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 종합적인 재난 트라우마 관리 필요하다
안전한 학교를 만들고 싶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이 아무 탈 없이 꽃 같은 시기를 지나기를 바랐다. 이를 위해 학교에 숨은 위협요인은 없는지 쉼 없이 찾고 또 개선해왔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학교 화재 긴급지원 현장에서 만났던 A 교사에게 연락을 받았다. 안전원 덕분에 학교도 아이들도 모두 빠르게 제자리로 돌아왔는데, 본인의 마음은 계속 그 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이었다. “혹시나 다시 불이 나면 저는… 저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아요. 아이들은 어쩌죠?”라는 울음 섞인 고백에 머리가 울렸다.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오는 동안 그 마음만은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한 것이다. 복구되지 못한 마음 A 교사와의 통화는 상당한 충격을 남겼다. 재난 후 빠르게 복구돼야 할 것은 비단 시설뿐만이 아니었다. 이로 필자는 ‘재난 트라우마’라는 것에 관심을 두게 됐다. 재난 상황이 계속해서 떠올라 일상이나 수면에 어려움을 겪거나, 예민해지며 이유 모를 짜증이나 화도 경험하는 복합적인 심리적 후유증을 이르는 말이다. 이런 후유증은 누구나 겪을 수 있고,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재난에서 아이들을 지키지 못하는 방해물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이상 더는 좌시할
- 박구병 한국교육시설안전원 이사장
- 2021-08-19 09:33