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가열리면서사람들은지식을얻는방법이 많이 달라지고있다.궁금한것이있으면검색 창에묻고,긴글을읽기보다AI에게요약을부탁한다.이제AI는모르는것을알려주는가장빠른도구가되었다.그러나역설적으로 AI가발전할수록국어사전의가치는더욱 발휘될 것이다. AI가아무리많은정보를제공하더라도,그정보를이해하고판단하는출발점은결국 이른 사용하는 인간이 ‘말의뜻’을아는데있기때문이다. 필자는 최근 중학생 대상 수업에서 ‘족보’가 뭐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족발보쌈 아니예요?"라고 답했다.신문기사에서 본 현실이 나에게도 일어난 것이다. 한국 문화에서 매우 가치가 높게 평가를 받는족보조차 중학생의 언어생활에서 사라지고 있다. 10여년 전 프랑스 오랑주 한국학 교수가'한자 버리면 한국문화도 잃을 것' 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그는 한국에서 유학을 하고 박씨부인전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교수다. 오래 전 한불사전에 한자를 안 써 의미 전달이 안 된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 이제는 질문력이 핵심 실력인 시대다. AI에게 질문하려면 먼저 기본 단어를 알아야 한다. 좋은 질문이 핵심인데 질문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자신의 생각을 정확한 말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2026-09-16 13:28
또닥, 또닥, 또닥. 마지막 남은 여름의 습기를 말려주려는 듯 초저녁 공기를 뚫고 밤하늘에 울려 퍼지는 다듬이의 상쾌한 소리는 추석 옷 준비를 서두르는 소리 중 하나였다. 섬세하고 가녀린 섬유가 훼손되지 않도록 정확한 강도 조절이 필요한 다듬이질은 한복 바느질의 여러 단계 중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과정일 것이다. 예전, 그 많은 살림살이 일 중에서도 추석이 가까워지면 어머니는 정성을 들여 명절옷 다듬기에 분주했다. 장마와 무더위 때문에 무시되었던 복식의 예법을 다시 세우려는 듯, 모시나 갑사 혹은 노방을 넓게 펼쳐서 추석 옷을 지었다. 그중에서도 세탁 때마다 깃이며 고대가 각각으로 나누어져 있는 다듬이 두루마기는 되직한 쌀풀로 붙여가며 오직 손바느질로 만들어졌다. 연한 옥색으로 완성된 다듬이 옷에는 섬유가 가진 본래의 문양도 있지만, 풀을 먹이고 다듬이하는 과정에 물결과 같은 영롱한 무늬가 섬유 표면에 아로새겨져 의복에 빛을 더해 주었다. 온전히 손바느질로 빚어진 빛살과 같은 문양은, 볼 수 있는 사람들의 눈에 보이는 마치 신기루 같은 아름다움이었다. 그 많은 가사 노동에도 불구하고 한 벌의 명품 핸드 메이드를 지어내고 흡족해하던 어머니 얼굴이 떠오른다.
2026-09-14 13:41우리는 대한민국 교육을 말할 때 습관처럼 따라 붙이는 수식어들이 있다. ‘지옥 같은 입시 경쟁’, ‘한 줄 세우기식 평가’, ‘공교육의 해체’ …. 수십 년간 언론과 교육 평론가들은 한국 교육의 병리적 현상을 제거하기 위해 날카롭게 펜 끝을 세워왔다. 그러나 비판의 칼날이 너무 예리했던 탓일까? 우리는 그 칼끝 밑에 숨겨진 한국 교육 본연의 위대한 유산마저 스스로 도려내는 우(愚)를 자행해 왔다. 외국의 교육학자들과 정치가들은 한국을 바라볼 때 전혀 다른 질문을 던진다. “자원 하나 없는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 어떻게 한두 세대 만에 세계 최첨단 디지털 국가가 될 수 있었는가?” 그들의 이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언제나 하나, 바로 ‘교육’이다. 우리가 스스로 폄하하기 바빴던 K-교육은 실상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강력한 DNA를 내포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교육에 대한 과도한 자학(自虐, self-hatred)을 멈추고, 한국 교육이 가진 가장 강력한 장점과 유산이 무엇인지를 냉철하게 재고(再考)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미래 사회에 맞게 어떻게 계승하고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해 획기적인 담론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잠시 우리 교육에 대해 냉
2026-09-14 13:292022년 11월, OpenAI의 ChatGPT가 공개된 이후 교육계의 오래된 전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학생의 보고서와 발표문, 독후감과 논술문을 AI가 만들어 줄 수 있게 되었고, 교사와 대학은 과연 학생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스스로 생각했는지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라는 새로운 질문 앞에 서게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는 문제만은 아니다. 교육이 무엇을 평가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다. 지금까지 우리 교육은 정답을 얼마나 정확하게 찾았는가, 문제를 얼마나 많이 풀었는가, 시험에서 몇 점을 받았는가를 중심으로 16년 동안 최종적으로 대학입시로학생을 평가해 왔다. 그 정점에 대학수학능력시험, 즉 수능이 있다. 이제는 묻지 않을 수 없다. AI가 인간보다 훨씬 빠르게 정보를 찾고 정리하며 답을 만들어내는 시대에도, 우리는 여전히 시험 점수로 학생을 한 줄로 세워야 하는가? 하루에 한 등급 차이로 대학이 결정되는 운명을 언제까지 부과할 것인가? 필자는 전적으로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현행 수능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행 수능은 교육의 목적이 아니라 교육을 입시에 종속시킨 것으로 점수를 더 얻기 위하여 공교육 현장을
2026-09-10 16:11최근 경기도의 대표적 다문화 도시인 안산을 비롯해 전국 도로 위에 중국산 전기차와 이륜차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보도다. 이는 저렴한 가격과 화려한 디자인, 첨단 제어를 내세운 마케팅으로 인해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우리는 이 상황에서 무언가 서늘한 기시감을 느낀다. 불과 수년 전 몽골과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도로를 가득 채웠던 중국산 버스와 자동차들의 운명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초기 가성비로 큰 인기를 끌었던 중국산 차량들은 험준한 지형과 극심한 기온 변화라는 현장의 조건을 견디지 못했다. 부품 수급 불능, 조기 부식, 엔진 결함이 잇따랐고, 결국 수많은 차량이 폐차장으로 직행하며 해당 국가들의 대중교통 정책을 대혼란에 빠뜨렸다. 화려한 스펙만을 믿고 ‘현장 검증’ 없이 속전속결로 도입한 정책이 가져온 예산 낭비이자 참혹한 ‘정책적 도박’의 결과였던 것이다. 오늘날 대한민국 교육 현장이 딱 이 모습이다. 다양한 교육정책들이 ‘증명(검증)’이 안 된 채 도입됨으로써 마치 ‘도박’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는 일종의 탁상공론과 유사한 것으로 현장의 적합성과 실효성에 대한 엄밀한 검증 없이, 정권의 국정 홍보와 치적 쌓기를 위해
2026-09-08 11:22최근 매우 반가우면서도 가슴 한구석을 묵직하게 만드는 기사가 언론을 장식했다. 지난 7월 23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법무부가 국적심의위원회를 열어 세계적인 우수 인재 특별귀화 8명, 국적회복 8명 등 총 16명에게 대한민국 국적을 부과했다고 한다. 이번 명단에서 단연 눈길을 사로잡은 인물은 여성 최초의 예일대 종신교수이자 수학과 석좌교수이고 미국 수학회 부회장을 역임한 세계적 수학자 오희 교수와첨단 공학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밀자이 모하메드 연구원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석학들이었다. 세계 최고 학문의 봉우리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인물들이 “나의 나라, 대한민국”을 선택하고 한국 국적을 가슴에 품었다는 소식은 실로 가슴 벅찬 일이다. 변변한 천연자원 하나 나지 않는 나라에서 오직 ‘인적 자원’ 하나로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대한민국에, 세계 최고 수준의 지적 자산이 다시 흘러들어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일단 쌍수를 들어 크게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가슴 뿌듯한 자긍심 뒤편으로, 한 가지 냉정한 현실에 근거한 질문이 떠오른다. “우리가 어렵게 모셔 온 이 세계적 석학들에게 과연 마음껏 연구하고 인재를 키울 ‘진짜 무대’를 제공할 준비가…
2026-09-07 11:44전국고교 현장에서2027학년도 대학입시를 위한 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원서 접수를 시작했다. 우리는 강산이 3번이나 바뀌기 이전, 수능이 출범하던 그때를 기억하고 있는가? 1993년(1994학년도) 기존 학력고사의 암기식 교육 탈피와 고등 사고능력 평가라는 원대한 명분을 내걸고 기대를 모으며 첫발을 뗀 수능이 이제 32주년을 맞이했다. 그러나 암기형 인재 양성을 탈피하겠다는 초기 취지에도 불구하고, 현행 수능은 무한 상대평가 속 ‘단 1점으로 학생을 일렬로 세우는 정밀 측정 도구’이자 사교육 의존도를 심화시키는 사회적 갈등의 진앙으로 전락했다. 이제 수능 개편 요구는 정책적 미봉책과 일관성 부재가 초래한 실패의 역사에 대한 방증이라 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지난 32년 동안의 수능 잔혹사를 탐색해 실패의 역사와 구체적 사례를 밝히고 보다 나은 방향으로의 모색을 도모하고자 한다. 첫째, 2002학년도 ‘이해찬 세대’와 난이도 조절 실패다. 1998년 김대중 정부 시기 “하나만 잘해도 대학에 갈 수 있다”는 구호 아래 공교육 정상화와 수시모집 확대 정책이 추진되었다. 그러나 2001학년도 ‘물수능’에 맞춰 준비하던 수험생들은 2002학년도 수능에서 난
2026-08-31 14:05오늘날 유·초·중·고 학교 현장이 겪고 있는 진통과 수난은 그 어느 때보다 깊고 아프다. 무너진 교권을 바로 세우고 교육을 조금이라도 정상화하기 위해 밤낮으로 애쓰는 수많은 선생님의 눈물겨운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들려오는 현실의 소식들은 때로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최근 한 주요 언론을 통해 보도된 '여중생 제자 20여 차례 성폭행-추행한 40대 교사 구속기소'라는 기사는 참으로 수치스럽고 분노를 자아내며 차마 눈을 돌리고 싶을 만큼 충격적이었다. 이에 앞서 근래 사회를 분노케 했던 초등학생 대상의 소속 학교 M씨라는 사람의 참혹한 살인 사건 역시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바른길로 인도해야 할 공간에서 벌어진 이러한 일은 단순한 사건·사고의 차원을 넘어 학교에 대한 우리 사회 전체의 신뢰를 뿌리째 흔드는 중대한 범죄였다. 그러나 이러한 비극적인 사건이 보도될 때마다 마음 한구석에 깊은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남는다. 바로 언론이 피의자를 부르는 ‘호칭’의 문제다. 인면수심의 범죄를 저지른 자에게 여전히 ‘교사’라는 직함과 칭호를 붙여 보도하는 것이 과연 꼭 필요한가? 아이들의 미래를 밝히는 교육의 현장에서 묵묵히 헌신
2026-08-26 15:02“선생님보다 챗GPT가 더 잘 가르치는데요?” 이 말은 가상의 질문이 아니다. 이미 오늘의 학교 교실 현장에서 아이들이 피부로 느끼며 던지는 솔직하고도 서늘한 물음이다. 실제로 2024년 발표된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미래교육 인식 조사’에 따르면, 중·고생의 60% 이상이 “단순 지식 습득이나 문제 풀이 설명은 교사보다 인공지능(AI) 튜터가 더 효율적”이라고 응답했다.(한국교육개발원, 《AI 시대 학교교육의 역할 재정립 연구》, 2024) 전통적으로 지식의 전수자(Knowledge Transmitter)로서 교사가 가졌던 독점적 권위는 이미 완전히 해체되었다. 왜냐면 AI는 지치지 않고, 화내지 않으며, 학생 각자의 수준에 맞춰 24시간 1:1 맞춤형 해설을 제공하기 때문에 지식 전달의 속도와 정확도 면에서 인간 교사는 더 이상 AI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거대한 문명사적 대전환기 앞에서 우리는 피할 수 없는 본질적 질문에 다다르게 된다. “미래 교육에서 교사는 왜 존재해야 하는가? 그리고 지금과는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이 글에서는 몇 가지 관점에서 이를 탐색해 보고자 한다. 첫째, 지식의 공급자에서 ‘맥락의…
2026-08-24 13:12학교에서는 조용하고 예의 바른데 집에만 오면 짜증을 내는 아이가 있다. 부모는 상담에서 “친구들과 잘 지내고 수업 태도도 좋습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오히려 더 답답해진다. ‘학교에서는 잘하면서 왜 집에서만 이럴까.’ 현관에 들어오자마자 가방을 던지고,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으면 “몰라”라고 대답한다. 숙제 이야기를 꺼내면 기다렸다는 듯 목소리가 커진다. 부모에게는 자신을 만만하게 여기거나 버릇없이 구는 모습처럼 보인다. 고쳐야 할 말투와 행동도 분명히 있다. 그렇다고 학교와 집에서 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아이가 부모를 가볍게 여긴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학교에서 아이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조절한다. 수업 시간에는 몸을 움직이고 싶어도 참아야 하고, 친구의 말이 기분 나빠도 관계가 틀어질까 봐 웃고 넘기기도 한다. 모르는 문제가 나와도 다른 아이들이 자신을 어떻게 볼지 신경 쓰며 가만히 앉아 있는다. 가장 안전하다고 느끼는 집에 돌아오면 하루 동안 붙잡고 있던 힘이 풀린다. 학교에서 참은 감정이 집에서 짜증으로 나타나는 이유다. 집이 안전하다는 뜻일 수 있지만, 안전한 관계가 함부로 행동해도 되는 면허는 아니다. 집에서 감정이 터
2026-08-24 1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