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와 기업 간 직업계고 인재양성 정책 협의 결과 직업계고에 고등교육 수준의 컴퓨터과학 관련 취업역량을 효과적으로 제공한 사례가 나왔다.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현장실습의 이정표로도 주목받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은 10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2025 직업계고 인재성장 기업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기업 대상 맞춤형 정책 안내, 직업계고 인재 채용 관련 의견 수렴 차원에서 마련됐다. 한국전력공사(한전), 하나은행 등 직업계고 학생 채용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는 기업의 임원 및 인사 담당자와 시·도교육청 관계자 약 120명이 참석했다.
이날 교육부는 직업 세계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직업계고 인재양성의 주요 내용과 지원 제도에 대해 안내하고, 정책 정보를 공유했다. 한전, 우리은행, 크래프톤 등 기업은 정책 적용 사례를 발표하고 후속 보완 논의도 이어갔다.
특히 크래프톤은 고용노동부의 ‘KDT’(K-Digital Training) 사업 중 대학생에게만 하던 ‘크래프톤 정글’ 과정을 직업계고 학생에게 연계교육형 현장실습으로 별도의 반을 구성하는 형식으로 확대한 내용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 과정은 KAIST의 ‘SW사관학교 정글’을 벤치마킹해 확장·기획한 것이다.
‘동료학습’과 ‘팀 프로젝트 수행’ 등을 통해 동료들과 협력하며 몰입도를 높여 난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이런 형태의 교육과정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컴퓨터과학계에 새로운 교육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적용한 결과 3학년 2학기 학생들을 대상으로 5개월 간의 합숙 교육과정을 통해 고등교육 수준의 차별화된 취업역량을 갖출 수 있었다는 평이다. 기업 측은 이 교육과정을 거친 교육생만의 채용 또는 인턴십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도 전망했다.
한전은 교육부와 협약을 맺고 개설한 직업계고 학생 대상 맞춤형 채용연계형 직무교육과정을 올해 고졸 공채에 연계했다. 서울과기대 에너지신기술융합학과(학사과정 계약학과, 비전일제) 진학을 통한 일학습병행도 지원하고 있다. 고졸 인재 정규직 채용, 경력개발 지원, 취업역량 강화 등과 함께 2027년까지 고졸 일자리 300개 창출을 추진 중이다.
우리은행은 전국 단위 직업계고 학생을 대상으로 ‘직업기초능력 평가’(교육부 주관 대한상공회의소 시행) 결과를 2026년 채용 기준에 추가해 활용하고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직종이나 직위에 상관없이 모든 직무를 수행할 때 직업인에게 공통되는 기본적(Key, Core) 능력과 자질을 인증하는 제도다.
이후 ‘중등직업교육에 대해 묻고 답하다’를 주제로 기업과 정책 담당자 간 소통 순서가 진행됐다. 기업 관계자들은 현장 인력 수요, 채용 연계형 교육과정, 행정 절차 간소화 등 정보를 확인한 뒤 채용 과정에서의 애로사항 등 현실적인 어려움 등을 호소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이번 포럼에서 나온 내용들을 검토한 후 후속 대책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최은희 교육부 인재정책실장은 “이번 포럼은 단순한 정책 홍보의 자리가 아닌, 기업과 정부가 함께 성장 전략을 논의하는 협력의 장”이라며 “기업이 필요로 하는 현장형 인재를 키우기 위해 정책을 지속 보완하고, 직업계고가 산업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는 인재양성의 허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