 교사는 더욱 힘이 든다고 한다. 그 이유는 교육은 학교, 학부모, 그리고 지역사회라는 세 마리의 말이 끌고 가는 3두 마차인데, 농어촌학교의 경우 도시지역에 비해 학부모라는 말이 상대적으로 빈약하며, 지역사회라는 말도 교육에 큰 보탬이 되지 않아 학교라는 말 혼자서 교육이라는 수레를 힘들게 끌고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새가정 출신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부모의 경제적 형편 또한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이 학생들을 헌신적으로 돌보고 교육시키는 교사에 대한 정신적·물질적 지원은 당연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힘든 것에 비해 지원이 충분하지 않고 모든 여건이 열악해서 교사들이 기피해온 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었다. 그러다 보니 가정 형편이 좋은 학생, 실력이 좋은 학생은 기회만 되면 모두 인근 도시로 빠져나가고자 하는 경향을 보였다.

학생이 줄면 결국 폐교가 되고, 폐교가 되면 남아있던 사람마저도 떠나는 악순환이 이어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도시학교는 과밀학급이 되어 교육여건이 나빠지고, 도시에 추가로 학교를 짓기 위해 엄청난 돈이 들어가게 된다. 그러한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농어촌 교육에 애착과 소신을 가진 우수한 교사들이 농어촌 학교에 근무하도록 유도해야 하는데 농어촌 교원 대학생 자녀 학비 보조 예산은 좋은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수한 교사들이 소외된 지역에서도 근무하도록 충분한 유인을 제공하는 것은 단순히 그 지역 주민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역 균형 발전을 통한 국가 자원 활용도 제고, 국가 경제의 허리에 해당하는 중산층 육성, 그리고 동시에 도시민을 위한 것임을 깨닫지 못한다면 불균형은 더욱 심화되고, 우리는 역사의 오류를 반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회교육위가 힘들게 올린 이 예산이 제 역할을 하도록 하려면 대학생 자녀 학비 보조를 받을 수 있는 농어촌 근무 교사의 의미를 명확히 해야 한다. 광양제철소 소속 학교 교직원은 자녀의 대학 학비 전액을 지원받는데 그러한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젊은 날부터 오랜 기간 소속 학교에 근무를 해야 한다. 단순히 유인책만을 보고 가는 교사가 아니라 정말 농어촌 교육에 헌신하고자 하는 실력있는 교사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장기적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대학입학전형제도를 통한 보완책 병행이다. 교육부는 장기적으로 수능을 자격고사화하고 내신의 비율을 높여가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서울대는 이러한 정부 시책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2006년도 서울대 입시에서 내신의 비율을 낮추겠다고 발표했고, 이에 따라 특목고를 향한 과열과외 불길이 더욱 세차게 타오르고 있다.

다른 한 편으로 서울대가 우리 나라 인기 대학입시의 방향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 발표로 농어촌학교는 더욱 어렵게 되었다. 사립이 아닌 국립 서울대는 과도한 사교육을 통해 좋은 성적을 받은 인재가 아니라 농어촌학교를 포함한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수학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동시에 자연과 벗삼아 미래를 꿈꾸며 사람을 사랑하고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삶을 살아오고 있는 미래 지도자형 인재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는 입학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그럴 때 이 예산은 더욱더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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