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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눈> 신규교사에게 주는 금언

학생 개별적 특성 먼저 파악을
초심 속 치밀한 준비과정 선행

실력과 품격, 열정 겸비가 중요
말보다 실천적 리얼리스트 돼야

교사로 임용된다는 것은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한 일처럼 힘들다. 대학 4년 동안 치열하게 공부를 해야 하고 임용고시를 치러야 한다. 정말이지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이상으로 힘겨운 과정을 겪는다.

그럼에도 왜 많은 이들이 교직을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는 것일까. 교직이 성직이어서일까, 아니면 안정된 전문직이고 방학 때 쉴 수도 있어서일까. 아무튼 수많은 고급 인력들이 교사가 되고자 온갖 고난의 과정을 감수하며 피 말리는 노력을 한다. 그렇게 해서 그들은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거나 아니면 실패의 운명을 맞는다. 생각할수록 눈물겨운 희비의 엇갈림이다.

따라서 교직에 첫발을 내디딘 교사는 참으로 선택받은 행운아들이다. 그런 참신한 인재들이 해마다 교직에 유입되는데 교직 사회는 왜 생명력이 없는가. 대부분의 경우처럼 신임교사는 설렘 속에 연수를 받고 정장 차림의 출근을 한다. 긴장과 떨림으로 학교를 안내받고 배정된 담임과 업무를 맡는다. 모든 것이 꿈만 같다. 아이들도 하나같이 예쁘기만 하다. 그러나 그 기대와 꿈은 언제부터 무너지는가.

신임교사들은 나름의 설렘과 각오로 출발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 비빌 언덕이 없다는 것이다. 선배교사들이 신임교사들을 위해 수업기법이나 학급운용, 업무처리 방법 등 교사로서의 기본적인 노하우와 자부심을 심어줘야 하는데,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고 방치된다. 따라서 신임교사는 다른 젊은 교사와 동병상련으로 눈치껏 알아서 한다. 더러 선배교사와의 대화에서는 희망찬 의욕보다는 무기력과 적당주의만 배운다. 교사로서의 소신과 자부심은 서서히 퇴색하고 고인 물로서 합류한다.

신임교사이건 경력이 있는 교사이건 초심을 잃는다는 것은 인생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그것은 신념에 대한 배신이며 세속적인 타협이다. 십 년도 안 돼 샐러리맨처럼 현실에 안주한다면 그것은 미래에 대한 모독이다. 얼마나 우리는 교단에 서고자 교직을 이수하고 전공을 공부하며 열망했는가. 청출어람처럼 세상에 빛과 소금의 인재를 창출하겠다고 얼마나 꿈에 부풀었던가.

신임교사를 포함한 모든 교사는 늘 초심으로 돌아가 떨림 속에 아이들을 맞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아이들에 대한 섣부른 편견을 배제하고 사랑과 인내로써 보듬어야 한다. 품행이 불량한 아이들과 부모가 포기한 아이일지라도 교사는 포기해서는 안 된다. 요즘처럼 왜곡된 학생인권으로 말미암아 무례하기 짝이 없는 아이도 훈육해 내 새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치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연간 학급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가. 급훈과 담임훈은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환경미화를 비롯해 자리배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신경 써야 한다. 가정환경조사나 자기소개서를 사전에 파악해 아이에 대한 개별적 특성도 파악하고 있어야 하고, 학부모님께 담임의 교육철학을 담은 편지도 보내야 한다. 학급운영에 따른 내규도 정해보고, 반장선출과 학급회의는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고민해 두어야 한다.

조회, 종례 때는 어떤 시의 적절한 훈화를 할 것이며, 청소는 담임이 솔선해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 또 스마트폰은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미리미리 생각해두어야 한다. 그리고 좌우명을 책상에 붙여놓게 하며, 신학기 이전, 담임이 손수 학급을 물걸레질하거나 수리가 필요한 곳을 담당 부서에 요청해 쾌적한 상태에서 첫 만남을 가져야 한다.

또한 학기가 시작되면 아이들과의 긴밀한 상담을 해야 한다.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김연아’나 ‘이상화’ 선수의 굳은살에 박힌 의미를 이야기 해주며 꿈을 키워줘야 한다. 틈나는 대로 상담해 신뢰 속에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야 한다. 그리고 작년의 학사일정을 참고해 미리미리 일 처리를 준비하는 것도 지혜이다.

무엇보다도 교사는 실력과 품격을 겸비해야 한다. 그리고 적극적인 열정이 있어야 한다. 전공 교과에 대한 실력만이 아니라 세상을 해석하는 해박한 지식은 아이들로부터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그리고 고매한 교사의 품성에 걸맞게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신중하게, 행동 하나라도 표양을 보여 한다면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진심으로 존중할 것이다.

그리해 우리는 말로만 교사가 아닌 실천적 리얼리스트가 돼야 한다. 내 목숨을 내어줘도 아깝지 않은, 사랑과 희망을 위해 스스로 낮아지는 교육 혁명가가 돼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오상고절의 ‘국화꽃’ 교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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