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말에 뭔가 추억에 남을 학급행사를 하기 위해 이 책 저 책을 보던 중 발견한 것이 양초공예 활동이었다. 글을 쓰신 선생님이 학기말 정리활동으로 좋다고 강력한 추천글을 써놓았기에 나도 실천해보기로 결심했다. 단체로 활동하기 전에 한번쯤 미리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그날 청소를 끝내고 교실에 남아있던 몇명의 아이들과 양초공예를 미리 연습해보기로 했다. 책에 실린 대로 석유난로 위에 주전자를 올리고 양초를 넣어서 걸쭉하게 만든 다음 양초심을 빼고 크레파스를 넣어서 색깔 양초를 만들었다. 이렇게 한 다음 주전자에 있는 양촛물을 종이컵에 붓고 차갑게 식히도록 아이들에게 창문을 열어놓게 했다. 그때 부장선생님이 갑자기 나를 찾으시기에 아이들만 남겨둔 채 잠시 협의실로 갔다. 잠시 후 교감 선생님이 방송을 하시는 것이다. "학교에서 타는 냄새가 납니다. 교실에 가서 잘 살펴보세요." 얼른 우리 교실 생각이 났다. 설마 하면서도 불안한 마음에 교실 쪽으로 뛰어가보니 이미 우리반 앞 복도는 하얀 연기로 꽉 차있었다. 교실에 들어서니 아이들은 '엎드려 뻗쳐'를 하고 있고 남자선생님들이 활짝 열어놓은 교실 창문으로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었다. 양초 덩어리를 석유난로 표면
2003-10-02 15:21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현직 및 퇴직 2년 미만의 전직교사에 대한 교원 임용고사 응시 자격 제한 규정이 없어졌다. 이 때문에 도 단위 학교에서는 40대 이하 교사중 상당수가 임용고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고 한다. 비록 이 판결 근거는 규제를 위한 법적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것이지만, 설령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고 하더라도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다시 헌법 소원의 대상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이 판결이 가져올 파급 효과를 면밀히 검토하고, 그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별한 보완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이 번 판결은 단기적으로는 도 단위 학교의 교사들이 교단을 이탈하는 현상을 가져오고 장기적으로는 도 단위와 광역시(특별시 포함) 지역간의 교육 격차를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40대 이하 교사들이 합격할 때까지 계속해서 임용고사를 준비하고 일부 교사들이 광역시 지역으로 옮겨가는 상황이 반복될 경우 도 단위 학생들의 교육 기회 균등권 침해, 남아있는 교사들의 지역 교육에 대한 헌신도 및 사기 저하, 임용 시험 준비로 인한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및 학교 행정 지원 업무 소홀, 교사와 학부모의 학교 및
2003-09-29 10:04
교육부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기를 더하고 있다. 한마디로 점입가경이다. 사회적으로 여파가 큰 판교 신도시내 학원단지 조성을 둘러싸고 장관은 언론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고 하고, 차관은 건교부와 협의가 있었으며 그 상황을 장관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장관은 보고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문지상에 보도된 뒤 무려 2주나 지났음에도 이에 대한 입장 표명을 미루다 국감장에서 의원들의 추궁이 있은 뒤에야 반대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이는 무소신 장관의 눈치보기나 혹은 사안의 중요성을 제대로 파악 조차하지 못한 무능함에서 비롯되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여기에다 서울시교육청의 인사청탁 메모까지 공개되어 전체 교육계를 망신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국민이 교육부를 신뢰할지 의문이다. 따라서 이번 국감은 무엇보다 교육정책 실패에 대한 정확한 진상규명과 준엄한 책임추궁이 있어야 한다. 지난 몇 달 동안 교육부는 갈등의 해결자가 아니라 그 진원지였다. 이른바 자기 성향에 맞는 사람심기는 정권 출범 후에도 장관이 인선되지 않는 행정공백 사태를 초래했다. 교육혁신위 구성과 관련하여 편향적 인사, 서승목 교장의 죽음과 교원단체간의 갈등, 교육정보화 사업과 관련한 국민적
2003-09-25 17:12매년 정례적으로 발표되고 있는 'OECD 교육지표' 중 공교육비 부담이 OECD 국가 중에서 최고 수준이라는 내용이 보도된 바 있다. 보도 내용인 즉 한국의 공교육비는 GDP 대비 7.1%로 OECD 국가 중에서 제일 많으며, 평균보다도 1.6% 포인트 정도가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교육비 중 학부형이 부담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도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산입되지는 않았으나, 순수한 사교육비까지 포함하면 교육투자의 총량 규모와 사부담률은 엄청나게 증가할 것이라는 추론까지 하고 있다. OECD 지표는, 이러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여건의 수준을 나타내는 대명사인 우리 나라의 학급당 학생수와 교원당 학생수가 OECD 평균 수준보다 훨씬 많게 나타나고 있음도 보여주고 있다. 학생 1인당 공교육비 수준도 초·중등, 고등교육 모두 낮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우리 나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수준은 조사 대상국에 비해 우수하다는 내용도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분석하여 각종 언론매체에서는 우리 나라의 교육은 투자 효율이 낮다는 등으로 보도하기도 한다. 일견 공교육 투자의 규모는 더 이상 증대시키지 않아도…
2003-09-25 17:11올해 교육부 국정감사의 핫 이슈는 단연코 '판교 학원 단지' 파문이다. 이 문제를 두고 '경제논리에 휘말린 교육', '정부부처간과 교육부내 시스템 문제' '사교육에 자리 내어준 교육부' 등의 논란이 많지만, 확실한 것은 윤 부총리가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예견된 혼란'이었다는 점이다. 이 파동으로 교육·건교부 장관이 23일 국무회의에서 노 대통령에게 질책을 당했고, 학원단지가 아닌 교육집적단지 또는 자립형사립고, 특목고 문제로 선회되고 있지만 결과는 미지수다. ○…국감 시작 5일 전인 지난 17일 오전 11시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5층 브리핑 실. 내년도 대학정원 조정에 관한 윤덕홍 교육부총리의 브리핑이 끝날 무렵 한 기자가 부총리에게 질문을 던졌다. "판교신도시 교육단지 조성에 건교부와 협의했나?" 그는 이어서 "여기에 대해 교육부는 아무런 말이 없고, 대책도 없다"며 부총리의 공식적인 답변을 촉구했다. 윤덕홍 부총리는 "집 값이 교육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맞나?"고 기자들에게 물은 뒤 웃으면서 "복도에서 개인적으로 얘기하자"며 즉답을 회피했다. 다른 기자가 "개인적으로 대답할 사안이 아니다. 공개적으로 답변하라"고 요구하자 부총리는 "교육부의 의견
2003-09-25 17:00어찌 보면 다른 공무원과 다를 게 없다고 보는 사람들도 많지만 나는 교육공무원이 다른 공무원과 전혀 다르다고 본다. 교육공무원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든 활동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것은 그 만큼 존경을 받아온 선생님이란 직업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도 농촌지역에서 내린 뿌리를 하루아침에 버리고 대도시로 몰려온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교사로서의 자격을 상실한 사람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공교육이 완전히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이때, 대도시로 갈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도 한번 이번 기회에'하며 꿈틀대는 젊은 교사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졸업시 일정기간 동안 출신교 해당지역 근무를 의무화거나 광역시와 도시지역 순환 근무제도를 실시해서라도 다시는 농촌 교단의 흔들림을 없도록 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임을 알아야 한다.
2003-09-25 15:49학습하는데 필수 교구라면 뭐니뭐니해도 책걸상일 게다. 책걸상이 없었던 1940년대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리면 더욱 그 필요성을 느낀다. 나라 살림이 어려운 때라 각자 개인이 집에서 앉은뱅이 책상을 짜다가 이용했다. 그것도 있는 가정의 자녀들 이야기다. 초등학교 교실에 책걸상이 갖추어진 것은 동란이 끝난 1950년대 중반쯤으로 기억한다. 2인용 책상이지만 어찌나 좋았던지 가운데에 경계선을 그어 영역 침범을 못하게 한 추억이 아련히 떠오른다. 그러다가 사뭇 뒤인 1980년대 후반에는 1인용 책걸상이 들어선다. 이처럼 아동용 책상의 역사가 바뀌지만, 그의 면적은 제자리걸음이다. 아니, 이전에는 책상의 크기까지 생각 못했다. 과밀 학급에서는 그럴 겨를조차 없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학급당 인원수가 줄어들면서 책상의 크기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특히 미술 시간이면 넓은 책상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만들기와 그리기 시간에도 그렇지만 서예 시간에는 더욱 비좁아 보기에도 민망하다. 시간 내내 먹물의 피해는 없을까, 교사와 아동 모두가 마음을 죈다. 솔직히 이것은 미술 활동을 기피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학교 책상(59.5×40㎝)에 시중에 유통되는 화선
2003-09-25 15:49지난 8월 열린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는 환희와 열광 속에서 이뤄진 성대한 잔치였지만 한편으로는 크고 작은 사건이 있었던 대회이기도 하다. 대회 직전, 남한 보수단체에 의한 인공기 훼손 등의 이유로 북한 선수들이 불참하기로 했다가 장관의 유감 전달 등 우여곡절 끝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됐다. 대회 막바지에 응원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던 북한 응원단에게 뜻하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 경북 예천군 농민회 등이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을 환영하기 위해 걸어놓은 남북 정상회담 사진이 담긴 현수막을 보고 응원단이 "장군님의 사진이 지상에서 너무 낮게 걸려있는 데다 비를 맞도록 방치돼 있다"며 눈물을 흘리며 시위하는 모습을 우리는 TV나 신문을 통해 생생히 지켜봤다. 이 모습을 본 사람들은 '어이가 없다, 이해되지 않는다'는 등 갖가지 반응을 보였다. 이제 우리는 단순한 선망이 아니라 냉철한 판단과 대책을 통해 통일에 대한 자세를 모색해야 한다. 먼저 남북한 사상교육을 재정립해야 한다. 남한은 민주주의 체제 속에서 자유를 만끽하며 살아왔지만 북한은 통제된 체제 속에서 유치원에서 주는 빵 하나도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께서 주신다'는 교육을 받았다. 이제 교육의 힘을 인식해
2003-09-25 15:47"안녕하세요. 저, 문원희 선생님 댁인가요? 고성 하이초등학교 계실 때 4학년 담임 맡으셨지요? 혹시 그때 성욱이 학생 기억하시는지요?" 나는 낯선 중년 아주머니의 목소리에 한참 기억을 더듬었다. "아! 성욱이." 기관지가 좋지 않아 늘 기침을 하고 콧물을 달고 다녔지만 나의 작은 칭찬에도 얼굴까지 빨개지던 귀엽고 착한 아이였다. "어떻게 번호를 알고 전화까지 하셨습니까?" "아이고, 반가워라. 선생님은 건강하십니까? 꼭 한번 뵙고 싶었는데…. 전해드릴 물건도 있고 해서요." "전해줄 물건이라니요?" "손수건 말입니다." 고성의 바다 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어느 날, 성욱이는 그날도 콜록거리며 콧물까지 줄줄 흘리고 있었다. 아침에 늦어 서두르는 바람에 수건도 매고 오지 못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수업시간 내내 콧물을 흘리고 콜록거렸다. 작고 약한 어깨가 기침에 들썩이는 것을 보던 나는 안쓰러운 마음에 내가 가지고 있던 손수건을 한 장 내어서 성욱이의 목에 걸어주었다. "성욱아, 다음부터는 지각해도 좋으니 목에 매는 수건은 꼭 챙기거라." 성욱이는 알아들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내가 매어준 그 손수건을 돌려주고 싶어 경남교육청 스승찾기 사이트에서 내
2003-09-25 1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