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 다 했는데요?”고요하지는 않지만, 의미 있는 학습 대화가 오가던 수업시간, 이내 분위기를 흐트러뜨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저 다 했는데요? 그럼, 뭐 해요?” 과제를 먼저 끝낸 학생들은 다른 이야기를 시작하고, 교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며 추가 활동을 안내하거나, 학생과 실랑이를 벌인다. 이런 상황을 반복하며 ‘단순히 시간을 채우는 활동’이 아닌, 학생 스스로 배움을 이끌어가는 ‘학습자 주도성이 살아있는 수업’을 만들고 싶다는 고민이 깊어졌다. 학습자 주도성을 위한 두 가지 열쇠 고민 끝에, 진정한 학습자 주도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핵심 요소가 필수적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첫째는 학생 간의 소통능력이다. 학생들이 서로의 배움에 기여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질문을 주고받는 ‘소통능력’이다. 교사의 설명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지식을 재구성하고 확장해 나가는 힘이 필요했다. 둘째는 교사의 전체 개입을 최소화하는 명확한 ‘수업 루틴’이다. 학생 간의 소통이 혼란이 아니라 의미 있는 배움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개입 없이도 학생들이 스스로 다음 단계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2025-08-05 10:00
처음 ‘학생맞춤통합지원’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땐, 왠지 익숙한 듯 멀게만 느껴졌다. 나와 같은 저연차 교사라면 막막함이 먼저 들지도 모른다. 그런데 저연차 교사로서 복잡한 어려움을 지닌 학생을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막막했던 순간, 가장 큰 도움이 되어준 것은 다름 아닌 ‘학생맞춤통합지원’이었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선생님들께, 같은 상황을 겪었던 동료 교사로서, 실제 겪은 사례와 그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 그리고 성장의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한 아이를 위해 온 마을이 돕는 학생맞춤통합지원 A를 처음 본 날은 1학년 입학식 날이었다. 분홍 머리띠를 하고 발랄하게 질문을 많이 하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러나 학기가 진행되면서 활발했던 처음의 모습과 달리 지각이 잦아졌고, 수업시간 대부분을 엎드려 있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이 관찰되었고, 교복을 갖춰 입지 못하는 날들이 자주 이어졌으며, 복장 상태나 개인 위생 관리가 되지 않았다. 더욱 우려스러웠던 점은 인터넷으로 알게 된 성인과 깊은 유대감을 가진 점이었다. 의지할 곳이 마땅히 없던 A가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성인과 실제 만남까지 이어지고…
2025-08-05 10:00
2026년 3월 1일부터 모든 학교에 「학생맞춤통합지원법」이 시행된다. 교육부는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2023년부터 일부 교육지원청과 학교를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하였고, 올해로 3년 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시범교육지원청과 선도학교 운영사례를 바탕으로 학교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학생맞춤통합지원 관련 전문가(정책이해 및 사례나눔 등)를 양성하여, 올 6월부터 요청하는 학교와 교육지원청을 대상으로 사전연수나 컨설팅을 하고 있다. 이 법에서는 ‘학생맞춤통합지원이란 학생의 학습참여를 어렵게 하는 기초학력 미달, 경제적·심리적·정서적 어려움, 학교폭력, 경계선 지능, 아동학대 등 다양한 문제를 통합적으로 해소하고, 학생의 전인적 성장과 교육받을 권리 향상을 위하여 이루어지는 지원’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의 영역은 학생이 학업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교육비 등 교육복지 지원, 학생의 심리적·정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상담 지원,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 대한 교육과 연계된 지원, 다문화학생 등에 대한 교육지원과 연계된 지원, 특수교육대상자에 대한 교육지원과 연계된 지원, 학습지원교육과 연계된 지원, 「긴급복지지원법…
2025-08-05 10:00
이번 호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 집단토의 유형 중 특히 까다롭고 실제 시험에서 자주 출제되는 역지사지형 집단토의 실전문제를 통해 효과적인 집단토의 대응방안을 살펴본다. 이번 호에서는 ‘교권 보호 강화 대책’과 관련해 실제 집단토의에서 어떻게 논의하고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는지 실전 문제로 연습하며, 역지사지형 공존형 집단토의에서 고득점을 얻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 본다. 【문제】 2027학년도부터 교육부는 전국 초·중학교에 ‘교육활동 보호 강화 종합 대책’을 도입하여 교권 보호를 대폭 강화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학생인권 침해 우려 △사안 처리의 일관성 부족 △학부모 민원 갈등에 대한 걱정이 제기되고 있다. 다음 자료를 참고하여 찬성/유보 입장을 교대하며 토론한 뒤, 시도교육청 차원의 실행 방안을 합의하시오. ※ 참고: https://cafe.naver.com/hipassjhk/45626 교육전문직 실전 문제 가. 자료 ① 교육활동 침해 증가 통계: 최근 3년간 교권 침해 신고 건수 2.4배 증가(초등: 89%↑, 중등: 54%↑) ② 학생 인권위 권고 사례: 생활지도 과정에서 학생의 정신적 피해를 인정한 사례 다수(권고 수용률 72%) ③ 학교 내…
2025-08-05 10:00
“다산콜센터로 연결됩니다.” 공공기관에 업무와 관련된 문의를 하려고 전화를 걸었다. 분명히 공공기관 담당부서로 번호를 눌렀건만, 서울 다산콜센터로 연결되었다. ‘아, 공공기관은 이렇게 직접 민원전화를 받지 않는구나, 그런데 왜 우리는 아직도 개인 핸드폰으로 민원전화를 응대하고 있을까?’ 순간, 교사는 보호해 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허탈감이 밀려왔다. 교사 개인에게 직접 연락하는 민원방식에 대한 문제는 여러 차례 제기되었지만, 현장은 변하지 않았다. 학 부모들은 자녀의 출결·체험학습·급식·교복·학교방침에 대한 의견까지 모두 담임교사 개인에게 전화하거나, 문자로 전달한다. 이미 학생에게 자세히 안내한 내용도, 다시 개별적으로 문의를 하기도 한다. 이렇게 담임교사는 학부모들의 반복적인 개별 문의부터, 학교방침에 불편한 사항까지, 모든 민원의 창구가 되어 있다. 특히 출결과 관련해서는 아침부터 전쟁을 겪는 일도 많다. 누군가는 아프다고, 누군가는 늦잠을 잤다고, 누군가는 오늘 생리결석을 쓰겠다고 연락이 온다. 출석을 제대로 안 하는 학생이 학급에 1~2명만 있어도 교사의 평화로운 아침은 기대하기 어렵다. 하루를 시작하기도 전에 담임교사의 마음은 무너져 내린다.…
2025-07-07 10:00
김지연은 2018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젊은 소설가다. 등단 8년 차지만 문인들이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그의 단편 마음에 없는 소리는 2022년 교보문고가 주관한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 2위에 올랐다. 사석에서 ‘김지연 팬’이라고 고백하는 소설가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문학동네 젊은 작가상을 세 번 받았고 2024년 현대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요즘 젊은 작가의 소설에 관심을 갖는 독자라면 그의 이름이 어느 정도 익숙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음에 없는 소리는 그의 첫 소설집 표제작이다. 작가 고향인 거제로 보이는 해안가 소도시를 배경으로, 할머니가 휴업한 작은 식당을 이어받아 소고기뭇국과 ‘멸추김밥’을 메뉴로 개업하는 35세 여성 이야기다. 고향 또래들은 어느덧 번듯하고 안정적인 삶을 찾아가는데 주인공은 ‘아무것도 안 하지는 않았는데 딱히 무얼 했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처지에 있다. 시에서 지원해 주는 청년 사업의 커트라인에 딱 걸리는 나이 만 35세지만 생일이 보름 정도 지나 지원금도 받지 못한다. 그러나 일단 식당을 개업한다. 고향 좁은 동네엔 서로 십 대에서 이십 대 때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친구들이 많았다. 이 친…
2025-07-07 10:00
‘학교도서관 활용수업’은 예전과 달리 더 이상 생소한 말이 아니다. 이미 교육현장에서는 학교도서관 공간을 이용하는 수업이 널리 시행되고 있고, 더 나아가 교과수업과 연계한 학교도서관 활용수업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여러 현장에서 사서교사와 교과교사가 공동으로 수업을 설계하고, 시행하며, 평가까지 함께하는 학교도서관 협력수업이 이루어지는 추세이다. 이는 학교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서, 정보활용능력·비판적사고력·창의력·문제해결능력 등의 고등사고능력을 기르는 ‘배움의 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학교도서관은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강조하는 ‘학생 주도성’, ‘핵심역량기반 교육’, ‘정보활용능력’을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교육공간이다. 또한 요즘 강조되는 디지털 리터러시, 미디어 리터러시 등 각종 리터러시로 불리는 ‘정보문해력’을 기르는 데 최적화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각종 자료와 지식의 보고인 도서관을 활용해서 수업 때 배운 지식을 확장시키고, 실제 삶과 연결하며, 교과 간 경계를 넘는 융합적 학습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사와의 협력수업 다음은 교생실습 때 실제로 했던 수업을 소개해 볼까 한다. 누구나 교육실
2025-07-07 10:00
그저 한 번쯤은, 끝에 다다르고 싶었다. 목표는 유라시아 대륙의 끝이었지만, 끝을 향하는 길목마다 더 큰 낭만이 함께하고 있었다. 그 낭만의 이름은 리스본, 그리고 신트라였다. 이베리아반도(스페인·포르투갈)를 여행하게 된다면 포르투갈의 수도이자 대표 도시인 리스본(Lisbon)은 반드시 고려하는 여행 목적지 중 하나일 것이다. 리스본 여행은 대개 구시가지에서 시작하게 되는데, 출발했던 유라시아의 동쪽과는 다른 경관에 취해 반쯤 넋을 잃고 걷다 보면 ‘여기까지 오기 힘들었지만 정말 오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리스본 외곽에 위치한 신트라(Sintra)는 리스본에 가려진 고요한 낭만이다. 유라시아 끝자락에서 마주한 낭만, 리스본과 신트라에 취해보자. 테주강을 따라 걷는 리스본의 시작 1월 중순, 리스본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예상보다 따뜻한 공기였다. 책에서만 배웠던 지중해성 기후가 이런 느낌이란 것을 몸소 느끼며, 리스본에서 여정은 산뜻하게 시작되었다. 리스본을 여행한다면 바이샤(Baixa) 지구는 여행의 출발지로 손색이 없다. 이곳은 리스본의 중심부이면서 최대 번화가이다. 1755년 대지진 이후 체계적으로 재건된 이 지역은 다른 오…
2025-07-07 10:00
수업의 출발 “선생님, 우리가 왜 환경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어야 하나요?” 한 학생의 질문이 생태 미디어 교육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정보는 넘치지만, 공감은 줄어든 시대. 디지털 정보 과잉 속에서 학생들은 어떻게 세상을 이해하고 있을까요? 국어교사로서 저는 ‘읽기’와 ‘표현’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 한 명의 시민으로서 세상을 읽는 힘과 의미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는 힘을 기르고 싶었습니다. 그리하여 ‘생태 감수성’과 ‘미디어 리터러시’를 기르는 수업을, 기술과 사람 사이에서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평범한 일반 중학교에서 함께 도전하는 수업혁신 ● 동료교사들과 함께 실천한 ‘지구 공동체 프로젝트-나비효과’ 이 수업은 국어과 동료교사 세 명, 중학교 2학년 320여 명이 함께 마음을 맞추어 진행한 프로젝트 수업입니다. 여러 다양한 수업 경험 중 어느 수업 이야기를 쓸지 고민했습니다. 세상에는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수업사례들이 많지만, 대규모 과밀 중학교에서 세 명의 국어교사가 함께 수업을 운영하며 어려움을 극복한 과정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일은 많은 교사의 수업 상처를 감싸안는 반창고 밴드 같은 역할을 해주리라 생각하며 이 글을 씁니다. ‘지구 공동체 프로젝트-나비효
2025-07-07 10:00
영모화(翎毛畫)란 본래 새 그림을 지칭하는 것이었으나 점차 짐승 등 털이 있는 동물 그림까지도 포함되었다. 이암은 모견도에서 어미 개와 강아지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 중국 송나라 화풍을 넘어선 조선 회화의 독자적 흐름을 보여주었다. 이암(李巖,1499∼?)은 조선 전기의 대표적 문인화가로, 새와 짐승 등 동물을 잘 그려 명성이 높았다. 그는 직업 화원은 아니었지만, 문인 사대부로서 풍류와 취미로 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생애에 대해서는 알려진 기록이 많지 않지만, 궁중에서도 그의 재능은 인정받아 인종실록에 따르면, 화원 신분이 아님에도 화가 이상좌와 함께 중종의 초상을 그릴 화가로 승정원에 의해 추천되기도 하였다. 모견도는 1957년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열린 한국미술전에서 가장 호평받은 작품으로 소개되었다. 어미 품에 안긴 사랑스러운 새끼 강아지들을 묘사하여 해외에서도 그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조선 전기 회화사의 독자적 화풍 16세기 조선회화의 특징은 한국적인 정취와 독자성으로 요약된다. 이암은 어려서 중국 송나라 모익(毛益)의 화법을 배웠다고 전하지만, 현존하는 작품들을 보면 당대 중국화의 모방을 넘어 조선의 정감과 개성을 담…
2025-07-07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