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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육이 나아갈 방향, 사진에 담다

하봉걸 부산 동해중 수석교사


시교육청 갤러리서 사진전 개최
개도국 청소년의 순수함 포착해
“정신적 풍요로움 잃어버린 요즘
아이들 웃음에서 행복 찾았으면”


지난 17일 부산시교육청 갤러리 ‘공감’. 이름 모를 아이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45점이 전시됐다. 1960년대 우리나라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옷차림은 남루했지만, 얼굴빛은 한결같이 온화했다. 입가에 물든 미소는 ‘행복’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마음에 울림을 주는 사진으로 전시회를 마련한 주인공은 하봉걸 부산 동해중 수석교사. 그는 “갈수록 잊고 지내는 가치 중 하나인 행복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었다”며 “그동안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 가운데 골랐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반면 정신적인 풍요로움은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주제로 삼았어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을 보면 절로 행복해지잖아요.”

그가 마련한 사진전의 제목은 ‘Junior's’다.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이 행복해야 대한민국의 미래도 행복해진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인도차이나 반도 아이들의 때 묻지 않는 모습을 담았다. 세계 여러 지역 가운데 인도차이나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잃어버린 정신적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순박한 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성적과 입시 경쟁에 내몰린 우리 아이들이 떠올라 안타까울 때가 잦았어요. 사진 속 배경은 2000년대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1960년대 우리나라를 떠올리게 합니다. 우리의 기준으로는 불편한 삶을 산다고 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들은 그 자체로 감사하고 행복함을 느끼고 있었죠.”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 ‘미얀마 인레호수의 조그만 학교 교실 앞에 서 있는 소녀(2013)’를 꼽았다. 소박한 옷차림의 소녀가 먼 곳을 응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하 수석교사는 “소녀는 희망과 미래를 응시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회상했다.

그가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사진을 좋아했던 아버지의 영향이었다. 중학교 때 처음 사진기를 손에 들었다. 대학에 진학한 후 사진 동아리에서 활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열심이다. 실력도 인정받았다. 인근 대학에서 사진학을 가르치는가 하면 교사 대상 직무 연수, 학생 대상 사진 교육 등도 맡고 있다. 한국사진작가협회 부산지회 교육간사와 부산사진대전 추천작가로로 활동하고 있다. 덕분에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때마다 “많이 찍어보라”고 조언한다. 마음을 급하게 먹지 않고 촬영 자체를 즐기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는 “우리 아이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필 수 있는 교육을 펼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1994년, 아버지가 정년 퇴임식에서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내가 조국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니 교육자가 되는 길이었다. 그래서 교사가 됐다’는 것이었죠. 저 역시 그 영향으로 교사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을 여행하면서 그곳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으면서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하곤 합니다. 지금의 자리에서 아이들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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