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봄은 가고 여름이 다가온다. 우리의 날인 스승의 날이 5월에 있고 우리가 사랑하는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날이 5월에 있어 더욱 더 5월을 사랑하게 되는 것 같다. 아무리 교육이 어려워도 우리 앞에는 사랑스러운 어린이들이 있지 않은가. 나는 가끔 "우리는 생물을 다루고 있다"는 말을 한다. 생물, 그것도 아주 존귀한 생명체를 우리는 맡아서 기르고 있다. 우리는 교육 전문가이다. 소신을 갖고 당당하게 교육에 임해야 한다. 교육은 아무나 할 수 없다. 교육전문가 입장에서 수요자인 학부모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할 것은 수용하되 자기 자녀만 잘 돌봐달라는 이기적인 요구는 과감히 물리칠 줄 알아야 한다. 대신 아이들을 골고루 사랑으로 지도하고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아이는 겉으로 나타나지 않게 사랑해야 한다. 앞으로 우리 교육계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은 교원단체간의 갈등, 교원끼리의 갈등과 반목이 학교 교육현장에서의 주된 이슈였다. 지금까지 주로 공급자끼리의 갈등이 국민적인 관심사였다면 앞으로는 우리 공급자(교원)에 대한 수요자(학부모)의 요구가 더욱 커지리라고 본다. 예컨대 자녀의 학습권 보호, 학교안전사고 예방문제, 맞벌이 부부자녀
2004-05-13 11:45일은 K 녀석이 바지를 치켜올리면서 시작되었다. 그때는 음악 시간이면 한 대뿐인 풍금을 교무실에서 교실로 들어 옮겨야 했다. 그런데 그 녀석이 바지가 흘러내리니까 풍금 한 귀퉁이를 잡고 가던 손을 놓아 버렸던 것이다. 풍금은 기우뚱하더니 땅바닥으로 나가 떨어졌다. 나자빠진 풍금은 건반이 불쑥불쑥 위로 빠져 올라오고 발판도 퉁겨져 나와 버렸다. 담임이셨던 Y선생님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풍금을 날랐던 나와 몇몇 아이들은 교실의 맨 흙바닥에 무릎을 꿇고 오후 내내 기합을 받았다. 이후로는 절대로 풍금에 손도 대지 말라는 엄명을 받았다. 이 일이 있고 며칠이 지났다. 교무실 옆을 지나는데 웬일인지 조용하다. 반쯤 열린 문으로 들여다보니 아무도 없다. 풍금이 눈에 들어 왔다. 살그머니 들어가 의자를 타고 앉아 풍금 뚜껑을 열었다. "도∼도∼도레미…." 생전 처음 쳐보는 풍금. 그런데 노래가 되는 것이 아닌가. 미레미파솔 도도도 솔솔솔 미미미 도도도 솔파미레도. 난 반복해서 풍금을 쳤다. 비록 한 손으로 하는 것이지만 내가 치는 풍금이 노래가 되는 것이 너무나도 신기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 정신 없이 풍금을 치던 나의 손이, 아니 온 몸이 얼어붙었다. 언제 오셨
2004-05-13 11:44예로부터 '군사부일체'라고 합니다.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의 은혜가 같음을 뜻합니다. 임금이 백성을 사랑하듯 스승이 제자를, 부모가 자식을 사랑함에는 조건이 없습니다. 선생님을 존경하는 풍토 조성은 교사를 신명나게 할 것이고 교사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정신건강에 도움을 주어 건강한 교육을 하도록 할 것입니다. 군사부일체는 오늘날에도 필요한 덕목이라고 믿습니다. 최근 일부 학교에서 스승의 날에 촌지를 제공해 교직원에 대한 불신과 학부모간 위화감 조성 등 많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데 제자들에게 큰사랑을 베푸시는 많은 선생님들이 촌지 때문에 우울하지 않도록 모두가 협조해주셔야 합니다. 묵묵히 교단에서 오직 가르치는 보람으로 살아가는 많은 교사들이 우리의 희망이고 꿈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보배들입니다. 의욕을 저버리지 않고 노력하는, 칭찬 받아 마땅한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감사의 정을 나누고자 하신다면 마음과 마음을 잇는 빨간 카네이션 한 송이로도 감사합니다. 마음을 나누는 아름다운 삶의 모습도 교육이기에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교사들은 가장 위대한 인물 가까이에서 같이 생활하고 있기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지금은 비록 작고 능력이 미약
2004-05-13 11:44'이 날을 정하여 기념하는 뜻은 우리 청소년 학도들의 인격을 길러주시고 앞길을 인도해 주시는 스승님들에 대하여 평소에 소홀했던 감사와 존경을 다하여 하루나마 그 거룩한 수고에 따뜻한 위로와 기쁨을 돌려드림으로써 사제의 윤리를 바로 잡고 참된 학풍을 일으키며 나아가 사회 도의를 정화하는 일에 이바지하려는 데 있으니... '. 이 글은 1965년 5월 3일, 대한적십자사 청소년적십자(JRC) 중앙학생협의회가 제2회 스승의 날 행사를 전국의 모든 학교로 확산하면서 보낸 권고문이다. 40년 전 학생들이 앞장서 제정한 스승의 날은 1973년 허례허식 추방이라는 정부의 방침으로 폐지되었다가 한국교총의 노력으로 1982년에 부활되었다. 스승의 날 행사는 우리 정부가 교원들을 대하는 태도를 반영하고 있다. 이해찬 장관 취임 첫해까지만 해도 매년 교총과 교육부가 공동개최하고 기념식에 장관이 참석하였다. TV방송사는 기념식을 실시간으로 전국에 중계하였다. 그러던 것이 이듬해부터 기념식은 교총만의 행사로 맡겨놓고 교육부는 대통령이 구색 맞춰 점심 한끼 대접하는 청와대 오찬이 스승의 날을 기념하는 가장 중요한 일인 양 해오고 있다. 스승의 날은 엄연히 정부가 주관하는 기념일이다.
2004-05-10 10:16
최근 뜻하지 않게 발생한 '용천 대폭발 참사'는 북한 동포가 처한 비극적 현실을 보여 주는 한편 역설적으로 남북관계를 진일보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 같다. 그간 북측과의 관계 개선에서 우리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국민적인 공감대가 부족했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북녘 동포가 당한 참사에 진보와 보수, 남녀와 노소, 빈부의 차이 없이 모두 한마음으로 동포애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 민족이 하나임을 확인하는 동시에 우리 민족의 위난에 대처하는 저력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민족적인 갈등을 동포애의 대의(大義)로서 극복하려는 아름답고 의미 있는 움직임으로 가슴에 다가온다. 국민적 공감대의 표출수준이 '6. 15 정상 선언'에 비견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하다. 궁극적으로 민족통합의 당위성을 확대하는 차원으로 승화되기를 바란다. 교총에서도 교육가족들의 뜻을 모아 '북한 교육동포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북한 교육가족 돕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많은 현장교원들의 참여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나눔은 우리가 서로 하나라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또한 발전적인 남북 교육교류의 장을 여는 시금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차제에 이러한 남북 교육교류를 활성화하고 교
2004-05-06 16:27실습을 나가는 첫날, 며칠 전에 구입한 정장을 최대한 깔끔하게 입고 정문에 들어섰다. 11년 전에 입었던 교복을 후배들이 입고 등교하는 것을 보니 가슴이 설레고 마냥 기쁜 마음이었다. 교사가 되기 위해 사범대학에 들어와 4주라는 기간동안 현장에서 체험할 수 있음에 감사하기까지 했다. 교무실은 내가 예전에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학생들이 찾아가기 어려운 곳이었던 공간이 언제나 학생들이 수시로 드나들면서 담임선생님, 학과 선생님 등과 대화하는 곳으로 변모해 있었다. 단적인 예로, 교무실과 복도 사이의 벽을 헐었다는 사실은 교무실을 넓게 사용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겠지만 학생들과 의사소통을 더욱 원활히 하기 위한 교육적인 측면이 가미되었다고 의미 부여를 하고 싶다. 교무실 한쪽에 자리배치를 받고, 선생님들의 하루 일과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수업이 50%, 기타 업무가 50%였다. 수업이 있을 때는 교실에 들어가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끝나면 교무실에 돌아와서 각자 맡은 행정업무를 하다가 다시 수업 있으면 교실에 들어가고 끝나면 업무, 이런 식으로 하루 일과가 진행됐다. 학습에 관련된 책자나 아이들의 정서함양에 관련된 독서를 하는 풍경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2004-05-06 11:53오는 8월부터 폭력학생에 대해서는 출석정지처분을 내리겠다고 하니 뒤늦게나마 문제학생들에 대한 처벌이 시행되게 되어 때늦은 감은 있지만 바람직하다고 본다. 최근 들어 사회의 전반적인 민주화에 발맞추어 학교도 민주화 바람이 불어 대폭 학생들의 행동에 최대한 자율성과 인권을 보장하니 의외로 좋지 않은 현상들이 나타나는 것이 사실이다. 너무 규제가 미약하고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니 이를 악용하는 못된 학생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학생이 미워서가 아니라 그들의 장래를 감안하여 바로 잡고 이끌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청소년 문제는 결국 사회문제와 질서로 이어지기 때문에 학교에서부터 준법성과 자제심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의 부모들이 과거에는 엄했는데 어느 때부터 너무나 자녀 과보호에 나서 요즘처럼 무례하고 버릇없는 아이들을 양산하게 되었다. 따라서 현재보다 엄한 학교교육이 필요하며 특히 학교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문제학생과 폭력학생, '왕따'시키는 학생에 대해서는 반드시 뿌리를 뽑도록 해야할 것이다. 벌써 몇 차례나 교사가 학생한테 모욕이나 폭행을 당하고 심지어 교사가 자살하는 경우도 있지 않았는가. 교육은 학교가 중심이 되어야 하며 학생들의
2004-05-06 11:53전화가 왔다. "선생님! 헤어졌어요. 각오는 돼 있었지만…." 여자 친구와 장래까지 약속했다며 흥분하던게 엊그제 같은데 꽉 잠긴 그의 목소리가 내 마음을 짓누른다. 중학교 시절 수영 특기생으로 체고에 진학한 그는 다이빙 사고로 전신마비가 됐다. 지역 봉사활동을 통해 나는 그의 후원자가 됐다. 걷고 싶다는 소망 하나만으로 전신마비 1급 장애를 견뎌온 그였다. '슈퍼맨 걷는 날'이란 특이한 그의 아이디에는 이런 절실한 바람이 담겨 있다. 그런데도 표정은 너무 밝고 오히려 봉사하러 나온 사람들을 웃게 만들곤 했다. 겨우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손가락 하나뿐인데도 컴퓨터를 잘도 더듬는다. 정보 사냥에 능해 세상사 돌아가는 상황을 훤히 꿰뚫고 있다. 나는 그를 위해 뭔가를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의 눈물겨운 인생 역정을 세상에 알렸다. 방송국 후원으로 제자들과 함께 공사 현장에서 땀 흘리며 그를 위해 사랑의 집을 지었다. 세상에 태어나 가장 뿌듯한 감동의 물결이 일었던 순간이었다. 갑자기 그는 유명인사가 됐다. TV에 출연을 하고, 후원하는 까페가 생기고, 그를 염려하는 사람들과의 정기적으로 만나기도 했다. 중졸 학력이 전부인 그가 배움의 필요성을 절감한다며
2004-05-06 1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