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의는 외면한 채 실언에 꼬투리를 잡아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사실 온당한 일이 아니다. 문제는 발언의 너머 교육현장을 정확하게 꿰뚫지 못하는 듯한 우려할 만한 생각의 저변이다. 이돈희 장관님 발언의 전체적 의미는 아마 안이한 생각으로 열심히 연구하지 않은 교사를 퇴출시켜야 한다는 것. 또 교사는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는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와 관련해 조선일보 기자도 "할말을 제대로 했다. 교단을 개혁하라"는 일반인들의 반응을 곁들이면서 교사들은 자신을 냉철히 한번 돌아보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장관님이나 조선일보 기자의 논조는 지극히 기업식 경쟁 논리에 가깝다. 교육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교사의 연구-교수활동 능력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생각인데 이는 최소한 대학에는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중등학교 교육 경쟁력의 경우는 그렇게 단순하게 말할 수 없다. 바깥에서 보면 교직사회는 정적이고 무사태평한 것처럼 어쩌면 한심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마치 경쟁력이 도무지 없는 것처럼 말이다. 왜냐하면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새로움도 변화도 없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기업은 주변환경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또 당장 돈이 되는 경쟁력 있는 물건을 만들어야…
2001-01-29 00:00교육부에서는 전체 교원의 70%를 대상으로 월봉급액의 50%부터 150%까지 등급을 정하여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성과상여금제 도입을 시도하는 모양이다. 무한경쟁 시대에 부응하여 교육의 질을 높이고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교직사회에 어느 정도의 경쟁요소를 가미하고 교원들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자극을 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부인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교사의 능력과 교육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재와 방법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과급을 성급하게 도입할 경우 가시적인 추진 실적이나 학교행정업무 수행 결과 중심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는 자칫 교육의 본질구현과는 거리가 먼 행정업무 처리에 익숙한 교원이 우대 받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없지 않다. 뿐만 아니라 전문직으로서의 교직사회의 자율성과 학교단위의 공동체를 부정하고 오히려 지배 구조가 강화되어 학교단위의 자율성 강화 흐름에 역행하는 조치가 될 것이다. 또한 성과급 시행 대상에 교장이 포함됨으로써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전체의 평가로 이어지게 되어 학교간의 지나친 경쟁을 유발함으로써 학교사회가 삭막해질 것이다. 그리고 성과급을 지급하기 위해 필요한 평
2001-01-29 00:00새삼스러운 이야기도 아니련만, 최근의 학교교육 현실이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는 필자의 연구보고서가 보도되자 많은 사람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이 덕분에 필자는 연초부터 때아닌 전화와 인터뷰 홍수에 시달려야 했다. 하나같이 위기의 실상은 어떠하며 또 원인과 해결책은 무엇인지를 묻는 것이었다. 사실, 필자의 연구(학교교육 위기의 실태와 원인 분석)는 처음부터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지지난해에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준 이른 바 '학교붕괴'에 관한 논의가 다소 과장되고 선정적인 논조였다는 판단 아래, 실제로 학교교육이 처한 현실을 차분하게 밝혀보려는 의도였다. 이를 위해 교실 현장을 들여다보고, 학생과 교사의 의식을 조사했으며, 또 거시적 차원에서 학교를 둘러싼 사회의 변화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러한 작업들의 결과는 예상보다도 더 학교교육에 대한 세간의 비관적 견해를 지지하는 것이었다. 교실은 더 이상 정숙한 학습의 장소가 되지 못하였고, 많은 학생들과 교사는 이미 학교에서 마음이 떠난 상태였다. 학생들의 1/3 가량은 학교에 반드시 다녀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고, 학생들의 73%는 교사들이 자기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2001-01-29 00:00본사는 21세기 첫해인 올해 '함께하는 교육' 캠페인을 벌인다. 그 동안 우리 교육에서 중시돼 온 사제동행 또는 학교공동체 형성과 맥을 같이하는 개념이다. 그런데 새삼 이를 강조하는 까닭은 요 몇년사이 교육의 3주체인 교사·학생·학부모간 불신이 심화되고 교실붕괴 현상이 확산되는 등 총체적인 교육력 약화 징후가 노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교육 위기의 원인으로 교원들은 정부의 잘못된 교육정책으로 인한 사기 저하를 주로 강조하는 반면 학부모와 일반인들은 시대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교원들과 학교제도의 무능력을 탓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처럼 위기의 원인에 대한 진단은 시각 차가 크지만 학교교육 기능이 크게 위축되고 있음을 부정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교육황폐화라든지 학교붕괴 교육붕괴라는 섬뜩한 단어들이 풍미하고 일부 성급한 사람들은 학교라는 공교육체제의 유지 발전에 대한 기대마저 접고 미처 검증되지도 않은 여러가지 유형의 대안교육에서 미래교육의 모델을 찾고자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교육개발원은 지난 연말 '학교교육 위기의 실태와 원인 분석'이라는 보고서에서 학교붕괴의 대안으로 교사의 자율성 확대, 학급당 인원의 감축, 학습량 경감과 선택과목의 확대 등 공교육
2001-01-29 00:00교직 생활 만 11년을 넘기면서 딱히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나도 매를 들게 됐다. 사랑의 매 말이다. 그런데 그와 때를 같이하여, 습관적으로 그 매에도 글을 써넣는 버릇이 생겼다. 제일 처음에는 그저 평범하게 `사랑의 매'라고 적었다. 그러다 TV 광고에 스님이 죽비를 들고 후려치는 장면을 보고 `그래, 바로 저 정신이야.' 싶어 당장 `죽비소리'로 고쳤다. 그 후 신문에 이규태 칼럼을 보고 느낀 바가 있어 `서당 빗자루'로 명명했다가 최근에는 습관적인 매는 경계하자는 뜻의 `三思一言'에서 착안해 `三思一打'라고 써넣었다. 그런 나의 행동에 아이들이 가만있을 리 없다. 학년초부터 아침 자습시간을 이용해 한자 쓰기를 지도하면서 생긴 일이다. 하루는 반 아이 한 명이 잘못한 일이 있어 매를 들일이 생겼다. 아이들을 향해 몇 대를 때렸으면 좋겠느냐고 물었더니, 아이들은 장난기 섞인 목소리로 `無思萬打!'라고 소리치는 게 아닌가. 그 후에도 어쩌다 매를 자주 들 일이 있어서 그 때마다 "내가 요즘 매를 자주 드는 편이지?"하고 아이들에게 묻곤 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거의 無思萬打 수준입니다. 선생님."하며 저희들끼리 웃곤 한다. 어찌 보면 내 매에 씌어진 글을 보
2001-01-29 00:00이돈희 교육부장관이 교육부 직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정책 워크숍에서 교사들의 안일한 태도를 신랄하게 비판했다는 신문기사를 읽었다. 그 내용의 요지는 `교사들이 수업연구를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주 족집게 장관이다. 기가 막히게 맞췄다. 역시 학자 출신 장관이라 그런지 상황 분석력이 뛰어나다. `교사들은 정년을 보장받고 있는 데다가 열심히 한다고 해서 돌아가는 이득이 별로 없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란 이유 부분을 읽었을 때에는 오랜만에 교육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는 장관이 나왔구나, 한번 기대해 볼만한 장관이구나 하는 느낌까지 들었다. 그런데 보도기사를 아무리 훑어봐도 `따라서 앞으로는 이렇게 하겠다.'라는 구체적인 대책이 없었다. 한 나라의 교육 수장이 교사 전체를 비하하는 발언을 그토록 용감하게 했을 정도면 열심히 하는 교사는 어떤 이득을 얻게 되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은 어떻게 마련해 주겠다고 하는 비전 있는 정책을 제시할 만한데 그런 것은 없는 것이었다. 고작 교원단체의 항의가 거세게 몰아친 후에 기껏 한다는 소리가 `국민이 교육계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서, 그리고 이런 불신을 없애기 위
2001-01-29 00:00서울시교육청은 1일자로 이상열 남산도서관장을 시교위 의사국장에 강재룡 감사담당관을 교육연수원 총무부장에 임명하는 등 지방이사관·지방부이사관 승진 각 1명, 지방서기관 승진 8명, 전보 26명에 대한 일반직 인사를 단행했다. 시교육청의 이번 인사는 복수직으로 직급이 상향조정된 총무과장(서기관→부이사관)과 총무과 인사담당(사무관→서기관) 등 다섯 자리를 빼고 나면 정기인사치고는 그리 큰 폭은 아니다. 하지만 이 인사는 향후 유인종 교육감 인사플랜의 일단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당초 1일자 인사의 핵심은 수석 과장인 총무과장에 누가 임명될 것인가에 있었다. 더 엄밀히 말해 지난 96년 유 교육감 취임이후 최용성-김재평-조기봉씨로 이어진 호남출신 총무과장 시대가 계속되느냐 아니면 비호남이 발탁되느냐가 관심의 대상이었다. 결과는 호남출신 이용운씨가 총무과장이 됐다. 물론 이 과장의 출신지역이 문제될 것은 없다. 시교육청 공무원들은 "신임 이 과장은 강력한 업무추진력과 행정력을 갖춘 사람으로 비호남 출신 선·후배의 신임도 두텁다"고 말한다. 시빗거리라면 유 교육감이 총무과장 등 중요한 자리의 인선기준을 호남이냐 비호남이냐에 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교육청
2001-01-15 00:00정부에서 올 2월 중 성과상여금을 지급한다고 한다. 교원 사기앙양 차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교직사회의 특수성을 감안해 볼 때 우려되는 점도 있다. 왜냐하면 근무 성적에 따라 70%의 교사에게만 차등 지급하게 돼 있어 학교 관리자의 입장에서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30%의 교사는 교육활동에 종사하지 않고 뒤에서 뒷짐만 지고 있었단 말인가? 예컨대 관리자는 교무의 다양한 업무 분장 아래 각기 부서의 특수성에 따라 1년 동안 고유 업무를 부여하고 화목한 인간관계를 조성해 학교교육이 원만히 수행되도록 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성과급 차등 지급으로 인해 업무의 경중을 가리고, 교사간의 반목과 갈등을 유발시켜 자칫 교무실 분위기를 불신과 질시로 채우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한 학년도를 마치면서 교사 근무평정을 마친 소감은 많은 교사들에게 미안하고 마치 죄를 짓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한 울타리에서 동고동락한 교사들을 1등부터 70등, 80등, 100등까지 한 줄로 세우는 것은 참으로 비인간적이며 비교육적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神도 아닌 교장, 교감이 겉으로 보이는 근무 실적, 근무 수행능력, 근무 수행태도를 평가해
2001-01-15 00:00연말 대구시교육청 모 장학사가 벌인 `수업 중 청소 확인 장학'을 보고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것은 얼마전 모 TV뉴스를 보니 대구교육청 교육국장이라는 사람이 "그럴 수도 있지 않느냐. 경각심을 주기 위해 수업시간이라도 청소지도를 할 수 있지 않느냐"며 오히려 기자에게 따지는 모습이었다. 참으로 상식을 뛰어 넘는 한심한 일이다. 우리의 상상을 뛰어 넘는 시대 착오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었고, 또한 우리 교육이 황폐화 된 원인을 확인하는 장면이었다. 교육은 가장 보편적인 사고에서 출발한 순리와 상식의 결정체다. 그런데 어떻게 쉬는 시간도 아닌 수업 중에 청소지도를 한답시고 온 교실을 아수라장으로 만든단 말인가. 기본적인 예절이나 절차도 무시한 채 교실에 들어와 여기저기를 뒤지다 못해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에게 청소를 시키다니 정말 엽기적인 일이다. 그 날 그 교사는 장학사의 `망나니 짓' 때문에 수업은 고사하고 아이들 앞에서 권위가 무너지고 허탈한 나머지 수업도 못했을 것이다. 어느 교육학 서적에 수업 중에 장학사가 청소를 확인해야 하며, 그 행위를 장학이라는 이름으로 얼버무릴 수 있단 말인가. 이번 대구교육청 장학사의
2001-01-15 00:00'스승이 10년을 가르치는 것보다 뱃속 열 달 교육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자식 교육에 부모의 역할이 막중하다는 말이다. 성급한 부모는 조기교육을 내세워 아이의 소질과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학원으로 내몰고 있다. 마음껏 뛰어 놀아야 할 시기에 문자 익히기와 셈하기며 영어와 컴퓨터까지 겹치기로 옮겨 다녀야 하니 아이는 너무나 피곤하다. 어른들의 지나친 과보호와 간섭은 아이의 정서 지능 발달에 오히려 해롭다. 과보호는 새 경험을 통해서 얻게 되는 정서 체험을 가로막고 주체적인 가치판단 능력을 애당초 짓밟는다. 물론 아이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는 것도 능사는 아니다. 질서와 절제를 통한 자기 통제적인 가치판단을 가르쳐야 한다. 고통과 어려움을 지혜롭게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는 불안과 공포심이 없어지고 자기 성취감과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분명히 가르쳐야 한다. 일상 생활의 규범을 함께 만들어 스스로 지키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일을 부모가 말로써가 아니라 몸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에게 행동을 고착 또는 수정의 표본이 된다. 남을 가르치기 전에 자신
2001-01-1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