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부터 경남도교육청이 전국 처음으로 시행한 '수업명사' 제도에 따라 금년에 처음 4명의 초등학교 교사가 '수업명사'로 선정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 선정 방법을 보면 상당히 까다롭고 정말 사명감을 가진 교사가 아니면 선정되기 어렵겠다는 생각에 부러움과 존경의 마음이 함께 간다. 도교육청은 이들 '수업명사'들이 소속 학교의 학습지도방법 개선을 위한 연수, 지역교육청의 교과별 수업개선을 위한 연구, 신규 임용교사 수업컨설팅 등 도와 시·군교육청이 정하는 수업방법 개선 등 연구활동을 하게된다고 소개했다. 어쩌면 이것이 무너진 공교육의 신뢰를 회복하고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되찾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반가운 마음이 든다. 그러나 경남도는 물론이고 이 제도를 도입하는 타 시·도의 교육청도 반드시 생각해야할 부분이 있기에 몇 자 적어본다. 먼저 '수업명사'라는 명칭이 관리직으로 승진하는 중간단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과거에 평교사로 정말 아이들을 잘 돌보고 잘 가르친다고 정평이 난 선생님들도 교감, 교장이 되면서 그 아까운 능력이 거의 사장되는 것을 수없이 보아왔다. 관리직에 있으면서 평교사에게 수업기술을 지도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고 또한
2004-06-21 09:25매일같이 퇴근길에 오르면 하는 일이 있다.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잘못한 일은 없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일이다. 아이들에게 효과적인 수업을 하였는가, 오늘 처리해야할 업무는 잘 처리하였는가. 아이들에게 혹 상처가 될만한 말은 하지 않았는가.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였는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어느새 집이 가까워지곤 한다. 그날도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 있었다. 다른 날과 좀 다른 것이 있었다면, 그날은 운전기사 바로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는 것이다. 버스는 이미 몇 정거장을 지나고 있었다. 그때, 운전석 위쪽에 있는 거울을 통해 운전기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약간 상기된 모습이었다. 왠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눈이 약간 충혈 되어 있었다. 그리고, 피곤할 때 나타나는 쌍꺼풀 형태의 눈꺼풀도 함께 들어왔다. 버스가 멈출 때마다 기지개를 펴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뭔가 귀찮고 힘들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몹시 지친 모습에 피곤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형상을 하고 있었다. 뭔가 뚜렷한 이유는 없는 것 같은데도 그 기사는 몹시 피곤해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 기사의 모습을 보면서 바로 전까지 내가 생각했던 것을 떠올려 보았다.
2004-06-21 09:253월 첫날, 새로운 아이들을 본다는 설레는 마음 반, 기대 반으로 교실문을 열었다. "너희가 선생님한테 선물을 하나 해줘야겠다. 뭐냐하면…, 그건 바로 결석을 하지 않는 거야. 할 수 있으리라 선생님은 너희들의 눈을 보며 믿음이 생기는구나. 2학년 1반 화이팅이다." 몇 달 있으면 사랑하는 반쪽과 결혼을 하게 될 담임이 요구하는 선물을 아이들은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궁금했다. 사실 우리 반은 만만치 않은 말썽꾸러기가 여러 명 있다. 1학년 때부터 유명한 아이들이 대거 우리 반에 스카웃(?)된 관계로 선생님들의 우려도 적지 않았다. 1학기가 지나고 10월말 경, 한 아이가 열이 많이 나서 학교에 올 수 없다는 전화를 했다. 보일러가 고장이 나 냉방에서 자다 그렇게 됐다는 것이다. "그래, 몸이 많이 아픈가 보구나. 선생님이 가봐야 하는데 미안해서 어쩌지? 괜찮겠어?" "선생님, 괜찮아요. 약 먹으면 돼요." "그래, 약먹고 푹 쉬거라. 건강한 모습으로 내일 보자꾸나." 무결석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허탈한 마음이 들어 속이 상했다. 그동안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끝내 해낼 줄 알았는데…. 5교시 우리반 수업. 한창 수업을 하고 있는데 뒷문으로 아프다고 한 아이가 온
2004-06-21 09:24
다리에 혈관이 불룩 솟아올라 통증으로 고생하고 보행이 부자연스러운 생활을 하게 되며 혐오감을 야기하는 하지정맥류가 최근 조사에서 오래 서 있는 직업일수록 발병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교원도 이에 해당되는 직업이기 때문에 교육계가 그냥 지나칠 수 없으므로 문제제기와 대책을 세워야한다는 것을 한국교육신문 5월 17일자 보도는 지적하고 있다. 이 기사와 관련된 교육계의 의견은 교원 하지정맥류를 직업병으로 인정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초·중·고 교원들은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 비해 류머티스성 관절염 다발성 경화증 같은 자가면역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때문에 필자는 교원의 직업병에 또 다른 여러 질환이 포함돼야 한다고 판단한다. 이미 이러한 지적과 유사한 사례가 국내·외 법원판례에 의해서 조치가 이루어진바 있다. 참고로 몇 가지 사례만 소개하면, 상사의 질책 때문에 발생한 정신질환도 업무상 재해에 해당된다(서울 행정법원 판결, 2000. 6).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비관자살도 산재로 인정(서울 행정법원 판결, 2004. 2)돼 교원도 해당될 수 있으며 직무 스트레스나 탈진과 관련해 발생될 수 있는 만성 피로 증후군도…
2004-06-14 10:40지난 1일 9명의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한국교총 제32대 회장선거가 본격적인 일정에 들어갔다. 이번 선거는 몇가지 점에서 특징을 가지고 있고, 그만큼 회원을 물론, 세간의 관심도 크다. 첫째는 58년 교총 역사상 처음으로 전회원이 회장을 직접 선출하는 선거이다. 정치적, 사회적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변혁의 시대에, 3년간 한국교총을 이끌어갈 선장으로 한국교총 회원들은 과연 어느 학교급별에서 어떤 인물을 선택할 것인가? 이는 앞으로의 한국교총의 활동 방향이나 노선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기에 관심이다. 두 번째는 전국 각지에 흩어져있는 20만 회원이 인터넷망을 통해 실시하는 최초의 전자투표(e-vote)이다. 과연 참여율은 얼마나 되고, 기술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가 또 하나의 관심사이다. 세 번째는 바야흐로 정치권의 선거풍토가 크게 개선되고 있는 마당에, 교원단체의 대표를 뽑는 교원들의 선거가 얼마나 깨끗하고 공정하게 치러질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번 선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3박자가 맞아야 한다. 먼저, 9명의 후보자들이 페어플레이를 해야 한다. 교총 회장직이 명실공히 40만 교원을 대표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회원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이다. 적어도 자기…
2004-06-14 10:38교원법정정원 확보율이 다시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교육부 자료에 의하면 금년도 초·중등교원의 법정정원 확보율은 89.2%로 2003년 90.6%, 2002년 89.6%, 2001년 90.3%보다 낮은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금년도 초·중등교원은 법정정원에 비해 3만 6000명이 부족한 셈이며, 이 부족 규모도 최근 3개년의 평균 부족 규모를 초과하고 있는 것이다. 환언하면 금년도 교원의 부족이 가장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원의 법정정원 대비 확보율이 낮을수록 교원의 근무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금년도 교원의 주당 평균수업시수는 초등 26.1시간, 중학교 20.5시간, 고교 17.4시간으로 지난해 보다 증가되었다. 지난달 교원단체 등이 교육부와의 교섭에서 제시했던 초등 20, 중학교 18, 고교 16이라는 주당수업시수와는 엄청난 괴리를 보이고 있다. 모든 학교급에서 교원의 수업부담은 증가하고 있으나, 그 정도는 초등교원일수록 더 심하다. 초등학교의 고학년은 교원 부족으로 인해 교과전담제 운영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와 같은 교원정원 부족은 금년도 증원규모가 5095명에 불과하다는 데서도 입증되고 있다. 이는 2003년 1만 2517명, 2
2004-06-14 10:37
지난 달 19일 교육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의 하나로 초·중등학교에 근무하는 비정규직의 신분과 처우를 단계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영양사와 사서는 점차 공개채용으로 공무원화 하고 보수도 인상하며, 조리종사원, 교무보조원, 전산 보조원, 실험·실습보조원, 사무보조원 등으로 일하는 일용직은 1년 단위 계약직으로, 잘못이 없으면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신분안정을 강화하고, 5개년에 걸쳐 처우를 개선해 기능직 10급 초임수준의 연봉을 지급한다는 것 등이다. 아울러 비정규직의 연봉을 분할 지급해 방학중 수입을 보장하고 방학기간을 퇴직금 지급기간에 포함하며, 정규직에 준해 유급병가, 공가, 경조사 휴가 등을 인정하며 연·월차 미사용 시 보상금을 주고 출산휴가, 육아휴직 등도 철저히 보장토록 했다. 교육부는 이와 같은 대책으로 초·중등학교 비정규직의 93% 정도가 신분 안정 등의 혜택을 받게돼 신분과 보수에서 불이익을 받아온 실험·실습보조원, 사무보조원, 교무보조원, 조리종사원 등의 처우 개선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들은 이러한 비정규직 대책에 대해 실효성 없는 생색내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유인 즉
2004-06-07 13:28헌법재판소의 사범대 가산점 위헌판결 이후 교육계는 사범대의 위기상황을 우려하면서도 이를 계기로 사범대를 보호·육성할 수 있는 정책이 수립될 수 있기를 기대하였다. 그러나 최근 교육부는 사범대 가산점을 폐지하기로 최종 결정함으로써 이러한 기대를 저버렸을 뿐만 아니라 사범대 육성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하고 있다. 헌재의 판결 이후에 교·사대생들의 동맹휴업과 결의대회, 교원단체의 가산점 유지 및 올바른 교원양성임용정책의 수립 요구 등이 이어졌으나 교육부는 근본적인 대책은 제시하지 못한채 사범대 가산점 폐지와 현 사범대 재학생에 대해서만 경과규정을 두어 가산점을 적용하는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였다. 사범대 가산점은 사범대의 위기와 정체성의 혼란을 그나마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해 왔다. 헌재 판결에서도 사범대 문제를 지나치게 가산점에 의존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였는데, 근본적인 해결책이 수립되고 추진되는 과정에서 가산점의 존폐여부를 논의해야지 해결책도 없이 가산점부터 폐지하고 보자는 것은 성급하고 위험한 발상이라고 본다. 이번 사범대 가산점의 폐지 결정은 곧 사범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해 우수교원의 확보를 어렵게 하고, 농어촌·도서벽지…
2004-06-07 1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