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에 대해 국가·사회적 노력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이유는 무엇일까? 학교폭력 문제해결을 어렵게 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학교폭력이 해결되지 않는 이유 첫째, 발생한 피해와 상처의 회복이 부재한 것이 원인이다. 연구에 의하면 ‘가해자의 44%가 피해경험이 있고, 피해자의 54%가 가해경험1’이 있다. 가해학생들을 만나보면, 그들도 따돌림이나 배제·혐오 등 다양한 폭력 피해경험이 있다. 이로 인한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채 방치되면 새로운 폭력을 낳게 된다. 아물지 않은 상처와 트라우마는 다시 자기 자신과 공동체를 향하는 부메랑이 될 수밖에 없다. 둘째, 구조적 접근의 부재가 원인이다. ‘폭력’은 가시적으로 보이는 직접적 폭력(구타·욕설·혐오 발언·테러·강간)과 눈에 보이지 않는 문화적·구조적 폭력(폭력을 정당화하는 전통·신념, 차별·선입견, 부정부패와 사회불평등, 빈곤)이 있다. 문화적·구조적 폭력은 직접적 폭력의 근본 원인이 된다. 문화적·구조적 폭력이 해소되지 않은 한, 학교폭력 문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 지금의 학교폭력을 양산하고 있는 것은 아동·청소년 개인들이 아니다. 아동·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방해하고 있는 폭력적인 문화…
2023-04-07 09:02최근 모 변호사 아들 사건으로 학교폭력 대책을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더 글로리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며 조명된 것이 현실과 오버랩되면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탓이다. 정부는 가해자에게 엄벌을, 피해자는 회복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하지만 이것이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이에 따라 본고에서는 미국과 교육선진국으로 알려진 핀란드에서 실시되는 학교폭력 프로그램이 어떠한지를 고찰해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이러한 해외사례를 살펴보는 것은 외국의 정책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아닌 외국의 사례를 통해 우리의 현실에 맞게 조정하여 시행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또한 각국의 사례들에서 보편성을 추출하고, 교육학적 본질에 접근한 해결방식을 찾아 나가기 위함이다. 미국과 핀란드의 학교폭력 대응정책 ● 미국 먼저 미국의 학교폭력 대응정책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미국질병통제센터(CDC)에 의하면, 학교폭력을 ‘심각한 상해, 사회적·정서적·학업적 문제를 초래하는 의도적·반복적인 학생-학생 간 권력 남용 혹은 괴롭힘’으로 정의한다. 이러한 괴롭힘은 학교 내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언어·행동·신체적 접촉, 사이버공간에서의 괴롭힘 등 다양한…
2023-04-06 15:29봄이면 일주일에서 열흘 간격으로 절정의 꽃이 바뀐다. 매화가 피고 나면 목련, 목련이 지고 나면 벚꽃이 만개하는 식이다. 봄꽃들이 차례로 카덴차(연주에서 솔로 악기가 기교적인 음을 화려하게 뽐내는 부분)를 연주하는 것 같다. 4월에 막 접어들면 복사꽃 차례다. 달력이 4월 것으로 바뀔 즈음이면 복사꽃이 지천이다. 주변에 복사꽃이 이렇게 많았나 싶을 정도다. 복사꽃(복숭아꽃)은 꽃색이 연분홍색인데다 꽃 안쪽으로 갈수록 붉어지는 것이 요염한 느낌을 주는 꽃이다. 과일꽃 중 가장 섹시한 꽃이 아닐까 싶다. 박완서 작가가 즐겨 쓴 표현으로 하면 ‘화냥기’가 느껴지는 꽃이다. 조지훈의 시 ‘승무’에서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가 괜히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과일꽃 중 가장 섹시한 꽃, 복사꽃 복사꽃이 피면 생각나는 소설이 김동리의 무녀도와 박완서의 단편 그리움을 위하여다. 먼저 무녀도(1936년 발표)는 샤머니즘과 기독교 사이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김동리는 1978년 이 작품을 장편 을화(乙火)로 개작했다. 무당인 모화는 그림을 그리는 딸 낭이와 경주 성 밖의 퇴락한 집에서 살고 있다. 그런데 어려서 집을 나간 아들 욱이가 아름다운 청년으로 돌…
2023-04-06 15:28애플페이의 등장, 떨고 있는 토종페이 애플페이가 한국에 들어왔다. 애플페이는 전 세계 결제량 2위임에도 한국에 들어오지 못했었다. 애플페이가 한국에 들어오지 못한 이유는 기존 신용카드 단말기와 호환이 되는 삼성페이 방식이 아니라 특정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해 10cm 안팎의 짧은 거리에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NFC 방식이기 때문이다. 애플페이를 쓰려면 신용카드 가맹점에 1대당 20만 원 하는 NFC 단말기를 설치해야 한다. 게다가 NFC 단말기 보급속도, 뒤늦게 들어오는 교통카드 도입, 아직까지는 특정 카드가 있어야 가입이 가능한 상황 등 여러 악조건이 쌓여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애플페이 보급률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페이사업의 목적은 플랫폼 강화 애플페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국내 토종 페이는 점유율을 잃을 수밖에 없다. 단순히 특정 카드사 점유율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핀테크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특정 플랫폼의 페이를 자주 사용할수록 고객들은 그 플랫폼 안에 있는 서비스들을 결제할 확률이 높아진다. 쇼핑도 하고, 배달도 하고, 금융생활도 하고, OTT도 즐긴다. 플랫폼과 핀테크 안에서 돈이 머물고 소비된다. 고객이 한 번 정…
2023-04-06 15:27암만 국제공항 출입구를 빠져나오자 뜨거운 열기가 얼굴을 덮쳐왔다. 힘껏 심호흡을 했다. 공항을 나올 때마다 얼굴을 덮쳐오는 낯선 이국의 공기만큼 여행자를 설레게 하는 것이 있을까. 카레와 치즈, 요구르트, 아랍인들의 땀 냄새와 모래 냄새 그리고 온갖 낯선 식물들과 곤충, 동물들이 만들어내는 형용할 수 없는 냄새는 비로소 여행을 떠나왔다는 사실을 실감케 해준다. 요르단은 지중해 동남쪽 아라비아반도 북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동쪽으로는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 유역의 메소포타미아 지역, 서쪽으로는 나일강 유역의 이집트와 접하고 있다. 국토의 80%가 사막과 불모의 산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수많은 유적과 교황청에서 지정한 5개의 성지 덕분에 요르단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공항에서 나와 페트라로 가는 길, 버스 차창 밖으로 스치는 풍경은 황량했다. 사막에는 드문드문 커다란 전신주가 서 있었고, 길은 무심한 듯 사막을 가로지르며 나 있었다. 가끔 지평선 가까이에서 모래바람이 일기도 했다. 문득 몇 년 전 이집트로 갈 때가 떠올랐다. 공교롭게도 카이로로 향하는 기내에서 본 영화가 트랜스포머였다. 그 영화에서 피라미드는 거대한 로봇들에게 박살이 나고 있었…
2023-04-06 15:20큰 덕이 온 나라를 비춘다는 광화문은 한국 근현대사 그 자체이다. 조선시대에는 임금이 비추던 큰 덕을 지금은 온 백성이 함께 밝혀나가고 있으니 1,000년을 멀리 보신 혜안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열정과 함성, 휴식과 만남 등으로 시시각각 얼굴이 변하는 광화문은 중심축부터 동심원 곳곳에 포진한 고궁·박물관·미술관으로 아트산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곳이기도 하다. 광화문 거리를 걷다 휴식을 겸하여 둘러볼 수 있는 미술관 두 곳을 추천해본다. 쉴 새 없는 망치질의 해머링맨 조나단 브로프스키는 미국 보스턴 출생의 세계적인 조각가이다. 그가 시애틀·베를린·프랑크푸르트 등에 이어 광화문에 키 22m 몸무게 50t의 거구 ‘해머링맨(Hammering Man)’을 탄생시켰다. 2002년부터 35초마다 한 번씩 해머를 들었다 내리치는 해머링맨은 모던 타임스의 컨베이어벨트 나사 조임공 찰리 채플린처럼 늘 열심이다. 2010년부터 하루 17시간을 2015년부터는 14시간을 일했단다. ‘갓물주’나 ‘금수저’가 아닌 노동하는 이의 숭고함에 가슴이 저린 것은 필자의 몫이고, 수많은 광화문맨들은 그저 무심히 지나치거나 건물 뒤편에서 담배 연기를 피워 올릴 뿐. 해머링맨은 입사…
2023-04-06 13:06[교사] 나는 왜 소년범을 변호했을까 (김광민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 236쪽, 1만6,000원) ‘우리 사회에서 낙인찍힌 그들을 위한 변론’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자칫 가해자들을 옹호하는 것처럼 보일 위험을 무릅쓰고 이 책을 쓴 것은 사건의 원인을 알아야 범죄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만난 소년들은 하나같이 ‘경제적 어려움’과 ‘돌봄의 공백’ 문제를 떠안고 있었다. 환경만 탓할 수는 없지만, 폭력이 일상화된 소년들의 순응만 강요하는 게 옳은지 깊이 생각해볼 것을 요구한다. 인생 설계자의 공식 (하워드 H. 화이트 지음, 김미정 번역, 한국경제신문 펴냄, 276쪽, 1만7,000원) NBA가 주목한 대학 농구 선수였다가 부상으로 은퇴한 뒤에도 절망하지 않고, 글로벌 브랜드 ‘나이키 조던’의 부사장이 된 필자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전설적 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이 단 한 번의 결정적 슛을 던지기 위해 수백만 번의 연습을 했듯 올바른 방향으로 지속해서 노력하면 누구에게나 최고의 순간이 찾아옴을 강조한다. 인생 보드게임 (박윤미·정인건 지음, 나무의마음 펴냄, 432쪽, 2만7,800원) 국내외 교사들에게 추천받은 150여 종의 보드게임 중…
2023-04-06 12:45어쩌면 아이들에게도 ‘4월은 잔인한 달’일 수 있다. 4월은 새로운 또래집단의 파악이 끝나고 서서히 아이들의 성격이 드러나는 시기이며, 학생끼리 또는 교사와 학생사이에서 하나둘 갈등문제가 불거져 나오기 시작하는 때이다. 그래서 집단에서 밀리느냐, 주도권을 잡느냐, 관계를 유지하며 지내느냐, 외톨이가 되느냐의 윤곽이 나타나고, 2박3일 동안 숙식을 함께해야하는 체험활동·수학여행 등이 끝나면 학급의 또래관계는 확연히 드러난다. ‘관계성 검사’는 학기 초에 실시하면 좋은 그림검사이다. 간단한 도형으로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인간관계를 그림으로 나타내기 때문에 또래관계(대인관계) 성향을 파악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특히 담임교사를 힘들게 하는 ‘일진놀이 유형’, 즉 교실분위기를 주도하는 학생이 누구인지, 학교폭력 가해·피해 가능성이 있는 학생, 친구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 있는 학생, 친구에게 과도하게 의존할 가능성이 있는 학생, 또래는 물론 가족에게까지 소외되어 고립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는 학생 등을 짐작할 수 있어 최악의 상황을 예방할 수도 있다. ‘관계성 그림검사’ 실시방법[PART VIEW] ‘관계성 검사’의 최대 장점은 쉽고, 빠르고, 정확하다…
2023-04-06 12:452015년에 고시된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중등의 경우 2018년 입학생부터 적용되었고, 7년이 지난 시점인 2022년 12월 22일에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새로이 고시되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2025년 중등 입학생부터 적용된다. 학교교육의 밑그림에 해당하는 교육과정이 변경되면 교사와 학생들의 학교생활에도 큰 변화가 오게 된다. 새로운 변화는 익숙해지기까지 적응시간이 필요하지만, 급속한 사회 변화에 대응하려면 교육혁신은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특히 고등학교에서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고교학점제의 완성 고등학교에서 선택과목 개념은 7차 교육과정 이전부터 도입되었으나, 과목 개설의 주체가 학교에 머물러 있었고, 학생의 선택권은 학교가 설정한 이수 트랙을 선택하는 수준이었다. 문과와 이과가 이에 해당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부터는 문·이과의 구분 없이 학교가 개설한 다양한 과목 중에서 학생이 선택하는 체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학생의 과목 이수 기준이나 졸업의 학점량은 적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2022 개정 교육과정부터는 졸업에 필요한 3년간 최소 학점량1이 명시…
2023-04-05 13:03이제 학교급식 파업은 매년 실시하는 학교의 연중행사처럼 익숙해지고 있다. 매년 교육청 임금협상과 더불어 복리후생 및 처우개선 등이 지속해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학교 급식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급식조리원·조리사·영양사는 정규직 공무원과 급여에서 차이가 난다며 매년 파업을 벌인다. 알다시피 현재 학교현장에는 교무실에서 근무하는 일반교사와 행정실에서 근무하는 행정직 공무원 외에도 행정실무사·과학실험실습 보조원·사서실무사·돌봄전담사·방과후학교 도우미 등 너무나 다양한 사람들이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교사와 행정직 공무원은 어려운 공무원 시험제도를 통해 임용되었지만, 다른 일반 행정실무사와 나머지 보조원들은 대부분 학교 자체 채용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9급 공무원 급여와도 크게 뒤지지 않을 만큼 복리후생 및 처우개선이 이루어졌다.그 결과 지금은 비록 비정규직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무기계약직으로서 대우는 준공무원 수준에 이른다. 주요 선진국은 학교급식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 그렇다면 학교급식과 관련하여 해외 선진국들은 파업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자.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독일·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은 필수 공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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