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나 소년소녀 가장들을 볼 때면 예나 지금이나 항상 마음이 무겁다. 작은 힘이지만 도움을 전할 방법이 없을까 생각한 끝에 신문배달을 시작하게 됐고 벌써 5년이 흘렀다. 새벽에 오토바이를 운전하며 150여 가구에 신문을 배달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숙련된 신문배달 전문가가 됐다. 장마비가 내리던 어느 여름날도 새벽 4시 반쯤 집을 나섰다. 비오는 날에는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자체가 위험한 일인데 중학교때부터 써온 안경은 더없이 불편했다. '조심하자'며 마음을 가다듬고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었다. 배달을 시작한지 10여분, 한 사무실 1층 현관을 힘차게 뛰어들어가는 순간, "꽝!" 고요한 새벽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나는 두손으로 얼굴을 움켜쥔 채 쓰러지고 말았다. 다른 날에는 그렇게도 잘 보이던 현관 유리문이 그날따라 전혀 보이지 않은 것이다.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고 뛰어들어가다 현관문과 키스를 했으니 충격은 엄청났다. 안경이 산산조각나면서 눈 주위에서는 피가 흘러내렸다. 그러나 시간 내에 배달을 마쳐야했고 출근도 해야했다. 안경을 벗으면 1미터 앞도 식별 못하는 시력이었지만 살금살금 운전하며 배달을 다시 시작한지 10여분.…
2004-04-01 13:26교육부가 2008년까지 교사를 대폭적으로 증원해 교원 법정정원을 100% 확보하겠다는 당연하면서도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지금까지의 교원정원 증원 추세로 볼 때 획기적인 조치임에는 틀림없다. 내용인즉 인적자원개발회의에서 사교육비 경감대책의 후속조치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4년간 매년 초등학교 4000명, 중학교 1만 500명, 고등학교 9500명 등으로 2만 4000명씩 총 9만 6000명의 교사 정원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2003년 기준 90.6%에 불과한 교원 법정정원 확보율이 2008년에는 100%를 달성하게 된다. 그 동안 우리 나라 초·중등학교 현장은 교원 부족으로 교원 수업부담시수가 지나치게 많았을 뿐만 아니라 교담 교사 부족, 과목 상치 교사 상존, 기간제교사 증가 등 교원근무여건이 악화되어 있었던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지 않고는 공교육의 교육력 강화를 위한 기반구축을 이룰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사교육비의 경감대책을 추진하기란 또 하나의 구호에 지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교육부의 교원 법정정원 확보 계획은 지극히 당연한 방향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의 성패 관건은 그 예산확보 여부에 달려
2004-03-29 09:34한국교총이 발표한 2003년도 교권침해사례는 한마디로 충격이다. 학부모에 의한 부당 행위가 약 70%가까이 차지하고 있고, 그 방법도 폭행, 과다 금품요구 등 악의적이다. 인터넷을 이용한 명예훼손은 부지기수다. 그러나 대다수 교사들은 사회적 체면과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육자적인 입장에서 법적 대응을 삼간 채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오늘날 상황의 직접적인 책임은 정부에 있다. 교원을 개혁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은 교권의 가장 큰 적이다. 사교육 대책의 핵심과제로 교원평가를 내세운 것이 대표적 사례다. 왜곡된 학부모의 의식도 문제다. 입시위주의 교육 등으로 내 자식 이기주의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는 교권을 막바지로 몰고 있다. 최근 왕따 동영상 사건으로 모 중학교 교장선생님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진실이 밝혀지기도 전에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로 심적 고통을 견디지 못했다는 것이 주위 사람들의 중론이다. 교육계는 언론기피증을 앓고 있다. 교권의 회복을 위해서는 단위학교의 문제 해결력을 높여야 한다. 단순 자문기구로 방치되어 있는 학교분쟁조정위원회에 실질적인 중재기능을 부여해야 한다. 또 학부모의 정책참여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유네스코의
2004-03-29 09:342001년 12월에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접수된 바 있는 사범대 가산점 제도(이하 '제도')위헌 확인 헌법소원 사건이 지난 주에 위헌 결정이 났다. 사범대 가산점이란 교육인적자원부령인 '교육공무원임용후보자선정경쟁시험규칙'(이하 '규칙')에 의하여 각 시·도 교육감이 교육공무원임용시험시 1차 지필고사에서 사범계출신자들(사범대학과 일반대학 교육학과 출신자)에게 100점 만점에 2-5점의 가산점을 부여함으로써 비사범계열 출신자들(교육대학원과 교직과정 출신자)에 비하여 임용상의 혜택을 주는 제도를 말한다. 이 사건 선고 당일 일부 일간지는 헌재가 비사범계 출신자들의 공무담임권을 제약한 것 그 자체가 위헌이라고 판단한 것처럼 보도하고 있으나 실제로 그 내용을 보면 그렇지 않으며, 요건대, 제도 자체보다는 그것에 관한 "법률적 근거가 없다."는 데에 위헌 판단의 촛점을 맞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헌재는 "이 사건 가산점 항목에 관해 별도의 법률상 근거규정을 마련하는 것은 모르되"라고 언급함으로써, 이 제도를 부령이 아니라 그것보다 상위의 법률에 규정하면 합헌이 될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를 갖게끔 하고 있다. 결정문을 분석건대, 이 점은 이번…
2004-03-29 09:33교총은 올해를 국제활동 활성화의 기점으로 삼기 위해 'Closer to the World' 구호 아래 국제협력위원회를 구성하고 24일 1차 회의를 열었다. 위원회는 국제협력위원과 학생협력위원으로 나뉘어 구성됐다. 국제협력위원은 현장교원 중심으로 영어와 일어 부문에 총 7명이, 학생협력위원은 교육에 관심 있는 대학생과 교·사대생으로 영어, 일어, 중국어 부문에 총 3명이 선정됐다. 국제협력위원회는 앞으로 EI 세계총회, 동아시아교육회의 등 각종 국제행사는 물론 교총 영문 홈페이지 개편, 영문 뉴스레터 제작 등에 참여해 국제업무를 추진하게 된다.위원들의 임기는 2년(학생위원은 1년)이며 명단은 다음과 같다. ◇국제협력위원=▲김범식 서울 은곡공고 ▲김혜영 안양 만안초 ▲서전영 서울 독립문초 ▲우미라 경기 과천외고 ▲유미화 서울 광남고 ▲변수란 부산 모덕초 ▲안준모 안양 귀인중 ◇학생협력위원=▲정용시 고려대 ▲조지예 한남대 ▲김경은 한국외대
2004-03-25 17:13교육대학입시제도는 순전히 공부 위주이다. 따라서 교대 4년을 마친 초등자격교사가 임용고사를 치를 때 역시 특기와는 관련 전무한 공부에 의하여 임용된다. 사태가 이러니 어찌 초등학교에서 수월성교육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특기적성을 신장을 위해서 당연히 학원을 찾을 수밖에…. 우리 교육청에서는 해마다 학생 예능발표대회를 한다. 그런데 이 대회를 치를 때마다 느끼는 것은 예체능대회에 학생을 데리고 나오는 학교를 보면 대부분 학원강사가 지도해서 학교이름으로 나온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학교는 이번 예능발표대회에 출전할 때 우리 선생님이 지도시킨 학생을 출전시키려고 마음먹고 70여명의 교사를 대상으로 합창을 지도할 교사를 찾았더니 역시 지도할 교사가 전무했다. 이런데 어찌 학부모가 바라는 수요자 충족교육을 해낼 수 있겠는가. 그 뿐이 아니다. 웅변, 영어 말하기, 심지어 국어과에 속해있는 글짓기지도 역시 자신 있게 지도할 교사가 흔치않은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우리 교대의 초등교원 양성제도 탓인 것이다. 나는 감히 주장하고 싶다. 처음부터 교대입시에서 예체능 우수자, 또는 각 분야 전공자를 뽑을 수 있도록 교대입시제도를 고치던지, 아니면 공부위주로 뽑았더라도 책임지
2004-03-25 17:12교단 초년생이었던 35년 전에는 가정방문이 학년초 필수행사였다. 아이들은 수업을 마치기가 무섭게 달려와 자기 마을에 먼저 와달라며 간곡한 부탁을 하고 가기도 했다. 우리 반에는 장거리 통학 탓에 일년을 기다렸다가 누나와 동생이 같은 학년에 나란히 다니는 남매가 있었다. 학교로 봐서는 최장거리 통학생이었다. 거리가 워낙 멀어 선생님들은 그 마을 가정방문을 엄두도 못 내고 있었지만 아이들이 통학하기에 얼마나 먼 곳인가를 알아보기 위해 또래 여교사 3명이 가정방문길에 올랐다. 어른이 걸어도 먼 거리였다. 가파른 산길에 몇 고개를 넘고 산모퉁이를 돌아 저녁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서야 마을인 줄을 알았다. 앞질러간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소리에 동네 아이들과 어른들이 모두 나와서 우리를 반겨줬다. 우리가 남매네 집의 사랑채로 들자 학교를 다니는 아이, 다니지 않는 동네 아이들이 모두 몰려와 우리를 구경했다. 얼마 후 출타 중이었던 남매의 아버지가 들어오셨다. 아버지는 선생님이 방문했다는 소리에 "아이구, 선생님! 먼길에 얼마나 노고가 많으셨습니까? 애들 할머니께서 살아 계셨다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꼬…"하며 들어서자마자 우리를 향해 무릎을 꿇고 큰절을 하는 것이었다.…
2004-03-25 17:11교육부가 최근 '사교육비 경감대책'이라는 것을 내놓았다. 사교육의 부작용이 국가적 위기로까지 여겨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조치는 시기상으로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금번 정책당국의 사교육비 경감대책은 공교육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어 우려되는 바가 크다. 먼저 교육부는 늘어나는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교육방송을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즉 EBS의 한 채널을 수능 전문채널로 특화하고 인터넷 사이트로 수준별 교육 콘텐츠를 제공해 학원으로 몰리는 수험생들을 막겠다는 의지다. 교육부총리의 말대로 평가원과 긴밀한 협조 하에 교육방송에서 대입수능 준비를 하면 현재 과열양상을 보이는 과외수요는 충분히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교육부의 이번 조치는 가장 먼저 교실수업을 흔들어 놓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내년부터 수능 출제과정에서 EBS 수능강의 내용을 적극적으로 반영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학교수업은 당연히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당장 교육방송 내에서만 출제한다고 했는데, 어느 우매한 학생과 선생님이 교실에서 충실히 교육과정에 알맞은 교과서로 수업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다음으로 교육의 핵심은 학습자의 성취 수준을 점검하는 등 다양한 상
2004-03-25 17:11국회의 대통령 탄핵 소추 이후 이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촛불시위를 계속하고 있고, 또 지지하는 입장에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양분의 대립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사이버공간에서도 찬반에 대한 목소리나 막된 말들이 넘쳐나고 있다. 50년 헌정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지만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있기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이 어려운 과정을 지혜롭게 극복해 나가는 것이 우리 국민의 과제이다. 그리고 양분의 혼란속에서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막소리, 막글들이 우리 학생들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위해서 학교교육에서는 첫째, 교원들이 침착하고 냉정한 태도로 학생들과 사회의 안정을 끌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가소성의 단계에 있는 초·중등의 학생들에게 교사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그리고 특히 중소도시나 농어촌에서는 교원들이 지역사회의 여론 형성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교원이나 교원집단이 양분된 갈등을 보이거나 불안하게 되면 그 영향은 학생들에게 바로 전달되고,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교원은 교육의 중립성을 지킬 권리와 의무가 있다. 과거 정치집단이 교육을 정치의 수단으로 악용해 온 과정에서 우리
2004-03-22 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