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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공익은 저버린 공익광고

KOBACO ‘청렴’ 광고
교사 부정적 묘사 논란

교총
“교원 명예·교육공동체 신뢰 훼손”
강력 항의·광고 삭제 요청



조금 어두운 빈 교실. 학부모와 교사로 보이는 여성 두 명이 선물을 주고 받는 장면이 나오고 ‘내가 하면 선물이 남이 보면 뇌물일 수 있습니다’라는 내레이션이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TV를 통해 방송되고 있는 한 공익광고의 장면이다.

바로 이 광고가 지나치게 교원과 학교를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교총은 이 광고가 문제가 있다고 보고 즉각 내용수정과 방송철회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에 요청했다.

반부패․청렴 문화 조성을 위한 이 광고는 회사 회의실, 제조업 현장 등 사회 각 분야를 보여주며 ‘내가 하면 부탁이 남이 보면 청탁이 될 수 있습니다’, ‘내가 하는 단합이 남이 보면 담합이 될 수 있습니다’ 등의 카피문구와 내레이션을 이어 보여주는 식으로 전개된다. 정과 의리로 하는 행동들이 결국에는 비리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청렴 수준을 타인의 관점으로 높여 사소한 행동부터 조심하자는 것이 주된 메시지다.

하지만 문제는 뇌물 부분을 묘사하면서 굳이 학교 교실을 배경으로 했다는 설정 자체가 비현실적인데다 교원을 마치 선물이나 받는 사람으로 인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선 선생님들은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경기의 A 초등 교사는 “광고 내용을 보면 아직도 교직에 뇌물과 촌지가 만연하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며 “선물을 주고 받는 부분을 굳이 교실로 했어야 했는지 기분이 상했다”고 말했다.

경북의 B 중학교 교사도 “학교 현장에 촌지나 선물이 삭막할 정도로 없어졌는데 광고를 만든 사람들의 인식은 아직도 저 옛날에 머물고 있는 것 같다”며 “정치권이나 일반 기업체 등에 비하면 교직은 청렴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교총은 2일 서울 중구 KOBACO를 항의 방문하고 부당한 광고 내용을 지적하는 한편 내용 수정 또는 광고 삭제를 강력히 요청했다.

항의서한을 통해 교총은 “교사를 부정적 이미지로 묘사한 점은 교원의 자존심과 명예를 실추시킬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유감”이라고 밝히고 “교원을 부정적으로 인식시키게 되면 교육 구성원 간 불신만 커져 결국 정상적인 교육이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교육공동체 신뢰구축과 좋은 학교 문화 만들기에 사회 각계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의 요구에 대해 KOBACO는 1월 중순 개최되는 공익광고협의회에 해당광고 삭제를 안건으로 상정해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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