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전 중등교사로 임용됐을 때, 모든 교사의 초심처럼 교육자로서 학생을 위해 많은 것을 하리라 다짐하며 의욕적으로 교직 생활을 시작했다. 그렇지만 교육현장의 현실은 교육본질과 멀어지는 분위기가 심화돼 교육의 미래에 대해 희망을 찾기 어렵고, 학생․학부모뿐 아니라 교원도 극도의 경쟁적 교육구도 속에서 행복하지 않았다. 교사로서의 정체성을 고민하며 지쳐가던 2년 전 즈음 공단 지역이라 맞벌이 가정이 많은 안산 신길중에 발령을 받고 초등학생티를 벗지 못한 1학년 학년부장을 맡았다. 같은 학년 7명의 담임교사와 함께 교사로서의 사명감과 자발성을 바탕으로 다시 학교를 변화시켜 보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렇듯 학급단위 교육을 넘어 학년 단위에서 함께 노력하던 중에 중학교 1학년 학생의 특성에 대해 보다 더 이해하게 됐고, 이 시기 학생은 학업부담을 덜고 스스로 성찰을 통해 적성과 공부할 이유를 찾기 위한 시간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다. 이런 점에서자유학기제를운영하며 공교육 변화의 여러 가능성을 발견했다. 아직 여러 우려점이 있지만 학교 여건을 충분히 고려해 취지를 살리는 교육과정을 운영한다면 교사는 전문성과 자율성을 회복할 수 있고 학생은 행복한 학교생
2013-11-28 20:08예의바른 학생들이 최고의 명장이 되겠다고 열심히 기술연마에 몰두하는 학교. 바로 2010년 도입된 ‘마이스터고’ IMF 경제위기 이후 취업이 힘들어지면서 악순환을 거듭하다가 급기야 ‘취업’이라는 설립목적조차 실종된 채, 일반고처럼 80%가 ‘진학’을 선택하는 특성화고 학생들. 준비도 없이 대학에 진학하고 능력도 없는 학생을 ‘무늬만 대졸자’로 바꾸어 주는 많은 대학들. 그 결과 우리나라 청년이 최초로 직업을 갖는 연령은 평균 25세. 독일(평균 19세)과 비교하면 3백만 명 이상이 불필요한 교육에 투자되기 때문에 비용으로 환산하면 수백조원의 기회손실이 발생하는 상황. 한편 금형, 용점 등 많은 땀과 노력이 필요한 전문기능분야 젊은 인력이 없어 국가 차원에서 양성․공급하라고 주장하는 산업계. 이런 직업교육 현실의 변화를 위해 설립된 ‘마이스터고’. 이제 신고졸시대의 서막을 열고 있다. 2010년부터 마이스터고로 재탄생한 우리 학교는 기업이 만족하는 우수한 인력 양성, 학생의 능력에 합당한 처우를 해 주는 직장에의 취업, 교사·학생 그리고 학부모 모두가 만족하는 학교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교장으로 부임해 처음 한 일은 방과후수업의 활용이다.…
2013-11-28 15:15
요즘 수능 시험을 마친 학생들이 진로 문제를 놓고 여러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다시금 우리 교육 현실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중국 고대 유가의 경전인 예기 학기편에 보면 그 당시 교육 현실도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늘날의 교육은 부질없이 책을 되풀이해서 읽히기만 하고 쓸데없는 질문들을 늘어놓고 말만 많이 하도록 하고 있다. 서둘러 나아가기만 할 뿐 실질적으로 알차게 잘 됐는지 살펴보지는 않는다.’ ‘교육자는 제자로 하여금 성실하게 마음에서 우러나는 행동을 하도록 이끌지 못하고 또한 그들의 재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가르치지도 못한다. 생도들이 학문을 배우지만 잘 깨우치지 못하고 배운 바를 세상에 내놓지 못하니 자기를 가르친 선생만 미워하며 원망하게 된다.’ ‘사람들은 학문을 닦는 어려움들을 꺼려하며 진정한 학문의 이익을 알지 못한다. 교육이 피상적으로 행해지며 뚜렷한 결과도 없이 번거로움만 주니, 사람들은 학업을 마치기가 무섭게 그것을 버리고 만다.’ 이렇듯 과거의 어지럽던 교육 현실에서 맹자 선생의 교육론은 신선한 생수와도 같았다. 맹자 선생이 제자 공손추에게 말씀하신 다섯 가지 교육 방법은 어쩌면 지금 우리 교육 현실에서도 여
2013-11-28 15:13정부는 내년부터 하루 4시간 시간제 교사 채용을 추진한다. 교육부가 4년간 채용할 예정인 시간제 교사는 3500~3600명 정도로 내년 2학기 600명을 시작으로 매년 200명씩 늘려 간다. 정부가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해 내 놓은 정책이다. 발표에 의하면 시간제 교사는 하루 4시간씩 주당 20시간을 근무하면서 정년이 보장되고, 승진과 보수는 근무 시간에 비례해 정해진다. 이들은 교과 수업, 학생 지도를 담당하지만 행정 업무는 맡지 않는다. 또 정부는 시간제 교사에게 공무원 연금 혜택을 주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시간제 교사 제도는 고용률 제고를 위한 정책이라고 하지만 교육적으로 문제가 너무 많은 정책이기에 한 번 되짚고 넘어가야 한다. 먼저 만약에 시간제 교사가 대규모로 채용되면 임용고사를 통해 뽑는 전일제 교사가 적어져 교․사대 재학 중인 학생에게 불리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전일제 교사 임용시험 경쟁률은 또 치솟을 것이고 학생들은 정규직이라고는 하나 울며 겨자먹기로 시간제 교사로 우선 취업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경력단절 여성이나 고령자를 주된 대상으로 한다고 하지만 교․사대 졸업생의 교사 임용률이 초등은 40~60%, 중등
2013-11-21 17:24지난 2010년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된 마이스터 고등학교가 내가 몸담고 있는 사업장이 있는 이 지역에도 있다. 이런저런 어려움은 있으나 좋은 취지로 출발하는 학교기에 우리 회사는 적극적으로 산학프로그램을 만들어 엘지 이노텍반을 편성했다. 이 반을 통해 우수학생들이 양성됐고 이 학생들이 졸업해 회사로 취업해 큰 역할을 하고 있어 앞으로도 이 지역 마이스터고와 상호 발전할 수 있도록 협력할 예정이다. 마이스터고와의 산학연계가 기업의 입장에서는 좋은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학생들이 일하고자하는 마인드를 충분히 함양해 입사하기 때문에 일하는 자세가 좋다. 한마디로 젊지만 직업정신이 잘 형성돼있어 이 학생들이 자랑스럽고 참 대견스럽다. 조기에 퇴직하는 인원도 거의 없기 때문에 숙련도가 요구되는 기업의 입장에서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또한 학교에서 이미 회사에 맞춘 사전직무교육과 현장실습도 마쳤으니 신속하게 직무에 적응, 조기전력화가 가능하다.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에 그야말로 전쟁을 치르듯 변화무쌍한 여건이지만 이런 인력이 점차 확대된다면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의 입장에선 든든할뿐 아니라 사업경쟁력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적극적인 산학협력
2013-11-21 15:56요즘은 부쩍 생각이 많다. 아침에도 저녁에도 생각의 감옥에 갇혀있다. 가시박처럼 벋어나가는 고민. 도대체 몇 년이 지나야 교육은 원상회복 될 것인가. 희망이 멈춘 교육. 아무리 창의와 혁신, 인권을 강조하지만 교육은 의식불명이다. 해일 지나간 자리처럼 아이들은 교실에 널브러져 있고 거리에 나가면 짝을 지어 몰려다닌다. 예의바르게 미래를 준비하는 창의적 인재는 얼마나 될까. 그들은 진작 특목고나 자사고로 빠져 일반계 고등학교는 도무지 수업이 먹혀들지 않는다. 어찌 고등학교뿐이겠는가. 초등학교도 중학교도 심각한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은 선생님을 존중하지 않는다. 복도는 시작종이 울려도 괴성과 난잡한 행동으로 ‘동물의 왕국’을 방불케 한다. 수업을 하더라도 깐죽거리거나 아예 대놓고 자버린다. 선생님이 언성을 높이면 인상을 쓰며 나직이 욕설을 한다.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를 따라잡으려던 우리의 발길은 어디로 갔는가. ‘공부9단 오기10단’을 읽으며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라는 우리의 다짐은 다 어디로 갔는가. 내리막길에서 제동장치 없이 가속의 페달을 밟는 청소년들. 밤을 새워 카톡하고 게임으로 욕망을 소진하는 아이들. 학원…
2013-11-21 10:16우리 민족은 일반적으로 북방 러시아 바이칼호 주변에서 발원돼 북만주를 거쳐 한반도에 정착한 예맥족이다. 오랜 세월 ‘단일민족’이라는 자부심을 앞세운 민족주의와 순혈주의가 우리 문화를 지배했다. 대표적으로 조선 말기 대원군은 척화비를 세우고 나라의 문을 걸어 잠근 채 외세를 배격하는 쇄국정책을 펼쳤다. 이런 문화의 여파로 우리 사회에서 외국인에 대해 갖는 거부감은 상당한 수준으로 지속해왔다. 외국인이라면 무조건 왜놈, 양놈, 뙤놈 등 ‘놈’자를 붙여가며 헐뜯기 일쑤였고 길에서 만나도 너나없이 피하곤 했다. 이는 한때 ‘나’ 혹은 ‘우리’와는 ‘다른 것’을 배척했던 근대 사회의 특징일 수도 있다. 급속한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는 빠른 속도로 다문화 국가로 변하고 있다. 다문화의 유입은 외국인과 결혼하는 사람, 귀화한 외국인, 한국으로 이주해 온 외국 가족 등 형태도 다양하다. 특히 농촌의 퇴락과 함께 배우자를 찾지 못한 농촌 총각들이 국제결혼을 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최근 중요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통계를 보면 2010년 외국인 아내를 맞은 한국인 남성은 모두 2만 6천274명인데, 이 중 71%에 달하는 1만 8천605
2013-11-21 10:10바야흐로 인문학 열풍이다. 도대체 왜 인터넷이니 SNS니 하는 정보화 만능시대에 인문학이 많은 사람을 지배하는 담론이 되었을까? 이는 아마도 부존자원이 부족해 사람에 의존해야 하는 우리 현실에서 기능적 인간보다 창의적 사고를 지닌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도교육연수원에서 실시한 ‘학교장의 변혁적 리더십을 위한 인문학과정’ 연수에 참가했다. 여기서 인문학적 사고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독서를 강화해야 하고 학교도서관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하지만 요즘 많은 학생이 독서를 즐기지 않는다. 아니 즐길 시간이 없다. 학교, 학원, 숙제에 치이고 그나마 시간이 있어도 휴대폰, 컴퓨터로 손이 먼저 간다. 특히 고등학생은 대학입시로 인해 더 심각한 수준이다. 스스로 찾아오게 만들어야 그렇다고 학교도서관이 독서환경만 조성해 놓고 아이들이 저절로 와서 책 읽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 학생이 책과 친해지려면 학교도서관과 먼저 친해질 필요가 있다. 우리 학교도서관은 학생이 책과 자연스레 친숙해지도록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올해 학교도서관 운영 우수학교로 선정됐다. 이런 몇 가지 학교도서관 활성화 실천방안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학생이 언제든지 찾아와 편안
2013-11-21 10:09최근 발표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학교를 떠난 청소년이 약 28만명으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이들 중 293명을 면접 조사한 결과, 학교로의 복귀비율이 초등학교 93.2%, 중학교 65.2%, 일반계고 27.4%, 전문계고 9.6%로 상급학교일수록 복귀 비율이 떨어졌다. 특히 학업중단 학생 중 학업지속을 희망하는 학생이 63.8%이나 되지만, 학업을 이어간 학생은 34.3%로 절반에 불과해 학업복귀를 도와줄 사회적 시스템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학교 밖으로 떠나간 학생 중 일부의 비행으로 발생한 사회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그러나 제도권을 이탈한 학생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할 수는 없다. 경쟁 일변도의 교육으로 인해 황폐화된 학교제도에서 원인을 찾는다면 이탈학생에게 적응을 강요하기 보다는 이들을 위한 충분한 사회적 안전망과 대안적 시설의 제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방안 중 하나가 전문계 중학교의 신설이다. 기존 학업중단 대책이 상담이나 개별적 대안교육기관의 연결에 그쳤다면 전문계 중학교는 새로운 학제의 개편방안이자 명문대 진입이 사회적 성공이라는 단일의 가치체계에 새로운 시사점을 던져
2013-11-21 10:06수능 시험이 끝난 교실 모습이 다시 언론에 주목받고 있다. 고3 교실은 정시 준비에 들어간 학생들로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힘들다. 학생도 정시 준비생 및 수시 합격생 모두 정상수업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 이를 두고 언론에서는 교실 정상수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도를 한다. 실제로 수능 시험이 끝난 고3 교실은 정상적인 수업이 어렵다. 우선 수능 시험이 끝나면 학생 개개인별로 논술, 면접, 적성 준비 등 대입 진학 준비 방식이 다르다. 예체능계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은 실기 준비를 해야 한다. 수시에 합격한 학생들은 진학이 결정됐기 때문에 쉬고 싶어 한다. 때문에 대다수 학교에서 오전에 출석체크만 하거나 영화감상, 자유 시간 등 무의미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기도 한다. 매년 되풀이 되는 이런 현상을 두고 교육청은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라는 공문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소홀히 했던 진로 교육, 독서 교육 등을 하라고 교육 프로그램까지 안내한다. 하지만 이런 공문은 학교를 더욱 힘들게 할 뿐이다. 이 시기 교육활동은 교육 목적도 이루지 못할 뿐 아니라 무리하게 운영할 경우 교사와 학생 모두 힘들고 지칠 뿐이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만
2013-11-21 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