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장훈이 부른 노래 중에 마이 프로필(My profile)이란 노래가 있다. 가사가 독특해 관심을 끌었던 노래이다. 오로지 재미를 추구한 듯한 노래 가사가 돋보인다. 노래 가사란 원래 노래 분위기를 고려해 만들어진다. 노래 가사는 노래하는 이의 감정을 잘 고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듣는 이도 감동을 받을 수 있도록, 가사의 내용에 끌리는 바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마이 프로필은 대중이 재미를 느낄 만한 감성을 잘 드러내는 노래라고 할 수 있다. 가사를 소개해 본다. 내 이름은 ‘너의 남자’ 태어난 날은 ‘너를 만난 날’ 눈빛 처음 마주쳤던 그 순간 사는 곳은 ‘너의 맘 속’ 취미는 ‘너를 그리워하기’ 특기는 일생동안 ‘한 여자만을 위해 마음 바치기’ 하는 일은 ‘언제 어디서나 너를 지키며 사랑하기’ 장래 희망은 ‘너와 둘이서 행복해지는 것’ 지금 너의 곁에 그 자리 혹시 비어 있다면 내게 영원히 세내어 주겠니. 늘 함께 살고파 네 곁에서. 재미있다. 내가 살아온 이력(프로필)이 온통 한 여자를 사랑하기 위해서이고, 내가 살아가는 이유도 오로지 한 여자를 사랑하기 위해서라는 감정을 토로한다. 거의 극한의 수준에서 이성애의 감정을 토로하고…
2011-07-01 09:00
1. 근자 공중파 텔레비전 방송에서 최고의 가수를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유행이다. 아마추어를 대상으로 최고의 가수를 뽑기도 하지만, 기존 가수들을 대상으로 냉혹한 탈락의 굴욕을 안기는 프로그램도 있다. 심지어 어떤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의 노래 솜씨보다 심사위원의 독설 심사평이 더 대중적 인기를 얻기도 한다. 상업적 기획을 피해 갈 수 없는 것이 방송 프로그램이므로 이러한 독설 효과가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프로그램 마케팅 전략의 한 축으로 삼았을지도 모르겠다. 어떤 예능 프로그램 사회자는 아예 자신의 대중적 이미지를 독설가로 구축하여 그 나름의 성공을 얻기도 했다. 독설의 전형으로는 작가 ‘버나드 쇼’가 무용가 ‘이사도라 덩컨’에게 했다는 독설이 우리에게 전해진다. 어느 날 덩컨이 어떤 사교장에서 버나드 쇼에게 말했단다. “당신과 내가 결혼한다면 아마도 당신을 닮아 머리가 좋고, 나를 닮아서 용모가 수려한 아이가 태어날 것입니다.” 일종의 덕담인 셈이었는데, 이를 받아서 한 ‘버나드 쇼’의 말이 수준급 독설이었다. 잘난 척하는 덩컨을 놀려줄 셈이었을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당신을 닮아서 머리는 비고, 나를 닮아서 얼굴이 못 생긴 아이
2011-06-01 09:00
젊은 날로 돌아가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보았으면 하는 일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무엇을 먼저 떠올리겠는가. 나는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가끔 던지는데, 무엇보다도 ‘아버지 노릇’을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꼭 그렇게 하고 싶다. 다 자란 자식들과 소통의 온기를 살리지 못할 때는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그래 내 탓이다. 그러나 이렇게 각성을 한들 이것이 하루아침에 교정될 일은 아니다. 나는 다시 더 생각해 본다. 젊은 시절로 돌아가서 다시 인생을 산다고 했을 때, 두 번 하고 싶지 않은 일이 있다면 무엇이냐고 물으면, 무엇을 먼저 떠올리겠는가. 아마도 사람들은 군대를 다시 가야 한다는 대목에서 머뭇거릴지도 모르겠다. 아니, 한 번 마치고 온 군대를 또 가야 한다고? 국방의무를 몰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해보았던 군대생활, 그 고단한 경험의 절절한 실체를 떠올리는 사람이라면 그런 생각이 들 법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즉 군대를 다시 가는 일을 기꺼이 받아들이더라도, ‘아버지 노릇’을 다시 할 수 있다면, 나는 군대에 한 번 더 가는 일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이루어지기 어려운 일이므로 그저 말이 그렇다는 것일 수도
2011-05-01 09:00
초 · 중등학교에서 학교장(학교당국)이 학생의 휴대전화 내용을 검문검색하거나 문자를 지울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이 의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가 아니라 영국에서 들려오는 이야기이다. 2011년 2월 4일 영국의 BBC 방송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영국 잉글랜드 및 웨일즈 지방에서 교실 내 휴대폰 사용에 대한 제한 조치를 법으로 강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대한 논의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수업하는 교실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아이들이 많아서 골치 앓기는 영국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이 보도를 누군가 어떤 자리에서 언급했더니,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견해가 다양하게 표출되었다. 학생들을 현장에서 지도하는 선생님들은 대체로 그 필요성을 인정하는 듯했다. 그러나 인권의식을 강조하는 분들은 반드시 그렇지는 않았다. 현장 선생님들은 수업 운영의 실제적 어려움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고, 더러는 휴대전화 문제로 교권이 수난을 겪는 일도 있다고 했다. 반대론자들은 자칫 학생들의 문자 내용에까지 관여하는 데로 나아간다면 그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었다. 이 뉴스를 보도한 BBC 방송도 이 문제에 대한 영국 사회의 논쟁들을 비교적…
2011-04-01 09:00
근자에 헤르만 헤세의 성장소설 데미안을 다시 읽었다.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독서토론 프로그램을 지도하기 위해서 일부러 마음먹고 읽었다. 소설 데미안은 내가 대학에 들어갈 무렵, 한국에 선풍적 인기를 몰고 상륙해, 한국 독자들에게 가장 많이 읽힌 소설 중 하나가 되었다. 이 책은 전 세계적으로 청소년들을 위한 권장도서 목록에 빠짐없이 올라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성장기 교양을 보증하는 대표적 독서 브랜드로서의 지위를 확고하게 지니고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요즘 데미안은 그때와 같은 강렬한 독서 열기의 대상은 아니지만, 그래도 꾸준히 읽히고 있는 이른바 스테디셀러의 명망은 여전하다. 1919년에 발표한 작품이라고 하니, 이 소설이 지닌 감동의 보편성이 대단하다. 나도 물론 대학 시절 데미안을 읽었다. 그뿐이랴. 친구들과 어울리던 청량리시장 막걸리 집에서는 누가 더 진지하게 읽었는지를 경쟁이라도 하듯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그때는 지적 허영심 같은 것도 있어서 모르는 것도 아는 척, 불확실한 것도 확신에 찬 듯 그렇게 떠들고 다녔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그것도 그 나름의 사고와 앎의 순수성을 보여 주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데미안은 대충 이런 이야기이다.…
2011-03-01 09:00
기억은 인간의 존재를 지탱하지만, 때로는 그것이 너무 힘들어서 지워야 할 때도 있다. 그래서 기억하고 싶은 것과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것 사이에서 소요하는 것이 우리들 삶이다. 서울 시내의 몇몇 군데 동네 명칭이 바뀌었다. 봉천동이 행운동이 되고, 신림동 일부는 신사동이 되었다. 기존의 봉천동과 신림동 내의 하위 구역들도 더러는 부분적으로 조정을 하고 그 위에 새로운 동명들을 붙였다. 이때까지 봉천동이나 신림동의 공간을 흐트러지지 않는 안정된 기억으로 보존하고 있던 사람들은 도무지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르겠다고 고통을 호소한다. 혼란과 불편이 아주 없기는 어려울 것 같다. 봉천동이나 신림동 쪽에 우편물이나 택배를 보내야 될 사람들은 주소를 어떻게 적어야 되는지 모르겠다고 번번이 투덜거린다. 헛갈리는 일이 한 둘이 아니다. 안정된 기억의 체계에 대한 반란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로 손해를 보는 사람은 따로 있다. 이렇게 동네 이름이 바뀌면서 기억마저도 자신이 뿌리를 내려야 할 근거 주소를 잃어버리는 경우이다. 예컨대 봉천동과 신림동에서 자라면서 다양한 성장의 기억을 가졌던 사람들(그러면서도 지금은 이곳을 멀리 떠나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 구체적인 기
2011-02-01 09:00
40년 전 기억 중에 이런 것이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지리 수업 시간이었다. 선생님은 아프리카 지역의 열대우림 기후 풍토와 자연환경을 설명하는 중이었다. 우리가 흥미를 느낀 것은, 사람이 이것에 물리면 한없이 잠을 자게 되는, 이른바 수면병을 일으킨다는 흡혈 파리인 체체파리(Tsetse fly)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면서부터였다. 우리들의 흥미를 확인하신 선생님은 약간의 신명을 띠기 시작했다. 그때 누군가가 질문인 듯 의문인 듯 말을 했다. “선생님, 그거 아프리카에 직접 가보시고 하시는 말씀입니까?” 순간 선생님의 낯빛이 달라졌다. 그 당시는 텔레비전이 귀한 시절이고, 자연 다큐멘터리 동영상 하나 없던 시절이었으므로, 학생으로서는 품어봄직한 의문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가 보지도 않고 아프리카를 다 아는 척 말하는 것 아니냐’는 다소 불손한 태도가 묻어나는 질문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 질문은 ‘지식에 대한 의문’이었지만 그것은 곧 ‘선생님 인격에 대한 의문’으로 오해받기에 족한 것이었다. 당신의 지식이 신뢰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셨는지 선생님의 신명은 일시에 사그라졌다. 선생님은 “건방진 녀석!” 하고 짧게 되뇌시고는, 문제의 친구를 앞
2011-01-01 09:00
내가 중학교 들어가던 무렵, 마을에서 있었던 일이다. 너나없이 가난하던 시절이었다. 중년의 농부 김 씨, 종일 텃밭 일을 하는 날, 학교에서 돌아 온 열 살짜리 딸아이를 철길 뚝 건너 아랫마을 방앗간 옆 주막으로 보내서 막걸리 한 되를 받아오게 했다. 김 씨의 딸 끝분이는 마을 앞 솔뫼 언덕을 지나, 찌그러진 양은주전자를 흔들면서 주막으로 간다. 아버지의 막걸리 심부름을 해보았던 세대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막걸리를 받아 집으로 돌아오면서 슬슬 생겨나는 호기심이다. ‘이 놈의 막걸리란 놈이 도대체 무슨 맛이기에, 어른들은 이토록 이것을 즐기는가.’ 처음에는 주전자 뚜껑을 열고 손가락으로 찍어서 막걸리 맛을 본다. 그것으로는 흡족치 않다. 주전자 주둥이에 입을 대고 한 모금을 넘겨본다. 특별한 맛이 있다기보다는 금지된 것을 건드려 보았다는 영웅심이 먼저 머리를 쳐든다. 친구들한테 자랑해야지! 이러기를 여러 차례, 막걸리 심부름이 거듭되면서 마침내는 겁도 없이 여러 모금을 술술 넘기게 된다. 배도 고프던 때이다. 한 주전자 가득이던 막걸리가 표 나게 줄어들면, 그때서야 ‘아차! 이걸 어쩌나’ 하고 당황한다. 주전자가 출렁거려 술이 쏟아졌다고 둘러
2010-12-01 09:00
독대란 원래 왕조 시대에 벼슬아치가 다른 사람 없이 혼자 임금을 대하여 정치에 관한 의견을 아뢰던 일을 뜻하는 말이다. 그러나 흔한 일은 아니었다. 아무리 임금의 절대 권력이 강한 시대라고는 해도, 독대를 상설 소통 시스템으로 운용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왕과 신하가 둘만이 대화를 나누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만큼 ‘독대’는 특별한 사유를 필요로 하는 것이었고, 또 그만큼 독대의 폐해가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니까 독대는 권력의 수직관계가 뚜렷한 사이에서 일어나는 둘만의 대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권력 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따라서 별다른 이해관계가 없는 친한 친구 사이에는 아무리 둘만의 호젓한 대화 장면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굳이 ‘독대’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건 그냥 예삿일일 뿐이다. 실제로도 ‘임금과의 독대’는 흔치 아니하였으므로 독대는 예삿일이 아니었다. 권력자를 독대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권력을 표상할 수 있었다. 그래서 ‘독대했다는 사실’을 과시하고 다녔다. 이는 요즘도 마찬가지이다. 독대의 반대 현상은 무엇이라고 해야 할까. 독대로 인해서 무시되거나 밀려나는 것을 생각해 보면 될 것이다. 아마도 그것은 ‘제도(조직)의 시스템
2010-11-01 09:00
1 한국의 엄마들이 자식들 공부와 교육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세상에 잘 알려진 일이다. 이 각별한 관심이 도에 넘쳐서 더러는 한국 교육의 약점으로 노출되기도 한다. ‘우리 사회가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기를 것인가’에 대해서는 거대 담론, 정책적 대안 그리고 당국의 공식적 선언들이 차고 넘친다. 일찍이 국가가 만들었던 국민교육헌장, 정부가 고시하는 매 시기 교육과정 문서, 각종 교육단체나 시민단체들이 목소리 높여 외치는 교육적 선언 등이 모두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기를 것인가’에 대한 각기 그 나름의 인식과 철학을 담고 있다. 모두가 지당한 말씀이다.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실제로 아이들을 기르는 장면에서 보여주는 구체적 언행과 방식이다. 거창하고 공식적인 교육 선언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우리의 엄마들은 아이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자라나 주기를 바라는가. 엄마들은 자신들이 만족해하는 아이의 구체적인 모습을 어떻게 상정하고 있는가. 내 자녀가 자라며 공부하는 동안 어떤 양태의 생활 모드(Mode)를 보여주기를 바라는가. 이런 것들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이처럼 자녀 교육에 대한 엄마들의 문화적 형질을 구체적으
2010-10-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