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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9년차, ‘싱어송라이터’의 꿈을 이루다



김은선 경기 늘푸른고 교사
‘아닌걸 알면서도’ 앨범 발표
창작 활동… ‘생활의 활력소’
학생들에게 실용음악 강의도


‘팔방미인(八方美人)’. 여러 방면에 능통한 사람을 가리키는 이 단어가 떠올랐다. 6일 작업실에서 만난 김은선 경기 늘푸른고 교사 이야기다. 올해 9년차 영어 교사인 그는 이달 말 디지털 싱글 1집 ‘아닌걸 알면서도’를 발표한다. 작사·작곡은 물론 노래까지 직접 불렀다. 김 교사는 “어렸을 적 꿈을 이제야 실현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어릴 때 가수가 되고 싶었다. 작곡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음악을 자주 접했다. 음악적 재능도 물려받았다. 정식으로 피아노를 배운 적도, 악보를 볼 줄도, 화음도 몰랐지만, 멜로디만 들으면 그대로 연주했다. 또래 친구들이 인형을 갖고 놀 동안 피아노를 쳤다. 한번 앉으면 몇 시간이고 연주에만 몰두했다.

“중학교 3학년 때였어요. 피아노 치는 걸 얼마나 좋아했던지… 공부에 방해될까 싶어 어머니가 피아노를 팔아버리셨어요.(웃음) 아티스트의 길이 얼마나 힘든지 아셨던 거죠. 공부도 곧잘 하고 아이들을 좋아하니, 교사가 되는 게 어떻겠냐고 권하셨어요. ‘훗날 어엿한 교사가 된 후에 도전해보자’ 결심했죠.”

한국교원대(영어교육학 전공)로 진학한 김 교사는 4학년 때 임용고사에 합격했다. 2008년, 졸업과 동시에 발령을 받았다. 아이들에게 그는 ‘친구 같은 선생님’ ‘멘토’로 통한다. 권위를 내려놓고 학생 눈높이에 맞춰 소통한 덕분이다. 좀처럼 꺼내기 어려운 속 이야기도 스스럼없이 털어놓는다. 김 교사는 “아이들 덕분에 학교생활이 즐겁다”고 말했다.

잠시 접어뒀던 음악 활동을 다시 시작한 건 3년 전. 홈레코딩 장비를 구입하고 취미 삼아 곡을 만들었다. 완성된 곡은 지인들에게 보냈다. ‘정말 직접 만들었느냐’ ‘인기 가요 못지않다’는 반응 일색이었다.

“그 무렵, 재직하던 학교가 ‘도전 골든벨’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됐어요. 젊은 교사들끼리 뭔가를 보여줘야 했죠. 학생들을 응원하는 노래를 만들어보겠다, 교장선생님께 말씀드렸어요. 노래에 맞춰 남자 선생님들이 춤을 췄고요. 방송 후 많은 연락을 받았어요. 함께 앨범을 제작하자는 기획사의 제안도요. ‘작곡가 김은선’의 첫 공식 발표곡이 인정받은 것 같아 무척 뿌듯했죠.”

학창시절 못다 이룬 꿈은 지난해 음악 프로듀서 그룹 ‘87SOUND’를 만나면서 현실이 됐다. 87SOUND는 음악에 대한 꿈, 열정, 재능이 있는 프로듀서, 아티스트를 발굴, 지원한다. 이번 앨범은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담아냈다. 피아노·첼로 선율 위에 읊조리는 듯한 서정적인 멜로디, 절제된 보컬이 어우러졌다. 그는 “앨범이 나오기까지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동료 선생님과 교감·교장선생님께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김 교사는 든든한 지원군에 대한 고마움을 제자들에게 돌려주고 있다. 음악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위해 재능 기부를 실천 중이다. 교내 음악 동아리 ‘날선 멜로디’를 맡아 진로 상담은 물론 방과후 실용음악·보컬·작곡 수업도 진행한다.

그는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정보를 접해야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면서 “훗날 대학에 진학한 제자들과 함께 작업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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