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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대한민국 193번째 수교국이 된 쿠바의 명문대학에 한국어 수업이 개설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쿠바 한국문화센터 및 한글학교에 따르면 쿠바 수도 아바나에 있는 예술대학인 ‘ISA(Instituto Superior de Arte)’에서 3월부터 한국어 강좌가 시범 운영된다. 1976년 설립된 ISA는 음악·시각예술·연극 등 예술 분야에서 쿠바 최고 교육기관으로 통하는 4년제(일부 학과 5년제) 대학이다. 현재 이 학교 내 언어 관련 수업 과목은 스페인어·영어·프랑스어·독일어·이탈리아어·포르투갈어·일본어 등이 있다. ISA는 한류 열풍 등에 따른 한국어 교육 수요가 높아지면서 1월부터 쿠바 한글학교 측에 강좌 준비 등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한 행정 절차가 진행되던 중 이달 14일 양국의 외교관계 수립 소식이 전해지면서 강좌 개설도 탄력을 받게 됐다. 현지에서는 이르면 9월부터 정식 교양과목으로 채택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정식 과목으로 결정된다면 한국 국적 강사 채용도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당장 3월부터는 쿠바 국적 강사가 수업을 맡을 예정이다. 그간 미수교 상태에서 교과서 등을 들여오는 데 적지 않은 제약이 따랐지만, 외교 관계 수립으로 교재 확보도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사회주의 체제를 택하고 있는 국가 특성상 의사 결정권자의 뜻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앞서 2012년 쿠바 아바나국립대에서 한국어 강좌를 개설했으나 2018년경 중단된 바 있다. 이제 수교를 통해 한국어 교육의 지속성에 대한 기대는 커지고 있다. 현재 아바나 지역의 고교 2곳에서는 이미 주 1회 한국어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고교 한국어 강사에는 현지 한인 등을 대상으로 한국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글학교 출신 쿠바 주민들이 투입되고 있다. 이는 한국어 공부를 하는 현지인들의 학습 욕구를 높이는 동기부여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쿠바에서 대학생 상대 한국어 교육이 이뤄지면 그 수요는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장 교사들은 교육 영역에서 인공지능(AI)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나 상당수는 AI기반 맞춤형 교육 서비스의 활용 경험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교사 대상 안내와 연수를 강화하는 등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교육개발원은 15일 KEDI BRIEF(2024년-1호) ‘AI기반 맞춤형 교육에 대한 교사의 인식과 경험’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의 설문(초·중·고 교사 1000명 대상)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교사의 교육 영역에서 AI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동의는 5점 만점에 평균 3.83점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 변인에 따른 분석 결과, 초등교사(평균 3.89점)와 35세 미만 교사(평균 3.98점)의 동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수업에 AI를 활용할 준비가 됐다’라는 질문의 동의 정도는 평균 3.28점으로 나타났으며, 이 역시 초등교사(평균 3.39점)와 35세 미만 교사(평균 3.42점)가 타 집단에 비해 높았다. 이 같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아직 그 활용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I기반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사용해 본 적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들어봤지만 사용해 보지는 않았다’는 응답이 40.6%로 가장 높았으며, ‘간단하게 사용해 본 적 있다(28.7%)’와 ‘들어본 적 없다(21.3%)’가 그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수업 현장에서 사용하지 않는다’가 전체 61.9%에 해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AI기반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활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초등교사와 중등교사 모두 ‘제한된 수업 시간에 추가적 도구를 활용하는 것이 부담돼서(초등 47.5%, 중등 42.6%)’라고 답했다. 초등교사의 경우 ‘수업 중 디지털 기기의 활용 및 관리가 어려워서(44.6%)’와 ‘새로운 서비스에 가입하고 사용법을 익혀야 하는 것을 번거롭기 때문(32.9%)’이 뒤를 이었으며, 중등교사의 경우 ‘수업 중 디지털 기기 활용 및 관리가 어려워서(39.5%)’와 ‘활용할 수 있는 학습 콘텐츠가 부족해서(32.4%)’ 순으로 나타났다. AI기반 맞춤형 서비스의 활용 경험에 따라 향후 적용 과목에 대한 인식도 달랐다. 초등교사의 경우 서비스 이용 경험이 있는 교사는 수학, 영어 등 교과 수업에서 활용했다고 응답한 반면 이용 경험이 없는 교사는 앞으로 창의적 체험활동에서 활용하겠다는 응답이 1순위로 나와 서비스 이용 경험이 없는 경우 교과 수업에 적용하는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등의 경우 AI 기반 맞춤형 서비스 이용 경험 유무와 관계없이 창의적 체험활동에서 활용했거나 향후 활용하겠다는 응답이 많아 입시 등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응답 교사들은 디지털 기기 과의존, 디지털 윤리와 같은 부작용, 적절한 콘텐츠나 학습 방법의 제공 여부 등에서 우려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정윤 부연구위원은 “AI 기반 맞춤형 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현장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교사 연수가 필요하며, 연령에 따른 차별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조사에서 교사들은 AI를 자신의 수업을 보조하는 도구로 인식하는 부분도 확인된 만큼 교사에게 요구되는 새로운 역할을 명확히 규명하고, 교사 교육이나 연수를 통해 이를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육발전특구’ 첫 시범 공모에 기초지자체 92곳, 행정시 2곳이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청 가능한 173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비율이다. 정부는 13일 부산시청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 열한 번째, 부산이 활짝 여는 지방시대’를 개최한 자리에서 교육발전특구 1차 시범 공모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11일부터 이달 9일까지 진행된 1차 공모에는 15개 시·도에서 92개 기초지자체와 2개 행정시가 신청했다. 비수도권 지역과, 수도권에서 인구감소·접경지역인 인천 강화·옹진, 경기 가평·연천·김포·파주·고양·양주·동두천·포천 등을 포함해 신청 가능한 173개 기초지자체·행정시 가운데 54.3%다. 기초 지자체장과 교육감이 함께 신청하는 기초지자체 단위의 ‘1유형’에는 29건(30개 기초지자체)이 접수됐다. 광역 지자체장과 교육감이 함께 신청하는 광역지자체 단위의 ‘2유형’에는 제주도를 포함해 총 6건(42개 기초지자체)이 공모에 참여했다. 광역 지자체장과 교육감이 함께 여러 기초지자체를 지정해 신청하는 ‘3유형’에는 5개 도에서 5건(22개 기초지자체)이 접수됐다. 교육발전특구 신청지역 대부분은 늘봄학교 확대를 주요 추진 내용으로 제시했다. 1학기부터 모든 초등학교에 늘봄학교를 확대하거나, 지역 산업체 근로자를 위한 '‘4시간 돌봄 기관 운영’을 밝힌 곳도 나왔다. 의대 등 학생들이 선호하는 특수목적·첨단분야 학과를 중심으로 ‘수능 점수 반영 없는 학생부 종합전형’을 운영해 지역인재들의 지역대학 진학 기회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제안도 등장했다. 유보통합(유아교육·보육 통합) 선도 모델을 먼저 선보이거나, 자율형 공립고 운영, 국제바칼로레아(IB) 확대 등을 제안한 곳도 있다. 이날 민생 토론회 개최지인 부산은 2유형으로 신청했다. 부산은 2025년까지 초1∼3학년 늘봄학교 확대 목표를 제시했다. 지역인재 전형 확대, 학교급에 맞는 학력 신장 프로젝트, 영어 의사소통 능력 향상 교육 등도 제안했다. 교육발전특구는 지역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지자체와 교육청이 대학, 산업체 등 기관과 협력하는 기반을 구축하는 체제를 말한다. 교육부는 올해 두 차례 공모를 통해 시범 지역을 선정한다. 정부는 지방시대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이달 말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1차 지정 결과를 발표한다. 5월부터 2차 공모를 추진해 7월 말 시범지역 2차 지정 결과를 발표한다. 교육발전특구로 지정되면 특구당 특별교부금 30억∼100억원과 함께 각종 규제 특례 지원을 받는다.
2013년 개봉된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라는 영화를 패러디해 보고자 한다. ‘교사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11년 차 영어교사인 필자는 학생 주도성이 보장되고 깊이 있는 학습이 일어나는 영어교실을 상상한다. 그리고 AI 코스웨어를 활용하면서 이러한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었던 경험을 공유한 후, 학생 주도성과 깊이 있는 학습이 보장되는 AI 디지털교과서에 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필자가 가르치는 서책형교과서에서 제공하는 프로젝트는 고1 학습자들에게 햄릿을 영어로 연극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선생님들에게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햄릿을 좋아하시나요?’ 아니 ‘햄릿으로 영어연극을 하고 싶은 선생님 계시나요?’ 대부분은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교사조차 몰입하지 못하는 학습주제를 고1 학습자들이 몰입할 수 있을 리 만무하다. 햄릿 영어연극이 가지고 있는 교육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학습자들이 영어연극이라는 프로젝트에 깊이 몰입했으면 했다. 이에 학습자들의 Choice(선택권)와 Voice(발언권)가 보장되도록 다음과 같이 프로젝트를 계획하였다. 프로젝트 설계단계에서 학습자의 Voice(발언권) 보장 먼저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햄릿이 아닌 어떤 영화로 연극하고 싶은지 설문을 진행했다. 그 결과 압도적으로 ‘마블 영화’가 선정되었다. 다음으로 마블 영화 속 수많은 영웅 중 어떤 마블 영웅을 더빙하고 싶은지 설문을 했다(표 1 참조). 1위가 아이언맨, 공동 2위는 토르와 스타로드가 선정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서책형교과서 속 ‘햄릿 영어연극’을 학습자들이 직접 자신이 선택한 ‘마블 영웅 명대사 더빙’으로 재구성하였다. 프로젝트 진행단계에서 학습자의 Choice(선택권) 보장 ‘마블 영웅 명대사 더빙’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단계에서도 학습자들의 Choice(선택권)를 보장할 수 있는 AI 코스웨어를 선정하였다. 해당 AI 코스웨어는 교사가 손쉽게 코스를 설계할 수 있는 AI 보조교사 기능들이 많이 있다. 교사가 가르치고자 하는 문장들만 삽입하면 순식간에 다양한 유형과 난이도의 과제들을 제작해 주고, 이로부터 AI가 퀴즈, 글쓰기 글감, 말하기 더빙도 생성해 준다. 또한 학습자들이 영작한 결과물에 AI가 피드백을 제공해 주기도 한다. [PART VIEW] 먼저 필자는 학습자들이 직접 선정한 영웅의 명대사 중에서 학습자들에게 가르치고자 하는 대사들을 직접 선정하였으며, AI 코스웨어를 활용하여 하나의 코스로 제작하였다. 학생의 선택권과 교사의 선택권이 모두 반영된 코스를 만든 셈이다. 학습자들은 먼저 명대사 속 단어와 문장을 교사와 함께 학습한 후, 다양한 유형과 난이도의 이해 확인 과제를 수행한다. 이때 학습자들이 자신에게 적합한 유형과 난이도의 이해 확인 과제들을 직접 선택하도록 하여, 학습자의 선택권(Choice)을 보장하고자 하였다(그림 1 참조). 교사는 대시보드를 보며 학습결손이 발생한 학습자의 옆으로 가서 개별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였다. 문장을 학습한 후 개별 학습자들은 AI 코스웨어가 제공하는 더빙 기능을 활용하며, 자신의 1인 1기기 앞에서 영어로 연극을 하였다(그림 2 참조). 학습자들의 Choice(선택권)가 보장되는 학습과정에서 자기주도적으로 주어진 과업 이상으로 학습하는 학생들이 다수 발생하였다. 즉 학생 주도성이 발현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A 학생의 ‘학생 리포트’를 보면 알 수 있듯이 A 학생은 한 차시 50분 수업 동안 총 세 번의 온라인 형성평가에 응시하였다. 그리고 이 A 학생의 학생 리포트는 다음과 같은 과정중심평가와 학생 개별 맞춤형 피드백이 수업 중 제공되었음을 보여준다. 1) 오후 2:17:56에 실시한 A 학생의 첫 번째 형성평가(문장 객관식 하)에서 80점을 받았음을 실시간으로 확인한 교사는 A 학생에게 다가가 학생이 틀린 문항에 대한 개별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였다. → 개별 맞춤형 피드백↑ 2) 교사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학습결손이 발생한 부분을 재학습한 A 학생은 15분 지난 오후 2:32:11에 자기주도적으로 형성평가 난이도를 ‘하’에서 ‘상’으로 올려서 응시한 후, 100점을 받았다. → 자기주도성↑ 학생의 Choice 보장↑ 3) 이에 자신감이 생긴 A 학생은 다시 한번 자기주도적으로 과제 유형을 ‘객관식’에서 ‘주관식’으로 변경한 후, 오후 2:35:52에 세 번째 형성평가에 응시한다. 이 또한 100점을 받고 학습결손이 없는 상태로 수업을 마무리했다. → 자기주도성↑ 학생의 Choice 보장↑ AI DT 개발 방향에 대한 제언 이와 같은 AI 코스웨어를 활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 주도성과 깊이 있는 학습을 보장할 수 있는 AI DT 개발 방향에 대해 제언하고자 한다. 교육현장에서 AI 코스웨어라고 불리는 제품들을 살펴보면, 정말 각양각색이다. 필자가 활용한 AI 코스웨어는 교사에게 수업설계에 대한 자유도를 부여하되 이 설계가 손쉽도록 보조하는 다양한 AI 기능들을 제공한다. 반대로 그림 3과 같이 AI가 개별 학습자의 취약 부분 발생 시 해당 부분을 보완할 학습자료 및 영상을 추천해 주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AI 코스웨어들도 있다.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AI DT에는 이와 같은 기능이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지만, 이러한 기능만 있어서는 안 된다. ‘학습자는 AI로부터 자신에게 맞는 콘텐츠를 추천 받는다’라는 말은 학습자의 Choice(선택권)와 Voice(발언권)가 보장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학생 주도성과 깊이 있는 학습이 배제된 AI DT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 이념과 배치될 수밖에 없다. 2022 개정 교육과정 교과 교육과정 개발의 지향점을 살펴보면(표 2 참조), 역량 함양 교과 교육과정 개발을 위해 ‘깊이 있는 학습’과 ‘교과 간 연계와 통합’, ‘삶과 연계한 학습’, ‘학습과정에 대한 성찰’을 강조하고 있다. 교과 간 연계와 통합은 결국 여러 교과에서 배운 내용을 ‘학생이 서로 연결하고 통합’하여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함을 의미한다. 삶과 연계한 학습에서도 키워드는 ‘학생의 삶과 연계한 학습’이며, 학습과정에 대한 성찰에서도 ‘학생 스스로’ 자신의 학습과정에 대해 성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듯 깊이 있는 학습에서 ‘깊이 있음을 판단해야 하는 주체’는 결국 학생이어야 한다. 이를 고려해 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교사는 학생이 깊이 있음을 주체적으로 느끼도록 그리고 학생 주도성을 발휘하도록 수업을 설계해야 한다. 정부가 오는 2025년부터 ‘AI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해학생 맞춤형 디지털 교육시대를 연다. 2023년 교육부는 모두를 위한 맞춤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은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대응해 교육분야도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마련됐다.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으로 학생은 학습수준·속도에 맞는 배움으로 학습에 자신감을 갖게 되고, 학부모는 풍부한 학습정보를 바탕으로 자녀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교사는 학생의 인간적 성장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어 우리 교실은 학생 참여 중심의 맞춤교육이 이루어지는 학습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AI 디지털교과서를 함께 소통하여 만들고 활용할 때, ‘모두를 위한 맞춤교육’을 실현할 수 있다”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발된 AI 디지털교과서가 학생들의 인간적 성장을 지원하는 데 활용될 수 있도록 수업을 디자인하는 교사의 역할이다”라고 밝혔다. 2025년부터 AI 디지털교과서가 본격적으로 우리의 교실에 활용될 것이다. AI 디지털교과서는 단순히 학생 맞춤형 추천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가 학습자들의 Choice(선택권)와 Voice(발언권)를 보장하여 수업을 설계할 수 있도록 자유도를 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우리 교사는 AI 디지털교과서로 수업을 설계할 때 AI의 도움을 받아 학습자들의 Choice(선택권)와 Voice(발언권)가 보장될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때 힘든 시절도 있었다. 고교 진학을 앞둔 학생들은 3~4지망 학교로 꼽았고, 교사들은 전보 연한이 차기도 전에 떠나려던 학교다. SKY 대학엔 명함도 못 내밀었다. 게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중심인물과 연관되다 보니 학교를 보는 시선은 싸늘했다. 그러던 학교가 달라졌다. 학생들의 학교 만족도가 80%를 넘어서고, 교사들은 대기라도 좋으니 전보유예 대상에 넣어달라고 조른다. 지난해 대학입시에서는 60여 명이 소위 말하는 ‘인서울’에 성공했다. 의대 등 최상위권 진학자도 3명이나 된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청담고등학교 이야기다. ‘모두의 가능성을 여는 교육’을 목표로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실현하면서 머물고 싶은 학교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운동장에 잔설이 희끗희끗한 지난 1월, 남부호 교장을 만난 곳은 교장실이 아닌 교내 커피숍 ‘청담나루’였다. 교실 반 칸 크기의 청담나루는 이 학교 교직원들의 휴게공간이다. 푹신한 소파와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그리고 커피향이 물씬하다. 특히 통창 너머 보이는 자그마한 나무숲은 계절의 변화를 한눈에 느낄 수 있어 일품이다. 청담나루는 남 교장의 호주머니로 운영된다. 그는 업무추진비의 절반을 커피 원두 등 청담나루에 필요한 재료 구입 등에 쓴다. 이른 아침 출근한 교사들은 이곳에서 원두를 갈아 만든 커피 한 잔으로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한다. 덕분에 기자도 독특한 맛과 풍미로 유명한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커피를 공짜로 맛보는 기회를 얻었다. 청담고 만남의 광장 청담나루 사실 청담나루가 탄생한 데에는 말 못 할 속사정이 있다. 4년 전 남 교장이 부임했을 때만 해도 지금과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대통령 탄핵의 여진이 남은 탓인지 학교구성원 모두가 예민하고 흉흉했다. 반목도 심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교직원들끼리 감싸주고 안아주는 화합의 공간이 필요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유휴 공간을 활용한 교내 커피숍. 예상은 적중했다. 자그마한 공간이지만 만남과 나눔의 장이 됐고, 파급력은 컸다. 마음의 문이 열리자 학교구성원들이 조금씩 하나가 되어갔다. 그 뒤 학교가 달라졌다. 단적인 예가 부장교사 임명이다. 신학기를 앞두고 학교마다 부장교사 모시기에 몸살을 앓지만, 청담고는 예외다. 이 학교는 부장교사 자원이 넘친다. 게다가 부장교사도 경력이 많은 원로교사들이 맡는다. 전체 11명의 부장교사 중 원로교사가 8~9명에 이른다. 갓 임용된 2급 정교사를 부장교사로 임명해 논란이 된 세태와는 딴판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비결은 확실한 인센티브다. 이 학교는 부장교사에게 성과급 S를 준다. 교문지도와 급식지도를 면제한다. 대신 부장업무에 충실하도록 했다. 권한도 부여했다. 웬만한 업무는 부장을 중심으로 부원들과 상의해 결정한다. 교사가 교장에게 직접 기안을 올리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다. 반드시 부장을 거치도록 했다. 청담고는 부장중심학교인 셈이다. 이 모든 과정은 교직원들의 동의를 거쳐 진행됐다. 처음엔 다소 볼멘소리가 없었던 것도 아니지만 나이 든 선배 교사들이 직접 어렵고 힘든 업무를 수행하자 저연차 교사들도 따라오기 시작했다. 이제는 “선배들에게 배울 점이 많아 좋다”며 적극 호응한다는 게 학교 측의 귀띔이다. 청담고의 부장교사 성공사례는 인근 학교에 벤치마킹 돼 확산 중이다. 입시 강자로 떠오른 청담고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달됐다. 그 결과 청담고는 지난해 대학입시에서 괄목할 성적을 거뒀다. 무려 60여 명의 학생이 서울대를 비롯해 서울 시내 4년제 대학에 진학했다. 의대와 약대를 비롯한 최상위권 대학 합격자도 배출했다. 인근의 학교들에 비해 약세를 면치 못하던 몇 년 전과는 격세지감이다. 이런 결실은 교사들의 열정이 결정적 원동력이 됐다. 교사들은 학생 한 명 한 명에 최선을 다한다. 생활기록부만 보더라도 풍부하기 이를 데 없다. 학생들이 발전하는 모습을 꼼꼼히 기록했다가 생기부에 반영하니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포트폴리오가 됐다. 대학들이 청담고 학생들을 눈여겨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강남에 위치해 학생들이 무작정 학원으로 몰려갈 것 같지만 실제론 학교 측이 마련한 야간 자율학습에 30% 정도의 학생들이 빠짐없이 참여한다. 학교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교사들이 변하니까 아이들한테 눈을 돌리더군요. 그러면서 학력도 올라가고 입시성적이 좋아지고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오는 시너지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남 교장은 “한 학년이 150~200여 명에 불과한 작은 학교지만 이를 기회로 삼아 학생들에게 더 많은 정성을 쏟다 보니 대입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강한 학교로 거듭났다”라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학생들 입에서 “우리 선생님 너무 자상해요. 열정적이세요. 학교가 너무 좋아요”라는 말이 스스럼없이 나온다고 한다.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 공유 캠퍼스 운영 고교학점제 등 새로운 교육시스템에서도 앞서간다. 청담고는 고교학점제 공동교육과정 운영 선도학교다. 인근 경기고·영동고 등과 연합해 공동으로 공유 캠퍼스를 운영한다. 청담고가 담당한 분야는 IT 교육. 이를 위해 올해 정보교과를 신설하고, 인공지능과 피지컬 컴퓨팅 등 소수 과목을 개설해 학생들이 첨단 과학 기술의 기초를 다지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 구현을 위해 기초교과와 탐구교과 내에서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소수의 학생이 선택하는 물리학2·경제와 같은 과목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또 체육·예술, 생활·교양교과의 진로선택과목을 개설하고 교과 간 교육과정을 균형 있게 편성했다. 심화영어1, 세계 문제와 미래사회와 같은 전문1 교과 등을 통해 학생들의 심도 있는 학습을 이끌어간다. 독서·토론교육 등 다양한 교육활동은 청담고의 강점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1교사 1권장 도서제’이다. 모든 교사가 읽고 싶은 책 한 권씩을 정해 통독한 뒤 이를 독서·토론수업과 연계하는 방식이다. 라우라 에스키벨의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부터 베스 사피로가 쓴 쥬라기 공원의 과학까지 교사 55명이 모두 한 권씩 선정했다. 인문소양을 키우기 위한 노력은 또 있다. 연간 2회 실시되는 인문 아카데미와 북스테이 캠프, 책 드림 행사 등이다. 청담토론 캠프, 우리 역사 한마당, 경제 한마당 등 창의적 사고력과 분석력을 신장하는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수학·과학교육에도 심혈을 기울여 자연과학 특강, 과학캠프, 수학 사고력 세미나, 골드버그 장치 탐구 등을 운영하고 있다. 자기주도 교육 실천 … 상벌점 항목 학생들이 정해 학생들의 자치활동 역시 눈여겨볼 대목이다. 상벌점제를 운영하는 이 학교는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상벌점 항목을 정한다. 자율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어려서부터 익히도록 하려는 배려다. 학생과 교사들이 행복한 학교, 믿음과 신뢰가 단단한 학교 청담고이지만 남모르는 어려움도 있다. 이 학교는 오는 2026년 인근 잠원지구로 이전한다. 문제는 이전 예정학교의 경우 환경개선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서울교육청의 방침에 따라 학교시설 노후화가 심각한데도 이렇다 할 지원이 없다는 점이다. 이전할 학교에 시설 개선비를 지원하는 것이 예산 낭비라고 여긴 탓인지 몰라도 학생들은 낡은 시설에서 공부하는 불이익을 받고 있다. 시설이나 물품 구입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학교 측은 폐교 예정학교를 찾아 책장이나 냉·난방기를 가져와 사용하는 고육책을 쓰고 있다. 교장은 기다리는 사람 … 선생님과 학생을 믿는다 학교 관계자는 “자원재활용을 통해 지난해 6천여만 원의 예산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지만,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교육청의 예산지원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남 교장은 교육부에서 교육과정 담당국장을 역임하고 대전부교육감을 지낸 엘리트 관료이다. 대전부교육감을 지낼 때만 해도 교원 출신으로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그가 유일했다. 그만큼 역량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지난 2021년 9월 청담고 교장으로 부임해 올해 4년째를 맞는다. “교육부에서 근무할 때는 모든 업무에서 인풋과 아웃풋이 분명하고, 퍼즐이 딱딱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학교는 다르더군요. 교직원들에게 베풀고 믿고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남 교장은 “교사들이 마음껏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주고, 믿고 기다리니 학교가 변하더라”며 “교장의 리더십은 기다림의 미학 같다”라고 말했다.
교육부의 2028 대입개편안 발표 이후 학교 현장에서는 고교학점제와 엇박자를 이루는 대입개편안으로 혼돈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지난 2021년 8월부터 2023년 6월까지 교육부가 지속적으로 발표해 온 모든 선택과목에 성취평가제(절대평가) 적용을 염두에 두고 고교학점제를 성실히 운영해 온 학교일수록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지금까지의 성취평가제의 흐름과 성취평가제가 시행되어야 하는 이유를 살펴보고자 한다. 성취평가제(절대평가)의 필요성과 중요성 교육부와 정부는 성취평가제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오래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다. 2014년 박근혜 정부는 ‘근소한 차이로 석차나 등급이 달라지는 상대평가체제에서는 학생들이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과중한 학업 스트레스를 받고,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교과목보다는 높은 석차를 받는 데 유리한 교과목을 선택하는 등의 문제가 있으므로 성취평가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학생평가지원포털에 지금도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당시에도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대입 미반영으로 성취평가제로 산출되는 학업성취도는 상대평가 등급과 병기되면서 유명무실해지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 고교학점제와 더불어 성취평가제를 도입하기로 발표되었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한 글자도 다르지 않게 과거를 반복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상대평가에는 문제가 있고, 교육적 차원에서 성취평가제가 실시되어야 함을 교육부도 정부도 명확하게 오래전부터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교사들이 성취평가제(절대평가)를 준비할 수 있다 2014년 성취평가제가 대입 미반영으로 무력화되면서 정부는 차후 준비가 되면 성취평가제를 전면 시행하겠다는 여지를 남겨두었고, 교사들의 성취평가제 역량을 제고하여 교육 현실을 차차 바꿔가겠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2015 개정 교육과정이 2018년 도입된 이후 2019년에 드디어 진로선택과목에 대해 3단계 성취평가제가 적용되어 상대평가 등급 없이 성취도 A·B·C 단독으로 성취평가제가 적용되었다. 공통과목과 일반선택과목에는 여전히 9등급 상대평가가 적용되고 있었기 때문에 대학마다 상황에 따라 진로선택의 성적 반영 방식을 다양화하였다. A·B·C 그대로 등급으로 바꾸어 적용하는 방식, 환산하여 반영하는 방식, 성적은 반영하지 않고 과목별 세특만 반영하는 방식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로선택과목의 성적을 반영하였다. 드디어 대학입시에도 실질적으로 성취평가제가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2023년 6월 이주호 교육부장관은 공통과목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선택과목에 있어서 성취평가제를 적용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21년 교육부의 발표내용을 그대로 이어간 것이었다. 그리고 느닷없이 2023년 10월 10일 교육부장관은 전 과목 5단계 상대평가의 등급을 병기하겠다고 정정하였다. 결국 성취평가제를 유명무실화하고, 다시 2014년으로 돌아가겠다고 공표한 셈이다. 그리고 그 이유를 학교 현장의 성적 부풀리기로 돌리면서 준비가 미흡하다고 했다. 이렇게 2014년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 교육부와 정부는 성취평가제의 필요성을 절감한다고 하면서도 실제적으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심지어 2019년 일부 선택과목에 적용되고 있는 성취평가제마저 5단계 상대평가 병기로 무력화하여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우를 범하고 있다. 진정 성취평가제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실행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교육계 일부에서는 교사들이 아직 성취평가제를 도입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한다. 심지어 성적 부풀리기가 일어나고 있는 일부 사례를 들어 전반적인 사례인 양 현실을 호도하기도 한다. 물론 아직 교사들은 상대평가에 더 익숙하다. 따라서 3단계 성취평가제가 적용되고 있는 과목에 대해서도 상대평가에서처럼 문항을 출제하여 성취도 A 비율이 20% 내외로 나타나고 있는 학교도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성적 부풀리기를 보이고 있는 학교에 대한 검토와 컨설팅을 지원하여 개선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성적 부풀리기를 시도하는 학교가 있어서 상대평가를 병기하여 성취평가제를 무력화시키겠다고 하는 교육부와 정부의 논리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동안 아무 노력도 하지 않은 교육부와 정부의 탓을 학교 현장으로 돌리는 꼴이다. 진로선택·융합선택 상대평가 적용은 거의 불가능하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 함양이 가능한 교육과정으로 개발하였다. 특히 고등학교는 학습자의 진로와 적성을 중심으로 비판적 질문, 실생활 문제해결, 주요 문제 탐구 등을 위한 ‘글쓰기, 주제융합수업’ 등 실제적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다양한 진로선택과 융합선택과목을 신설하고 재구조화했다고 홍보하였다(교육부, 2022). 그리고 이러한 방향은 성취평가제를 적용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지난해 6월 모든 선택과목에 대해 성취평가제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 모든 과목에 대한 ‘상대평가 병기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금은 고등학교에서 상대평가가 적용되는 과목에 있어 교사들은 학생들의 등급을 구분하기 위해 주로 지필평가를 활용한다. 1(4%)·2(7%)등급의 학생을 구분 짓기 위해 지필평가에서 교사들은 고난도 문항을 출제한다. 심지어 등급 블랭크를 예방하기 위해 초고난도 문항(킬러문항)을 출제하여 실제 모의고사보다 더 어려운 문항들이 출제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지필평가가 아닌 수행평가로만 학생들의 등급을 구분 짓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진로선택·융합선택과목을 한번 들여다보자. 국어과의 문학과 영상, 직무 의사소통이나 수학과의 수학과 문화, 수학과제 탐구, 영어과의 영미문학읽기, 영어 발표와 토론, 직무 영어, 실생활 영어회화, 미디어 영어, 세계문화와 영어 등의 과목은 성격과 특성을 고려해 볼 때 지필평가로는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교사들은 해당 과목을 학교교육과정에 편성하는 데 주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과목들은 학생의 교과역량을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의미 있게 평가될 수 있는 과목들이고, 대학에서 환영하는 과목들이다. 문제는 해당 과목들을 지필평가가 아닌 수행평가 100%를 적용하여 상대평가의 등급을 산출하는 것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그대로 시행될 경우 학생과 학부모의 관련 민원은 학교를 넘어 교육청까지 끊임없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의 미래역량 함양과는 멀어지는 방식의 교육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 성취평가제는 고교학점제의 필요조건이다 고교학점제를 도입하기 위한 2022 개정 교육과정 개발과정에서 성취평가제의 확대 적용이 가시화되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서 성취평가제는 필수적이다. 실제 표 2에서 보듯이 학점제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들은 모두 내신 절대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2028 대입개편안에 따르면 세계에서 유일하게 학점제를 운영하면서 절대평가를 적용하지 않는 국가는 우리나라뿐이다. 이는 한국형 학점제로 칭하기도 매우 어색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상대평가는 학생 간 비교를 통해 서열을 구분 짓는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분명히 큰 장애물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절대평가를 선택과목에 적용하지 않겠다는 것은 고교학점제를 시행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 세계 교육의 흐름, 학습자 주도성 강화의 흐름, 미래역량 함양을 위한 다양한 학습은 모두 무시하고 단지 모든 학생을 줄 세워 등급을 매겨 대학 선발에 활용하는 것이 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적인 것으로 교육부는 단정 짓고 있는 것이다. 초고난이도 문항(킬러문항)을 없애겠다는 올해 입시에서 고등학교 재학생들은 수시에서도 정시에서도 가장 큰 고배를 마시게 되었다. 그리고 N수생의 수를 줄이겠다는 정부의 정책은 되려 수능 만점자 N수생과 표점 만점자 N수생을 포함하여 역대 최다 N수생이 응시하는 수학능력평가시험을 만들어 냈고, 차후년도에도 역대 최다 N수생이 예측되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 교육부와 정부는 이솝우화의 ‘양치기 목동’과 같은 행보를 서슴없이 반복하고 있다. 진정성을 가지고 모든 학생을 위한 교육정책을 펼쳐가길 바란다.
교육부가 건양대·한국과학기술원(KAIST)·한양대에게 2023학년도 대학별고사 진행 과정에서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하 공교육정상화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시정명령을 내렸다. 교육부는 26일 2024년 제1차 교육과정정상화심의위원회를 개최해 3개 대학에 대한 시정명령을 확정한 뒤 각 대학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선행교육예방연구센터로부터 분석 결과를 근거로 지난달 1일 2023학년도 대학별고사에서 위반 대학들에 공교육정상화법 위반 사실을 통보하고 이의 신청 과정을 거쳐 이번 심의를 통해 확정했다. 평가원 선행교육예방센터가 2023학년도 대학별고사를 진행한 58개 대학의 2067개 문항을 대상으로 고교 교육과정 위반 여부를 분석한 결과 건양대는 영어 1문항, KAIST는 수학 2문항과 과학 2문항, 한양대는 수학 1문항으로 총 3개 대학의 6문항이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위반 문항 비율은 대학별고사 시행 대학의 전체 문항 중 0.3%였으며, 과목별 위반 문항 비율은 수학 0.4%, 영어 0.4%, 과학 0.8%이다. 국어·사회 과목에서는 위반 문항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위반 대학에게 위반 사항이 반복되지 않도록 시정을 명하고, 위반 대학이 제출한 재발 방지 대책 이행계획서에 대한 결과 보고서를 올해 9월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2023학년도는 2년 연속 위반 대학이 없어 입학정원 일부 모집 정지 등 별도의 행정처분 계획은 없다. 현재 1회 위반 시 시정명령, 2회 연속 위반 시 입학정원 일부 모집정지 처분을 내리고 있다. 교육과정정상화심의위원회는 공교육정상화법 제11조에 따라 국립학교 및 대학 등의 선행교육 방지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사‧의결하기 위해 설치됐다. 교육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공무원, 교육과정 전문가, 학부모단체 소속 회원 등 15명으로 구성된다. 위원회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선행교육예방연구센터가 각 대학의 대학별고사 문항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대학에 대해 시정명령 등 후속조치를 결정한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마련한 2023년 수업혁신사례연구대회에서 홍준성 남대구초 교사와 박진선 대전지족고 교사를 포함해 59명(51편)이 1등급을 받았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1329편이 출품돼 전년 대비 참가자가 3배 가까이 증가했고, 총 152편이 입상했다. 교육부는 인공지능, 에듀테크 등 미래 교육환경에 적합한 교수학습 모델을 발굴하고 교실 수업 혁신을 추진해 왔다. 특히 교사들의 자발적인 수업 혁신을 이끌기 위해 수업혁신사례연구대회 활성화에 노력했다. 입상 작품은 에듀넷 티클리어(www.edunet.net)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홍준성 남대구초 교사 ‘DIVEIN 탐구수업으로 미래를 주도하는 DEEP 시민역량 기르기’ ‘DEEP 시민역량 기르기’는 시대적 배경, 교육의 변화, 학생의 요구를 분석해 가장 본질적인 질문인 ‘무엇을 키울 것인가’를 고민한 결과물이다. 홍 교사는 “불확실한 미래 사회에서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키우고, 미래 시민으로 성장을 이끄는 수업이 필요하다”면서 연구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어 “사회과 교육과정의 목표는 ‘시민의 자질’을 기르는 데 있다”며 “‘미래 사회에는 어떤 시민을 필요로 할까’라는 고민에서 시작한 연구”라고 덧붙였다. 미래 시민이 갖춰야 할 역량을 주도성(D·Lead)과 창의성(E·Creative), 포용성(E·Embrace), 지속성(P·Keep going)으로 설정하고, 이를 키우기 위한 실천 과제를 각각 ‘리드해’, ‘해결해’, ‘함께해’, ‘실천해’ 등 네 가지로 나눠 재구성했다. 각각의 실천 과제는 학생 주도 배움 설계(D·Design), 협력적 탐구(I·Inquiry), 가치의 발견(V·Value), 배움 확장(E·Expand), 성찰과 연결 단계(IN)를 거치면서 역량을 키우도록 설계됐다. 가령, 주도성을 키우기 위해 4학년 사회 교과의 ‘우리가 알아보는 지역의 역사’ 단원을 ‘유네스코 이야기’를 주제로 재구성했다. ▲문화유산은 그 시대적 배경과 어떻게 관련되는가? ▲역사적 인물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우리는 지역의 역사를 어떤 방법으로 보존하고 계승하는가?를 핵심 질문으로 삼아 학생들이 스스로 답을 찾게 이끌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에듀테크를 활용해 관련 내용을 생생하게 체험하게 했고, 탐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직접 지역의 역사 여행 코스 만들기, 지역의 역사 홍보물을 만들게 했다. 약 8개월간의 변화를 검증한 결과, 네 가지 역량이 유의미하게 향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 교사는 “수업은 아이들을 변화시키고 아이들은 미래를 변화시킨다”며 “교실 속 작은 변화와 실천을 통해 미래를 주체적으로 살아가고 성장하는 시민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진선 대전지족고 교사 ‘챗 GPT로 미래 핵심 역량 CPR 키우기’ 영어를 가르치는 박 교사는 수업 고민과 학생들의 고민을 연구의 출발점으로 삼고 수업 혁신의 열쇠를 찾기 시작했다. 수업 고민은 이랬다. 교사 주도 수업에서는 잠만 자는 아이들, 배움에 참여하게 하는 방법,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에듀테크 활용 수업 방법, 정답만 찾는 교육에서 미래 핵심 역량을 키워주는 수업 혁신 방법에 대한 고민이었다. 학생들은 영어는 왜 이렇게 재미없고 어려운지, 영어로 즐겁게 소통하는 방법, 미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고민했다. 박 교사는 ▲개별화 맞춤형 영어교육을 위한 에듀테크 환경 조성하기 ▲디지털 네이티브를 위한 영어 의사소통 환경 조성하기 ▲국제 문제해결 위원회 활동으로 지속 가능한 삶의 방향 제시하기 등을 실마리로 삼았다. ‘챗(CHAT)’은 핵심 질문 토의하기(C·Communication), 문제해결 방안 설정하기(H·Hypothesis), 결과 분석 및 배움 성찰하기(A·Analysis), 에듀테크로 삶과 연결하기(T·Technology)를 의미한다. 박 교사는 “챗 GPS 융합 프로젝트는 학습자 스스로가 국제 문제라고 인식한 현상을 찾아 동료 학습자들과 각종 문제해결 위원회를 조직해 프로젝트 핵심 질문을 선정하고, 영어와 타 교과 지식, 개인별 선정 도서와 영어 신문 읽기를 통해 습득한 지식을 융합, 학생 수준의 실현 가능한 해결 방안을 찾아 제시하는 ‘학습자 참여 중심 프로젝트’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통해 미래 핵심 역량인 의사소통 역량(C)과 문제해결 역량(P), 비판적 성찰 역량(R)을 키우고, 영어 학습의 재미를 살리는 ‘심폐소생술’ 같은 수업 모형을 설계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수업에 대한 흥미가 높아졌음을 물론 학생들 스스로 CPR 역량이 성장했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특히 질적 검증 결과에서 “영어로 나의 생각을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 배웠다”, “메타버스를 활용해 여러 가지 활동을 해보고 발표 능력도 기를 수 있었다”는 소감을 밝힌 학생이 많았다. 박 교사는 “교사 주도의 강의식 수업에서는 늘 자기만 하던 두 명의 학생이 인공지능과 메타버스를 활용한 학생 주도 활동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며 두각을 나타냈다”면서 “이들이 보여준 긍정적인 변화는 주변 학생들의 배움과 창작 욕구를 자극해 열정적인 참여 분위기를 조성하고 완성도를 갖춘 결과물이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공지능과 메타버스 도구를 활용한 에듀테크 교육은 영어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개별화된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부가 초등 돌봄과 방과후학교를 결합한 ‘늘봄학교’를 올 2학기부터 전면 시행한다. 유보통합(영·유아 교육·보육 통합) 모델 학교 등을 운영하고 영·유아 학비·보육비 지원을 확대한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교권보호 5법’의 학교 현장 안착을 위한 방안도 추진한다. 교육부는 24일 ‘2024년 교육부 주요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늘봄학교 올 2학기 전국 도입 ▲교권 보호 5법 안착 지원 등 교권 강화 ▲교원 업무 부담 경감 ▲학교폭력 사안조사 전담조사관제 도입 ▲유보통합 지속 추진 ▲지역 중심 대학개혁 ▲교육발전특구 전국 도입 ▲사교육 카르텔 혁파 ▲사교육비 경감 등이 주요 내용이다. 교육부는 늘봄학교 추진에 대해 올 1학기에 전체 초등학교 3분의 1에 해당하는 2000곳 이상 운영을 시작으로 2학기에 전면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늘봄학교 방안을 놓고 2학기부터 늘봄지원실을 도입해 늘봄 전담인력을 배치한다는 내용을 강조했다. 실무는 물론 민원, 안전 업무에서 교원을 배제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달 한국교총과 교섭·합의한 ‘학교 운영과 분리, 교사 늘봄 업무 배제, 교육지원청 중심 운영’을 반영한 것이다. 이에 교총은 “교원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교육부는 그동안 교총과 10여 차례에 협의를 통해 늘봄학교를 정규교육 과정은 물론 교사 업무와 완전히 분리하겠다는 원칙을 밝혀왔다. 그럼에도 학교 현장은 여전히 부담 가중 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총은 “교원 분리 운영에 대한 세부 계획이 마련돼야 한다”며 “교원과 분리된 전담 운영체계를 빠르게 구축하고 전담인력이 미배치되는 과도기 상황에 대해 철저한 모니터링으로 고충 해소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사 수업 전념 여건 조성과 관련해서는 교사의 본질적 교육 전념을 위해 비본질적 행정업무를 이관·폐지를 요구했다. 교총은 “CCTV 관리, 돌봄 업무, 교육 보조인력 채용 및 복무 관리, 몰카 탐지까지 떠맡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교육공무직, 행정실과 갈등까지 빚으며 교원들의 자긍심은 무너지고 있다”면서 “시·도교육청이나 교육지원청에 학교지원전담기구를 설치, 강화해 행정업무를 대폭 이관하고, 학교 안팎 시설 관리나 정화업무, 저소득층 학생 복지사업, 미취학 및 취학 아동 관리 등은 경찰청, 지자체, 주민자치센터 등이 맡게 하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교육부 추진계획의 목표인 ‘모두를 위한 맞춤교육’을 위해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 감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교총의 입장이다. 교총은 “학령인구 감소를 맞춤형 교육 실현과 교실 여건의 획기적 개선 기회로 삼는 국가적 결단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국회가 더 적극적인 교육재정 확보와 교원 확충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보통합 모델학교 선정… 교권침해 대응 강화 교원평가제 개선 상반기 완료 유보통합은 올해 계속 추진한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 나뉘어 있던 중앙부처 관리체계를 6월까지 교육부로 일원화하고, 인력·예산 이관 방안 등을 수립해 지자체 보육 업무도 시·도 교육청으로 통합하게 된다. 월 35만 원의 유치원·어린이집 학비·보육료 지원금을 올해 5세부터 40만 원으로 늘린다. 3월부터는 시범지역 3곳과 모델학교 30곳을 선정해 유보통합 선도사업을 추진한다. 교권침해에 대한 대응도 강화한다. 지난해 통과된 ‘교권보호 5법’을 기반으로 교권 침해 상황으로부터 교원을 보호하고,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와 교육활동을 보장하는 지원을 강화한다. 교권 침해 긴급 직통전화 ‘1395’를 다음달 개통하고 학교 현장에 민원 응대 안내서도 보급한다. 교원능력개발평가 개편은상반기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교총은 “정당한 교육활동과 생활지도는 아동학대 적용에서 제외하도록 아동복지법을 개정하고,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나 악성 민원 가해자를 엄벌하는 법률 마련, 교원 순직 인정 제도 개선, 수업 방해 등 교육활동 침해 학생 분리를 위한 별도 인력 및 공간 확보, 교원이 직접 민원에 노출되지 않는 시스템 구축 등을 국회와 정부가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교권 침해 수단으로 전락한 현행 교원평가제는 서술형 평가 폐지, 단순 5점 척도 평가방식 지양 등 전면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재 8개 교육청에서 시범운영 중인 ‘학교폭력 제로센터’를 3월부터 전체 교육지원청에 설치한다. 그간 교사들이 해 온 학폭 조사는 3월부터 전담 조사관이 담당하도록 하고, 1000명 규모인 학교전담경찰관(SPO)도 100명 정도 늘린다.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학교급별로 사회정서 교육프로그램도 개발해 내년에 적용한다. 학생별 학습진단과 그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는 내년 1학기부터 현장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어·수학·정보 교과 디지털교과서 검정 심사와 국어(특수) 과목의 디지털교과서 개발은 올해 11월 완료한다. 이와 관련해 AI 디지털교과서 적용 교원(15만 명)과 학교별 리더교사(1만1500명) 등을 대상으로 대규모 연수도 진행할 예정이다.
윤석열 정부가 자립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 및 자율형공립고를 다시 살렸다. 자사고‧외고‧국제고 등의 존치 방침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의 일부개정령안이 16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 앞서 지난 2020년 문재인 정권 시절 교육부는 이들 학교를 2025년 3월부터 일반고로 전환하는 내용으로 시행령을 변경한 바 있다. 이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브리핑(사진)을 통해 “이번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2024년 1월 23일 공포, 2024년 2월 1일 시행 예정)으로 자사고‧외고‧국제고 및 자율형 공립고를 설립‧운영할 수 있는 근거를 유지하고, 해당 학교에 대한 폐지를 추진한 지난 정부의 획일적 평준화 정책을 바로잡게 됐다”며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 선택권을 보장하고, 다양한 교육이 창의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이 부총리는 사교육 과열 예방을 위해 입학 전형 방식 개선·보완, 취지에 맞는 운영과 관련한 조치를 적극 이행하겠다는 계획을 드러냈다. 그는 “자사고‧외고‧국제고가 사회적 책무를 할 수 있도록 사회통합 전형을 내실 있게 운영하고 지역인재를 일정 비중 이상 선발하도록 하는 등 학생 선발 제도를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후기 학생선발 방식과 자기주도학습전형을 지속해서 운영하기로 했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은 1단계에서 내신성적(자사고:국‧영‧수‧사‧과, 외고‧국제고:영어), 2단계에서 인성면접(교과 지식 평가 금지)을 통해 선발하는 방식이다. 단, 서울 자사고는 1단계 추첨 선발만 진행한다. 이와 함께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사회통합전형 내실화, 지역인재 20% 이상 선발 등을 추진한다. 운영성과 평가 근거 규정 복원에 따라 이에 대해 강화한다는 방침도 나타냈다. 면접 문항 등 전형 공개로 예측 가능성 확보, 사회통합 전형과 지역인재 선발 실적 등을 반영한 운영 성과 평가 전면 개선안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자공고의 경우 지자체, 대학, 기업 등과의 협력을 통해 농·산·어촌, 원도심 등의 교육 여건을 개선하고 시·도별 교육 혁신 모델로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3월부터 ‘자공고 2.0’ 시범학교를 선정‧운영할 예정이다. 이 부총리는 “이번에 교육발전특구 설명회를 하면서 지역 차원에서 자공고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자공고 2.0 추진은 지자체, 지역 대학, 지역 기관 등과의 협약을 맺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교원자격검정령' 개정안도 의결돼 교육청 등 교육행정기관 소속 순회교사의 교육경력 인정 근거도 마련됐다. 그동안 순회교사는 학교 소속 교사와 같은 교육활동을 하더라도 교육경력을 인정받지 못했다. 또한 이날 개정안 통과로 대학 소속 교원양성위원회가 교육과정에 관한 사항을 심의할 때 재학생의 의견을 미리 듣도록 하고, 위원 중 외부인사 위촉 시 해당 학교의 졸업생에게 우선순위를 주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교육과정에 다양한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정부 고위 공직자들이 ‘사교육 카르텔’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의혹이 나왔다. 한반도선진화재단, 미래교육자유포럼, 한국청년정책학회 등이 1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사교육 카르텔 타파, 이젠 제대로 하자’ 주제로 교육현안 연속세미나를 개최한 가운데 발제를 맡은양정호 성균관대 교수는 정부 고위 공직자의 사교육업체 주식 보유, 퇴직 관료의사교육업체활동 등을 근거로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양 교수는 ▲고위 정책입안자들의 사교육업체 주식 보유 ▲퇴직 고위 정부관료의 사교육업체 취업 ▲국가대표 격의 유명인 사교육업체 광고모델 진출 ▲교육부 장관, 대학 교수들의 사교육업체 사외 이사 활동 ▲학원-교원 교재 출제 ▲학원-대학 배치표 담합 ▲사기업이 대입 원서접수 담당에 학생 정보까지 독점하는 상황 ▲사교육 업자들의 정계, 학계, 기업계, 시민단체 진출 등을 문제 삼았다. 전국의 초·중·고교 학사업무시스템인 나이스(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 구축한 업체, 그리고 유명 국가대표 축구선수 손흥민을 광고모델로 내세운 학원플랫폼 ‘공부선배’의 투자회사가 같다며 공교육과 사교육의 경계를 넘나드는 업체가 존재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문항에서 사설 모의고사와 유사한 문항이 출제된 것과 관련해 카르텔과 연결됐을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양 교수는 이를 두고 2022학년도 수능에서 ‘생명과학 문항 논란’과 비슷한 사례로 봤다. 그는 당시 재판 상황을 설명하며 “당시 평가원과 자문 학회는 같은 편이었다”고 떠올렸다. 수능 출제위원들이 특정 대학에 집중된 사실도 주목했다. 양 교수는 연도별 출제위원 출신 대학들을 정리한 표를 공개하고 “출제위원들의 졸업 대학은 물론, 졸업 대학이 다르더라도 석사와 박사까지 살펴보면 겹치는 경우가 매우 많다”고 말했다. 근절 대책으로 일관성 있는 정책, 사교육업체에 대한 투명성 확보 및 상시 세무조사, 교원의 입시역량 향상, 출제위원 풀 확대 및 상시 모니터링 등을 거론했다. 양 교수는 “교육부와 교육청 공무원의 주식 보유를 전수조사, 재산 공개 강화, 정부 고위직의 사교육업체 취업심사 강화, 퇴직 공무원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사교육업체의 정치권 진출 차단 등 교육정책 영향력 축소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교육부가 사교육업체의 모의고사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문항과의 유사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와 관련한 이의 신청 절차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10일 교육부는 전날 오석환 차관 주재로 EBS,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사교육 카르텔 긴급 점검 회의’(사진)를 열고 이와 같은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지문이 한 대형 사교육업체의 ‘일타강사’가 제작한 모의고사 지문과 유사하다는 논란과 관련해 현직 교원과의 금액적 거래 등 수사로 이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지문은 비슷한 시기 제작된 EBS 수능 교재 감수본에 실렸다가 최종본에서 제외됐다는 사실도 전해졌다. 이에 감사원은 현재 해당 지문이 수능, 사설 모의고사 문제집, EBS 수능 교재 감수본 등 3곳에 중복 출제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교육부 등은 재발 방지를 위해 수능과 EBS 출제 과정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평가원은 수능 출제과정에서 사교육 유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출제위원의 사전 검증·사후 관리를 체계화하기로 했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문제집만 확인했지만 추후 수능 출제본부에 입소한 이후에도 ‘사교육 업체의 모의고사’를 입수해 출제 중인 수능 문항과의 유사성을 검토한다. 특히 평가원은 수능 문항과 사교육업체 모의고사 유사성에 대해 이의 신청할 수 있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2023학년도 수능 당시 평가원은 영어 23번 지문에 대한 이의가 제기됐음에도 문제·정답 오류 자체에 대한 이의 신청이 아니라는 이유로 심사조차 올리지 않았다. 이와 함께 EBS는 교재 집필에 참여하는 교원의 구성·운영 원칙을 강화하기로 했다. 개발 중이거나 개발이 완료된 문항이 유출되지 않도록 보안 체제도 재정비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교원들이 사교육업체에서 강의·문항 출제·학원 교재 제작에 참여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불가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경기 수원시 관내 상률초(교장 김진만), 송림초(교장 최재운), 송정초(교장 최은하), 숙지초(교장 이순호), 율전초(교장 김선영) 등 5개교에서는겨울방학을 맞이하여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여가활동으로 가족영화프로그램 '무비 투게더'를 진행했다. 특수학교인 수원서광학교(교장 김교일)는 본교에서 매년했던 가족영화행사 경험을 바탕으로 실무지원을 해주었다. 이번 프로그램은 인근의 영화 상영관을 대관하여 5개 학교 약 110명의 재학생 가족이 모여 영화를 관람했다.영화관 입장시간 동안에는 수원시 학교사회복지사업 소개영상을 상영하였고, 영화 상영전에는 진행자가 준비한 퀴즈를 맞추거나 행운팝콘을 가지고 있는 가족에게 선물을 전달하기도 하는 등 사전행사도 있었다. 사전행사 이후에는 자신의 꿈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주는 영화 위시를 가족과 함께 보았다. 가족영화프로그램은 훈훈한 분위기에서 시작되었고, 이후 만족도 조사와 함께 참여소감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들이 얼마나 만족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복지실 가족프로그램 덕분에 2년만에 영화관에 와봤어요. 생일에 가족이 함께 영화를 보게 되어서 더욱 뜻깊었습니다.”(숙지초 4학년 학부모) “영화의 내용이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는 것이어서 좋았고, 영화관을 대관해서 저학년 학생들도 편안하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준비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상률초 5학년 학부모) “직장인 부모인데 늘어지게 되는 방학 토요일 아침에 이런 좋은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고마웠어요. 아이와 함께 보낸 뜻깊은 시간이었다. 앞으로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참여하겠습니다.”(송림초 3학년 학부모) “아이들이 행복해 했어요. 가족과 함께하는 좋은 시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송정초 1학년 학부모) “저희 엄마가 한국어를 못하시는데 영어로 나와서 엄마도 매우 만족하셨어요. 평소에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기회가 없었는데 영화관에서 보게 되어 기뻤어요.”(율전초 6학년) 영화 위시는 자신의 소원을 소중히 간직하고 노력하면 스스로 이루어갈 수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함께 관람한 많은 가족들이 영화의 내용에 공감하며 아이들에게 꿈은 이루어진다는 희망을 주어 감동적인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이번 가족프로그램은 학교사회복지실 주관으로 가족이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는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친밀감을 강화하고, 가족갈등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기획하였다.참여자 소감을 통해 드러나듯이 요즘 다양한 OTT 매체가 있으나 가족이 함께 손잡고 나와 팝콘과 콜라를 나눠먹으며 커다란 화면으로 영화를 보는 영화관 나들이는 언제나 설레고 즐거운 추억으로 간직될 것 같다.
날씨가 한창 추운 요즘, 감기랑 독감이 극성을 부리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감기와 독감의 과학을 준비해 봤어요. 감기와 독감은 어떤 생명체 때문에 우리가 걸리는 걸까요? 우선 감기부터 말씀드리면 특정 세균이나 특정 바이러스에 걸려서 감기가 발병합니다. Q1. 예전부터 헷갈렸는데, 세균이랑 바이러스는 다른 거죠? 바이러스랑 세균을 많이 헷갈려하는데, 둘 다 아주 작은 미생물인 것은 맞지만 사이즈 자체부터 아주 다릅니다. 쉽게 생각해서 여러분이 지금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이 바이러스라고 한다면, 세균은 여러분이 살고 있는 집이나 빌딩 정도의 크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즉 바이러스는 아주아주 작은 병원체라고 볼 수 있죠. 감기는 몇몇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에 의해서 생기는 증상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리노바이러스입니다. 전체 감기환자의 50% 정도가 리노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감기에 걸린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코로나바이러스도 감기를 일으키는데(10% 정도), 여기서 말하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는 다릅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종류가 아주 다양합니다. 다양한 코로나바이러스 중에서 오래전부터 우리 인류와 동고동락했던 것이 바로 감기 바이러스입니다. 감기는 독감에 비해서 증상이 가볍고, 충분한 휴식이 있으면 대부분 회복이 됩니다. Q2. 감기와 독감은 다른 건가요? 감기가 심하게 걸리면, 즉 독한감기를 줄여서 부르는 것이 독감 아닌가요? 영어로도 감기는 ‘cold’, 독감은 ‘Bad cold’로 불리기 때문에 독감을 ‘독한 감기’의 줄임말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감기가 심해지면 독감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감기와 독감은 완전히 다른 바이러스입니다. 감기는 그냥 호흡기 질환이지만,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며, 호흡기 계통은 물론 두통·근육통·발열 등을 유발하는 전신질환으로 봅니다. 그래서 감기는 비교적 가볍게 걸리고 낫지만, 독감은 심할 경우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습니다. 감기와 독감을 게임 속 몬스터로 비유하자면 감기는 잔챙이들, 독감은 중급 보스 몬스터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독감은 A형 독감입니다. 독감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크게 4종류, A·B·C·D 가 있습니다. 독감환자의 70% 정도가 A형이고, 나머지가 B형입니다. C형은 거의 발생하지 않고, 발생하더라도 감기정도의 증상으로 넘어갑니다. D형은 인간에겐 감염이 안 되고, 소·돼지에게서만 발병하고 있습니다. Q3. 그래도 독감은 코로나19보다는 사망률이 낮죠? 네, 맞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독감은 위험한 질환입니다. 특히 65세 이상 노령층은 전체 독감 사망자 중 90%를 차지할 만큼 취약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올해 10월 중순부터 내년 2024년 4월 30일까지 전국 2만여 개의 지정의료기관에서 무료로 접종을 해주고 있습니다. 독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매년 생기는 돌연변이 때문입니다. 돌연변이가 생기면 언제 또 치명률이 확 올라갈지 모릅니다. 실제로 독감은 인간의 사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20세기 초에 대유행했던 스페인 독감입니다. 감염자만 5억 명, 사망자는 5천만 명 이상이었습니다. 그때 당시 인구가 10~20억 명이니 거의 인구 절반이 걸리고, 사망자도 엄청난 거라고 볼 수 있죠. 우리나라에서도 스페인 독감이 돌았는데. 1918년이 무오년이었기 때문에 ‘무오년독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740만 명이 감염되었고, 약 14만 명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굶주림과 질병의 이중고를 겪어야만 했던 조선인들의 삶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을지 짐작도 가지 않습니다. 이때 당시에는 인구도 적었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감염된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Q4. 감기나 독감은 왜 겨울철만 되면 갑자기 늘어나는 건가요? 감기를 유발하는 바이러스는 대체로 습기에 약한 편입니다. 따라서 한국 기준으로 습한 여름보다는 건조한 겨울철에 감기에 더 잘 걸리게 됩니다. 또한 건조함으로 인해 코의 점막이 건조하게 되면 병원체를 걸러주는 기관지에서 나오는 점액질의 보호물질의 분비량이 떨어지고, 병원체들이 호흡기 계통 점막에 더 쉽게 도달해서 기관지를 감염시키기 때문에 감기에 잘 걸리게 됩니다. Q5. 감기가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는 거라면, 항생제를 먹는다고 감기가 빨리 낫고 그런 건 아니겠네요? 항생제는 바이러스가 아니라 세균을 죽이는 거잖아요? 네, 맞습니다. 감기는 대부분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는 질병입니다. 그래서 감기에 걸렸을 때는 항생제를 먹어도 효과가 없습니다. 많은 전문가도 “감기는 보통 약을 먹지 않아도 일주일 정도면 자연스럽게 낫는다”고 합니다. 다만 감기에 걸렸다는 건 어느 정도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라고 볼 수 있어서 더 쉽게 다른 세균들에 의한 감염에 취약한 상태 또는 감염된 상태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항생제를 먹으면 기타 세균들을 죽여주고, 결국 우리 몸의 면역계가 감기 바이러스를 물리치는 데 집중할 수는 있겠죠. 하지만 확실한 건 항생제는 바이러스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서 직접적인 효과를 보긴 어렵다는 것입니다. 추가로 증상이 감기처럼 보이지만, 의사가 봤을 때 부비동염이나 편도선염 등의 징후가 있는 경우엔 세균 감염이기 때문에 항생제를 처방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항생제 남용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크다고 하니 무슨 병이든 항생제를 먹으면 빨리 낫는다는 잘못된 인식이 개선돼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Q6. 독감주사는 왜 엉덩이가 아닌 팔에 맞는 거예요? 우리 몸에 근육이 가장 많은 부위가 바로 엉덩이입니다. 보통 우리가 엉덩이에 맞는 주사는 근육주사라고 하는데, 근육 근처에는 혈관이 풍부하기 때문에 흡수가 빨라서 엉덩이에 주로 놓습니다. 독감예방 주사도 근육주사의 일종이지만, 엉덩이가 아닌 팔에 맞는 이유는 많은 사람에게 빠르게 접종하기 위한 일종의 편의적 조치라고 합니다.
탁구는 정교하고 아름다운 스포츠다. 빠른 백핸드, 정확한 포어핸드, 네트를 넘나드는 공과 리듬을 맞추는 선수들의 발놀림은 마치 한 편의 예술작품처럼 느껴진다. 이에리사-현정화-신유빈으로 이어진 한국 탁구는 힘들었던 시기마다 환희와 희망을 안겨준 기특한 종목이기도 하다. 그런 탁구가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풀뿌리 스포츠로 학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현초등학교. 이 학교는 전통의 탁구 명문교로 서울은 물론 전국 스포츠클럽대회를 주름잡는다. 우수한 선수들만 데려와 성적을 올리는 게 아니라 전교생 대상 스포츠 클럽활동을 통해 자질 있는 인재를 발굴하는 대표적 학교로 꼽힌다. 인근 동덕여중·동덕여고 등 탁구 강호들의 주축선수 상당수는 방현초 출신이라고 한다. 길고 깊은 방현초 탁구 역사 … 체력증진은 물론 협동심·배려심까지 방현초의 탁구 역사는 길고 깊다. 지난 2010년 탁구부가 창설된 이래 전교생이 탁구를 즐긴다. 교기가 탁구인 셈이다. 실제로 ‘스포츠클럽 아침 탁구부’와 ‘방현 꿈탁구 교실’은 대표적 체육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스포츠클럽 탁구부는 활동을 희망하는 4~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남녀 선수를 선발, 매주 화·목 아침 40분간 활동하고 있다. 전문 코치와 함께 기본적인 서브와 리시브 연습부터 학생들끼리의 토너먼트 연습게임까지 다양한 훈련을 실시한다. 3~6학년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방현 꿈 탁구교실은 학급별 주 1회, 학기당 10차시로 연중 운영하는데 탁구 전문 강사와 체육 협력수업으로 운영된다. 학생들 실력은 최상위권이라고 한다. 지난해 열린 서울시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 탁구대회에서 여학생들은 우승을, 남학생들은 준우승을 차지했다.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맞춘 코치진의 지도와 아침부터 방과후까지 틈틈이 실력을 길러온 학생들의 노력이 거둔 성과다. 특히 서울시 대회에서 우승을 거둔 여자 탁구부는 서울시 대표로 전국 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 참가하는 영예를 누렸다. 조현숙 교감은 “탁구부 학생들은 아침 연습은 물론 방과후에 자발적으로 개인 연습을 하는 등 실력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러한 열정과 노력 덕분에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탁구가 학생들의 체력증진은 물론 협동심과 배려를 기르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촘촘한 학습안전망 구축, 학력신장에 온 힘 방현초는 또 촘촘한 학습안전망을 구축, 학생들의 학력신장에 힘을 쏟는다. 단순히 읽기·쓰기·셈하기 교육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사회·정의적 영역과 메타인지를 포함한 4R 교육을 추구한다. 기초학력 stand up프로그램으로 명명된 학력증진계획은 다양하고 정확한 진단을 기초로 학교안팎의 인적·물적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 교육효과를 높인것이 특징이다. 학력진단은 학습지원대상학생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의 기초학력을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먼저 기초학력진단-보정시스템의 국어·수학·영어문항을 활용하여 진단평가를 실시한다. 이후 6월·10월·12월 세 차례에 걸쳐 학습향상도를 확인하고 누적 관리하고 있다. 고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EBS 문해력 학년별 테스트를 실시한다. 어휘영역·추론영역·정보파악능력 등 영역별로 점수 결과를 학생과 공유하고, 테스트 결과는 국어 정규 수업에 활용한다. 영어 단어읽기 발달단계 검사는 초등학교 4학년을 대상으로 미국 DIEBELS 테스트 일부 문항을 활용한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뿐 아니다. 교사들이 수학문제집을 만들어 아침 수업전이나 자투리시간에 풀어볼 수 있도록 해 학생들의 학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수학·영어의 경우 학생들 간 성취도 차이가 커 이를 줄이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데 학부모들은 “자녀의 성적이 올랐다”며 만족해하고 있다. 또 학생들의 문해력 증진을 위해 슬로우리딩 교육을 실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교육연극을 통한 사회·정서적 역량 증진 방현초가 공을 들이는 또 다른 영역은 사회·정서적 역량진단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제공하는 ‘학습유형 검사’, ‘사회·정서 역량검사’, ‘학습 저해요인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한 뒤 학생들의 자아존중감과 관계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교육연극이다. 방현초는 교육연극을 1~6학년, 전 학년에 걸쳐 시행하고 있다. 창체시간을 활용, 20차시로 운영되는데 한 반에 2~3개 모둠을 구성, 교육연극에 나선다. 모둠별로 대본연습도 하고, 소품 등 무대장치도 학생들이 직접 만든다. 학생들만의 힘으로 만들어진 연극작품은 지난 11월 ‘꿈·끼 나눔 발표회’에서 성대한 막을 올렸다.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코딩교육에도 힘을 쏟는다. 코딩교육을 통해 컴퓨팅 사고력과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갖춘 자기주도적 미래융합형 인재를 육성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4·5·6학년은 1학기에, 1·2·3학년은 2학기에 학년별 10차시씩 운영하는데 담임교사와 코딩강사 협력수업을 진행된다. 김경남 교장은 “코딩에 대한 부담이나 저항감을 없애기 위해 1~2학년부터 코딩교육을 하고 있다”며 “교사들이 의기투합해 우리학교만의 교육과정을 만들어 수업에 적용하고 있는데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중학교에 진학한 방현초 출신 학생들의 코딩실력은 월등하다는 후문이다. 방현초는 서울 서초구 관내에서 규모가 제일 작은 학교다. 하지만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리는 특기적성 교육이 뛰어나고 교직원들 간 화합을 통해 가장 근무하고 싶은 학교로 꼽힌다. 교사들은 새둥지처럼 포근한 학교, 교사가 행복하고 학생이 즐거운 학교라고 입을 모은다. 김 교장은 “창의성과 인성교육에 힘을 쏟는 작지만 강한 학교, 학부모들로부터 신뢰받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화답했다. 김경남 교장은 … 방현초의 교장실은 언제나 열려있다. 학생들은 수시로 교장실을 찾는다. 일종의 쉼터인 셈이다. 빈말이 아니다. 취재를 위해 방현초를 찾은 지난 12월 13일. 김경남 교장과 인터뷰 도중 똑똑 노크소리와 함께 문이 드르륵 열렸다. 가방을 멘 여학생이 눈에 들어왔다. 낯선 외부인을 보곤 잠시 쭈뼛거리는가 싶더니 스윽 들어와 뭔가를 건넨다. 크리스마스 때면 볼 수 있는 특유의 빨간색 편지봉투다. “어머, 고운이(가명)구나. 이게 뭐야.” 김 교장이 어깨를 안으며 토닥이자 “교장선생님 고맙습니다” 인사를 하곤 휙 나가버린다. 또박또박 쓰여진 편지에는 교장실에서 친구들과 곤충을 관찰했던 일, 어느 날엔 교장선생님과 함께 운동장을 산책했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감사하다는 말이 적혀 있었다. 그러고 보니 교장 책상 위엔 학생들이 보낸 편지글이 수북하다. 김 교장은 무엇보다 소중한 보물이라며 사진도 못 찍게 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김 교장은 수시로 학생들을 불러 교장실에서 동화책을 읽어준다고 한다. 과학담당 전문직 출신답게 교장실에 다양한 곤충들을 가져와 학생들의 호기심을 일깨우기도 했다. 근엄한 교장실이 아닌 학생들과 소통하는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모든 학생이 주인공입니다. 각자의 꿈이 다르기 때문에 누가 뛰어나고 말고가 없죠. 그래서 학교는 모든 학생의 꿈을 발현시켜 주고 더불어 성장하는 곳이어야 합니다.” 올해 정년을 맞는 김 교장은 “방현초 교정이 학생 모두에게 영혼이 가장 따뜻했던 곳으로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BS(사장 김유열)는 ‘EBS 학습전략설명회–Start 2025’를 12일 오후 1시 EBS 사옥 1층 스페이스 공감홀에서 개최한다. 고등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열리는 이번 설명회에서는 ▲2024학년도 수능-입시 트렌드 분석 ▲2025학년도 학습·입시 전략 안내 및 수능 대비 과목별 학습법 ▲시기별 학습·입시 전략 등에 대해 다룬다. 입시 큐레이터 윤윤구 한양대부속고 교사와 EBS 국어 대표 강사인 윤혜정 덕수고 교사, 수학 대표 강사인 심주석 인천 하늘고 교사, 영어 대표 정승익 전 인천 국제고 교사 등이 참석한다. 온라인 사전 신청 접수는 마감됐지만, 현장 설명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학생, 학부모를 위해 EBS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실시간 라이브 생중계를 진행한다. 녹화 영상은 설명회가 종료된 후 EBSi 사이트(ebsi.co.kr)에 탑재된다. 현장 설명회 참석자들에게는 추첨을 통해 EBS가 직접 제작한 2025학년도 입시정보와 학습 전략이 담긴 자료집, EBS 교재 2권 등 소정의 기념품을 제공한다. ‘EBS 학습전략설명회-Start 2025’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EBSi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교사는 명함이 없다. 필자도 평생 써본 적 없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경력 40년의 선배님도 한평생 가져본 적이 없다고 했다. 물론 예외도 있다. ebs로 파견 갔던 동료는 달랐다. 명함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도 2년 뒤에는 명함을 반납해야 했다. 원적교로 복귀해야 했기 때문이다. 교사는 왜 명함이 없을까?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명함은 영어로 비즈니스 카드다. 사업할 때 쓴다. 교사는 누구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바로 학생이다. 그런데 여덟 살 신입생에게 명함을 줄 순 없지 않은가. 그러므로 쓸 일이 없다. 수요가 없으니 공급도 없다. 블로그가 명함이 된다고? 명함, 한자로는 ‘이름이 적힌 막대’라는 뜻이다. 학교 밖에서 일하는 분들은 대부분 이것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교사는 어떠한가. 대부분 퇴직하는 그날까지 명함을 만들지 않는다. 초등학교 신입생도 이름표가 있는데, 담임인 우리는 평생 명함 없이 살아도 될까? 그렇다고 인쇄소에 달려갈 필요는 없다. 당장은 쓸모가 없으니까. 고급스러운 종이에 전화번호와 전자메일 주소까지 넣어도 소용없다. 전해 줄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 블로그를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그렇다, 여러분이 아는 그 네이버 블로그다. 이왕이면 그곳에서 명함을 만들자. 필자는 4년 전에 블로그를 시작했다. 꾸준히 포스팅을 발행했다. 누적 방문자 수는 100만 명을 넘겼다. 1년 전부터 새로운 아이디로 다시 시작했는데, 이것도 역시 일일 방문자 수 1000명을 넘겼다.(평일 기준) 기록이 쌓이니 명함이 됐다. 돈을 지불할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수익을 창출했다. 그리고 교사라는 직함 외에 또 다른 타이틀이 쌓였다. 블로그에 글을 썼다. 신문에 칼럼을 써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칼럼니스트라는 명함을 획득했다. 교육연수원에 내 블로그를 어필했다. 1급 정교사 연수 강사가 됐다. 책을 내고 싶어서 블로그를 내밀었고, 교육청에서 무료로 출간해 주었다. 작가라는 타이틀까지 얻었다. 지금은 자기 PR의 시대다. 본인이 가진 장점을 스스로 팔아야 한다. 많은 사람이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일 잘하는 사람 일 못하는 사람’의 저자 호리바 마사오도 그렇게 말했다. 21세기는 묵묵히 일해서는 안 된다고 말이다. 계속 자기 가치를 드러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왕이면 ‘아주 모난 돌’이 되면 좋다고 외쳤다. 자기 가치 드러내야 다른 SNS는 어떨까? 그것도 좋다. 하지만 블로그만의 장점이 있다. 우선 네이버 검색 결과에 연동된다. 불특정 다수에게 나를 소개하기 좋다. 글쓰기 접근성도 뛰어나다. 네이버 블로그는 올해로 20년째 생일을 맞았다. 그동안 수많은 개선이 있었다. 초기 투자 비용도 필요 없다. ‘파이널컷프로’나 ‘프리미어’ 같은 유료 영상편집 프로그램이 없어도 된다. 그저 스마트폰과 컴퓨터만 있으면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블로그는 글 기반이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도 글을 썼다. 5000년 전 사람도 해냈다. 스마트한 우리는 더 잘할 수 있다. 네이버 블로그 앱을 설치하자. 아무 내용이라도 좋다. 글을 발행해 보자. 사진까지 첨부하면 금상첨화다. 글쓰기 솜씨가 염려되는가? 걱정할 필요 없다. 처음에는 아무도 안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남을 의식할 필요가 없다. 나중에 삭제해도 된다. 이집트 상형 문자는 지우기 힘들지만, 포스팅은 ‘Delete 키’ 한 방으로 해결된다. 그냥 눈 감고 딱 10개만 써보자. 감이 올 것이다. 오래전부터 블로그를 하고 있다면? 그런데 방문자 수가 늘지 않는다면 어떨까. 그런 고민이 있는 분을 많이 봤다. 매우 답답할 것이다. 조회 수가 많이 나오지 않는 이유가 궁금한가? 그건 공식을 지키지 않아서 그렇다. 수학 문제 풀이에 공식이 있는 것처럼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공식이 존재한다. 이것만 알면 하루 방문자 수 1000명은 쉽게 만들 수 있다. 그 방법은 다음 칼럼에 이어가겠다.
“왜 자녀를 영어공부에 매달리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곧 세계 누구를 만나더라도 그 나라 언어로 실시간 통역해 주는 기기가 나올 텐데요.” 오래전부터 제가 학부모 대상 강의를 할 때마다 한 말이었습니다. 근데 최근에 그런 기기가 정말로 상품화되었다는 놀라운 뉴스를 접했습니다.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누구라도 한 번쯤 상상할 수 있는 미래이니까요. 그 미래가 바로 2023년이 지나기 전이라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인공지능(AI)과 챗봇·챗GPT는 미래가 다가오는 속도를 가속시키고 있습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발명품이 등장하고 우리의 생활방식을 바꿔놓고 있습니다. 신기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합니다. 스마트폰이 지닌 기능을 아직도 두루 활용하지 못하는 판국에 새로운 기능이 탑재되었다니 주눅부터 듭니다. 외국어 학원의 미래도 걱정됩니다. 우리 학생들도 마냥 기뻐할 일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요즘 학생의 미래는 둘 중 하나가 될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 위에서 여유부리며 살거나 인공지능 밑에서 여지없이 살거나 입니다. 명문대를 졸업했어도 후자로 살아갈 확률이 높은 시대가 돼버렸습니다.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이 20년 전부터 예고한 ‘노동의 종말’과 ‘잉여인간’ 같은 무서운 말이 현실이 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저는 잉여인간이 되는 것을 거부하기에 일부러 매일 챗봇을 부립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챗봇한테 지시를 내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마치 200년 전 미국 서부의 골드러시 시대에 마차를 잘 부리면 가장 먼저 유용한 지역을 차지했듯이 오늘날 챗봇을 잘 부리면 가장 먼저 유익한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마차는 말이 이끌 듯이 챗봇도 말(질문)이 이끕니다. 말의 질이 얻어지는 지식의 질을 결정합니다. 챗봇에 영어로 질문하는 게 유리합니다. 인터넷 세계에 저장된 문서 중에 한국어로 기록된 건 1% 정도인데 이보다 50배 이상이 영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한국어로도 방대한 지식 창고를 열 수 있으니 이 얼마나 다행입니까. 그러니 이 칼럼의 목표는 지금 학교에서 학생에게 영어(잉글리시)를 가르칠 것인가 아닌가를 논하고자 하는 게 아닙니다. 저는 잉글리시는 저물고 콩글리시가 뜨는 언어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굳이 여기에서 이 사실을 밝히는 이유는 콩글리시 발명가들이 학교에 많이 모여 있기 때문입니다. 챗봇은 알려줍니다. “사전에 가장 많은 말(단어)이 수록되어 있는 국가는 한국”이라고 합니다. 어느덧 한국어가 영어를 제치고 당당하게 1위를 차지한 것입니다. 영어는 본래 앵글로색슨에 이어서 스칸디나비아(바이킹)·그리스·라틴·프랑스·독일·아라비아 등 수많은 주변 국가의 언어를 수입해서 풍요로워졌고 세계 최고로 많은 어휘력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영어는 거대한 언어적 짬뽕의 결과물입니다. 어휘력 사이즈는 개념 세계의 영토 크기입니다. 그러니 영국은 세계 곳곳에 유니언잭을 날리기 전에 먼저 개념 세계 여기저기에 깃발을 꽂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한국어가 영어의 자리를 꿰차게 되었습니다. 한국어가 영어보다 수용력과 포용력이 훨씬 더 넓어진 언어가 되었습니다. 아마 K-문화가 세계로 뻗어 나가는 현상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한국어의 어휘력이 이토록 풍부해진 것은 영어와 마찬가지로 짬뽕이기 때문입니다. 순우리말에 한자 기반 단어, 불교 기반 산스크리트어, 일본식 한자어를 비롯하여 영어가 엄청나게 추가되었습니다. 한국어 사전에 수록된 단어 중에는 컴퓨터·스마트폰·챗봇·뉴스·아파트·셀프·오렌지·커피·트로트 등 영어를 그대로 한글로 표기한 단어들이 넘쳐납니다. 이런 단어들을 사용하지 않고는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해진 지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일부 단어는 시골 할머니와 할아버지들도 다 아는 단어들입니다. 하지만 이런 단어는 사실상 잉글리시가 아니라 콩글리시입니다. 영어권 사람에게 콩글리시를 말하면 그게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듣지 못합니다. 한국을 강타하고 있는 ‘트로트’란 단어나 시도 때도 없이 외치는 ‘화이팅’이라는 단어도 영어권에서 사용되는 의미와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심지어 식당에서 통용되는 ‘물은 셀프’라는 말은 오로지 한국에서만 이해되니 영어가 아니라 한국어로 보는 게 합당합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가 영어권에 귀속된 게 아니라 반대로 영어 단어가 우리 문화의 일부가 돼버렸다고 생각합니다. 영어 단어를 우리말로 번역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태세를 한탄할 필요가 없습니다. 한국어는 콩글리시 이전에 오래전부터 ‘쭝글리시’를 애용해 왔으니까요. 한국어의 절반 정도는 한자 기반 단어들이지만 모두 중국어를 직수입한 것이 아닙니다. 일부는 고려와 조선에서 만들어진 그 시대의 콩글리시인 셈이며, 저는 그걸 ‘쭝글리시’라고 칭합니다. 챗봇이 전해주는 정보를 언어학자·인류학자·고고학자는 가소롭게 여길 수 있겠지만 종합해 보면 한자 기반 단어들 일부가 쭝글리시라는 결론에 도달됩니다. 중국어는 80%가 단음절이며, 하나의 음절로 이루어진 단어가 압도적으로 많은 게 중국어가 다른 언어와 다른 독특한 특성입니다. 이와 반대로 한국어는 80%가 두 음절로 이루어졌는데 이 또한 한국어의 특성입니다. 그래서 저는 두 음절로 이루어진 한자 기반 한국어는 한 음절짜리 중국어 두 단어가 한국에서 조합된 신조어 쭝글리시일 확률이 있다고 추측합니다. 마치 한 음절 영어단어 캔(can)이 두 음절 단어인 ‘깡통’이라는 콩글리시가 되었듯이 말입니다. 한자 기반 단어 중에 ‘쟁글리시’도 있습니다. 19세기 말에 앞서가는 서양의 개념을 일본이 한자 기반 단어로 번역한 게 일제 강점기에 한국에 그대로 유입된 단어임을 강조하기 위해 제가 재패니즈와 잉글리시를 합쳐서 콩글리시 형태로 급조한 단어입니다. 대다수 이공계와 사회과학 계열 학문적 기본 용어가 ‘쟁글리시’입니다. 사실 깡통도 일본을 통해 들어온 쟁글리시입니다. 평소 우리는 쭝글리시와 쟁글리시를 다 한국어로 인식하고 매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유별나게 콩글리시만 다르게 취급할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콩글리시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이유마저 생겼습니다. 세계적으로 ‘오리지널 한자’(번체)가 사라지는 추세여서 한자 기반 쭝글리시와 쟁글리시는 더 이상 뜻풀이와 뉘앙스를 알 수 없게 돼버렸습니다. 그래서 용어의 뜻과 맥락을 정확하게 전달할 필요성 때문에 점점 콩글리시로 대체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라고 하지 않던가요. 이처럼 신조어는 현존하는 단어를 그냥 대체하는 게 아니라 새롭고 정확한 개념을 추가해 줍니다. 언어는 살아 있는 문화입니다. 변하고 진화되고 적응하고 창조되는 생태계입니다. 그래서 콩글리시를 황소개구리나 배스처럼 토종을 밀어내는 외래종과 비교하지 말아야 합니다.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파괴하기보다는 유연함과 다양함을 강화해서 생존력을 높여줍니다. 저는 콩글리시를 우리말을 혼탁시키는 외래어로 여기지 않고 되레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우리의 발명품으로 환영합니다. 제가 서구에서 해외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콩글리시를 너무 쉽게 수용하는 게 아닙니다. 저희 선친은 일제 강점기에 한국어 말살 정책에 맞서 투쟁하신 애국지사입니다. 특히 우리말을 사랑했던 윤동주 시인과 같은 시기에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살이를 치렀습니다. 그래서 저도 우리말을 각별히 사랑합니다. 특히 순우리말은 오묘하고 신기하다 못해 신비로운 면이 있다고 여깁니다. 그래서 꼭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저는 콩글리시도 우리말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콩글리시와 신조어를 창조해 내는 학생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신조어와 언어유희를 즐기는 학생들, 더욱더 힘내주세요. 화이팅!
교육부가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의 권고를 받아들여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전 영역에서 선택과목 없이 공통과목으로만 출제하기로 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2028학년도 수능 출제 시 수학영역에서 심화 선택과목도입을제외하자고 의결한 국교위의 방안대로 확정했다. 교육부는 지난 10월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 시안’을 발표하고, 국교위에 2028학년도 수능 출제 시 수학영역에 한정해 미적분Ⅱ와 기하를 포함한 ‘심화수학’을 선택과목으로 넣는방안에 대해 검토를 요청했다. 이에국교위는22일 학생들의 학습 부담과 사교육비 가중 우려 등을 이유로 도입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여기고 전 영역 수능 선택과목제 폐지를 의결했다.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면 대학이 학생부를 통해 학생의 수학적 역량과 심화학습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결국 ‘2028 수능’ 수학영역은 ‘대수’,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를 공통으로 치른다.이로써 국어·탐구·영어영역과 함께 전 영역 ‘통합 수능’이 이뤄지게 됐다. 그 외의 수능 영역, 평가 및 성적 제공방식, EBS 연계방식 등은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수능 이권 카르텔 근절 방안도 시안대로 추진한다. 수능 출제 위원 자격 기준을 강화하고, 과세정보 확인 등 선정 방법도 개선하기로 했다. 또한 교육부와 국교위는 고교 3학년 2학기 정상화를 위해 수능, 수시·정시 시기 조정 방안을 ‘국가교육발전계획’과 연계해 협의·검토하기로 했다. 고교 내신은 현행 9등급 상대평가에서 5등급 절대·상대평가 병기 체제로 변경된다. 체육, 예술, 교양, 과학탐구실험, 사회·과학 융합 선택과목(9과목)은 상대평가 석차등급을 기재하지 않기로 했다. 사회·과학 융합 선택과목을 절대평가만 시행하는 방안은 국교위의 의결 내용에 따른 것이다. 다만 학생들이 사회·과학 융합선택 중심으로만 과목을 이수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교육부는 관련 장학지도를 진행하면서, 향후 교육과정 개정 시 보완 방안을 교육부와 국교위가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이 장관은 “수능은 학생들의 기본 핵심 역량 평가에 충실하도록 선택 유불리 없이 출제되고, 수학 및 사회·과학의 심화된 선택과목을 배제했다”며 “고교 내신 평가도 9등급에서 5등급으로 축소함에 따라 과잉 경쟁 부담을 완화해 수능과 내신에 대한 사교육이 장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는 현재 중학교 2학년생이 치르게 될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심화수학(‘미적분Ⅱ’, ‘기하’)’을 제외하기로했다. 고교 내신에서 사회·과학의 융합선택 9개 과목에 대해서는 절대평가만 하도록 했다. 국교위는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4차 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이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 개편 시안’을 수정했다. 2028학년도 수능부터 수학 영역을 문·이과 공통 과목으로 하면서 시험 범위는 대수·미적분Ⅰ·확률과 통계’로 결정한 것이다. 교육부는 국교위에 2028학년도 수능 출제 시 수학영역에서 ‘심화수학’을 선택과목으로 넣는방안에 대한 검토를 요청했지만, 국교위는 학생들의 학습 부담과 사교육비 가중 우려 등을 이유로 도입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결론 내렸다. 심화수학 과목을 도입하지 않더라도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학교에서 관련 교과목을 배울 수 있고, 대학은 그 평가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국교위의 이번 권고안을 교육부가 확정하면 2028학년도 수능은 모든 수험생이 국어·수학·영어·탐구 전 영역에서 선택과목 없이 같은 문제를 풀게 된다. 현재 문과 학생들이 공부하는 수준으로 축소되는 셈이다. 고교 내신평가 방식은 5등급 상대·절대평가 병행이라는 교육부 시안의 큰 틀을 유지하도록 권고했다. 상대평가만 하게 되면 학생들이 듣고 싶은 과목을 골라 듣게 될 것이라는 교육계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택 학생이 적은 과목은 내신 1등급을 받기 어려워 강의 자체가 열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다만 고교 융합선택 과목 중 사회·과학 교과 9개에 대해서는 절대평가 시행을 권고했다. 이들 과목에서는 지원자가 적더라도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