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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다, 7월 아스팔트보다 교육 품은 가슴이

교대련, 서울→남해 437km 국토대장정
‘교사란 누구인가’ 폭염조차 녹인 순례길
매일 밤 토론, 선배특강, 화법 배우기도
동료애, 인내 체감하며 師道 의미 다져



12일 오후 2시. 공주에서 대전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계룡산 조각공원에서 수십 명의 대학생들이 달콤한 오침을 즐기고 있다. 한낮의 더위도 아랑곳 않고 벤치나 그늘진 풀숲에 흩어져 곤히 잠든 모습이 그들이 무척 고된 여정을 떠났음을 말해주는 듯 했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이하 교대련) 82명의 학생들이 7일부터 22일까지 총 437.3km에 이르는 국토대장정에 한창이다. 15박 16일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이번 원정은 잠실 한강공원 출정식을 시작으로 과천, 안양을 지나 공주, 대전, 구례, 하동 등을 거쳐 남해 은모래해수욕장에서 마무리될 예정이다. ‘우리 땅, 교육의 걸음으로’를 주제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된 대장정이다.

조하나(부산교대 3) 교대련 의장은 “대학 커리큘럼만으로는 앞으로 우리가 겪을 다양한 교육환경을 모두 알고 대처하기 어렵다”며 “우리 스스로 국토를 걸으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진정한 교사의 역할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교육의 미래를 생각해보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오후 3시가 되자 대원들이 하나 둘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다시 떠날 채비를 마쳤다. 이날의 목적지는 대전 엑스포과학공원. 학생들은 조별로 파이팅을 외치며 흥겨운 분위기 속에 행군을 시작했다. 그러나 대열은 금세 소강상태를 맞았다. 무더운 날씨 탓이었다. 굵은 땀방울을 뚝뚝 흘리는 대원, 계속된 행군으로 발을 절뚝거리는 대원도 있었다.

모두가 지치고 힘든 그 순간 한 학생의 선창으로 행렬 전체에 노래가 번지기 시작했다. 간디학교 교가로 불리는 노래 ‘꿈꾸지 않으면’이었다.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 별 헤는 맘으로 없는 길 가려네 / 사랑하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 설레는 마음으로 낯선 길 가려하네(중략)…/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학생들은 그렇게 지칠 때마다 노래를 부르며 더위를 잊고 힘을 북돋웠다. 물집 투성이인 동료의 발을 치료해주기도 하고, 나보다 힘든 동료의 손을 잡아주기도 하면서 목적지까지 걷고 또 걸었다. 하루 30~40km를 걷는 고된 행군 속에서도 표정만큼은 밝았던 이유는 ‘함께하기 때문’이었다.

고지은(제주교대 2) 학생은 “사실 첫날은 너무 힘들어서 후회했다. 방학 동안 시원한 에어컨 밑에서 TV를 보며 얼마든지 편하게 지낼 수 있었지만 다 같이 힘든 상황 속에서도 솔선수범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공동체 생활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장정은 단순히 국토를 걷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행군 후 숙소에서는 교사화법 배우기, EBS ‘선생님이 달라졌어요’ 함께 보고 토론하기, 선배 교사들의 특강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실시된다. 김은영(공주교대 3) 집행국장은 “단순한 ‘극기’ 이상의 의미를 담아 교육의 현재 모습을 확인하고, 우리가 지향해야 할 교육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고 공유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정원식(공주교대 3) 학생은 “힘들어도 참고 이겨내고, 목표를 달성하는 것, 남을 배려하는 것이 무엇인지 온몸으로 익힌 이번 경험이 훗날 학생지도에도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 교사가 교사답게 일할 수 있는 미래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행동하는 대학생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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